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중소기업
‘리팩’ 포장으로 매출 250억 달성
47년간 포장기술 한우물…“코카콜라·네슬레도 반했다”
성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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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30 [16:0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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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세계 불황으로 평생 끄떡없을 것 같던 대기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수출 위주로 성장해온 한국 경제로서는 대기업의 불황이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때 자신만의 경영철학으로 묵묵히 성장해온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로 신뢰를 쌓고 있다. 동시에 학계에서도 한국경제의 ‘저성장 고착화’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기업 위주의 성장은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차별성과 경쟁력을 내밀 수 있는 기업을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비록 외연을 크지 않아도 조용히 차별화된 기술로 성장해온 국내 중소기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외환위기 이후 해외로 눈 돌려 ‘40개국 수출’

R&D투자 집중·설비 국산화 매출 250억 달성

 

▲ 리팩은 지난 1967년도 한국전자공업으로 시작해 40여 년간 포장기계 제조만 고집한 장인 기업이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한국이 수출 강국으로서 더욱 강성해지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중소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현재 세계 2000여 개의 히든 챔피언 중 한국 기업은 25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포장 기계 제조업체의 대표주자 리팩(이일해 대표)이 주목 받고 있다.

 

리팩은 지난 1967년도 한국전자공업으로 시작해 40여 년간 포장기계 제조만 고집한 장인 기업이다. 특히 창업 초기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포장 기기를 국산화하는데 전력을 쏟았다.

 

이에 따라 리팩은 국내 최초로 벤드 실러, 자동 계량기, 오가필라, 진공포장기, 로터리 자동포장기, 로터리 진공포장기를 개발했다. 또한 한국 포장 기술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포장기대상 등 각종 포상을 받으면서 명실 공히 국내 포장 기계 제조업체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있다는 평이다. 

 

특히 리팩은 급대식 자동 포장 기계 분야에서 국내 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북미 남미 아시아 유럽 호주 아프리카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총매출의 50%가 바로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다.

 

리팩의 이일해 대표는 “현재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로 신규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며 “수출 비중을 높여 리팩의 총매출 7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외환위기 해법, 해외서 찾아

1997년 말 리팩도 외환위기 후폭풍을 이길 수 없었다. 하루 아침에 리팩 직원들은 할 일이 없어졌다. 

 

뭐라도 하기 위해 리팩은 애프터서비스(AS)가 아니라 비포서비스(BS)를 시도했다. 제품을 사간 회사들을 찾아가 먼저 기계를 손봐주는 것이었다. 장기적으로 거래처와 신뢰를 쌓는 데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돌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회사가 어려워졌다고 한탄만 하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그동안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시간이 없어 개발하지 못했던 기계 개발을 시작했다”고 했다. 끝없는 연구로 탄생한 제품이 지퍼가 달린 포장재를 생산하는 기계다.

 

개발을 마무리할 때쯤 한 미국인 무역업자가 회사를 찾아왔다. 어디선가 리팩 얘기를 듣고 무작정 찾아왔다고 했다. 개발 중인 기계를 보더니 그 자리에서 마음에 든다고 납품할 준비를 하라고 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뒤 곧장 기계를 발주했다.

 

이를 계기로 리팩은 산업 정체의 해법을 해외에서 찾기 시작했다. 더 큰 수확은 외국에 큰 시장이 있다는 것을 이때 체험한 것이다. 그 전에는 내수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어 굳이 해외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었다. 어쩌다 주문이 들어오면 수동적으로 몇대 수출하는 정도였다.

 

이때부터 이 회장과 직원들은 해외로 발벗고 뛰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유럽, 일본으로 수출 지역을 늘려갔다. 현재 수출하는 나라만 40여국에 달한다. 코카콜라, 네슬레, 커크랜드 등 세계적 브랜드들도 리팩 기계에서 나온 진공, 지퍼 포장용기를 사용한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위기가 회사를 더욱 강하게 했다”며 “위기가 아니었으면 해외 진출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국내의 작은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을까. 이 회장은 이를 가능하게 했던 원인 2가지를 꼽았다.

 

첫째, 47년 동안 이 분야 외길을 걸으면 쌓은 기술력이다. 이 사장은 선친인 이종각 회장이 마포에서 설립한 리팩(당시 사명은 한국전자공업)에 창업 초기부터 합류해 함께 일했다. 

 

이 사장은 공장에서 일하면서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다녔다. 5년 뒤인 1972년 사장을 맡았다. 약관 26세에 사업을 총괄했다. 그 뒤 포장 분야에만 전념해왔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의 평균 근속기간도 10~20년이 대부분이다. 이 회장은 “직원 중에도 장인정신이 있는 사람이 있다”며 “신뢰를 쌓아 숙련된 이들이 회사에 뿌리박게 하는 게 경쟁력의 비결”이라고 했다.

 

둘째,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한 것이다. 이 사장은 “우리는 해마다 연 매출의 약 5%를 연구개발에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집계한 국내 중소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 2.63%(2012년 기준)의 거의 2배에 이르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설비 국산화에 나섰다. 이 사장은 “우리가 생산한 제품은 대부분 국내에선 처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1976년 국내 최초로 ‘진공포장기’를 개발한데 이어 ‘분체자동계량포장기’, ‘로터리 제대식 자동포장기(봉투를 만들면서 동시에 자동포장도 해주는 설비)’ 등 평균 5년에 한개꼴로 신제품을 개발했다.

 

신바람나는 직장

이 회사는 월 1회 조회를 한다. 이때 회사의 신조를 큰 소리로 외친다. ‘가격대비 최상의 품질로 소비자에게 봉사한다’ ‘고객의 번영이 우리의 기쁨이다’ ‘사원의 잠재력을 존중하고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등이다.

 

이를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신바람나는 직장’을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이 사장은 생각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무표정하게 출근했다가 지친 표정으로 퇴근하는 것은 무척 가슴 아픈 일”이라며 “어떻게 해서든 신나는 직장을 만들어 볼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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