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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의 시간’ 늦추는 게 오래 사는 건강법
 
김혜연 기자 기사입력  2016/05/20 [16:30] ⓒ 사건의내막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몸속 장기는 저마다 유통기한…‘장기의 시간’ 늦추는 게 오래 사는 비결

유전자에 좋은 추억 각인을…음식의 맛 아는 미식가는 조금 먹어도 만족

미각 둔한 사람은 포만감에서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과식하고 장기 소모

 

▲ 장기는 각자 ‘모래시계’를 갖고 있다고 비유할 수 있다. 모래의 양이 그 장기의 가동 시간을 나타내며 모든 모래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 그 장기는 죽는다.   © KBS 생로병사의 비밀 갈무리

  

흔히들 건강의 기본은 ‘잘 먹고 잘 싸는 것’이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서 그 기능을 도맡아 하는 장기는 어디일까? 바로 장과 신장이다.

 

오늘날 의학 교육의 초석을 다진 캐나다 의학자 윌리엄 오슬러(William Osler)는 ‘사람은 혈관과 함께 늙는다’고 했다. 장기의 수명을 결정하는 큰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장기에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여러 장기 중에서 어떤 장기가 가장 많은 혈액을 소비할까? 바로 장과 신장이다. 심장이 내보내는 혈액의 50%가 장과 신장에서 소비된다. 우리 몸이 뇌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뇌가 일을 가장 많이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생명유지를 위해 매일 가혹한 노동을 견디는 것은 뇌가 아닌 장과 신장이다. 즉 이 두 장기가 ‘늙기 쉬운’ 장기인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 항노화 전문가인 이토 히로시(伊藤 裕) 박사는 ‘장기의 시간’을 늦추는 것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장기의 시간’을 늦추는 방법을 궁금한 사람이라면 아래 기사에 주목하라.

 

“장기는 각자 ‘모래시계’를 갖고 있다고 비유할 수 있다. 모래의 양이 그 장기의 가동 시간을 나타내며 모든 모래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 그 장기는 죽는다. 뇌나 심장의 죽음은 우리 육체의 죽음으로 직결된다. 나는 장기의 모래가 떨어지는 속도를 ‘장기의 시간’이라고 부른다.”

 

일본의 대표적인 항노화 전문가인 이토 히로시 박사의 말이다. 고혈압, 당뇨병 혈관 합병증, 재생의학, 노화방지의학을 전문으로 하며 게이오대 의학부 교수로 적을 두고 있는 이토 히로시 박사가 들려주는 장수 해법은 매우 구체적이고 흥미진진하다.

    

장기의 유통기한이 곧 당신의 수명

 

“혈액량이 장기의 기능을 유지하는 생명선이라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 장기 중에서 어떤 장기가 가장 많은 혈액을 소비할까?

 

1위는 장으로 혈액의 30퍼센트를 소비한다. 2위는 신장으로 20퍼센트의 혈액을 사용한다. 3위는 뇌와 골격근으로 15퍼센트이다. 뇌의 중량이 몸 전체의 2.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실히 혈액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장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더 중요한 것은 장과 신장으로 이 두 장기야말로 ‘장기의 시간’의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 즉 ‘늙기 쉬운 장기’인 것이다.”

 

“신장은 ‘산소 부족’ 상태에 극도로 민감하다. 산소가 부족하면 그것을 스트레스로 느껴 활발하게 움직이려고 한다. 그런 상태가 오랫동안 이어지면 ‘신장의 시간’은 빠르게 진행되어 그 결과 고혈압이나 만성신장질환에 빠진다.

 

한편 장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과식이다. 과식의 결과 흡수해야 할 것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 장은 초조해져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스트레스 반응의 결과가 비만이나 당뇨병을 초래하는 것이다.”

 

그는 ‘장기의 시간’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우리 몸속 장기는 저마다 ‘유통기한’이 있어 그 기한이 다하면 병에 걸리게 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장과 신장은 대변과 소변을 배출하는, 우리 몸의 디톡스 역할을 하지만 현대인들은 나쁜 생활습관과 식습관으로 장기의 수명을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식과 운동 부족 같은 잘못된 생활습관은 비만과 내장지방을 초래한다. 이는 인슐린 기능과 좋은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저하시킨다. 도미노 패가 쓰러지듯 이는 또 다시 혈압과 혈당 상승으로 이어져 대사증후군을 초래하는 원흉이 된다. 이러한 ‘도미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장기에까지 영향을 미쳐 눈 깜짝할 사이에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빠지게 한다.

 

“나는 비만과 대사증후군 때문에 생기는 건강 장애의 진행 방식을 ‘메타볼릭 도미노(Metabolic Domino)’라고 표현한다. 대사증후군으로 발생되는 병은 마치 도미노처럼 잇따라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진행된다. 과식이나 운동부족 같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도미노의 첫 패를 쓰러뜨린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체중이 늘고 비만이 된다. 몸 안에서는 장 주위에 지방이 쌓여 간다. 이 지방조직을 ‘내장지방’이라고 부르는데 내장지방이 증가하여 도미노의 원흉이 된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을 낮춰 준다. 그런데 내장지방이 증가하면 이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식후 혈당이 상승하고 중성지방이 높아지거나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이 낮아지는 지질이상증이 발생한다. 이런 생활습관병은 거의 동시에 발생한다.

 

이처럼 비만이 원인이 되어 혈압 상승, 혈당 상승, 혈중 지질이상 등의 증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가 ‘대사증후군’이다.”    

 

▲ 맛있는 음식의 맛을 아는 사람은 조금만 먹어도 만족할 수 있다. 미각이 둔한 사람은 포만감에서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과식을 하고 장기를 소모하게 된다.  © 사건의내막

 

‘장기의 시간’을 늦추는 방법

 

이토 히로시 박사는 최근 한국에 소개한 <건강 100세, 장과 신장이 결정한다>(매경출판)는 책을 통해 ‘장기의 시간’을 늦추는 방법과 연령별로 장기를 케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장기의 시간’을 늦추는 방법은 다음 세 가지로 압축된다.

 

1. 유전자에 좋은 추억을 각인시켜라

뇌가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사건을 자주 경험하고 좋은 추억을 쌓으면서 후성유전학에 의한 ‘좋은 기억’을 유전자에 고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2. 아름다움을 느껴라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기의 시간이 빨라지는 것과 반대로 아름다움을 느낄 때는 뇌의 화학작용으로 인해 장기의 시간이 느려진다.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좋은 기억’을 만들어 낸다. 그 결과 뇌를 지속적으로 휴식할 수 있게 만들어 ‘장기의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한다. 아름다움을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장기의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만들 수 있으며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것이다.”

 

3. 미식가가 되어라

맛있는 음식의 맛을 아는 사람은 조금만 먹어도 만족할 수 있다. 미각이 둔한 사람은 포만감에서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과식을 하고 장기를 소모하게 된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과 맛을 아는 것은 굉장히 밀접한 감각이다. 나는 ‘미식가는 살이 찌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 맛있는 음식의 맛을 아는 사람은 조금만 먹어도 만족할 수 있다. 오히려 조금씩 가급적 많은 종류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

 

그런데 미각이 둔한 사람은 뭘 먹어도 그다지 감동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음식을 먹을 때 포만감에서만 쾌감을 느낀다. 그래서 무의식중에 과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토 히로시 박사는 또한 연령별로 장기를 케어할 수 있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5세: 올바른 식생활 습관, 적당한 수면 습관, 부모와의 애정 등을 쌓는다.

 

△30세: 육체를 확실하게 지탱해 줄 수 있는 근육을 단련한다.

 

△40세: 우리 몸의 정기는 ‘신장’에 깃든다.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신장을 비롯한 장기에 병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한다.

 

△50세: 그동안의 장기 관리가 드러나는 시기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반드시 시행하자.

 

△60세: 인지능력 저하를 막기 위한 감각적 활동, 특히 ‘청력’을 사용하는 활동을 한다.

 

△70세: 일상에서 좋은 기억만 쌓도록 노력한다.

 

이제 수명 100세 시대가 열렸다.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는 당신은,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자신이 있는가? 혹시 밥 먹듯 야근하고, 과식하고, 불면증에 시달리고, ‘신경성’ 장염을 달고 살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이토 히로시 박사가 들려주는 건강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라. 당신의 장기 시간을 늦추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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