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속내
자유한국당 박근혜 일당, 집단지도체제 주장 속내
적폐세력 된 503번 심복들…“세력 유지부터 하자”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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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9 [14:5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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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사타로 파면대통령 박근혜가 탄생하면서, 거대 보수세력이 지리멸렬해지며 역사적 최대차 참패를 당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당 쇄신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당 정비에 나섰지만, 수 년간 이어진 친박·비박 간 갈등의 골은 도저히 봉합되지 않고 있다. 이에 비박계에서는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를 중심으로 당권을 장악하려 하고, 친박은 홍문종 의원 또는 유기준 의원 등을 중심으로 당권을 장악할 계획을 짜고 있다. 여기에 현재 대표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도 ‘중도 세력’ 임을 천명하며 당권에 도전하려 하고 있다. 다만 당 최대세력인 친박은 ‘적폐 세력’ 당권 장악에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집단 지도 체제’로 당을 변경한 후 ‘세 유지’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모습도 보이는 상황이다. <편집자 주>

 


 

 

당권싸움 치열해지는 자유한국당…홍준표·정우택·홍문종

홍준표 은근 밀어주는 비박계?…내부에서는 이견도 많아

집단지도체제 주장하는 친박…불리한 경선 대비해 ‘보험’

양측모두 비토받는 정우택…‘책임론과 견제론 사이’ 공세

 

▲ 최순실 게이트 당시 황영철 의원이 공개한 ‘비선실세 최순실의 남자들’ 이정현, 조원진, 이장우,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김진태 총 8명. 이들은 친박 실세로 활동해왔다.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대선에서 사실상 참패한 야당들이 당 수습에 나서는 가운데, 각 당에서는 각종 내부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10년 여 만에 야당으로 복귀한 자유한국당은 물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까지 쉽지 않은 당 수습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자유한국당은 대선 일주일 만에 볼썽사나운 집안싸움을 벌이며 내홍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겉으로는 너도나도 대선 패배에 따른 반성과 쇄신을 외치고 있으나, 이면에서는 차기 당권을 향한 이전투구식 쟁탈전이 벌써 시작됐다.

    

당권싸움 개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과 홍문종 의원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정 권한대행은 지난 5월15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최종 결심은 아직 못했다”며 “선거가 끝나자마자 충격에서도 못 벗어났는데 당권 운운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당권 도전을 전면 부인하지 않은 만큼 조만간 거취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정 권한대행은 계파색이 옅어 당내 갈등의 소지가 적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강한 야당론’을 내세운 정 권한대행은 당 대표 선거 출마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앞서 정 권한대행은 홍 전 지사의 당권 도전 여부와 관련해 “지금 막 대선에 떨어졌는데 당권 도전하겠다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면서 “(홍 전 지사가)저한테 만약 당선되지 않으면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홍 전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구 보수주의는 기득권에 안주하고, 특권의식에 젖어 부패보수, 무능보수로 끝났다”며 “새로운 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초선그룹과 바른정당에서 돌아온 복당파 의원들 역시 ‘친박계 귀환’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홍준표 추대론’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

 

홍 전 지사는 지난 5월12일 미국 출국길에 오르면서 “친박은 좀 빠져줬으면 한다”면서 “난 당권 가지고 싸울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문재인 정부가) 판을 짜는 걸 보니까 우리가 할 역할이 좀 많은 것 같다”고 당권 도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홍문종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홍 전 지사가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인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대선을 치러 나름 선전했지만, 보수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들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당권을 놓고 갈등이 표면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자유한국당 당권을 두고 홍준표 전 지사를 중심으로 한 비박과 홍문종 의원을 밀려하는 친박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사진=SBS 뉴스 갈무리>     © 사건의내막

    

친박 불가론

 

이같은 양상은 자유한국당의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내에서 각종 ‘불가론(不可論)’이 난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단 옛 친박계가 당의 전면에 나서선 안 된다는 ‘친박 불가론’이 있다. ‘도로 친박당’이 돼선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껏 말을 아껴 온 ‘복당파’가 지난 5월18일 시동을 걸었다. 바른정당을 떠난 복당파 의원 8명은 이날 당 지도부와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했다.

 

복당파의 김성태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현해 “최순실 국정 농단을 비호하면서 눈 감고 호가호위했던 세력”과 싸우겠다고 밝혔다. 만찬에 참석한 복당파의 한 의원은 “친박은 염치를 모르는 것 같다. 그만큼 해먹었으면 됐지, 또 기어 나오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의원도 만찬에서 “친박들이 저렇게 나서는 걸 보니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지도부와 중간 지대 의원들까지 힘을 모아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자”고 말했다.

 

지난 5월16일 의원총회에서 친박 출신 몇몇 재선 의원이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침묵한 다수의 의견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 권한대행도 “친박들이 자꾸 저렇게 나서서 흔드는 데 애를 먹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지사가 당 지도부로서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이라는 게 복당파의 대체적인 기류다. 한 복당파 3선 의원은 “자극적인 발언에 비판이 많았지만, 틀린 말도 없었다”며 “강한 돌파력과 추진력으로 차기 대권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은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친박 불가론’과 함께 나온 ‘홍준표 추대론’에 대해 초선그룹에선 동조하는 의견과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엇갈린다.

 

홍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초선들은 홍준표 추대론에 대부분 공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인사는 “최소 절반 정도의 현역이 홍 전 지사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초선이라도 수도권과 TK(대구·경북)가 다르다”며 홍 전 지사 득표율이 수도권에서 3위에 머물렀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초선그룹에서 나왔다.

 

이같은 비박들의 전선은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를 중심으로 뭉치는 모양새다. 이에 화답하듯 홍 전 지사는 친박계와 1차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에 체류 중인 홍 전 지사는 지난 5월17일 페이스북 글을 올려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있었고, 박근혜 감옥 간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자들”이라며 친박계를 정조준했다.

 

홍 전 지사는 “다음 선거 때 국민이 반드시 그들을 심판할 것”이라며 “더 이상 이런 사람들이 정치권에서 행세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구(舊) 보수주의 잔재들이 모여 자기들 세력 연장을 위해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하는 당헌 개정을 모의하고 있다고 한다”며 “자기들 주문대로 허수아비 당 대표를 하나 앉혀 놓고 계속 친박 계파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대표의 권한이 강한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을 같이 선출해 권력이 분산되는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홍준표 불가론

 

이에 맞서 박근혜 정부의 주류였던 친박 출신 의원들은 오히려 ‘홍준표 불가론’을 펴고 있다. 유기준 의원은 지난 5월18일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정치지도자는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후보가 외국에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페이스북을 통해서 계속 대선 이후 당내 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썩 좋은 모습이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집단지도체제 회귀 시도가 ‘친박 계파정치’라는 홍 전 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비주류인) 나경원 의원과 신상진 의원도 좋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문종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바퀴벌레’라고 썼다고 하는데 이게 제정신이냐. 낮술을 드셨냐”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홍 전 지사를 비판했다.

 

한 중진 의원도 “홍 전 지사는 보수의 품격을 떨어트렸다”며 “‘홍준표라서 24%라도 얻었다’가 아니라 ‘24%밖에 못 얻었다’고 해야 옳다.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같은 친박계는 현재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부터 기존의 집단지도체제로 돌려놔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다 보니 최고위의 기능이 약해졌고, 당내 민주화에 역행했다는 것이다. 홍 전 지사와의 정면 대결이 어렵다면, 최고위를 강화해 그를 견제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지도체제 논란은 당권 경쟁을 넘어 이후 당 운영의 주도권과 직결돼 있어 홍 전 지사와 친박계가 당분간 첨예하게 맞부딪힐 지점이 될 수밖에 없다.

 

집단지도체제로 돌아가면 당대표 낙선자들도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합류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반면, 현행 체제에서는 당대표가 ‘준(準) 제왕적’ 권한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마땅한 대표 주자가 없는 친박계는 집단지도체제를, ‘대선후보 프리미엄’을 가진 홍 전 지사는 현행 체제를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친박계에는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당원권 정지 처분이 풀린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이 전면에 나서기는 부담스럽기에, 유기준·홍문종 의원을 앞세워 당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또한 24%의 득표율은 ‘참담한 성적표’인 만큼, 상임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 권한대행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구주류는 원내지도부를 교체하고, 이를 토대로 전당대회를 치러 제대로 된 ‘투톱’을 구성하는 수순을 구상하고 있다.

 

정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한 지도부는 그러나 이 같은 사퇴론이 당권만 염두에 둔 구주류의 ‘흔들기’로 판단해 정면 돌파할 태세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정 권한대행이 당권 도전하겠다는 생각도 안 하면서 제1야당 원내지도부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소위 친박이라는 세력이 얼마나 되는지, 국민의 공감을 얻고 있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 당 대표 도전을 고심 중인 정우택 권한대행은 홍준표 전 지사와 친박 모두에게 사퇴 협공을 받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사건의내막

    

정우택 쫓아내기?

 

다만, 이처럼 갈등을 벌이는 양측이지만, 홍 전 지사와 친박계는 다른 잠재적 당권 경쟁자인 정우택 권한대행을 향해서는 공동전선을 폈다.

 

대선 패배 후 당 쇄신을 위한 새 출발이라는 명분으로 정 권한대행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며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홍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대선 같은 큰 행사를 치렀으면 당을 새롭게 하기 위해 결과에 따라 당 지도부 사퇴 이야기가 당연히 나와야 한다”고 했고, 친박계 인사들도 전날 의원총회에 이어 이날 중진회의에서도 ‘사퇴론’을 거듭 제기했다.

 

그러나 정 권한대행은 “차기를 생각하는 분들이나 그 주변에 있는 분들이 (원내대표 사퇴)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원내대표가 잘못해서 이번 선거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 사퇴론을 일축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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