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들은 일베에 장악됐는가?

지속되는 ‘노무현 조롱’ 합성사진 사용…‘내부 일베’ 색출 의지 있나?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7/05/18 [17:57]

SBS, 그들은 일베에 장악됐는가?

지속되는 ‘노무현 조롱’ 합성사진 사용…‘내부 일베’ 색출 의지 있나?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7/05/18 [17:57]

세월호보도 책임자 중징계 불구 계속 이어지는 ‘보도 참사’

10여 차례 이어진 노무현 비하 그래픽 사용…내부 일베설?

노무현 재단 이어 청와대까지 분노…강력한 진상규명 요구

 

 

▲ 노무현 전 대통령 타임즈 표지 원본(왼쪽)과 일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포스터.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SBS가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보도 과정의 총체적 부실 책임을 물어 김성준 보도본부장 등 보도책임자들을 경질하고 관련자들에게 정직·감봉 등 중징계를 내렸다.

    

세월호 보도 책임자 중징계

 

SBS는 지난 5월18일자 인사를 통해 김성준 보도본부장을 경질하고 장현규 이사를 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12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부실보도의 책임을 지고 전임 보도책임자들이 교체된 지 5개월 만이다. SBS는 김 보도본부장이 맡고 있던 <8뉴스> 메인 앵커 교체도 검토 중이다.

 

보도국장과 뉴스제작1부장도 교체됐으며 뉴스제작부국장 자리는 없앴다. 전날 인사위원회에서는 김 보도본부장과 정승민 보도국장에게 감봉 6개월, 이현식 뉴스제작1부장 정직 3개월, 고철종 뉴스제작부국장 감봉 3개월, 리포트를 한 조을선 취재기자에게는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이 내려졌다.

 

SBS는 지난 2일 <8뉴스>에서 해양수산부가 차기 정권과 거래해 세월호 인양 시점을 늦췄다는 보도를 내보냈다가 게이트키핑 과정에서 의도와 다르게 보도됐다며 공식 사과한 뒤 진상조사와 징계 절차를 밟아왔다.

 

지난 5월15일엔 시청자위원·노동조합·기자협회 등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외압을 받았다거나 악의적 의도로 단정할 만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취재와 기사 작성, 게이트키핑 과정에 심각한 부실이 있었다”는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냈다.

 

SBS 관계자는 “진상조사 결과 드러난 제작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뉴스제작부국장 보직을 없애는 등 취재와 제작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보도국 조직을 개편했다”며 “앞으로 공정하게 보도하겠다는 의지로 읽어달라”고 말했다.

 

 

▲ 지난 5월3일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오보에 사과하는 김성준 앵커. <사진=SBS 뉴스 갈무리>     © 사건의내막

    

일베 사진 상습사용

 

문제는 이같은 중징계와 별개로, SBS 내부 그래픽 팀 내에 극우성향 커뮤니티로 알려진 일간베스트 유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일베 유저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및 세월호 참사 조롱·여성 비하 등 각종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SBS 자회사인 SBS플러스에서 매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시사 풍자 프로그램 SBS ‘캐리돌뉴스’가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합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타임지 표지 그림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

 

캐리돌뉴스는 지난 5월17일 밤 ‘밤참뉴스’ 코너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인형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희화한 인형에 성대모사를 입혀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표지를 동시에 보여주며 역대 대통령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 표지에 등장한 아이템을 다뤘다.

 

그러나 문제가 된 이미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타임지 표지였다. 본래는 ‘Hello Mr. Roh’라고 쓰여 있는 표지에 ‘Go To Hell Mr.Roh’(지옥에 가라 미스터 노)라고 뒤바껴 합성된 이미지가 방송됐다.

 

문제가 된 이미지는 극우 사이트인 일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합성한 이미지로 알려졌다. ‘새로운 대통령’ 대신 ‘New Corpse’(새로운 시체)라는 표현도 담겼다.

 

SBS의 ‘일베’ 합성 논란은 과거에도 수차례 발생한 바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뉴스8’ ‘스포츠뉴스’ ‘한밤의 TV연예’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만든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계속해서 “앞으로 이런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는 사과를 반복해 온 바 있다.

 

이번에도 SBS는 ‘형식적’으로 사과했다. 지난 5월18일 SBS플러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어제(17일) 방송과 관련해 많은 걱정을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필터링을 하지 못한 명백한 실수로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영상 클립은 서비스를 중지했다. 내부 필터링을 강화해 이런 실수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10여 차례의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이어지면서 “색출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분노하는 노무현재단과 청와대

 

이같은 SBS의 지속적인 행태에 노무현재단 뿐만 아니라 청와대까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무현재단은 18일 “방송사고가 단순한 부주의가 아니라 계획된 소행이라는 의혹이 있다. 조속히 진상을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노무현재단은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월10일에도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캐릭터 배경에 노 전 대통령 서재 화면을 무단으로 썼고, 5월16일 SBS 뉴스는 대통령 지정기록물 관련 뉴스에 ‘17대 노무현’이라는 잘못된 내용을 내보냈다”며 “처음 잘못에 대한 사과는 과오로 볼 수 있으나 이제는 우연과 실수를 가장한 의도된 기획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무현재단은 “SBS플러스는 지금까지의 여러 의혹에 대해 명확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그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책임자 처벌은 물론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방송사로서 진상규명을 비롯한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폄하 사진을 사용한 SBS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송사에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 표지모델 관련을 기사화 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속적으로 폄하하고 있는 일베가 작성해 배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여과 없이 (방송) 해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왜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지 모르겠다”며 “해당 방송사에 조사와 관련자에 대한 조치를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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