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사연
대항한공의 젊은 기장, 조원태 사장의 목표
“지속적 이익실현으로 세계일류 항공사 만든다”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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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19 [14:1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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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사장 <사진제공=대한항공>     © 사건의내막

 

올해 초 대한항공의 대표이사가 조양호·지창훈·이상균·조원태 체제에서 조양호·조원태 양자 체제로 변경되면서, 본격적인 부자(父子) 경영에 나선 대항항공이 신 성장동력 찾기에 여념이 없다. ‘지속적인 이익실현이 가능한 사업체질 구축’을 올해의 사업목표로 삼고, 수익성 및 경쟁력 강화로 성장기반을 더욱 굳건히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간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안전‧서비스도 충실하게 하는 등 국내 1위 항공사의 위상을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항공계에서는 젊은 패기의 조원태 사장의 도전을 눈여겨 보고 있다. <편집자 주>

 


 

 

새로운 목표제시 조원태…지속적인 이익실현 사업구축

장거리 노선 강화 및 차세대 항공기 도입해 위기 돌파

젊은 사장의 리더십…조양호와는 다른 ‘부드러운 리더’

국내 항공사 유일 운임동결…관광수요 내수 진작 목표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이 중국발 사드 제재와 국내 내수 불황 등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영업 이익을 8400억 수준으로 제시하며, ‘지속적인 이익실현이 가능한 회사’를 만드는 데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했다.

    

지속적 이익실현

 

지난 3월24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는 6년째 무배당으로 인한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것이라는 당초 예상와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회의가 시작된 지 30여분만에 종결 될 만큼, 이의 없는 깔끔한 주총이었던 것이다.

 

이같이 깔끔하게 마무리된 이날 주총은 조원태 사장이 처음으로 의사봉을 잡고 진행하는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조양호 회장도 참석해 아들인 조 사장의 의사 진행 과정을 지켜본 후 회사의 성장을 위한 어젠다를 제시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4건의 안건이 올라 모두 통과됐다. 사내이사에는 우기홍 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 이수근 대한한공 기술부문 부사장 겸 정비본부장이 주주들의 찬성으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안용석 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정진수 법무법인 화우 경영담당 변호사 등이 원안대로 선임됐다. 감사위원에는 사외이사로 선임된 정진수 변호사가 선임됐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무배당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서 한 주주는 “국제 유가가 낮게 책정돼 있지만 배당을 못한 것은 여러가지 환경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조원태 사장이 새롭게 출발하는 만큼 향후 영업전망에는 서광이 비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 데뷔한 조원태 사장은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국제유가 상승 등 올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 이익 목표를 보수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올해 매출액 12조2200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의 실적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1조790억원에서 22.2% 감소한 수치다.

 

이어 조 사장은 “이런 환경하에서도 대한항공은 철저한 위기대응 능력을 갖추고 절대 안전운항 체제를 견지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이익창출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세부적으로 ▲생산성 제고를 통한 단위당 원가 개선 ▲고객서비스 업그레이드 ▲네트워크 확대와 상품개발 노력 지속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는 “B787-9과 같이 고효율 항공기로 기단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업무프로세스를 과감히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며 “치열한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하고 전 임직원이 하나가 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객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고객들의 니즈 변화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홈페이지 및 SNS 등을 적극 활용하는 등 온라인 프로모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네트워크 확대와 상품개발 노력과 관련해서는 “여객상업은 바르셀로나에 신규 취항해 구주노선의 목적지 선택의 폭을 넓히고 샌프란시스코 시애틀은 취항횟수를 증대시킬 예정”이라며 “화물사업은 신선화물과 우편물 자동차 부품과 같은 고수익 상품을 지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대한항공이 큰 폭의 영업이익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주주들의 끊임없는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2만여 임직원들은 올해도 주주와 고객들의 격려를 바탕으로 회사의 성장, 발전과 세계 항공업계에서의 위상을 더욱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조원태 사장이 대한항공 주총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제공=대한항공>     © 사건의내막

    

목표달성 노력

 

이처럼 대한항공이 ‘지속적인 이익실현이 가능한 사업체질 구축’을 올해의 사업목표로 삼고, 수익성 및 경쟁력 강화로 성장기반을 더욱 굳건히 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한 마스터 플랜을 짜는데 여념이 없다.

 

이와 더불어 고객의 행복을 위한 안전과 서비스라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고 기재와 노선 운영 최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은 올해 초 시무식에서 “항공사 경영은 안전과 서비스를 토대로 고객의 행복을 만들어 내는 활동”이라며 “서비스라는 기본과 원칙을 이행하기 위해선 임직원들이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규정과 매뉴얼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반복 훈련을 통해 생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객 개개인에 대한 서비스 제공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에 대한 서비스가 더 많은 승객의 불편이 된다면 서비스라 지칭할 수 없다”면서 “거시적인 시각과 안목으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조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예상되는 위험요소들을 극복하기 위해 기재와 노선 운영 최적화를 통한 노선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시장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객에게 보다 편리한 노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비용절감의 노력도 병행해 수익성 극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한항공은 신규 노선을 적극 개발해 수요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증편과 운휴 등 탄력적인 노선 운영을 통한 수익성 제고에 본격 나서 치열한 글로벌 항공시장 경쟁에 대처하기로 했다.

 

우선 조원태 사장이 주총에서 밝혔던, 스페인 제2의 도시이자 대표 관광지인 바르셀로나에 동북아시아 최초로 직항편을 취항시켰다.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은 주3회(월수금) 운항해 현재 주3회(화목토) 운항 중인 인천-마드리드 노선과 운항 요일을 교차한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로스엔젤레스 등 노선 증편을 통해 미서부 지역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도 증대한다. 샌프란시스코 노선은 4월 말 야간 시간대 출발편 주5회 추가 신설을 시작으로 오는 9월부터 주7회 운항 때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현재 주5회 운항 중인 인천-시애틀 노선은 2회 증편해 5월부터 주7회 운영할 방침이다. 로스엔젤레스 노선은 여름 성수기(6~8월)기간 동안 하루 1회 증편해 하루 총3회 운항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제다), 씨엠립 노선 등 수요가 부진한 노선은 운휴를 하는 등 비수익 노선은 점진적으로 축소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한 대한항공은 지난 2월부터 ‘드림라이너(꿈의 항공기)’라 불리는 B787-9 차세대 항공기 5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 기종은 기체의 50% 이상을 탄소복합소재로 만들어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연료 효율을 높였다는 특징이 있다. 보잉의 환경친화적인 차세대 항공기인 B787-9는 기압, 습도의 기술적 최적화로 안락하고 쾌적한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며,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또한 캐나다 봄바디어가 제작한 CS300 기종 8대도 오는 6월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국내에 캐나다산 항공기가 들어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동체 및 날개에 첨단소재를 적용해 항공기를 무게를 줄여 에너지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기종에 장착되는 미국의 프랫앤휘트니사의 PW1521G 엔진은 기존 항공기 대비 연료효율이 15% 가량 더 뛰어나다. CS300 항공기는 대한항공의 단거리 노선에서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여객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이 밖에도 B747-8I, B777F 등 올 한 해 총 17대의 최신 기종들을 들어오고 기존의 노후 기종들은 지속적으로 처분돼 승객들에게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내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대한항공은 수익성 및 경쟁력 강화로 성장 기반을 다져 나갈 계획이다. 불안정한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를 적극적으로 예측하고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유가, 환율 등 외부요인에 따른 실적 차질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비상 대책을 수립하고, 경영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시장 변화를 예측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선제적 대응체제를 구축하고, 수익기반을 다변화해 항공운송사업의 변동성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조원태 사장이 지난 2월5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대한항공 남자 프로배구팀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 사건의내막

    

조원태 리더십

 

이처럼 42세 젊은 대표가 이끄는 대한항공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조원태 사장은 ‘소통’을 강조하며 활발한 스킨십 경영을 펼치고 있다. 단기 성과보다는 ‘직원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대한항공 대표사원’임을 자처하고 있다. 한때 ‘땅콩 회항’ 사건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직원들도 경영진에 마음을 열고 있다.

 

그렇다면 조 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 시대’와 얼마나 달라진 것일까? 조 회장도 아들과 비슷한 나이인 43세에 고 조중훈 회장 밑에서 대한항공 사장에 올랐다.

 

두 부자가 같은 행보를 걷는 듯하지만 취임 후 조 사장의 행보는 조 회장과 다르다. 조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엄격한 아버지’에 가깝다면 조 사장은 ‘자상한 어머니’ 쪽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개설된 대한항공 사내 익명 게시판 ‘소통광장’에 ‘직원 식당’ 식단에 대한 불만이 나왔을 때에 대처다. 소통광장에는 “김포공항에서 근무하는데 메뉴, 반찬 등이 너무 부실하다. 사내에서 운영하는 식당 수준으로 식사할 수 있도록 방안을 좀 찾아달라”는 글이 최근 올라왔다. 이를 본 조원태 사장은 직원들이 밥을 먹는 김포공항 내 식당을 찾았다. 직접 맛을 본 조 사장은 담당 임원에게 식사 단가를 높이고 급식업체를 바꿔 경쟁을 유도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지난 2월 아들 셋과 함께 대한항공 점보스의 배구경기가 펼쳐진 인천 계양체육관을 찾아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응원을 펼친 것도 직원들에겐 낯선 광경이었다. 지난 설날 당일에는 예고 없이 인천공항에 있는 대한항공 승무원 브리핑실을 찾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연휴에도 밤낮없이 일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날 조 사장은 직원들과 김치찌개를 먹으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1월 초에는 그동안 대표이사가 한 번도 찾아간 적이 없는 조종사노조, 조종사새노조, 일반노조 등 세 곳의 노조 사무실도 방문했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짧은 방문이지만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방문으로 조종사노조는 지난 3월24일 예고한 파업을 철회했다. 아직 조종사노조와의 임금협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 사장은 원만한 협상 타결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상호 신뢰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지난 200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그는 경영기획,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등을 두루 거쳤다. 몸소 느낀 것들을 사장직에 오른 뒤 하나씩 실행해 나가고 있다. 연료 효율이 높은 차세대 기종인 보잉 787-9을 2019년까지 총 10대 도입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조 사장은 “과거 여객사업본부장을 지내면서 ‘기름 많이 먹는 비행기’ ‘좌석 수 채우기 힘든 비행기’가 너무 싫었다”고 말했다. 일부 장거리 노선은 손님이 200명에 불과해도 대체 항공기 부재로 400석짜리 항공기를 띄워야 했던 것이 그간의 고민이었다. 이번에 도입하는 기종은 269석 규모의 항공기다. 평소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를 중시하는 실용적 면모를 엿보게 한다.

 

임직원은 이제 조 사장이 어느 정도의 경영실적을 끌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당장 올해 매출 12조원을 넘어서느냐가 관심사다. 대한항공은 2012년(12조3418억원) 이후 12조원 벽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가 조금씩 오르고 지정학적 위험도 커지고 있지만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회사 체질도 강해졌다”며 “조 사장 리더십에 대한임직원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어 목표 달성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고객만족 실현

 

이처럼 조원태 사장은 대한항공에 또다른 성공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텡을 감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항공이 국내 관광 활성화를 통한 내수 진작을 위해 국내선 운임을 안 올리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올 들어 국내선 운임을 동결한 국적기는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를 통틀어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올 초부터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주요 저비용항공사가 모두 국내선 운임을 잇따라 올렸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국내 관광업계는 사드 여파 등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 수요 감소에 따라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특히 항공편이 주요 교통수단인 제주도의 경우 잇따라 항공 운임이 오름에 따라 도민의 부담이 가중됐다”고 동결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한항공마저 국내선 운임을 올릴 경우 국내 관광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므로 인상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새로 취임한 조원태 사장의 의중이 결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저비용 항공사와의 경쟁과 KTX 등 대체 교통수단 발달로 인해 국내선 영업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운임 인상을 검토하기도 했다”면서도 “국내 관광 수요 진작이라는 대의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내 관광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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