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하나·농협 등 금융권 ‘왕좌의 게임’

‘빅5’ 금융권, ‘인사 태풍’ 급물살 탄 내막

이동림 기자 | 기사입력 2017/01/16 [10:07]

신한·KB·하나·농협 등 금융권 ‘왕좌의 게임’

‘빅5’ 금융권, ‘인사 태풍’ 급물살 탄 내막

이동림 기자 | 입력 : 2017/01/16 [10:07]

 

박근헤 대통령 탄핵정국과 맞물린 ‘인사 태풍’이 오는 3월부터 금융권을 강타할 전망이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시작으로 같은 달 ‘빅5’ 은행장인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또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4월), 윤종규 KB금융 회장(11월)의 임기도 만료돼 금융권 최고경영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편집자 주>


  

대통령 탄핵정국과 맞물린 ‘인사 태풍’ 금융권 강타

오는 3월, 신한·하나·우리은행장 ‘무더기’ 임기 만료

 

불확실성한 리스크 극복이 지배구조 ‘안정의 열쇠’

탄핵정국 맞물린 조기대선…외풍 영향 받을지 주목 

 

▲ 오는 3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시작으로 같은 달 ‘빅5’ 은행장인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사건의내막=이동림 기자]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중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곳은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세 곳이다.

 

금융권 ‘왕좌의 게임’

 

우선 지난해 ‘업계 수익성 1위’ 자리를 지킨 신한은행은 조용병 행장에 이어 새 수장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조 행장이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등과 함께 차기 신한금융지주의 유력한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서다. 조 행장의 임기는 오는 3월31일까지다. 신한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하는 최종 차기 회장 후보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만약 조 행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될 경우 은행장은 자연스레 새 인물로 채워지게 된다. 반대로 조 행장이 회장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은행장의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은행이 신한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만큼 차기 회장과 함께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인물로 새로 인선될 가능성이 커서다.

 

신한지주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 말 기존 신한은행 부행장급 임원 대부분을 유임시키는 등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은행장을 포함해 차기 주요 CEO등에 대한 인선 작업은 규정상 현 회장이 주도하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진행하게 된다. 다만 차기 회장 후보와 물밑 교감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주요 CEO교체를 앞둔 상황에서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6일 ‘2017년 신한경영포럼’에서 차기 리더의 자격과 역할을 정립한 ‘경영리더상’을 선포했다. 한 회장은 전 그룹사 CEO와 임원 등 5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기 리더와 관련, “신한 내부의 협업은 물론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신한만의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한다”며 “금융뿐 아니라 비금융 영역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도 관심이다. 일단 ‘내부 출신’이라는 원칙이 세워진 상황에서 차기 우리은행장의 자격으로는 ‘기업 가치를 높이는 역량’이 꼽힌다. 노성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은 최근 “일차적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등 투자한 부분에서 큰 이득을 가져 올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시장과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검증된 경영능력, 재직 당시 주요업적이 중요 평가항목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조직 통합에 기여 할 수 있는 조직관리 능력도 중요한 포인트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 간 파벌이 형성돼 실력보다 연줄에 의존하는 문화가 있는 곳으로 꼽힌다. 사외이사들은 민영화가 된 만큼 하나 된 우리은행을 만드는 것을 차기 행장에게 기대하고 있다. 박상용 이사는 “새로운 행장은 영업력이 뛰어난 것도 중요하지만 부정적인 기업문화를 정리 할 수 있는 등 혜안도 있고 조직관리 능력이 있는 사람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최근 5년간 전현직 부행장·부사장급 이상, 우리은행 계열사 대표이사 등에서 선출된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 평판조회, 인터뷰 등을 거쳐 오는 3월 3일까지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이후 3월24일 주주총회를 통해 은행장을 임명한다는 계획이다. 차기 우리은행장으로는 현직 이 은행장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동건 영업지원그룹 그룹장이 대항마로 꼽힌다. 남기명·손태승 부행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병효 전 우리PE 대표와 윤상구 전 부행장도 후보군에 올라있다.

 

KEB하나은행은 함영주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차기 은행장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윤종남, 박문규, 김인배 사외이사 등 총 4명으로 구성된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심의, 추천할 예정이다. 통합 2년차를 맞은 KEB하나은행은 물리적 결합을 넘어 조직 내 화학적 결합에 주력해 ‘원뱅크’로서의 시너지 극대화가 주요 과제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도 같은 시기 임기 만료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이사회의 추천 없이 기재부 장관의 제청이 있으면 황교안 권한대행이 바로 임명하게 된다. 현재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 행장은 서금회 출신으로 과거 국회 출석해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고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해 구설에 오른바 있다.

 

수은의 차기 행장의 경우 뚜렷한 인물이 대두되지는 않고 있다. 헌재 판결이라는 변수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재는 3일 1차 변론을 가진데 이어 앞으로 매주 2차례씩 변론을 열고 심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즉, 3월 중으로 헌재가 판결을 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황 권한대행의 ‘임기’ 역시 마무리되기 때문에 새 행장을 낙점하기는 역부족일 수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4월,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11월에 각각 임기가 끝난다. 김 회장은 지난해 NH농협은행의 대규모 적자를 한꺼번에 털어내는 ‘빅배스’를 했다. 그러나 전임 농협금융 회장 3명이 전원 중도사퇴한 점을 생각하면 연임이 불투명하다. 2012년 3월 농협금융 출범 후 신충식, 신동규, 임종룡 회장은 여러 이유로 모두 중도하차했다. 김 회장을 포함해 전·현직 4명의 회장 가운데 3명이 기재부 관료 출신이다.

 

윤종규 회장은 역대 KB금융 회장들 가운데 최고수준의 지배력을 구축했다. 2014년 임영록 당시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간 갈등에서 촉발된 ‘KB 내분 사태’를 수습한 것으로 평가받는 윤 회장은 벌써 연임 얘기가 나오는 등 ‘상종가’를 치고 있다. 윤 회장의 상종가를 뒷받침 하는 것은 눈에 띄는 실적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5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1조8211억여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KB금융은 지난해 3분기(2조143억여 원)에 이미 실적을 능가했다. 또 2014년 1조4007억여 원을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윤 회장 취임 후인 2015년 1조 6983억여 원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3분기(1조6898억여 원)에 이미 전년과 비슷한 순이익을 달성했다.

 

윤 회장은 앞서 경영 최우선 과제로 ‘리딩뱅크 탈환’을 언급하고, 수익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3월 KB금융은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 참여해 한국금융지주를 따돌리고 증권업계 대어를 품에 안았다. 이 과정에서 당초 7000억 원대로 추산된 현대증권 인수금액은 1조2500억 원까지 치솟았다. KB금융 측은 당시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과감한 전략을 세워 입찰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연임을 확신하기에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겸직 중인 국민은행장의 분리도 뜨거운 감자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5년 2월,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성공했다. 당시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김 회장이 지난 3년간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으며,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해외현지법인 통합과 국내 카드 통합을 원활하게 마무리해 시너지를 내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 회장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은행에 몸담아 온 정통 은행맨 출신이다. 부산 경남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1992년 하나은행에 합류해 송파지점장, 중소기업부장, 가계영업점총괄본부장, 가계고객사업본부 부행장을 엮임하고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하나은행장을 거쳐 지난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김 회장의 연임을 둘러싼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새로 뽑히거나 연임에 도전할 금융권 회장들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시장에 대응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인상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주력 계열사인 은행부터 보험과 증권까지 수익에 광범위한 영향을 받는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금산분리를 완화할 경우 올해 영업을 시작하는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금융지주사 계열 은행의 수익도 잠식할 수 있다. 새 수익원으로 각광받았던 보험과 증권 등 비은행부문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보험사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자기자본을 크게 늘려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는 금융지주사 회장의 당연한 요건이지만 올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훨씬 커진 만큼 더욱 확실한 성과가 요구될 것”이라며 “회장 선임절차에서 불안요인에 대응한 경험이 연임이나 교체를 판가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조기대선 변수

 

금융권 지배구조 변화에 정치적 변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새 대통령이 이른 시기에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KB금융과 농협금융이 회장 선임과정에서 외풍에 영향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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