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여명·모닝케어 3파전 ‘춘추전국시대’

이동림 기자 | 기사입력 2016/06/21 [16:35]

컨디션·여명·모닝케어 3파전 ‘춘추전국시대’

이동림 기자 | 입력 : 2016/06/21 [16:35]

 

20여년의 역사를 가진 숙취해소음료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CJ헬스케어의 ‘컨디션’과 그래미의 ‘여명’이 양분했던 숙취해소 음료 시장에 새로운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 숙취를 위한 ‘약’이라고 생각하고 먹어야 했던 맛에 달콤함과 과일향을 입히기도 하고, 과일향 소주의 인기와 함께 주류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여성을 위한 제품까지 다변화되고 있다. 최근엔 ‘숙취해소’ 타이틀을 단 아이스크림, 컵라면 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숙취해소=음료’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 <편집자 주>


  

1500억 원대 시장서 ‘컨디션·여명’ 77% 시장점유

모닝케어, 작년 195억 매출 올려 제약사 중 ‘으뜸’

 

新 브랜드 ‘레디큐·정관장 369’ 약진 다양한 라인업

아이스크림·컵라면 '짠'…‘숙취해소=음료’ 공식파괴 

 

▲ ‘2016 국가브랜드대상’ 숙취해소음료 ‘여명808’. 왼쪽부터 ‘컨디션-여명-레디큐’ 제품사진.

 

[사건의내막=이동림 기자] 제약사들이 숙취해소음료 신제품들을 줄줄이 출시했지만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컨디션’과 ‘여명’을 뛰어넘지 못했다. 낮은 인지도와 유통망의 한계가 원인으로 꼽힌다.

 

숙취해소 춘추전국시대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숙취해소 음료 시장(약국 제외) 1위는 CJ헬스케어의 컨디션으로 4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래미의 여명은 34%를 차지해 두 제품이 전체 시장에서 77%를 점유했다. 현재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15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컨디션이 640억원, 여명이 510억 원 정도가 팔렸다는 계산이다.

 

CJ헬스케어의 ‘헛개 컨디션’은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지난 1992년 출시된 국내 최초의 숙취해소음료인 ‘컨디션’은 20년간 4억4000만 병(2012년 기준)이 판매된 업계 부동의 1위 제품.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지금까지 총 6번의 업그레이드를 진행, 2012년엔 기존 제품보다 100%국산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을 30% 강화한 ‘헛개 컨디션’으로 리뉴얼해 출시한 바 있다.

 

더불어 여성은 남성과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해도 위와 간의 손상이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해 헛개 컨디션의 주요 성분과 함께 피부 보습에 좋은 히알루론산을 추가한 ‘컨디션 레이디’를 선보였다. 1998년 출시된 그래미의 여명은 꾸준한 광고와 이벤트를 실시해 시장 2위에 확고히 자리 잡았다. 브랜드스탁이 조사 평가한 ‘2016 대한민국 브랜드스타’에서 여명808은 숙취해소음료 부문 브랜드가치 1위에 올랐다.

 

세계 11개국에 특허 등록한 이 제품은 오리나무, 생강, 꿀, 대추, 마가목 등 천연재료를 원료를 사용해 두통, 속쓰림, 입 냄새 등 대표적인 숙취 증상을 해소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명808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제품에 발명가 남종현 회장의 사진을 넣었다. 제품명은 개발 과정에서 807번의 실패를 거듭하고 808번 만에 탄생했다는 데서 따온 이름이다.

 

한국표준협회 소비자 웰빙지수 10년 연속 1위, 제43회 발명의 날 금탑산업훈장, 자랑스러운 한국인대상 등 수많은 국내외 수상을 비롯해 세계 발명전을 석권한 제품이기도 하다. 이 제품을 생산하는 그래미는 프로축구 K리그 공식 후원사로 전국 축구장을 방문하는 프로축구 팬과 유도, 마라톤, 복싱 팬 등을 대상으로 무료 시음 등 다양한 판촉활동을 펴고 있다.

 

그래미 관계자는 “봄에는 봄꽃 축제, 여름에는 해수욕장, 전국의 각종 행사와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에는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 등 소비자가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직접 찾아가는 체험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애주가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대학생들에게 OT, MT, 축제 등의 필수품으로 꼽히는 등 성별과 세대를 떠나 폭넓은 사랑을 받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숙취해소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확대되고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제약사들도 제품을 줄줄이 출시하기 시작했다. 제약사 중에선 동아제약 ‘모닝케어’가 가장 선전했다. 지난해 13%를 점유해 195억 원 정도 팔린 이 제품은 다양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체내 알코올 대사 작용을 활성화 시켜 알코올 분해 효과를 나타내는 ‘굿바이알콜 모닝케어’,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는 원료를 함유한 ‘모닝케어 플러스’, 숙취와 술 마신 다음 날의 푸석푸석한 피부가 고민인 여성을 위한 ‘모닝케어 레이디’, 항암 및 항산화 효과로 잘 알려진 강황 성분을 10배 이상 증량시킨 ‘모닝케어 강황’ 등이 그것이다.

 

신규 브랜드들의 론칭도 속속 눈에 띈다. 동의보감에 ‘술기운을 높고 먼 곳으로 보내 신(神)을 내려오게 한다’라고 기술된 울금(강황)에서 추출한 커큐민을 함유한 한독약품의 레디큐(READY Q)는 ‘맛있는 숙취해소제’를 표방한다. 열대과일 맛의 마시는 레디큐 드링크와 국내 최초로 출시된 망고맛 젤리 형태의 레디큐-츄 2종으로 구성돼 있다.

 

달콤한 맛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결과 레디큐는 2014년 5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누적 판매 200만병을 돌파했으며 매월 평균 20만병 판매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이와 함께 KGC인삼공사 정관장도 숙취해소음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인삼공사의 특성을 살려 6년근 홍삼과 숙취해소에 좋은 10여가지 다양한 소재를 결합해 만든 ‘정관장 369’가 그것이다. 369라는 브랜드 네임은 대표적인 술자리 놀이 문화인 ‘369게임’을 모티브로 홍삼의 ‘삼(蔘)’과 6년근의 ‘육(六)’, 지구자(헛개나무열매)의 ‘구’ 등의 의미를 담아 ‘즐거운 술자리를 위한 숙취해소음료’를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숙취해소음료 구매층은 30~40대가 대부분이며, 제품 선택은 브랜드 이미지가 좌우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엔 ‘숙취해소’ 타이틀을 단 아이스크림, 컵라면까지 등장하면서 ‘숙취해소=음료’의 공식도 깨졌다. 편의점 위드미가 내놓은 아이스크림 ‘견뎌바’와 CU의 ‘밥말라 계란콩나물라면’, 농심의 ‘콩나물 뚝배기’는 출시 이전부터 큰 화제를 일으키며 인기몰이 중이다. ‘견뎌바’는 5월20일 신세계그룹 계열 편의점 위드미가 자체 개발상품으로 출시한 기능성 아이스크림이다.

 

헛개나무 열매 농축액이 0.7% 함유돼 숙취로 어지러운 속을 달래준다. 또 신맛·단맛·쓴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자몽맛이 함유돼 미각적으로도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1200원이다.  견뎌바는 출시 1주일만에 편의점 위드미의 아이스크림 매출순위 2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NS 상 인기도 엄청나다.

 

위드미 관계자에 따르면 밤 9시부터 자정사이, 즉 술자리 중간이나 술자리 후 실제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는지 호기심에 견뎌바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BGF리테일 편의점 CU가 지난달 출시한 ‘밥말라 계란콩나물라면’도 일명 ‘해장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밥말라는 ‘밥 말아먹기 좋은 라면’의 줄임말로, CU는 지난 4월 ‘밥말라 부대찌개라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밥말라 계란콩나물라면에는 숙취해소에 좋은 콩나물과 숙주가 7:3 비율로 담겼다. 가격은 2000원.

 

한 소비자는 자신의 SNS 계정에 해당 제품 사진을 올리며 “건조 콩나물이 아닌 제대로 된 콩나물 들어간 컵라면은 처음”이라며 “보기만 해도 해장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숙취해소 시장의 마케팅도 젊어졌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인물과 문화 코드를 활용하는가하면, 먹는 것 하나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그들 눈높이에 맞춘 ‘취식법’ 등 펀(fun) 마케팅이 이어진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말 모닝케어 강황을 보다 많이 알리기 위해 게임 콘텐츠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중계해 유명한 1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을 광고모델로 선정했다. 음주 후 저지를 수 있는 상황 등에서 모닝케어 강화로 술자리 능력치를 강화한다는 콘셉트로 ‘술자리 강화, 모닝케어 강황’ 광고 시리즈를 선보인 것. 컨디션은 이미 광고에서 숙취해소만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몸을 챙겨주는 ‘소셜 드링크’ 가치를 표현했다.

 

가수 싸이와 함께 한 ‘챙기자 내사람, 챙기자 컨디션’ 편과 맥을 같이하는 이번 광고는 자이언티의 노래 <돌아버려>를 개사한 ‘첵, 첵, 챙기라웃’을 활용해 ‘음주상황에는 컨디션을 꼭 챙기자’라는 메시지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중독성 있는 CM송과 더불어 유병재의 코믹한 춤으로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되도록 했다. 숙취해소음료는 맛없다는 틀을 깨는 레디큐는 마케팅에 있어서도 고정관념을 타파한다.

 

음주 전이나 후에 마시는 기존 공식을 벗어나 레디큐-츄는 음주량에 따라 수량을 조절할 수 있고 안주처럼 음주 사이사이에 먹을 수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레디큐 드링크는 과일주스처럼 얼음잔이나 탄산수와 같이 마시거나 보드카, 데킬라 등의 술과 섞어 칵테일로도 즐길 수 있다. 소주 1병과 레디큐 2병을 섞어 즐기는 큐탄주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한편, 2005년 600억원 규모이던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2014년 1966억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과일향이 첨가된 저도주의 인기 등으로 여성을 위한 주류 시장과 더불어 숙취해소음료 시장도 동반성장했다. 관련 제품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간의 숙취해소음료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총 359건으로, 2010년까지 매년 30건 내외로 출원되던 것이 2010년부터는 연평균 9.2%로 꾸준하게 증가해 2014년에는 총 44건에 달한다.

 

젊어진 마케팅 열풍

 

특허출원 분야 역시 숙취와 관련된 증상을 완화해주는 다양한 성분들에 대한 연구는 물론, 간을 보호하고 위 기능을 개선시키거나 항산화 효과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을 부가한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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