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보복] ‘롯데·대한항공’이 사는 법

유통·항공 위기의 탈출구…“장거리를 공략하자”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7/03/23 [14:34]

[중국 사드 보복] ‘롯데·대한항공’이 사는 법

유통·항공 위기의 탈출구…“장거리를 공략하자”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7/03/23 [14:34]
▲ 롯데 그룹이 중국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동남아시아가 새로운 활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남부 메콩강 삼각주 인근 껀터시에 위치한 롯데마트 껀터점. <사진=롯데마트 제공>     © 사건의내막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보복 카드인 한국여행 전면금지 조치가 시행된지 20여 일이 지났다. 면세점과 화장품 등 중국인 의존도가 큰 유통업계가 가장 큰 피해 업종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특히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그 피해가 가장 심각한 상황에 빠져버렸다. 또한 그간 한·중 간을 오가던 대한항공 등 항공사의 타격도 만만찮아, 재계는 탈출구를 찾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편집자 주>

 


 

 

중국 내 불매운동 롯데…동남아시아 공략으로 선회?

전세기 ‘뚝 끊긴’ 대한항공…장거리 공략 위기 돌파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 되면서 관련업계는 비상에 빠졌다. 특히 사드부지 제공을 했다는 이유로 보복을 받고 있는 롯데의 피해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또한 그간 유커 등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을 수송했던 대한항공 등의 항공사도 속앓이를 하는 상황이다.

    

러브 인 아시아, 롯데

 

중국서 롯데마트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납품업체들이 롯데마트의 철수를 걱정하고 있다고 중국 증권일보가 지난 3월22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납품업체들이 롯데마트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이 업체의 철수 가능성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에서 67개 점포가 소방위생 점검과정에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20개 점포는 매장앞 시위 등으로 롯데측에서 자체적으로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이에 따라 중국내 99개 점포 가운데 90% 이상이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주셴차오 부근 롯데마트를 찾은 한 납품업자는 지금까지 롯데에 곡물과 식용유 등을 공급해왔다면서 롯데마트가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의 납품 대금을 받고 나면 롯데마트와 거래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많은 납품업자들이 롯데측과 거래를 일시 중단한 상태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때문에 롯데마트 주셴차오점에서 가공육코너 등 일부 식품진열대가 거의 비어있는 상태가 되면서 판매 직원들이 물건을 사러온 사람들보다 많아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인 고객들의 발길이 줄면서 같은 건물에 입주한 상가 주인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이들은 롯데마트가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줄어 영업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 가게 주인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롯데마트가 이름을 바꿔 영업을 재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롯데마트에 대한 불매운동이 중국을 겨냥한 창날이 될 수 있다는 글이 올라오는 가운데 롯데마트가 철수하면 결국 일자리를 잃는 것은 중국인인 만큼 이성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문을 닫으면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다며 우려를 표명했고, 또 다른 관계자도 사드는 미국 소유인데 사람들이 월마트는 가고 롯데마트는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중국의 대대적인 보복조치에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이 대안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2016년을 기점으로 롯데쇼핑의 인도네시아·베트남 할인점 매출은 중국 할인점 매출을 추월했다”라며 “앞으로는 그 비중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에 동남아시장이 새로운 활로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롯데 입장에서는 중국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인도네시아·베트남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안정적인 장기 성장 전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국 사업 철수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간 중국 내 시장에 투자한 만큼 앞으로 시장 가능성도 있다”며 “동남아시아는 동남아시아대로 중국은 중국대로 해당 지역에 맞게 사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여행객이 줄어들자 대한항공은 하계 스케쥴에 맞춰 미국 등 장거리 운항을 공격적으로 늘린 상황이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 사건의내막

    

태평양 건너, 대한항공

 

피해는 롯데를 위시한 유통업만 받는 게 아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으로 한중간 여행객이 감소하면서 항공업계가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1월부터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전세기 운항 신청을 거부하고 있으며 중국 국민들의 한국 단체 관광 금지 조치를 최근 내렸다.

 

또 중국 현지에서는 사드 논란으로 인한 반한 감정이 확산돼 우리나라 여행객들의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파장은 중국으로 향하는 국내 여행객 수요마저 감소시키고 있는 중이다. 일선 중·고등학교에서는 중국으로의 수학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교육 당국은 중국으로의 여행 자제 요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드 갈등 사태가 언제까지 갈 지 모르지만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 여행객들 감소는 물론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나라 여행객들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이와관련 항공업계에서도 사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중국 정부가 향후 전세기 뿐 만 아니라 정기편에 대해서도 신규취항 및 증편 불허 조치를 내리는 등 이른바 ‘딴지’를 걸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대한 대한항공 등 항공업계의 대응책은 일단 노선 다변화를 통한 타격 최소화 등으로 나오고 있다. 중국으로의 수요를 줄이는 한편 여름 성수기를 맞아 국내 여행객을 다른 곳으로 이끌기 위한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3월26일부터 적용된 하계 스케줄에 맞춰 미주, 구주 등 장거리 노선의 운항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과거 일본이 센카쿠 열도로 중국과 갈등을 빚었을 당시 일본 내 항공사들이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장기 노선 확보 및 신규노선을 다수 개발한 것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아시아나 항공 등에서도 중국으로의 수요를 줄여나가는 한편 장거리 노선 증편 등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경우 중국노선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타격은 없다”며 “장거리 노선 증편 등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학적 피해

 

한편, 사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앞으로도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22일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가 발간한 ‘사드배치와 한중 관계 악화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사드 보복 수준이 현 상황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주요 산업의 대 중국 수출액이 지난해에 견줘 26억달러(2조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을 상대로 한 면세점과 관광 수입이 74억달러(약 8조원) 줄어드는 등 모두 100억달러(10조원) 상당의 경제적 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중국이 추가로 경제제재 조처를 하고 중국 내 반한 감정이 확산하게 되면 경제적 손실 규모가 200억달러(22조원)로 불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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