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더민주 최명길 “박정희 우표, 논의 없어”

임대현 기자 | 기사입력 2016/09/26 [11:23]

[국감] 더민주 최명길 “박정희 우표, 논의 없어”

임대현 기자 | 입력 : 2016/09/26 [11:23]
▲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최명길 의원실>

 

우정사업본부가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우표’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우표발행심의위원회에서 안건으로 올려놓고도 우표 발행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통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정사업본부에게서 제출받은 우표발행심의위원회 회의록 및 속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또한 ‘박정희 우표’는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가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재조명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정사업본부에 발행을 요청한 사실도 밝혀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청은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의 ‘기념우표 발행요청서’를 공문과 함께 지난 4월 8일 우정사업본부에 보내 신청이 이뤄졌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5월 23일 ‘2016년 제1차 우표발행심의위원회’를 열었다. 회의에는 모두 17명의 심의위원 가운데 8명이 불참하고 9명이 참석해 과반 참석이라는 회의 정족수를 간신히 넘겼다. 당시 회의에서는 모두 39건의 기념우표 발행 요청건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고, 이 가운데 20건에 대해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우정사업본부의 기념우표는 ‘행사우표’, ‘시리즈우표’, ‘특별우표’, ‘공동우표’ 등으로 나뉘는데 ‘박정희 우표’는 ‘행사우표’로 분류됐고, 이날 ‘행사우표’는 7건의 발행요청건(※발행요청 세부내역 첨부)에 대해 ‘박정희 우표’를 포함해 5건에 대해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행사우표’는 <우표류 발행 시행처리 세칙>에서 “국가적인 행사나 역사적으로 뜻깊은 일을 기념하기 위해 발행하는 우표”로 정의되어 있다.

 

‘행사우표’로 발행이 요청된 7건은 심의를 통해 발행이 결정된 ‘3050 국립공원기념사업’ ‘우당 이회영선생 탄신 130주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독립기념관 개관 30주년’, ‘박정희대통령 탄신 100주년’ 5건과 함께 ‘제15회 식품안전의 날’, ‘백범일지 출간 70주년’ 2건이 있었다. 즉 ‘박정희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우표’는 발행을 결정한 반면 백범김구기념관이 신청한 ‘백범일지 출간 70주년 기념우표’는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박정희 기념우표’에 대해서는 발행하기로 결정한 반면 ‘백범일지 기념우표’는 왜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는지 이유를 확인하려 했으나 우표발행심의위원회 회의록(※첨부)에서는 이를 찾을 수 없었다. 두 우표의 발행타당성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백범김구기념관은 ‘백범일지 기념우표’ 발행요청 이유를 “백범 김구 선생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의 소유로 이해되고 있고, 또한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보물 1245호 『백범일지』의 출간 7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고 홍보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그저 발행하지 않기로만 결정했다.

 

반면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는 ‘박정희 기념우표’의 발행사유를 “박정희대통령 탄신100주년 기념 및 홍보”라고 단순하게 밝혔을 뿐이지만 논의도 하지 않은 채 발행이 결정됐다.

 

대신 이날 회의록을 보면 ‘우당이회영선생기념사업회‘가 발행을 요청한 ’우당 이회영선생 탄신 150주년 기념우표‘에 대해서는, 심의의원 중 한 명인 C위원(순천향대 의대 교수)이 “이회영선생의 경우 요즘 TV에서 재조명되는 인물로 독립운동가로 활동하셨겠지만 좌익, 무정부주의자 등 논란이 있으며, 정치적·종교적 문제가 있는 경우는 우표로 발행하는데에 있어서 심각하게 고려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물론 이에 대해 다른 A위원이 “이회영 선생이 활동할 당시에 좌익·우익의 개념이 없었다”며 “이 분이 만주 신흥무관학교를 만든 분”이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F위원이 “독립운동을 위해 모든 재산을 처분했으며 나중에는 가족 중에 굶어 죽기도 했다고 한다”고 말하는 등 논의를 거쳐 발행이 결정됐다.

 

한편 ‘박정희 우표’는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가 박정희 대통령이 태어난 11월 14일을 두 달 앞 둔 2017년 9월 15일에 발행을 요청했으나, 정작 우정사업본부는 2017년 1월에 발행하는 것으로 발행시기를 수정해 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올린 사실도 밝혀졌다.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태어난지 100주년이 되는 2017년 11월 14일에 ‘박정희대통령 탄신100주년 탄신제’를 행사를 한다며 이에 맞춰 우표를 발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즉 ‘박정희 우표’는 기념우표 중 ‘행사우표’로 실제로는 탄신제 행사를 기념하는 우표인 셈이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돌연 행사기간을 ‘2017년 연중행사’로 바꾸고 발행시기도 1월로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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