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진실
일상생활까지 잠식해버리는 ‘섹스 중독’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성욕의 굴레’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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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9 [14:2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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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복장이 얇아지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기술이 발달하면서 치마 아래 등을 찍는 몰카 범죄 등이 기승을 부리는 형국이다. 이같은 범죄에 대해 경찰은 국내 최대의 불법 성인 커뮤니티이자 성범죄의 끝판왕 ‘소라넷’을 폐쇄시키는 등 단호한 대응을 천명하고 있으나, 인터넷에 떠도는 수 만장의 ‘얼굴’ 없는 사진들은 줄어드는 기색없이 증가만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강력한 처벌보다, 성범죄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성중독’ 치료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편집자 주>

 


 

 

性으로 인해 일상생활 문제 일어나 조절 안 되면 ‘중독’

전문의를 방문해서 정확한 진단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노출, 관음증 등 현대사회서 심각해지는 ‘성도착증 장애’

性관련 질환 앓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필요있어

 

▲ 섹스중독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사진=영화 ‘꽃새장 여인: 네코짱’ 스틸컷>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지난해 대한민국에서는 최근 유명 연예인의 성범죄 혐의로 인해 온 나라가 들썩거렸다. 그는 바로 한류스타 ‘박유천’으로 유흥업소 여직원들에 대해 성폭행을 저지를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충격적인 것은 박유천 씨가 성범죄를 저지른 곳이 ‘화장실’이었다는 점에서 ‘성 도착증’까지 의심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들이 나오면서 그의 이미지는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이처럼 성범죄는 대부분 성중독과 성도착증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박유천의 경우 혐의만 받고 있을 뿐이지만, 이와 비슷한 사례는 다양한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중독에 경우 최대한 빠른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성중독 실태들

 

성중독으로 고생하는 두개의 사연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첫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대학생 A씨다. 군대를 다녀와서 복한 한지 얼마지나지 않은 그는 요즘 고민이 많다. 복학한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아직 적응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대 전과는 다른 학교 분위기에 교우 관계도 힘들고, 학업을 따라가는 것도 버겁다. 취업에 대한 압박감도 마음을 무겁게 한다. 다 버리고 도망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A는 몰래 성적인 공상을 하거나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또 사창가에 가는 횟수도 자꾸 늘어나서 빚이 벌써 500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부모님이나 가족들에게 의논할 수도 없고, 혹시 들킬까 봐 두려워 친구들과의 관계도 점차 멀어진 상태이다.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학점도 형편없고 미래에 대해 생각만 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다시 성에 탐닉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두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40대 유부남 B씨다. B씨는 심각한 외도와 성매매 문제로 진료실을 찾아나서도 당당하다. 그는 자신의 외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심각성은 깨닫지 못한 것이다. 그는 성중독 진료에서도 “우리나라 남자 중에 성매매 업소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이 있다면 나와보라고 하라”면서 당당한 태도를 취해보였다.

 

B 씨는 성 경험담을 올리는 요상한 사이트를 수시로 방문한다. 거기에 성매매 업소 정보를 올리고, 자신의 경험담을 무용담처럼 글로 남긴다. 설상가상 자신이나 외도녀의 나체나 성행위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아내에게 이런 사실을 들키고 그 웹사이트 이용은 다시 안 했다지만 남녀끼리 ‘원 나잇’을 주선하는 스마트폰의 요상한 앱으로 갈아탔을 뿐이다.

 

무엇보다 B씨는 외도의 이유를 아내 탓으로 돌린다. 아내가 매력 없고 늙어서, 아내는 성적으로 너무 뻣뻣하고 수동적이라 재미가 없다고 한다. 더 나아가 아내 앞에선 발기가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 남성도 있다. 그런데 밖에서는 잘 되니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여기는 것이다.

 

▲ 영화 ‘나는 섹스 중독자’ 포스터.     © 사건의내막

    

시급한 조기치료

 

이처럼 대다수 ‘성중독’인 사람들은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고 짜증이 나면 곧바로 음란물을 보면서 자위를 하거나 사창가로 달려가는 스스로가 한심하고, 그렇게 성관계를 하고 나면 항상 후회와 자책감이 밀려와서 괴롭지만,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 또한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앞으로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노력해보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그럼 어디까지가 성중독일까. 개인의 삶은 물론 가정이나 배우자와의 관계를 훼손하면서까지 반복적으로 외도에 집착하거나, 퇴폐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리거나, 야동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다운받아 과도하게 쌓아두는 것도 해당된다. 아내와의 성행위보다는 야동을 통한 자위에만 심취하거나, 알코올·약물·도박·게임 중독 등의 경향이 함께 있거나, 외도나 성매매로 재산을 탕진하거나, 회사생활 등 사회생활에 곤란을 초래할 정도라면 성중독으로 보는 게 맞고, 전문적 치료를 요하는 것이다.

 

보통 ‘성중독’ 또는 ‘섹스중독’이라고 하면 섹스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개념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탓에, 섹스중독자를 정력이 엄청 강한 사람이나 변태 등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또 간혹 “자위를 너무 많이 하면 성중독인가요?”라고 물으며 걱정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의외로 성중독이라는 질병을 진단할 때 성관계의 횟수나 빈도는 크게 상관 없다. 부부 금슬이 좋아 결혼 생활 10여년이 넘도록 여전히 정열적인 부부생활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정신건강의학적으로 성중독이라고 진단할 때는 성을 지나치게 탐닉하고 과도하게 몰두해서 일상생활에 문제가 일어날 경우, 하지만 그럼에도 조절이 안 되는 경우를 말한다.

 

즉, 섹스의 빈도가 잦고 섹스의 회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고 자신이 조절할 수 있다면 섹스중독 혹은 성중독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반대로 섹스의 빈도가 많지 않다 할 지라도 일상생활에 문제가 되고, 자신이 그것을 제어할 수 없다면 성중독(섹스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성중독은 중독 중에서도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 같은 물질중독이 아니라 도박중독이나 게임중독 같은 행위중독에 포함이 되는데, 이들 중독 질환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스스로 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독자들은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고장 났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알코올 중독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술을 끊을 수 있다고 큰소리 치지만,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 그 동안 얼마나 많은 금주 실패를 반복해 왔는지, 또 자신의 인생과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피해를 끼쳤는지 깨닫게 된다.

 

그래서 중독에서 회복하는 12단계 중 첫 단계를, 자신의 상태에 대해 인정하는 것부터 설정하고 있다. 즉, 자신이 더 이상 수습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중독에 무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중독 치료가 시작되는 것이다. 성중독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성적인 충동이나 행동이 스스로 조절되지 않고 오히려 휘둘리거나 끌려 다닌다고 느낀다면 성중독의 위험이 높으므로 스스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둘째는 부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지속한다는 것이다. 성중독의 경우에는 불면증이나 우울증 등의 정신건강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발생한다. 일이나 학업의 능률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직장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으며, 무분별한 성관계로 인해 성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심지어 그 때문에 부부관계가 파탄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중독자들은 자신의 문제를 외면한 채 계속해서 다른 핑계거리를 찾아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성중독뿐만 아니라 다른 중독자 역시 마찬가지다.

 

셋째는 강박적인 집착이 생긴다는 것이다. 성적인 주제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이 심해져서 거의 하루 종일 성적인 문제로 고민하게 된다. 단순하게 섹스를 하고 싶다가 아니다. 오히려 섹스를 해도 괴롭고, 하지 않아도 괴로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때로는 성관계 자체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고 관계를 맺고 싶은 욕망이 성중독의 형태로 표현되기도 한다.

 

결국 이같은 특성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기거나 기분이 안 좋으면 나도 모르게 성에 관련된 생각이 떠오르고, 음란물을 검색하고 자위를 하거나, 섹스 상대를 찾는 등 성적인 충동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에 골몰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어떤 형태로든 성적인 충동을 해소하고 나면 자책과 수치심이 들고 기분이 우울하고 불안해지며 허무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다시 현실을 직시하게 되면 더욱 답답해지고 무섭고 회피하고 싶어서 또 다시 성적인 자극을 찾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런 악순환을 반복하는 동안 성중독은 더욱 심각하게 진행되다. 성중독은 다른 중독 증상과 마찬가지로 혼자서는 벗어나기 어려운 중독 질환이므로 용기를 내어 정신건강 전문의를 방문하고, 정확한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를 권유한다.

    

치료가 늦는다면…

 

최근 수 년 사이에 소아를 대상으로 한 잔인한 성범죄 사건이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되면서 성범죄, 특히 소아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예방 및 재발방지에 국가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소아성범죄자를 포함한 성범죄자들에게 정신병리는 비교적 흔하다. 현실판단능력과 의사결정능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조현병(정신분열병)이나 정신지체, 그 외에 반사회적 인격장애, 알코올 남용이나 의존이 성범죄자들에게 많이 관찰되는 정신질환이며, 성도착 장애는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정상적인 성적 행동에 대한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며, 문화마다 차이를 보인다. 성적 행위에 대한 기준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동성애에 대한 관점의 변화이다. 20세기 전까지만 해도 동성애는 의학계에서 성적 변태로 분류되었고, 이후 50년 동안에도 동성애는 소아기호증 처럼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1950년대 후반부터 동성애에 대한 관점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하여, 영국에서는 동성애를 범죄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보고서가 발표되었고, 1967년 성범죄법에서는 동성 사이 합의 하에 행해지는 성적 행동이 합법화되었다. 정신의학에서도 동성애는 정신질환 진단분류체계에서 성도착증으로 분류되었다가 1970년대에 삭제되어, 현재는 일탈적인 성적 행동으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

 

성도착증은 사람이 아닌 사물, 자신 또는 성적 파트너의 고통이나 굴욕, 또는 소아 등과 관련한 성적 환상, 충동이 반복적이고 강하게 드는 경우를 말한다. 이로 인하여 심한 주관적 고통과 기능의 저하가 있거나 본인이나 타인에게 해를 초래하는 경우에 성도착 장애라고 진단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성도착 장애 환자들이 모두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며, 또한 성범죄자들이 모두 성도착 장애 환자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성도착 장애 환자 중에는 강한 성적 충동에 따라 행동하지 않기도 하고, 강간범들 중 일부는 성적인 충동보다는 육체적 지배에 대한 욕구로 범행을 저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성도착증 증상으로는 노출증, 접촉도착증, 관음증, 여성물건애, 의상도착증, 성적피학증, 성적가학증, 소아기호증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음란한 전화를 통하여 성적 쾌감을 얻거나, 사체·동물·소변·대변에 대한 성적 선호 등도 성도착적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많은 연구자들과 임상의들은 소아가 아닌 청소년들에게 강한 성적 환상과 충동을 느끼는 경우에도 성도착증으로 분류한다.

 

많은 성도착 장애 환자들이 하나 이상의 성도착증으로 고통 받지만, 정작 자신의 증상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서 자발적으로 치료받으러 오는 경우는 드물다. 성도착적 행위들은 사적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행동화를 하다가 피해자가 발생하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후에야 성도착적 장애가 외부에 드러나곤 한다.

 

성도착증 중에는 성적 가학증처럼 폭력을 동반하면서 피해자와 심하게 접촉하는 경우도 있으나, 노출증, 관음증과 같이 피해자와 접촉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접촉도착증처럼 경미하게 접촉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성도착증 자체가 폭력적이고 위험한 성범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성도착증 중 소아기호증은 사춘기 전 아동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는 경우로, 이러한 성욕구를 행동화 할 경우 소아성범죄로 이어져 법적인 처벌을 받곤 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성범죄자와 성도착증 환자의 관계처럼, 소아기호증 환자가 모두 소아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며, 소아성범죄자들이 모두 소아기호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 과거 불륜행각으로 논란이 됐었던 타이거 우즈는 섹스 중독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사진=KBS 뉴스 갈무리>     © 사건의내막

    

무서운 성도착증

 

성도착 장애는 정신과 내에서도 비교적 연구가 잘 되지 않은 정신질환으로 생물학적, 발달학적, 사회문화적 요인이 통합적으로 작용하여 성도착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범죄자들 중에는 어린 시절 보호자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육체적, 성적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부모로부터 방임되어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여 사회적 성취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론적으로 발달과정 중 육체적, 성적 학대를 경험한 사람은 낮은 자존감과 빈약한 사회적응 능력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여성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들은 사춘기가 되면서 사회적인 문제를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는데, 사춘기 때에 급격한 성호르몬 분비로 성적 충동과 공격성이 증가되고, 성인이 된 후에는 알코올 사용, 정서적 좌절, 성적 자극 등이 성적 공격성을 촉발시켜서 결국 성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성도착 장애를 가진 성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치료적 목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의 조절, 사회 기술의 증진, 왜곡된 성인식의 교정 등을 포함하는 인지행동치료와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및 항안드로겐제제 등의 약물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관련 치료 후 일탈적인 성적 충동 및 욕구가 감소하였다는 연구들이 많이 보고되어 있다.

따라서, 성도착증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넘어서 성도착증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성범죄의 발생 및 재범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환자의 권익과 공공의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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