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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 글로벌 리더십①
정몽구 회장 글로벌 경영 ‘광폭행보’ 집중탐구
이동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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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9/09 [16:0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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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나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차그룹은 반세기 만에 글로벌 누적판매 1억대를 돌파하는 경이적인 성과를 이뤄내는가 하면 최근엔 러시아에서 5조6000억 원 규모의 비료공장 건설사사업에 대한 수주계약까지 따냈다. 이는 2022년까지 러시아 나훗카 지역에 세계 최대 용량의 비료공장을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다. 이 같은 눈부신 성과의 이면에는 위기 때마다 현장경영으로 ‘현대기아차호’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다. 최근 몇 년간 불황으로 감소세가 이어져온 유럽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온 정 회장의 현장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편집자 주>


 

5조6000억원대 러시아 ‘비료공장 프로젝트 수주’ 쾌거

현대기아차, 54년 만에 ‘글로벌 누적판매 1억대’ 금자탑

 

英 브렉시트, 유럽시장 불안…직원 조회·유럽 순회 강행

 

‘글로벌 현장경영’ 중시한 아버지 故정주영 회장 빼닮아

전세계가 죽 쓰는 인도에서 현대차 ‘크레타’ 홀로 ‘씽씽’

 

▲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러시아에서 5조6000억 원 규모의 비료공장 건설사사업에 대한 수주계약을 따냈다. <사진=현대차그룹>

 

[사건의내막=이동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8월 초 유럽 현지 현대·기아차 공장을 직접 찾아 상황을 점점한 데 이어, 귀국 직후에는 임직원 600여 명을 상대로 위기돌파를 주문하는 등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글로벌 현장경영

 

이처럼 정 회장이 적극적인 현장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악재로 하반기에 불안요인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10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 감소했고 글로벌 판매실적은 239만 대로 0.9% 줄었다.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813만 대로 잡았지만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합계 판매량은 385만 대로 연간 목표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기아차의 선방으로 그룹 실적은 전 세계 어느 기업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2년 글로벌 판매대수 271만 대에서 지난해에 802만 대로 약 2.9배가 증가했다. 특히 기업 평가의 핵심으로 꼽히는 영업이익률에서도 일반 브랜드로는 이례적으로 프리미엄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국내외 누적 판매대수 1억 대 돌파라는 경이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현대·기아차의 1억 대 판매는 기아차가 1962년 처음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54년 만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993년 처음 1000만 대 고지를 넘어섰으며, 해마다 연간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2008년 5000만 대, 지난해 1월 9000만 대를 돌파했다. 그리고 단 1년 3개월 만에 1억 대를 판매했다.

 

1억 대 돌파의 일등공신은 현대차의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아반떼(엘란트라 포함). 1990년 출시된 아반떼는 1119만 대로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현대차는 그동안 판매한 아반떼를 한 줄로 세우면 약 45만7000㎞로 지구 약 11.4바퀴를 돌 수 있으며, 다 펼쳐놓으면 서울시 면적(605㎢)을 덮고도 남는다. 이어 엑센트가 824만 대, 쏘나타가 783만 대로 ‘톱3’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차는 1986년 출시된 프라이드가 422만 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다음으로 1993년 세계 최초 승용형 SUV로 탄생한 스포티지가 403만 대 판매됐다. 1억 대 대기록 수립은 2000년 현대차그룹이 출범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가속도가 붙으면서다. 현대·기아차는 2000년 그룹 출범 이후부터 지난 3월까지 총 7854만 대를 팔았다. 불과 16년 만에 전체 누적 판매량 1억대 가운데 79%를 판매한 셈. 2000년 당시 연간 243만 대를 판매, 글로벌 톱10에 첫 진입한 현대·기아차는 최근 2년 연속 연간 800만 대 이상 판매하며 세계 톱5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억 대 중 70% 이상 수출 중심의 해외 판매가 주를 이뤘다. 지난 3월까지 국내 판매는 2982만 대, 수출 및 해외공장 판매를 합한 해외 판매는 6988만 대로, 해외에서만 70% 이상 판매됐다.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기술력이 부족한 업계 후발주자로서의 어려움을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돌파한 셈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러한 성장은 국내 판매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세계 경제침체의 진원지인 유럽에서의 이례적인 판매 성장,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 러시아 및 브라질 공장의 성공적 가동으로 인한 신흥시장 판매 확대 등의 여러 요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성과의 이면에는 극한의 위기 때마다 현장을 누비는 현장경영으로 ‘현대기아차호’를 성공으로 이끌어온 정몽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기회를 현장에서 찾는 정 회장의 경영방식은 아버지인 고 정주영 회장과 꼭 닮았다. 정주영 회장은 모든 중요 사업을 직접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며 조직의 긴장감을 높이고 돌발상황에 즉각 대처했다. 그는 현장에서 직원들에게 ‘저승사자’이자 ‘해결사’로 불렸다.

 

그가 현장을 중시하게 된 것은 1953년 현대건설이 수주한 고령교 복구공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를 따내기 위해 급급한 나머지 기초조사와 물가폭등에 대한 인식 없이 실무자들의 말만 듣고 입찰에 참여, 수주했지만 공사 후 빚을 갚는 데만 20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후 정주영 회장은 중요 현장들을 직접 챙겼다.

 

정몽구 회장의 경우도 주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해 유로화와 엔화 약세, 픽업시장 증가 등 3중고로 미국 시장에서 난관이 예상되자 4박5일간 일정으로 미국과 멕시코를 방문해 현지 전략을 점검했다. 지난 7월에는 옛 한전부지에 지을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현장을 방문해 “한전 본사 해체 및 신사옥 건설은 가장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부지 고가 매입 논란으로 출발부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직접 현장에서 한전사옥 철거와 센터 건립공사의 안전과 친환경을 강조하며 여론을 환기시키고 직원들의 경각심을 자극하고 독려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한전사옥 철거를 일반적인 폭파방식이 아닌 4~5개월 시간이 더 걸리는 ‘압쇄공법’으로 진행한다.

 

▲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방문해 '크레타'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과거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직접 현장을 살피고 해결책을 찾아 제시하는 등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경영철학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장님은 8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강행군으로 유럽 일정을 소화한 것처럼 현장을 매우 중시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불황으로 감소세가 이어져온 유럽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온 정 회장의 현장경영은 유럽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량은 49만1171대로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인 43만7378대 대비 12.3% 급증하며 시장 점유율 6%를 기록해 도요타와 닛산을 제치고 아시아권 제조사 중 유럽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 자동차 시장이 꾸준한 침체를 보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 회장은 유럽 시장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현지화 모델을 출시해 유럽 시장 공략 강화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08년 체코 노소비체 지역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설립하고 i30 등의 현지 전략 모델을 앞세워 유럽 공략에 본격 나섰다.

 

기아차 또한 2007년 슬로바키아 질리나 지역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완공하고 현지 전략 모델인 씨드를 선보였다. 이에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는 2008년 50만6029대에서 지난해 85만4920대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도 3.4%에서 6.0%로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 8월 정 회장의 유럽 내 현대·기아차 3개 생산공장(체코·슬로바키아·러시아) 방문은 현대기아차가 다시 한 번 유럽에서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 시장은 한동안 호조세를 보이다가 최근 브렉시트 영향 등으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에도 전략적 중요도가 매우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유럽 자동차 산업수요는 올해 상반기 9.1%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중국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0.7%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유럽법인을 방문한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판매가 예상되는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유럽에서 선전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 러시아공장에 이어 유럽 전략 차종을 생산하고 있는 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 공장, 현대자동차 체코 공장을 차례로 방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로 투입된 투싼, 스포티지 등 신차들의 양산품질 확보를 강조했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신형 스포티지의 양산을 시작했다. 선제적 예방 품질 활동 강화를 통해 생산 품질을 안정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신형 투싼 양산을 개시한 체코 공장도 유럽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시간당 생산대수를 늘리는 등 생산성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두 공장은 시장 밀착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유연한 생산 운영을 통해 올해 유럽 최대 생산(체코 35만 대, 슬로바키아 33만5000대. 총 68만5000대)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러시아 공장을 방문한 정 회장은 러시아 현지 임직원에게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오랜 경기침체 영향으로 2012년 294만 대에 달하던 산업수요가 지난해에는 160만 대로 반토막 가까이 감소하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판매와 수익성이 급감하자 일부 글로벌 메이커들은 공장을 폐쇄하거나 조업중단, 감원 등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러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수익이 조금 감소하더라도 제품력을 강화하고 기업 이미지를 높여 향후 러시아 시장이 회복됐을 때 시장 주도 메이커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년 대비 13.5% 감소한 32만4701대를 러시아 시장에 판매했다. 하지만 러시아 전체 시장이 35.7% 감소함에 따라 시장점유율은 15.1%에서 20.3%로 크게 확대됐다.

 

등잔 밑 블루오션

 

특히 올해 현대자동차는 소형 SUV 크레타를 출시하는 등 러시아 시장에 불고 있는 SUV 열풍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개관한 현대모터 스튜디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점점 고조되고 있는 축구 열기에 발맞춘 월드컵 마케팅을 펼쳐 러시아에서 최상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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