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사연
박정원, 두산 흑자경영 성공의 내막
‘청년 두산 정신’의 힘…“도전으로 위기 돌파 한다”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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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12 [10:4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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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취임 2년차가 되어 그룹 운영에 박차를 가하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제공=두산>     © 사건의내막

 

지난 3월28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 두산의 새로운 사령관 박정원 회장의 성적에 대부분의 경제인들은 합격점을 주고 있다. 적자로 허덕이던 회사의 주요계열사들을 흑자로 전환시키고, ‘청년두산 정신’으로 적극적인 신사업 도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시대가 개막하면서 ‘트럼프 뉴딜’정책이 예고되며, 중공업에 강점이 보이는 두산이 재도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그간 누적되어 온 신용등급 개선과 차입금 해결은 2년 차 박정원 회장이 넘어야할 당면과제로 보인다. <편집자 주>

 


 

 

경영 1주년 만에 주요계열사 흑자전환 성공한 박정원 두산

2년차 일성…‘성과 창출하는 Winning Team 만들자’ 강조

‘뚝심’으로 성공해낸 ‘탈 중동’정책과 ‘미국 전기시작’ 공략

당면한 해결과제…‘신용등급 개선과 차입금 해결’은 시급해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국내 대기업들 가운데 처음으로 ‘4세 경영’ 시대를 연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이 취임 1년 만에 재무건정성과 실적 측면에서 놀라운 성과를 끌어냈다. 늘어나기만하던 순채무는 줄었고, 구조조정으로 흉흉했던 그룹사 분위기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한때 재무 위기로 ‘위태롭다’던 두산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사라지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전계열사 흑자

 

박정원 회장은 지난해 3월28일 취임사에서 ‘청년두산 정신’을 강조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겠다. 두산 120년 역사의 배경에는 ‘청년두산’의 정신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취임 1년이 지난 박 회장의 경영 성과를 돌이켜 보면 그가 강조한 청년 정신이 사내 곳곳에 깊게 자리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에 전 계열사 실적이 흑자를 달성했다. 그가 주도한 현장 영업 강화에 힘입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이다.

 

취임 이후 1년간 박 회장의 행보는 재무구조 개선 막바지 작업과 동시에 구조조정 등으로 흐트러져 있던 조직을 다잡는 데 집중됐다. 특히 핵심 계열사들이 재도약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그룹의 지주사 격인 두산은 지난해 매출 16조4107억원 영업이익 9172억원을 거두며 영업이익률 5.6%를 달성했다. 한 해 전보다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3배인 8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두산밥캣 등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덕이다.

 

이들 주요계열사 3사는 실적 효자 노릇을 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7912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전년(273억원 적자)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중대형 건설기계 사업부문에서 비용 구조를 개선하면서 5000억원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탈 중동 전략이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과거 두산중공업은 매출의 상당액이 중동 지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저유가로 중동 발전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동남아와 인도 시장 등으로 눈을 돌렸고 이런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에만 1800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그라티 복합화력발전소와 2조8000억원짜리 인도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를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를 통해 수주 9조원을 달성했다.

 

그렇다고 중동을 소외시 하지는 않고 있다. 최근 1조 원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복합화력발전소’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수주 잔액도 20조원을 넘어서며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곳간’도 두둑하게 채웠다. 두산중공업은 지역 다변화를 통해 올해 10조원 이상의 수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두산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는 10조6000억원이다. 결국 이같은 ‘수주 러시’는 지금까지 두산중공업을 짓눌렀던 계열사 지원에 따른 재무 부담을 상당 부분 털어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간판인 두산인프라코어도 중국 시장이 되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올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중국 굴삭기 시장은 지난해 6만2938대로 전년 대비 20%가량 급성장했는데 올해는 7만5000대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시장 확장에 맞춰 점유율을 6.7%에서 8% 가까이 끌어올렸다. 침체에 빠졌던 신흥 시장에서도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수 이후 실적 부진으로 그룹 전체를 유동성 위기에 몰아넣으며 ‘애물단지’가 됐던 두산밥캣도 미국·유럽의 성장 덕분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기계 회사로 한국에 글로벌 본사를 두고 전세계 20개 국가에 31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미 트럼프 행정부의 1조달러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 현지 건설장비 수요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두산밥캣 자체적으로도 수익률이 높은 제품 판매 비중을 늘렸고 유럽 지역에서 벌인 구조조정도 올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수천억씩의 적자를 내던 ‘미운오리새끼’가 트럼프 시대를 맞아 화려한 백조가 돼 돌아온 것이다.

 

박 회장의 취임 초기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지난 2015년 말 기준 두산그룹의 부채비율은 273%를 기록했다. 시장은 두산 그룹이 ‘위험하다’고 가리켰다. 직원들은 구조조정으로 동요했고,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 침체는 두산에 직격탄이 돼 돌아왔다.

 

그러나 박 회장 취임 이후 두산의 모든 계열사가 흑자로 전환하면서 더 이상 두산이 위험하다는 시각은 사라졌다.

 

이같은 실적 호조에 자신감으로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Winning Team’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매출 목표는 높혀 잡았고, 이는 충분히 달성할만한 목표란 점도 강조했다.

 

두산 측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강력한 체질개선 작업을 벌였다. 특히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서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킨 결과 지난해 전 계열사가 큰 폭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화된 재무 구조와 자회사들의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는 매출 19조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본격적인 재도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 두산 정신’을 내세운 박정원 회장은 ‘새로운 도전’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 사건의내막

    

박정원의 뚝심

 

이같은 전계열사 흑자를 달성한 박정원 회장의 두산이 또다른 도전을 앞뒀다. 두산이 미국에 전기를 판매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만드는 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해서 주정부 등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연료전지를 포함한 신재생 에너지의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마련한 돌파구다. 연료전지는 박정원 두산 회장이 각별히 관심을 갖는 분야라는 점에서 전기 판매는 박 회장의 ‘에너지 뚝심’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두산 연료전지 사업부문(BG) 관계자는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에 따라 PPA(전력판매계약) 사업을 진행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PPA란 민간발전사업자가 전기를 생산해 수요자와 계약을 맺어 판매하는 것이다. 두산이 판매할 전기는 발전용 연료전지를 통해 생산한다. 두산은 미국 북동부 코네티컷에 위치한 두산 퓨얼셀 아메리카 사업장에서 연료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 친환경 발전 시스템이다. 두산 관계자는 “연료전지에서 전기를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이라며 “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 면적이 넓은 미국은 전력 수요자 인근지역에 소규모 발전설비를 설치해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에서 풍력과 태양광 발전 시장이 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발전용 연료전지는 컨테이너 박스 모양이라 어디든 설치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두산이 전력 수요 거점에 직접 발전용 연료전지를 갖다놓으면 수요처도 인프라 설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미국은 민영 전기사업자가 전체 인구 75%의 전력공급을 담당할 정도로 잠재 고객들이 많다.

 

두산이 미국에서 연료전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박정원 회장이 국내 연료전지 선도업체인 퓨얼셀파워와 건물용 연료전지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한 뒤 코네티컷에서 두산 퓨얼셀 아메리카라는 통합 법인을 출범시켰다.

 

이후 두산은 2015년 미국 시장에서 1600억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지만 지난해에는 해외 시장을 통틀어 329억원치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와 석유·천연가스 생산 확대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연료전지 시장 위축 가능성에 대비해 전기 판매를 시작하는 것이지만 연료전지 시장 자체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29개 주정부 주도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계획이 유지돼 연료전지 연평균 잠재시장은 420대로 추산된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연료전지 시장 규모는 성장 중이다. 두산의 국내 수주 실적은 2015년 3910억원에서 지난해 4106억원으로 늘었다. 두산 관계자는 “시작한지 2년만에 국내외 수주 규모가 1조원을 넘겼다”며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제도(RPS) 덕분에 앞으로 수주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오는 4월 전라북도 익산에 500억원을 들인 연료전지 공장 준공식을 연다. 연간 발전용 연료전지(440KW짜리) 144기를 생산할 수 있다. 공장에 근무할 임직원 100여명도 지난달 채용했다. 올해 목표는 수주 1조1260억원, 매출 5555억원, 영업이익 489억원을 거두는 것이다.

 

▲ 박정원(가운데) 회장이 중국 옌타이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 장비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 사건의내막

    

직면한 과제

 

이처럼 ‘청년 정신’으로 취임 1주년을 성공적으로 넘긴 박정원 회장 앞에 주어진 과제도 있다. 신사업의 성과가 아직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두산이 미래먹거리로 지목하고 있는 연료 전지 사업과 면세점은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식에서 “연료전지 사업을 글로벌 넘버원 플레이어로 키워나갈 것이며, 면세점 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산의 연료전지 부문은 지난해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동대문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까지 2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산 연료전지 부문 매출은 지난해 1871억원이었지만 100억원의 영업적자가 났다. 동대문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목표였던 5000억원을 크게 밑도는 등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등급의 개선도 필요하다. 두산건설은 최근 15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으나 청약 경쟁률이 0.0374대 1에 머물렀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4월 가스터빈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5000억원의 BW 발행을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 ‘박정원 호 두산’이 명실상부한 ‘안착’을 위해서는 총 14조원에 달하는 차입금 문제 등 재무 부담을 하루속히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년간 두산 주요 계열사의 실적은 적자에서 흑자전환 하는 등 그룹의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외형 성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수익성 회복은 중공업 외 비주력 부문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 비용 절감을 통한 효율성 제고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동성 문제가 완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두산의 주요 계열사 5곳은 계열사별로 유동성 확보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 두산은 자체 및 자회사인 DIP홀딩스 보유 약 4000억원의 현금성자산 활용을 모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BW 5000억원 발행 계획을,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주식을 활용한 주식담보대출(6000억원)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두산건설은 ▲BW 1500억원 발행 ▲분당센터 구조화 및 신분당선 유동화를 통한 유동성 확보 등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엔진은 ▲두산밥캣 주식(1057만8070주, 10.6%) 담보가치 활용 ▲담보제공가능 유형자산 약 3957억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두산의 사업경쟁력 강화와 매출 성장 등을 통한 본격적인 영업수익성 개선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신용평가 연구원은 “그룹 전반의 영업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 창출력 대비 그룹의 차입부담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라며 “주요 계열사별 현금흐름 또한 안정적인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등 차감 전 영업이익) 창출에도 불구하고 금융비용, 운전자금, 설비투자(CAPEX), 배당금 등 감안시 차입금 상환재원 확보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전망했다.

 

두산그룹의 차입금은 규모는 총 14조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 7조8000억원, 두산인프라코어 3조7000억원, 밥캣 1조5000억원, 두산건설 8800억원 등이다.

 

주요 자산 및 사업부문 매각 등을 통해 자금 부족분을 충당하고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으나, 채무상환 부담 수준을 크게 완화시킬 정도의 차입금 감소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력사업의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와 신사업 조기정착은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두산 등 주요 5곳 계열사별 유동성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진행중인 유동성 확보 계획이 정상적으로 실행 될 경우, 올해 차입금 차환 관련 유동성 대응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 체질개선 효과로 전 계열사의 실적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계열사별 수주및 매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적극적인 공략

 

두산 관계자는 “박정원 회장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영업에 임해야 한다며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조했다”며 “이 같은 영업활동이 실적 개선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가 그룹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 실적을 끌어올리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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