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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계속되는 ‘정체성 논란’ 그 실체
물장사로 매출 1조 달성…본업 뒷전, 젯밥에만 관심?
이동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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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07 [14:5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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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서 한미약품의 아성을 밀어내고 빅3(유한양행·녹십자·광동제약) 제약사로 발돋음 했지만 제약 상품보다 음료부분 매출이 지나치게 치중돼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 대부분의 매출은 ‘삼다수’, ‘옥수수수염차’, ‘비타500’ 같은 음료부문이 차지한 반면 전문의약품 비중(병원영업)은 약 1.9%에 불과했다. 게다가 해외도입상품인 ‘상품매출’ 비중도 약 70%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동제약이 제약 본업보다 음료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치중해 제약사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리자 업계는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편집자 주>


     

광동제약, 제약사 맞아?…음료부문 비중 절반 이상

의약품 매출 2000억 불과음료·건강기능식 ‘고집’

    

연구개발비 투자 인색, 0.8%로 업계 최하위 수준 

제주삼다수 덕에 제약업계 3위 타이틀 “씁쓸하네”

 

▲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 <사진=광동제약>

 

[사건의내막=이동림 기자] 먹는 샘물 '제수 삼다수'를 판매하고 있는 광동제약이 새롭게 빅3 제약사로 등극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를 넘어섰다. 하지만 광동제약은 제약 상품보다 음료부문 매출이 지나치게 치중돼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의약품 매출 2천억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564억원으로 전년(9554억원)비 10.5%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43억 원, 순이익은 27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7%, 22.7% 줄어들었다. 광동제약이 지난해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주력 산업인 의약품 비중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의약품 매출은 2008억 원으로 총매출의 19.0%에 불과하다. 의약품 매출액 순위는 제약업계 40위권으로 추정된다. 반면 식품은 4352억 원으로 약 41%를 차지하며 MRO(소모성 비품 유통)는 4249억 원으로 40.2%에 달한다. 광동제약이 제약사인데 비의약품 부분 매출이 80% 넘는 기형적인 구조를 하고 있다.

 

광동제약이 제주삼다수,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야관문차 등 음료 부문에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면서 영업이익도 쪼그라든 것으로 분석된다. 광동제약 측은 "지난해 MRO 부문에서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의약품에서도 매출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5년 시작한 백신영업으로 꾸준히 매출을 높이고 있으며, 지난해 출시한 식욕억제제 콘트라브서방정에서도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2001년부터 ‘비타500’ 출시 이후 본업인 ‘제약’보다는 ‘부업’에 꾸준히 치중해왔다. 비타500은 카페인이 없는 착한 음료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내세우고 마시는 비타민이라는 의약외품, 즉 식품으로 편의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경쟁 제품인 박카스가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약국에서만 판매되던 것에 반해 식품인 비타500은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과 수퍼마켓의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비타500의 매출은 2001년 53억원에서 2003년 281억원, 2005년 1213억원으로 폭등했다. '비타500'을 비롯해 2006년 '옥수수 수염차', 2010년 '헛개차' 등 음료 부문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건강차 '오브' 2종까지 출시하면서 해당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 광동제약의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던 제주삼다수가 빠지면 매출 1조 원 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 <사진=광동제약>

 

먹는 샘물 ‘제주 삼다수’의 매출 의존도도 높다. 광동제약의 '매출 1조 원 클럽' 유지는 제주삼다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동제약이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약 35%를 차지하는 제주삼다수의 위탁판매권을 쥐고 있지만, 올 연말에 계약이 종료된다.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를 통해 지난 2013년 1257억 원, 2014년 1479억 원, 지난해 167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각각 광동제약의 전체 매출의 26.9%, 28.4%, 29.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광동제약의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던 제주삼다수가 빠지면 매출 1조 원 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

 

반면 지난해 1~9월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36억원에 불과하다. 이중 26억원이 인건비로 사용됐다. 광동제약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0.8%로 업계 최하위 수준. 상위 10개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0%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개발 변수가 높은 신약 개발보다는 제약사 이미지를 이용해 극단적으로 음료와 건기식 사업에만 집중해 성공한 경우"라며 "광동제약이 상위권에 오른 것은 제약업계 생태계가 그만큼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광동제약이 제약사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광동제약도 이 같은 외부의 반응을 의식해 제약 사업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지난 2015년 백신 사업 부문을 신설한 데 이어 영국 제약사 GSK로부터 폐렴구균 백신 ‘신플로릭스’,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릭스’ 등 8개 소아 백신 품목을 도입했다. 2016년초에는 뇌수막염백신 ‘박셈힙’을 추가해 현재 광동제약이 국내에서 유통·판매하는 GSK 백신은 9종에 달한다.

 

여기에 광동제약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비타민D 주사제 ‘비오엔주’ 등 전문의약품 29종과 여드름치료제 ‘톡앤톡 외용액’ 등 일반의약품 26종을 출시했다. 지난해 선보인 미국 바이오 제약기업 오렉시젠(Orexigen)의 비만치료제 ‘콘트라브’는 국내 도입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총 16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올해도 신제품 출시가 계속될 예정이라 의약품 매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광동제약의 의약품 사업은 R&D(연구개발)를 강화하기보다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신약을 도입해 단순 판매하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는 눈초리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약보다 외자사에서 가져온 상품을 판매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아 판매를 대신해 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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