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국내외 광폭행보 막후

“글로벌 경영능력 합격점…‘황제 대관식’만 남았다!”

김현우 기자 | 기사입력 2012/02/06 [21:25]

롯데 신동빈 회장 국내외 광폭행보 막후

“글로벌 경영능력 합격점…‘황제 대관식’만 남았다!”

김현우 기자 | 입력 : 2012/02/06 [21:25]

‘미완의 황태자’ 신분이지만 국내외 넘나들며 롯데호 글로벌화 주도

▲ 롯데그룹의 차세대 주자, 신동빈 회장이 국내외를 넘나드는 광폭행보로 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펜그리고자유 자료사진

롯데그룹의 차세대 주자, 신동빈 회장이 국내외를 넘나드는 광폭행보로 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아직 미완의 황태자 신분이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롯데그룹의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하면서 최고경영자이자 롯데그룹의 차세대 주자다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회장 등극을 공식화하면서도 권력이양을 완전히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90세를 바라보는 고령인 점을 감안할 때 신 총괄회장으로의 권력이양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신 회장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수 밖에 없는 상황. 가부장적 기업문화가 남아 있는 롯데그룹 기업문화를 고려할 때 신 총괄회장 슬하 자녀들과의 내부 교통정리만 잘 마무리된다면 그의 회장 완전등극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2009년 4월. 롯데그룹에 의미심장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그룹훈이 담긴 액자 교체건이다. 롯데그룹은 본사 차원에서 계열사에 걸려 있던 그룹훈을 ‘2018년 비전’ 액자로 교체했다. ‘뭐가 대단한 일이냐’고 말할 법도 하겠지만 가부장적 기업문화가 지배적인 롯데로서는 경천동지할 일. 창업 30여 년 만의 일이다.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 성공적으로 완성시키면서 ‘대권’ 확실히 굳여

그룹훈 변경, 신동빈 시대 개막
기존 롯데훈에는 붓글씨체로 ‘사랑, 자유, 풍요를 지향하는 롯데’라는 문구 아래 한자로 ‘정직, 봉사, 정열’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2018년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이 담겼고, 경영방침은 ‘핵심역량 강화, 현장경영, 인재양성, 브랜드 경영’으로, 핵심가치는 ‘고객중심, 창의성, 협력, 책임감, 열정’으로 변경됐다.
이를 두고 당시에는 신격호 시대의 종언이자 사실상 신동빈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물론 이 같은 재계 일각의 관측은 적어도 지금 관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 가고 있다.
신동빈 회장 체제 출범에 맞춰 내부 인사 및 조직 정비를 단행한 것도 이 즈음이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 사장에서 회장으로 전격 취임한 것도,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사장과 차남 신동빈 부사장의 직급이 모두 부회장으로 높아진 것도 이때다.
결국 주도면밀하게 시간 스케줄에 따라 일본 롯데는 장남인 신동주 회장 체제로, 한국 롯데는 차남인 신동빈 회장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후계체제의 가시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당시 신격호 회장의 2선 후퇴설과 신동빈 후계설 등이 난무하자 롯데그룹은 애써 부인했지만 사실상 그 수순으로 모든 것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기 쉽지 않은 게 사실.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공언이 허언만은 아니라는 게 하나 둘씩 눈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동빈 도전, 검증과 검증의 연속
기세 좋게 ‘2018년 매출 200조원’을 목표로 내건 신동빈 회장. 지금이야 한숨 돌리고 있지만 신동빈 회장의 출발은 사실 순탄치 않았다. 그에게도 여느 재벌가 후계자처럼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것이 있으니 바로 경영능력.
예상대로 그룹 안팎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과연 그가 매출 50조원을 바라보며 54개 계열사를 거느린 ‘거함’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만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장착된 검증된 최고경영자이냐 하는 데 모아졌다. 한마디로 경영능력 자체에 그룹 안팎의 문제제기가 있어 왔던 것이 사실. 신격호 총괄회장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때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신 회장은 낮은 자세로 임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십분 활용했다. 이것은 하나 둘씩 성과로 이어졌고 마침내 신 총괄회장의 기대에 100% 충족은 아니어도 일정 수준 이상은 해냈다는 결과로 귀결되고 있다.
때문에 신 회장이 사실상 경영전면에 등장한 이후 불거졌던 경영능력 논란은 사실상 점차 기우가 돼 가는 형국이다. 신 회장은 경영능력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과감한 인수합병과 신성장동력 육성, 국내외 투자 등을 통해 떨쳐냈다. 이는 최근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현장을 찾는 그의 광폭행보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사실, 신동빈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롯데그룹의 공격경영은 안팎에서 상당한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보수적이고 안정지향적인 신 총괄회장의 경우 유통과 레저 등 기본 골격을 확장하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신 회장은 달랐다. 부친인 신 총괄회장이 추진해왔던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앞장서 추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성공적으로 완성시키면서 경영승계 가능성을 한껏 드높이고 있다.
우선 국내적으로는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 개점이나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로 꼽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코리아 조성,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 등 대규모 투자건이 속속들이 성과를 내면서 신 회장의 추진력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고 있다.
신 회장의 공격경영은 각종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서도 잘 드러난다. 올해에만 편의점 바이더웨이와 백화점 GS스퀘어, GS마트 등을 인수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 편의점을 아우르는 유통 라인업을 완벽히 구축했다. 최근에는 롯데 청량리점 리뉴얼 오픈까지 마무리 지으면서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해외를 봐도 신 회장의 광폭행보는 지칠 줄 모르게 계속되고 있다. 신 회장은 2010년 9월14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는다. 롯데호텔 그랜드 오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신 회장은 이 행사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를 참석시키는 데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만큼 공을 들이고 있단 말이다.
모스크바 롯데호텔 그랜드 오픈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러시아 진출에 공을 들여온 롯데그룹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모스크바 롯데호텔은 7117㎡(2150평)에 지상 10층, 지하 4층 규모다. 국내 호텔 브랜드의 첫 국외 진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러시아 외유에서 신 회장은 영국에 들러 대규모 기업설명회를 직접 주관한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롯데그룹 IR에 참석해 20여 명의 유럽 현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그룹 현황과 롯데쇼핑, 호남석유화학, KP케미칼 등 상장사들의 사업실적을 브리핑하고 질의응답 시간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안팎이나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해외IR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신 회장이 연중 100일 이상을 중국이나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 해외사업장에서 보내며 롯데의 글로벌 사업을 점검, 진두지휘 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IR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KP케미칼이 올해 초 영국 아테니우스사의 화학설비 인수를 계기로 유럽 투자자들에게 그룹 현황을 알릴 필요가 있어 런던 금융시장을 잘 아는 신 회장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는 후문.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그만큼 계열사들의 실적과 향후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이 크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재계에서는 이런 런던IR 행사가 롯데그룹의 공격적인 외형확대와 적극적인 글로벌 경영 행보와 상당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롯데는 그룹차원에서 잠실 제2롯데월드와 부산 광복 롯데타운, 러시아 모스크바와 중국 선양 롯데타운 등에 각각 조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에 있다.
이뿐 아니라 비록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긴 했어도 인수합병 시장에서 지난 2008년 이후 큰손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할 만큼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고 있는 것도 사실. 인수합병에 2008년 이후 롯데가 뿌린 돈만도 4조원, 2002년부터 따지면 8년동안 6조3000억원을 투자해 20여 개 업체를 인수했다.
롯데는 이제 과거 제과·유통·레저 기업에서 석유화학·건설·금융업을 아우르는 유통전문그룹에서 종합그룹으로 어느 정도 변신하는 기본틀을 갖춰놓은 상태다. 이 모든 것이 지난해 신 부회장이 공언한 ‘2018년 매출 200조원 달성’과 ‘2018년 아시아 톱 10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행보라는 것이 롯데측의 설명이다.

각종 인수합병 통해 과감한 공격경영…신동빈표 결단력 만천하 과시
 
후계구도 정리, 하지만 변수는 남아
일단 표면상으로 장남은 일본 롯데를, 차남은 한국롯데를 맡는 것으로 롯데그룹의 후계구도는 사실상 일정부분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형제간 보유지분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후계구도에 얼마든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과 장남인 신동주 회장의 지분율이 14%대로 엇비슷하다. 무엇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호텔롯데 지분은 대부분 신동주 일봇 롯데 부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어찌 보면 장남이 한국 롯데 지배구조 전체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구조인 셈이다.
재계에서는 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대한 지배력은 신동빈 회장이 좀더 높지만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호텔롯데를 신동주 회장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은 언제든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의 전면 부상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면 신동빈 회장 체제가 완벽하게 구축됐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결국 롯데그룹의 후계구도와 관련해서는 신 회장을 제외한 그 누구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유의 수완 발휘 유통전문그룹에서 종합그룹 변신하는 기본틀 갖춰
‘부친 신격호’ 염원 하나둘씩 해결…베트남 할인점·SSM 사업은 부담

갈길 바쁜 신동빈, 도전 계속된다
지분구조상의 불합리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롯데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핵심은 신동빈 회장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서 신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있는 상황. 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부상한 이후 롯데그룹은 괄목할 만한 사세확대를 일궈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언제나 최종 결심은 신 총괄회장이 내리고 있다.
분명한 점은 신 총괄회장이 현역시절 일궈내려 했던 롯데그룹의 글로벌화를 2세인 신 부회장이 적극 실현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은 올해도 해외시장 개척과 브랜드 경영 강화 등 공격적인 경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숙원사업인 제2 롯데월드 착공이나 그룹의 주력사업부문인 유통부문의 신규출점과 해외진출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011년 중국 텐진점 완공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롯데마트 역시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30여 개 점포를 추가 출점할 예정이다.
롯데의 모체라 할 수 있는 제과사업도 신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승승장구 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이 본격적인 생산체제로 돌입한 데 있어 인도 현지공장 설립 등 해외생산 체제로 본격 돌입했다.
신 회장의 야망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 신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더욱 도전적인 자세로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까지 새 시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롯데그룹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물론 신 회장이 적극적인 국내외 경영을 통해 롯데그룹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고 부친인 신 회장의 염원을 하나둘씩 해소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수를 최소화해야 하는 부담은 여전하다.
일례로 지지부진한 베트남 대형 할인점 사업이나 지역 소상공인의 반발을 사고 있는 SSM 슈퍼마켓 진출 사업 등에서는 해법의 실마리를 하루빨리 찾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업종 대형화를 이룬 석유화학부문의 지속성장과 아울러 롯데카드를 중심으로 시작된 금융업 진출에서도 그룹 위상에 걸맞은 위치와 성과를 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그동안의 우려와는 달리 비교적 조속한 시일 내에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모든 대규모 투자건은 신 회장의 재가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그동안 신 회장이 일궈놓은 성과는 신 회장과총괄 신 회장의 합작품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2002년 이후 해마다 1건 이상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면서 수완을 발휘해온 덕분에 롯데의 위상은 유통전문그룹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자리매김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과가 과연 얼마만큼 신 회장의 맘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과연 신 회장이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크고 원대한 대망을 뛰어넘는 파이팅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를 통해 롯데그룹 대권 승계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지, 신동빈의 도전을 재계는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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