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ODM 맞수, 한국콜마 vs 코스맥스

원조의 부활이냐, 후발주자의 역전이냐

이동림 기자 | 기사입력 2016/06/16 [16:12]

화장품 ODM 맞수, 한국콜마 vs 코스맥스

원조의 부활이냐, 후발주자의 역전이냐

이동림 기자 | 입력 : 2016/06/16 [16:12]

 

국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시장의 1·2위를 다투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경쟁이 뜨겁다. 코스맥스가 중국을 기반으로 해외 각지 수출 산업에 주력하는 반면 한국콜마는 소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국내 시장과 중국 시장 입지를 굳히고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최근 후발 주자인 코스맥스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두 회사의 라이벌 구도가 점점 재밌어지는 양상이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지난해 한국콜마가 5358억4600만원을 기록, 코스맥스는 5333억4300만원으로 엇비슷해졌다. 게다가 ODM업계 시장점유율도 한국콜마의 점유율은 26%, 코스맥스는 25% 선으로 추정된다. 말 그대로 막상막하다. <편집자 주>


 

코스맥스, 작년 중국서만 매출 2025억 64% 성장

중국을 기반으로 한 해외 각지 수출 산업에 주력

 

‘홈쇼핑 화장품 대박’ 한국콜마, 연매출 1조 돌파

소비자와의 관계 강화…‘국내 입지 굳히기’ 형국

 

▲     © 사건의내막

 

[사건의내막=이동림 기자] 국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시장의 1·2위를 다투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경쟁이 뜨겁다. 코스맥스가 중국을 기반으로 해외 각지 수출 산업에 주력하는 반면 한국콜마는 소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국내 시장과 중국 시장 입지를 굳히고 나섰다.

 

마케팅 전략 비교

 

한국콜마는 국내 화장품 ODM 업체의 원조다. 아무도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시절, 한국콜마가 시장을 개척했기 때문. 1990년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서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대기업과 거래를 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1990년대 후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거치면서도 연평균 20%씩 성장했다. 2000년대 미샤, 더페이스샵 등 브랜드숍이 등장하면서 최고의 전성기도 맛봤다. 넘쳐나는 수요에 일일이 대응하지 못 할 정도였다.

 

지난해까지 한국콜마는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가도를 달렸다. 창업 26년 만에 연간 매출액 1조 원을 넘어섰기 때문. 한국콜마에 따르면 한국콜마와 한국콜마BNH 등 계열사 10개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2014년의 8260억 원보다 20.4%가 늘어난 1조7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14년 658억 원에서 지난해 1033억 원으로 늘었다.  한국콜마가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건 AHC아이크림, 퍼펙트스킨 등 직접 만든 제품이 홈쇼핑에서 히트상품으로 자리를 잡은 덕분이다.

 

손발톱 무좀치료제인 풀케어의 제네릭(복제약)을 개발 생산한 것도 지난해 매출 신장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한국콜마는 어느 ODM 업체보다 고객사가 많다는 게 강점이다. 국내외 통틀어 약 500여개 업체와 거래한다. 국내에서는 LG생활건강과 계열사 더페이스샵이 가장 큰 고객이다. 더페이스샵 주력 제품은 모두 한국콜마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에도 적지 않은 물량을 공급한다. 네이처리퍼블릭, 코웨이, 피플앤코에서 나오는 화장품도 다수가 한국콜마 제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 후발 주자인 코스맥스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다. 지난해 매출액은 한국콜마가 5358억4600만원을 기록, 코스맥스는 5333억4300만원으로 엇비슷해졌다. 게다가 ODM업계 시장점유율도 한국콜마의 점유율은 26%, 코스맥스는 25% 선으로 추정된다. 말 그대로 막상막하다. 말 그대로 막상막하다. 국내 화장품 ODM 시장의 절반을 놓고 서로 싸우는 형국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사정은 정반대가 된다.

 

지난해 코스맥스가 중국에서만 2025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64%의 성장세를 보여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기존 중국 고객사의 신제품 공급 증가와 메이크업 제품군의 히트상품이 매출상승을 기여했다.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도 뉴트리바이오텍 등의 계열사 수출증가와 미국 등 글로벌 현지 직접 진출로 매출이 증가했다. 홈쇼핑에서의 채널에서도 다이어트 제품, 프로바이오틱스 등의 제품이 선전하면서 매출 성장세를 견인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이러한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올해도 10년 연속 20% 이상의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익 역시 관계 회사의 성장으로 계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올해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의 신제품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법인의 지속적 성장은 물론 미국공장의 본격 가동을 통해 세계 No.1 화장품 ODM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국콜마 해외 매출은 371억원에 그쳤다. 당연히 성장성이 반영된 주가 그래프도 코스맥스가 훨씬 가파르다. 위기감을 느낀 한국콜마는 부랴부랴 수성에 나섰다. 코스맥스가 중국 광저우에 공장을 짓자 한국콜마가 따라 세우는 식이다. 2014년 세종시에 기초화장품 공장을 지은 것도 턱밑까지 따라오려는 코스맥스로부터 멀리 달아나기 위해서다.

 

두 회사의 뜨거운 라이벌전이 점점 더 재밌어지는 양상이다. 당초 한국콜마보다 2년 늦게 설립된 코스맥스는 고작 ‘2년’이라는 격차 때문에 항상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했다. 제품 기획력, 기술 개발 등에서 한국콜마에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했지만 한번 각인된 인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코스맥스가 한국콜마를 코끝까지 추격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이상 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대신 코스맥스는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벌써 12년 전 일이다. 중국을 첫 시험 무대로 삼았다. 중국 내 화장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 상하이에 본거지를 두고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한 결과 중국 법인(코스맥스차이나)은 매년 40% 이상 성장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중국의 13억 인구를 잠재 소비자로 봤다. 저렴한 인건비만 보고 진출했다면 실패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 진출에 자신감을 얻은 코스맥스는 중국 광저우에 공장을 신설하고 인도네시아에도 법인을 세웠다.

 

이후 2013년에는 미국 로레알 공장을 인수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화장품 및 일반의약품(OTC) 인증을 통과했다. 또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인 ‘무이(MUI)에서도도 국내 ODM 기업 최초로 할랄 인증을 받기도 했다. 박나영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맥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내년 중국이 화장품 소비세 인하를 단행할 경우 색조화장품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코스맥스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전했다.

 

또 세계인에 걸맞은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 코스맥스는 전 세계 연구혁신 센터에 총 3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연구개발(R&D)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기준에 적합한 연구 시스템을 갖춰 세계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포부다. 한국콜마도 중국에 진출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코스맥스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코스맥스보다 3년 늦게 중국에 진출한 한국콜마는 베이징에 공장을 세우기로 했는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당시 중국 정부가 공사를 10개월간 중지시키면서 준공이 예정보다 많이 늦어진 게 저조한 실적을 초래했다.

 

한국콜마는 중국 진출이 한발 늦었던 만큼 현지 시장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연계망 구축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화장품 제조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자회사인 북경콜마는 지난해 12월 공장 증성을 완공하고 1억2000만 개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중국 우시신구에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을 포함, 최대 4억개 이상 생산이 가능한 제2공장 설립도 앞둔 상태다.

 

이와 함께 중국 현지 국제 화장품 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신제품 발표회도 열어 유통망 확대를 꾀하고 있다. 각종 행사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중국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화장품을 파악해 마케팅을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포인트 메이크업을 선호하지 않는 중국인의 취향을 고려해 클렌징과 스킨케어에 주력하면서 조금씩 색조 화장품군에 대한 영역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화장품 ODM 시장을 견인하는 두 업체 CEO(최고경영자)들의 경쟁도 볼 만하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69)과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70)은 비슷한 연배일 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1990년대 초반) 창업을 해 30여년 가까이 회사를 경영해 오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 둘은 1980년대 대웅제약에서 같이 한솥밥을 먹었다. 지금은 경쟁사 대표지만 지난날 10여년을 한 직장에서 서로 의지하며 보냈다. 윤동한 회장은 대웅제약 입사가 이경수 회장보다 빨랐다.

 

1970년 농협중앙회에서 첫발을 뗀 윤 회장은 4년 뒤 대웅제약으로 옮겼다.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기획, 관리 부문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반면 이경수 회장은 동아제약, 광고회사 오리콤을 거쳐 1981년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약대 출신인 이 회장은 마케팅, 영업 분야를 주로 맡았다. 둘 다 회사에서 신임을 얻어 30대 후반에 임원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임원 시절 윤 회장이 이 회장보다 항상 한 직급 위였다. 이 회장이 상무를 달면 윤 회장은 전무, 이 회장이 전무로 승진하면 윤 회장은 부사장 자리에 오른 식이다.

 

나이로 치면 이 회장이 한 살 많지만 윤 회장이 상사였던 셈. 대웅제약 출신의 한 인사는 “지금도 둘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있는 건 아무래도 당시의 상하 관계가 작용을 한 게 아니겠느냐”고 귀띔한다. 현재 윤 회장과 이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이들도 다들 대웅제약 출신이다. 최현규 한국콜마 대표는 대웅제약 지점장을 했던 인물로 영업·마케팅·생산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최경 코스맥스 사장은 대웅제약에서 이 회장과 4년 정도 같이 일한 인연을 계기로 코스맥스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경 사장은 코스맥스차이나 총경리로 중국 법인을 책임진다.

 

한편, 후발주자인 코스온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국내 3위 화장품 제조업체 자리를 굳히고 있다. 코스온은 디지털영상장치를 제조하다가 2012년 화장품사업에 뛰어들었다. 2013년 63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619억원에 달했다. 전년에 비해선 133% 늘어났다. 최근 제약회사 등 화장품사업에 새롭게 뛰어든 고객사와의 거래가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후발주자의 약진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온 등의 고객사는 총 900여개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대형 화장품업체뿐 아니라 해외 유명 브랜드에 납품하고 있다. 이 때문에 K뷰티 열풍의 숨은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최근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는 올해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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