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 대상그룹 60년, 명형섭 뉴비전 선포

‘청정원’ ‘종가집’ 브랜드·48개 계열사 고속성장 집중탐구

이동림 기자 | 기사입력 2016/08/29 [10:53]

‘미원’ 대상그룹 60년, 명형섭 뉴비전 선포

‘청정원’ ‘종가집’ 브랜드·48개 계열사 고속성장 집중탐구

이동림 기자 | 입력 : 2016/08/29 [10:53]

 

창립 60돌을 맞은 대상그룹은 핵심 사업의 수익 극대화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 확대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한편 기존 사업의 체질 개선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단행해 100년 기업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성장과 소화를 돕는 필수 아미노산 ‘라이신 사업’을 앞세워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소재사업 확대를 위한 국내외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에 진출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백광산업의 라이신 부분을 인수함으로써 미래 성장동력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청정원 브랜드를 중심으로 식품사업과 함께 전분당, 바이오, 라이신의 경쟁력을 강화해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를 지속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편집자 주>


 

국민조미료 ‘미원’ 사업다각화, 2조대 고속성장 이룩

쿡방 열풍타고 장류·조미료 등 핵심 역량 강화 선언

 

필수 아미노산 ‘라이신 사업’ 신성장동력으로 ‘청사진’

발효·바이오 등의 글로벌 사업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

 

▲ 대상그룹 명형섭 사장이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제 2의 도약'을 선포했다. <사진=대상그룹>

 

[사건의내막=이동림 기자] ‘청정원’과 ‘종가집’으로 알려진 대상그룹은 지난 1956년 동아화성공업을 모태로 출범했다. 조미료의 대명사인 ‘미원’이 대상그룹의 시초다. 특히 60년간 축적한 발효기술을 핵심 기반으로 생명공학, 정밀화학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2조대 글로벌 기업

 

대상을 매출 2조 원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은 고 임대홍 창업회장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나 대외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기업인으로 유명했다. 임 창업주는 삼성그룹의 이병철 창업주가 평생의 한을 갖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병철 창업주는 조미료 시장에 진출할 당시 최고의 대표 브랜드인 ‘미원’을 꺾으려고 온갖 마케팅을 펼쳤으나 ‘미원’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 회장은 말년에 자신의 의지대로 안 된 것 세 가지 중 하나가 ‘미원을 누르지 못한 것’이라고 회고한 바 있다.

 

사실 대상은 ‘미원’이라는 상표 외에 딱히 소비자들에게 크게 알려지진 않았었다. 1950~1980년대 ‘어머니의 손맛’의 비밀이었던 미원. 1990년대 발효조미료(MSG)는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인기가 주춤하지만 일본, 베트남, 몽골 등 외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스터디셀러’다. 최근엔 국내서도 유해성 논란이 사실상 종식되면서 식당부터 가정까지 발효조미료를 다시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상그룹은 현재 국내 20개, 해외 28개 등 총 4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가 정점에 있고 그 아래에 대상을 비롯한 기타 계열사가 포진해 있다. 물론 핵심은 주식회사 대상이다. 대표적 브랜드인 종합식품 ‘청정원’과 유기농 전문 ‘청정원 오푸드’, 건강기능식 ‘대상웰라이프’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 아래에는 대상FNF(종가집 김치), 복음자리(잼), 대상베스트코(식자재 도매), 초록마을(유기농 전문매장) 등 다수 계열사가 있다. 대상과는 별도로 대상홀딩스 지배를 받는 계열사로는 IT업체 대상정보기술과 광고기획사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 건설사 동서건설 등이 있다. 지난해 이들 계열사를 포함한 대상그룹 매출은 3조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대상그룹의 임대홍 창업주는 천성적으로 언론 노출을 꺼려했다. 경제인 모임에 나가본 적도, 직책을 맡아본 적도 없었다. 이 같은 창업주의 스타일은 장남으로 경영권을 물려받았던 임창욱 명예회장까지 이어졌다. 다만 임 명예회장은 부친에 비해 진취성과 능력을 중시하고 인간성을 강조하는 경영을 펼치며 보수성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1997년 임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지금의 명형섭 사장이 이끄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명 사장은 매월 1일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달 중점 과제를 챙긴다. 대상 관계자는 “명 사장은 부드럽고 수줍음이 많은 편이다. 주로 이메일로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대신 업무성과 평가는 엄격하다”고 말했다. 그는 1982년 대상그룹에 입사해 35년간 회사 전반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식품사업 전반도 속속들이 알고 있다. CEO로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사업 세부 내용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임직원들은 말한다.

 

명 사장의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대상은 출범 60주년을 맞아 2016년 경영방침으로 ‘핵심 사업 수익 극대화 및 미래 신성장동력 구축’을 선포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나눠 보면 △핵심 역량 강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 기반 조성 △제2의 창업을 위한 미래 성장동력 창출 △글로벌 사업 확대다. 명 사장은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대상은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며 영속 기업의 토대를 일구어왔다”며 “2016년에도 대내외의 모든 영량을 집중해 현재의 주력 사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제2의 창업 신화’를 성취해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대상은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기존 장류나 조미료 등 전통적인 핵심 사업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내 재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대상그룹과 마찬가지로 올해 출시 60주년을 맞으며 그룹의 효시로 불리는 미원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첫손에 꼽힌다. 또 지난해 원료를 쌀에서 현미로 바꾼 고추장, 1년 이상 숙성한 발효간장 등 전통 장류 시장 공략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침체기에 빠진 조미료와 장류 시장에서의 반등을 노리고 있다. 2016년 출시한 휘슬링쿡 등을 중심으로 한 간편가정식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전략 중 하나다.

 

대상그룹은 저출산 및 고령화의 영향으로 경제 여건이 둔화돼 있는 상황에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도 주목하고 있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적극적인 시장 조사를 통해 고객의 수요에 맞는 제품을 제때 내놓고, 마케팅과 연구개발(R&D) 부문의 협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대상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 조성을 위해 2015년 인수한 라이신(동물성 사료 원료로 쓰이는 필수 아미노산)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1998년 외환위기 전까지 만해도 대상그룹의 주력사업이었다. 1973년 국내 최초로 라이신 개발에 성공해 한때 세계 3대 생산업체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당시 정부가 대기업 부채비율 축소를 요구함에 따라 1998년 독일 바스코(BASF)사에 6억 달러(당시 9000억 원)를 받고 매각했다가 지난해 1200억 원에 되찾아왔다. 대상 측은 “라이신 사업이 조기에 안착되고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내부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 명형섭(앞줄 왼쪽 세 번째) 사장이 베트남 육가공 시장 진출을 위한 협약식을 맺고 있다. <사진=대상그룹>

 

대상에 라이신 사업은 소재사업 확대를 위한 국내외 전략적 투자의 한 축이다. 실제로 대상은 지난해 인수한 라이신 사업을 앞세워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상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1.4%(82억원) 증가한 80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2014년 상반기 이후 2년 반 만이다. 매출도 9.9%(1469억 원) 증가한 1조6281억 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라이신 사업부문 덕이다. 실제로 라이신 부문이 포함된 대상의 소재사업부문의 매출은 408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1.4%(1702억 원) 증가했다. 업계에선 증가분의 80% 이상이 라이신 부문의 신규 매출로 추정한다. 대상그룹이 인수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백광산업 라이신 부분의 매출이 822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상그룹에 인수된 라이신 부문의 올 상반기 매출 증가율은 65%(540억 원)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라이신의 대체제인 중국산 대두박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라이신의 국제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선 덕분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중국산 대두박 가격은 올해 초 대비 36.5%,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 올랐고 중국 라이신 가격도 ㎏당 10위안에 근접하면서 저점을 찍었던 4월말(kg당 7.5위안)대비 33% 가량 올랐다. 세계 라이신 시장 1위 업체인 CJ제일제당이 지난 6월 미국과 유럽에서 가격을 올린 것도 후발주자인 대상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실제로 라이신의 주요 수요처인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액은 938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2.8% 늘었다.

 

이참에 국내 최초 라이신을 개발해 한때 세계 3대 라이신 생산업체로 발돋움 했던 저력을 바탕으로 17년 만에 되찾아온 라이신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당장 2017년까지 라이신 연매출 3000억 원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기존 소재부문 주력사업이었던 전분당 6000억 원, 기타 바이오 1500억 원을 통해 소재부문에서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비전이다. 라이신은 가축의 성장과 발육을 위해 사료에 첨가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전 세계 라이신 시장은 2009년 2조5000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5조 원으로 연평균 10% 이상 꾸준히 성장해 왔다. 이러한 성장세는 2020년까지 지속돼 300만 톤(6조)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시장인 중국의 육류 수요확대와 양돈농가 대형화에 다른 라이신 수요량의 지속적 증가, 유럽과 북미 시장의 안정적 성장세,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 시장 수요 확대가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대상은 해외 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에 진출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백광산업 라이신 사업 부문을 인수함으로써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 확보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라이신 사업을 통해 청정원을 중심으로 한 종합식품사업과 함께 전분당, 바이오, 라이신으로 이어지는 소재사업을 확대해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게 대상의 청사진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5월 대상은 PT미원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부에 697억 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전분당사업에 진출했다. 국내 소재시장 매출 정체에 대응한 해외 매출 확대를 꾀하고 기존 MSG 위주의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의도였다. 대상은 인도네시아 전분당 공장을 통해 약 21만 톤 수준의 전분당을 생산하고 인도네시아 내 주요 수요처를 사전에 확보해 안정적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2017년 초 공장을 가동해 현지 매출액 1000억 원 및 영업이익 10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대상은 2013년 필리핀 전분당 사업 진출과 2014년 인도네시아 팜오일 공장 준공의 경험을 통해 동남아시아에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베트남 육가공 전문업체 덕비엣푸드를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도 진출했다. 대상은 베트남 육가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향후 5년 내 베트남에서만 연 매출 50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상은 현지 기업과의 업무 협력을 통한 글로벌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국내 식품 시장의 성장세가 갈수록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진출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대상은 지난해 수출 실적이 전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미국이나 유럽 등 현지인 시장 공략,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소재사업 확대, 중국 시장 공략, 할랄 시장 확대 등 글로벌 사업 확대 노력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신성장동력 확보

 

대상그룹 관계자는 “창립 60주년을 기점으로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온 식품부문의 안정적 성장을 지속함과 동시에 신성장동력으로 설정한 라이신을 비롯한 바이오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다가오는 새로운 6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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