‘지옥극장’의 인기작가 김영권 장편소설 成功狂人의 몽상:캔맨-12 삿갓을 쓴 사나이

“지금 세상에선 이러나 저러나 가진 놈들만 이익이지 뭐”

사건의내막 | 기사입력 2015/08/24 [10:17]

‘지옥극장’의 인기작가 김영권 장편소설 成功狂人의 몽상:캔맨-12 삿갓을 쓴 사나이

“지금 세상에선 이러나 저러나 가진 놈들만 이익이지 뭐”

사건의내막 | 입력 : 2015/08/24 [10:17]

▲ 사진은 한국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폭탄 전문가 황덕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암살> 한 장면.     ©

 
“하면 된다고 하지만 안 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헛소리만 떠들며 뭘 믿고 기다린다는 거야, 그러니 맨날 그 모양”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해 왔다가 아군의 공격을 받고 돌아갔다는 보도를 보던 피 장군은 눈을 부라리며 욕설을 퍼부었다. 북한군의 무도함과 아군의 허술함에 대해. 그러자 엄 부관도 가세해 한층 더 격렬히 침을 튀겼으며 그것은 티브이 화면을 넘어 정부 여당의 수뇌부까지 날아갈 정도였다.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이 거론되자 피 장군은 정신 빠진 놈들이라고 고함을 쳤으며, 그의 부관은 빨갱이보다 더 나쁜 놈들이라고 몰아붙였다. 엄씨의 그 적의와 증오심은 분명히 그의 골수로부터 나온 것으로서 상대적으로 피 장군이 오히려 온건해 보일 지경이었다. 북한으로 쌀을 싣고 가는 차량 행렬을 바라보던 피 장군이 혀를 찼다.
“쯧쯧, 저게 다 무슨 푼수 짓이야. 저게 과연 옳다고 생각하는 건가.”
“남아도는 쌀을 보내 굶어 죽는 형제들을 돕는 것인데 옳지 않습니까.”
가만히 앉아 있던 강선호씨가 또박또박 말했다.
“형제는 무슨 얼어 죽을 놈의 형제야. 저놈들 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갔는데.”
“굶어 죽는 아이들에게 먹일 것 아닙니까.”
“아, 그 모르는 소리 하지도 마. 저게 다 군량미로 비축된다는 사실을 왜 몰라. 멍텅구리들이야?”
“전쟁이 나기야 하겠습니까. 저쪽은 지금 먹고살기도 바쁜 모양인데요.”
“그 따위로 정신머리가 나태할 때를 틈타 침범해 오는 놈들이야!”
“그럼요! 지금 우리 대한민국 국민도 못 먹고 살아서 쩔쩔매는 판국인데, 할 짓은 제대로 안 하고 저런 미친 지랄발광 같은 짓을 하다니. 개새끼들! 아, 속 터져서 죽겠다니까요. 세상이 좋아지기는 좃이 좋아져? 건전하고 착한 국민들을 완전히 정신병자로 만들려는 거야 뭐야! 아, 흘러간 80년대가 훨씬 좋았지, 씨펄. 문민은 무슨 문민이야. 골빈당 같은 것들이. 안 그래요, 장군님?”
엄씨가 열에 뜬 얼굴로 씹어뱉었다. 과도한 그의 흥분에 놀란 피 장군은 흠 하고 목청을 한번 울리곤 말았다.
티브이 화면에서는 과거사 규명이 거론되는 중이었다. 피 장군은 술을 한잔 들이켜고 나서 중얼거렸다.
“다 지난 일을 붙들고 늘어져서 캐내면 대체 어쩐다는 거야. 이 바쁜 세상에 할일이 그렇게 없어서 그걸로 야단법석을 떨어? 안 그래?”
“그렇죠. 할일 없는 새끼들! 옛날이 더 좋았다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 기분을 모르고 지들 멋대로 잘났다고 까불어요.”
“잘못된 과거를 캐서 벌을 주겠다는 게 아니라, 미래로 나가는 데 교훈으로 삼자는 것이죠.”
강선호씨가 입술을 축인 뒤 찬찬히 말했다. 피 장군은 그를 빤히 노려보았다.
“과거는 과거대로 다 의미가 있고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거야. 그것을 지금 잣대로 재단하고, 어떤 파당의 입맛대로 요리해 버린다면, 그게 훼손이지 무슨 놈의 과거 정리야! 그것은 그것 자체로 두고 볼 때 진정한 거울이 되고 교훈이 되는 것이지.”
“잘못된 과거, 알려지지 않은 과거를 찾아 바로 세워야 현재가 바로 비칠 게 아닙니까. 숨기고 왜곡된 것으로는 바로 볼 수가 없습니다.”
강선호씨는 심호흡을 하며 강조했다. 피 장군은 그를 냉엄한 눈으로 흘기며 말했다.
“글쎄, 다 같은 말이야!”
피 장군은 짜증을 내며 뇌까렸다. 몇 잔 소주로 얼굴이 벌그데데해진 대머리 사내가 말했다.
“자자, 정치는 정치꾼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우리의 삶에 대해 얘기합시다요.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떻게 살면 이 정든 하숙집을 떠나 우리 자신의 집에서 유쾌하게 살 수가 있을 것인가, 하는 이런 절실한 문제 말이죠. 자, 오늘 회식 자리를 기념하는 취지에서 우리 피 장군님께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하숙생들의 앞길에 큰 광영이 되겠습니다.”
“본관의 신조를 모르나? 하면 된다! 안 되면 되게 하라!”
피 장군은 핏대를 세우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건 뜻은 좋지만 요즘 시대엔 좀 안 맞는 방식 같은데요. 아, 물론 옛날엔 금과옥조였겠죠만… 요즘 사람들은 뜻이 퍽 좋아도 방식이 맘에 안 들면 헌 양말짝처럼 차 버리거든요.”
성공학을 팔러 다니는 사내가 대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됐지 뭔 쥐똥 싸는 소리야. 그럼 자네가 시대에 맞게 해보지 그래.”
“아, 그래도 되겠습니까? 이크, 이거 영광입니다, 헤헤.”
대머리 사내는 파리처럼 손을 비비고 나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알기 쉽게 우선 비교를 하겠습니다. 소인이 역사적으로 고찰 연구한 견해에 의하면, 우리 피 장군님의 좌우명은 말하자면 1960~1970년대 식의 초기 성공학 내지 처세술을 대표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하면 된다고 하지만 사실은 안 되는 것도 있고 우리 힘으로는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영웅호걸이라면 모를까 우리 같은 피라미들은 어불성설입니다. 고래가 한다고 새우도 할 수 있습니까? 황새 따라가려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참새 꼴이 될까 겁납니다.”
그는 헛기침을 한번 한 뒤 말을 이었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중요한 말씀도 개발 역군의 시대에는 걸맞을지 몰라도 현시대에는 좀 억지요 강압적입니다. 별 효과도 없습니다. 사실 그렇게 하려다가 죄 없는 사람도 많이 죽였잖아요. 우리는 성취되는 방법을 찾아서 하느님께 맡기고 겸허하게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자네, 진인사 대천명이라도 설교하는 건가? 잘났군. 열심히 일을 해놓고 나서 기다려야지 자네같이 헛소리만 떠들면서 뭘 믿고 기다린다는 거야. 그러니 맨날 그 모양 그 꼴이지. 그렇게 호들갑 떨지 않고도 하숙비 제대로 내는 것쯤은 할 수 있잖나. 헛꿈 꾸지 말고 내일부터라도 열심히 살라구. 하면 된다! 안 되면 되게 하라! 괜히 기분 나쁘게스리 그래.”
“그래도 총과 탱크로 밀어붙이기보담 믿음의 힘과 상상력으로 이루는 것이 좋죠. 아이 캔.”
성공학 전도사는 좀 무르춤해져 우는 듯한 소리로 중얼댔다. 피 장군이 재채기를 하는 사이 염천교 제화공이 말했다.
“아저씨가 더 웃겨요. 거 뭐랬죠, 이미 이루어진 것으로 믿고 명배우가 연기하듯 박진감 넘치게 하는 거 말이죠. 전번에 아저씨 다리가 건강하다고 상상하고 서말구 선수처럼 마구 달려가다가 땅바닥에 굴러 엎어져 코피 났잖아요. 얼마나 웃기던지. 그리고 또 얼마 전엔 서울시장님이 됐다면서 나보고 ‘박 과장, 어서 무상급식 실시해!’라고 지시했잖아요. 그래서 내가 ‘네, 알겠습니다, 시장님!’라고 하니까 ‘음, 그래’ 하면서 어깨를 두드렸잖아요. 너무 웃기더라.”
“하숙집의 코미디언이잖아.”
제화공의 룸메이트인 막노동꾼이 말했다.
“일단 습관화되면 웃길 게 없는데 뭘 그래. 예를 들어보자구. 장관이든 대통령이든 그네들이 처음부터 장관이고 대통령이었던가? 다 만들어진 것이 아니던가 말야! 속담에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잖아. 그 자리에 가서 척 앉으면 바보 얼간이도 장관이 되고, 멍청이나 사기꾼도 대통령으로 슬슬 변한단 말씀이야. 그러면 사람들은 그자가 바본지 멍청인지 잊어버리고 우러러본다는 것이지. 요는 국회의원이 되려면 국회의원의 마인드가 필요하듯이, 뭐가 되려면 우선 그에 맞는 생각과 상상이 필요하다는 얘기거든. 그러니까 먼저 생생하게 이미 된 것처럼 상상을 해야 한다구. 아니, 자리에 척 앉으면 되는데, 그 전에 원하는 게 성취되었다고 조금 먼저 상상한다고 해서 안 될 게 뭐냔 말이여.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게 순서여!”
대머리가 침을 튀기며 일장 훈시를 했다.

“승자 독식주의적인 풍요와 경쟁은 무식한 내가 봐도 자본주의 맹점”
“성공학이니 뭐니 그런 것보다 차라리 사회구조 개선해야 한다고 봐요”

 
“그럼 엉터리 장관이나 엉터리 국회의원이 나오는 이유가 뭐야? 엉터리로 그런 상상을 해서 대통령이 된 거라 그런 게 아닐까?”
누군가 물었다.
“그건 원하는 게 되고 나서 계속 그런 마인드를 유지하고 또한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오히려 오만방자해져서 스스로 시궁창으로 빠지기도 하잖아?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만 망치기도 하니까.”
“그럼 대통령 탄핵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 그런가?”
“누구든지 마인드가 안 되면 그 자리에서 끌려 내려올 각오를 해야 돼. 그러기 때문에 배우가 연기하는 것보다 더 박진감 넘치게 상상하라고 내가 자꾸 강조하는 거야. 만약 누가 끌어내려도 ‘나는 이 자리의 주인공이므로 결단코 거부한다!’고 할 정도로 정신무장이 철저해야 된단 얘기야.”

▲ 한 대기업 채용 설명회장을 가득 메운 학생들이 이미 선발된 신입사원의 입사 성공사례를 듣고 있다.     ©

“그게 뭐야. 세뇌된 정신병자지. 모래 위에 누각 짓는 거보다 더한 병신 짓거리구만. 제발 정신 차리쇼. 그리고 그런 정신병을 사람들한테 퍼뜨리지 말란 말이오! 건물 한 채를 지으려 해도 설계도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고 피똥 싸는 노가다가 필요한데.”
막노동꾼이 눈알을 부라리며 투박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노가다나 평생 하다가 죽지 뭘.”
“아니 뭐요? 장말로 헤까닥 돌아 버렸나 보군.”
그는 답답한지 자기 가슴을 툭툭 두드리다가 술을 마셨다.
“나는 보통 사람들이 염려돼요. 탁월한 사람들이야 형씨가 파는 그런 책을 읽지도 않겠지만 말예요. 영웅들은 냉정한 머리와 열정적인 가슴을 지니고 있지요.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거꾸로 머릿속에 성공의 들끓는 욕망을, 가슴속엔 오히려 냉정함을 지니게 될 수도 있거든요.”
이 말을 한 사람은 나의 동숙인인 강선호씨였다. 그는 누구처럼 흥분하지도 않고 좀 어눌하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긴 요즘 그런 식의 생각을 하게끔 하는 바이러스가 세상에 퍼져 유행하고 있으니까 쉽게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긴 해요. 하지만 아무리 정신력과 상상력을 사용한다고 해도 결국은 그게 다 현실적으로 실행을 하도록 이끌기 위한 방법이라는 거예요. 좋아서 하든 의무적으로 하든 실행이 없다면 성취도 없다는 건 소위 성공학자라는 사람들도 다 인정하더라고요. 신앙심, 신념, 상상하기, 끌어당기기 법칙, 베풀면 열 배로 되돌아온다는 공식, 감사하는 마음 등등을 잘 새겨 보면 결국 그것은 인간으로 하여금 목표를 향해 일심전력으로 행동케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자 성공철학의 본좌인 대머리 사내가 받았다.
“흠, 형씨도 제법 학습을 했나 보군요, 흐흐.”
“감기 바이러스 같은 것이니까 안 걸릴 수가 없지요. 그러나 독감에 몸살까진 가지 않았어요.”
“미친 수작들이지.”
술 취한 피 장군이 씹어뱉듯이 말했다.
“그런 식으로 말이야, 부자라고 생각하고 마구 쓰면 어떻게 되는가? 알거지밖에 더 돼? 그것도 제가 벌어 제 돈을 쓰면 누가 뭐래. 남의 돈을 제 돈인 것처럼 펑펑 쓰니까 문제지. 도박에다 오입질에다, 길바닥에서 만난 잡시러베놈도 제 불알동무처럼 고급 싸롱에서 술 사주고 오입질까지 시켜주고… 아, 그런 지랄이라도 제가 번 돈으로 한다면야 한량 아니라 호걸다운 멋이라도 있지. 아, 남의 금쪽같은 돈으로 생색이나 내며 그런 짓을 하다니, 미친 개쌍놈들!”
분이 풀리지 않는지 늘어진 볼이 푸르르 떨렸다.
“우주의 주재자이신 하느님은 풍요로운 부자이기 때문에 풍부하게 쓰도록 내려 주십니다.”
대머리 사내가 좋은 말로 대꾸했다.
“미친 소리! 남의 돈을 제 돈처럼 선심 쓰듯 쓰는 놈들은 발광한 사자 우리 속에 던져 버리고 싶어. 개썅호랑말코 같은 새끼들!”
“사단장님, 고정하십시오.”
부관 엄씨의 간곡한 말에 피 장군은 좀 누그러졌다.
“잘 들어둬. 정신빠진 새끼들. 한국놈들은 미국새끼들을 아주 잘도 따라한다. 좋은 건 안 배우고 나쁜 짓만 잘도 따라하잖아. 금수강산에 물이 풍부하다고 마구 써대어서 오염시킨 결과를 봐라 말이야. 미국 년놈들이 지구상에 있는 물의 대부분을 사용한다는 소린 들어봤나? 음식 쓰레기는 또 어떻고? 저 멀리 아프리카에서는 하루에도 수천 명이 굶어 죽고 있고, 물 한 동이 구하기 위해 아녀자들이 수십 리를 걸어야 한다. 이것이 풍부의 진실인가? 음식 많이 처먹기 대회 따위도 미국놈들이 지어내서 벌이는 수작 아닌가. 풍요와 번영을 선전하는 수단인지 모르지만, 과연 그게 옳은 풍요라고 할 수 있는가? 제군들의 양심에 물어 보라. 그건 죄악이 아닌가? 내 아무리 군문에서 늙은 몸이지만 그런 무지한 작태는 탱크부대로 쳐부수고 싶다.”
“어, 장군님, 주무시면서 말하시네.”
“아니야, 말하다가 주무시는 거야. 기분이 너무 극도로 상하면 잠이 저절로 드는 게 아닌가 싶어. 거 왜 건드리면 죽은 척하는 벌레 있잖아. 일종의 충격 흡수 장치랄까.”
제화공과 막노동꾼이 말을 주고받으며 킥킥거렸다. 피 장군은 지난번에 엄 부관과 내기장기를 두다가 외통수에 걸리자 장고 끝에 졸았듯이 끄덕끄덕 졸며 앉아 있었다.
“사실 뭐 풍요도 좋고 경쟁도 좋지요. 그런데 말이죠, 수백 사람이 치열하게 경쟁해서 단 한 사람만이 싸그리 차지하고 마는 승자 독식주의적인 풍요와 경쟁은 무식한 내가 봐도 자본주의의 맹점이고 오히려 빈곤의 주범이 아닐까 싶어요. 성공학이니 뭐니 그런 것보다는 차라리 사회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봐요. 사회구조 하나를 제대로 바꾸는 것이 우리같이 평범한 수만 사람의 행복을 실현하는 데는 더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거죠.”
강선호씨의 말이었다. 대머리 사내는 술이 꽤 올랐는지 도전적인 어조로 받았다.
“그런 걸 왜 하는가요? 자기가 자기 능력을 자유롭게 발전시켜서 성공하면 잘 살 텐데. 아이 캔!”
강선호씨는 대꾸하지 않았다. 제화공과 막노동꾼이 번갈아 말했다.
“지금 세상에서는 이러나 저러나 가진 놈들만 이익이지 뭐.”
“그런 놈들은 사람이 죽어도 자기한테 이익이나 손해가 없으면 차에 깔려 죽은 개새끼 바라보듯 한다니까.”
성공학 전도사는 외로워진 눈치였다. 만약 그의 제자인 괴청년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옆에서 변호라도 좀 했으려나. 그러나 그 청년은 자리에 없었다. 그는 낮엔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 다른 하숙인들이 귀가하는 어스름녘에야 일어나 고양이처럼 슬쩍 하숙집 밖으로 빠져나갔다. 언제 위층으로 올라가고 내려오는지 기척도 잘 내지 않았다.
“자, 그럼 말없이 항상 수고해 주시는 우리 하숙집 마님의 노고를 새삼 회상해 보면서 오늘 회식 무대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으면 합니다! 한 사람의 여인이 없는 집이 이토록 불편하고 공허할 줄은 여러분도 미처 몰랐겠지요?”
다소 의기소침해졌던 대머리 사내는 자기 마음속에 원기를 북돋우기라도 하듯이 큰 소리로 너스레를 떨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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