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창업’ 인형뽑기방의 우울한 내막

익숙해진 ‘가난한 취향’…새로운 ‘1000원의 행복?’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7/05/24 [13:36]

‘불황형 창업’ 인형뽑기방의 우울한 내막

익숙해진 ‘가난한 취향’…새로운 ‘1000원의 행복?’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7/05/24 [13:36]

‘역대 최악의 불경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경제학자는 “IMF가 갑작스레 찾아온 ‘사고’였다면, 최근 몇 년 간 지속되는 불경기는 하나의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개인·기업 할 것없이 다양한 타개책들을 노력하고 있고, 불경기에 가장 직격탄을 맡는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져 가고 있다. 이에 상인들은 ‘적은 투자 비용’으로도 시민들의 지갑을 열게하기 위해 ‘불황형 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저비용 고효율’ 창업의 대표격인 인형 뽑기방, 코인 노래방 등 다양한 가게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식사도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 들이 열풍을 타고 있다. 이같은 ‘가난한 취향’에 시민들은 씁쓸해 하면서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전 국민이 한 숨쉬고 있다. <편집자 주>

 


  

불황 때마다 반짝 인기 왔던 ‘인형 뽑기방’ 재열풍

다양한 ‘불법 운영’…‘크레인 조작’ 등의 얌체 영업

코인 노래방도 우후죽순…‘로또’ 판매량도 사상최대

자질구레 상품으로 소소한 사치…가난한 취향 유행

 

▲ ‘불황형 창업’의 대표주자 ‘인형 뽑기방’이 열풍이다. <사진=SBS 뉴스 갈무리>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불황이 낳은 유행’의 시대다. 불경기 속에 ‘가난한 취향’이 유행 중이다.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와 팍팍한 살림살이에도 개인의 취향은 포기하기 힘들다. 요즘 길거리 곳곳에서는 500∼5000원이면 즐길 수 있는 오락이나 아이템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 편의점 도시락과 인형뽑기방, 코인노래방은 주머니가 가볍다고 외식이나 여가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새로운 풍속도다.

 

‘간편 저렴 신속’의 가치가 높아지다 보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유행어가 되기도 한다. 최소한의 물건들로만 살아가는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도 인기를 얻으면서 경제·심리적 불황이 새로운 생활전략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단 돈 천원으로 일확천금의 꿈을 꿀 수 있는 로또가 지난해 판매 최대치를 경신한 것도 이같은 ‘가난한 취향’과 얽혀있다는 분석이다.

    

인형뽑기방 열풍

 

몇 년간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인형뽑기 열풍이 거세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반짝 인기를 얻었던 인형뽑기 가게는 최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전국에 영업 중인 인형뽑기 가게가 157곳이었는데 10월에는 415곳으로 3배가량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인형열풍’을 몰고 온 인형뽑기방은 어떤 풍경일까. 캐릭터 인형이 담긴 기계 30여 대가 나란히 설치돼 있었다. 손님들은 젊은 연인, 고등학생, 엄마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까지 다양했고, 한결같이 들뜬 표정으로 기계 속 인형을 구경했다.

 

이같은 인형뽑기는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고 있다. 현행법상 소매가 5000원 이하의 경품만 취급할 수 있어 대부분의 인형은 정품이 아니다. 한 대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1000원으로도 즐거움을 얻을 수만 있다면 가짜든 진짜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인형뽑기방이 ‘적은 투자금, 무인관리’라는 불황 사업의 특성과 맞아떨어진다지만 이것만으로 인형뽑기의 흥행요인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장기 불황을 겪었던 일본에서 인형뽑기방이 성행하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에서 인형뽑기방이 유행하는 이유도 일본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력해도 성공할 수 없다는 ‘헬조선’ 문화가 만연해진 가운데 작은 요행으로 얻는 인형이 '삶의 만족감'을 대리 충족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전문가들은 입시 경쟁, 취업 전쟁에 지친 젊은이들이 작은 성취감을 느끼는 통로로 인형뽑기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가난한 젊은층이 여가 선택조차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지 시작한 문화도 한몫했다.

 

한 사회학과 교수는 “금전적인 여유나 여가를 즐길 시간이 많은 사람이 인형 뽑기를 취미 생활로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락과 도박도 큰 성과, 엄청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기쁨을 찾을 수 있는 대상을 찾게 된다”며 “소소하게 일상의 분노와 불만의 표출하는 통로로 인형뽑기가 유행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형뽑기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은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서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월11일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전문기업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블로그 4억4000건, 트위터 74억건, 인스타그램 17만건을 분석한 결과 2014년 1만8118건에 불과했던 인형뽑기 언급횟수는 2016년 15만8961건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1월1일부터 8일까지 약 1주일간 SNS상에서 언급된 인형뽑기 단어 횟수만 해도 1만4948건에 이른다.

SNS상에서는 인형뽑기와 ‘귀여움’이 함께 언급된 경우가 1만843건으로 가장 많았다. 재미(6289건), 성취감(6500건), 인증욕구(2572건)도 관련 단어로 많이 등장했다.

 

인형 뽑기 유행 요인은 트위터 원문의 리트윗 횟수로도 유추해볼 수 있다. 실제로 “이제는 편의점 도시락이나 핫도그 전문점, 인형뽑기방이 유행한다. (중략). 몇천원으로 단순한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가난한 여가다”라는 트위터는 리트윗 횟수가 3000건이 넘었다.

 

“요즘 대학생이 진짜 돈이 많고 여유롭고 자기 취향의 여가를 찾는 삶을 살았다면 천원짜리 인형뽑기방에서 가짜 포켓몬 뽑는 게 아니라 정품 인형을 사모으거나 보드, 스키를 타거나 악기를 하고 그랬겠지요”라는 트위터도 4000건이 넘는 리트윗 횟수를 기록했다.

 

다음소프트는 “인형뽑기가 단순한 게임으로 보이지만 인형을 뽑는데서 오는 성취감이 의외로 크다”며 “지난해 인형 뽑기와 한 문장에 처음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가난하다’라는 단어가 9783회나 나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 저렴하게 혼자 즐길 수 있는 ‘코인 노래방’도 최근 인기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 사건의내막

    

불법운영 문제

 

이처럼 오락실처럼 인형뽑기 기계만 모아놓고 영업하는 ‘인형뽑기방’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 도로변 또는 오락실에 1~2대씩 설치돼 있던 인형뽑기가 게임의 주류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이다. 문제는 상당수 인형뽑기방이 불법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28일 “전국 인형뽑기방 144곳을 무작위로 골라 조사한 결과 총 101곳이 불법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불법 판정 이유는 ‘기계 개·변조’(12곳), ‘경품 위반’(8곳), ‘무등록’(11곳), ‘사업자준수사항 위반’(47곳) 등이었다.

 

적잖은 인형뽑기방이 불법영업으로 적발되는 가장 큰 이유는 관리 부실 때문이다. 먼저 무인으로 운영되는 인형뽑기방이 늘면서 이용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경우가 드물다. 인형뽑기방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에 따라 청소년게임제공업에 속하는 까닭에 오후 10시 이후에는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다. 다만 부모 등 보호자를 동반한 청소년은 오후 10시 이후에도 출입 가능하다. 기자가 찾아간 인형뽑기방은 출입문에 ‘밤 10시 이후 미성년자 출입 불가’라는 문구를 붙이고 무인으로 운영 중이었다.

 

관리자가 CCTV로 인형뽑기방 상황을 실시간 파악한다 해도 밤 10시 이후 출입하는 청소년을 일일이 걸러내기는 어렵다. 이처럼 무인운영 가게가 크게 증가하는 이유도 게임산업법이 ‘관리자 상주’를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게 주인은 일부러 돈을 들여 상주 관리인을 고용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인형뽑기방이 불법영업으로 적발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비현실적으로 책정된 경품(인형) 가격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주인공 등 인기 있는 인형의 소매가는 1만 원 이상인 반면, 현행 게임산업법은 ‘게임을 통해 지급하는 경품’의 상한선을 5000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이 가격대로 맞추려는 일부 업자가 ‘짝퉁인형’을 진열하는 일도 생긴다.

 

한 인형뽑기방 주인은 “캐릭터 인형은 10~15cm 소형 상품을 제외하면 1만 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소비자는 큰 사이즈의 캐릭터 인형을 선호하기 때문에 업자로선 작고 저렴한 상품만 구비할 수도 없다”라며 “그래서 라이선스가 없는 짝퉁인형을 구비해놓고 기계 전면에는 ‘정품’이라고 써 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인형뽑기 기계의 집게손인 크레인을 조작해 경품 취득을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기능 조작을 통해 크레인의 힘을 줄이거나 손님이 의도한 방향과 다르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게 대표적 사례다.

 

인형뽑기방 업자로 가장하고 한 창업중개업체에 문의한 결과 “크레인 조절(조작)은 매우 쉽다. 점포 개설 전은 물론, 운영 도중에도 창업자가 크레인 조절을 원하면 언제든 할 수 있다. 인형뽑기 확률을 조정하려는 업자들이 늘 문의하는 부분”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실 크레인 힘 조절이 다 불법은 아니다. 인형뽑기방 개설 전 크레인을 일부 조절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심의를 통과하면 합법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애초에 경품 취득 확률이 0%이거나, 첫 등급 심의 통과 후 경품 취득이 불가능할 정도로 조정하고 이를 관공서에 알리지 않으면 불법 개·변조에 해당한다.

 

이 경우 게임산업법 제45조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주요 고객이 10대 청소년이다 보니 학교 밖 상대정화구역(초중고교 반경 200m 이내)에 인형뽑기 기계를 설치하거나 인형뽑기방을 불법으로 열었다 낭패를 보는 일도 있다. 현행법상 게임제공업은 상대정화구역에서 영업할 수 없다. 불법영업을 하다 적발된 업자 중에는 이런 규정을 전혀 몰랐던 이도 적잖다.

 

또한 현행법은 인형뽑기 기계 전면에 게임 방법에 대한 설명을 붙이도록 규정해놓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업자도 꽤 있다. 기자가 들른 한 무인 인형뽑기방에도 게임 방법을 설명해놓은 문구가 부착돼 있지 않았다.

 

이렇듯 인형뽑기방의 불법영업이 늘고 있지만 일부 창업중개인은 “떼돈을 벌 수 있다”는 말로 예비 창업자를 유혹한다. 한 창업중개인은 “인형뽑기방은 현금 장사라 세금신고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유흥가에 차리면 하루에도 400만~500만 원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요즘 인형뽑기 기계 문의가 쇄도해 구매하는 데 2주 이상 걸리니 빨리 계약할수록 좋다”고 귀띔했다.

 

인형뽑기 창업 열풍 속에서 “악덕업자를 가려내고, 창업자들을 교육시키면서 게임 관련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인환 법무법인 유스트 변호사는 “속칭 ‘브로커’라고 하는 창업중개인 일부는 기계 공급과 운영 방법만 전수할 뿐, 운영에 필요한 법규정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크레인 게임물 관련법을 따로 정비해야 한다”며 “현 게임산업법은 2006년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을 방지하고자 만든 것이라, 인형뽑기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인형(경품)을 쉽게 환전해 사행성을 조장하거나 재산상 득실을 야기할 만큼 도박성이 크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속이는 불법행위는 막되, (경품의) 가격 상한선은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일확천금을 꿈꿀 수 있는 로또 역시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이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 사건의내막

    

불황형 상품

 

또다른 불황형 창업의 대표주자인 코인노래방도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고 있다. 500원으로 두 곡을 부를 수 있는 코인노래방은 혼자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한 노래방 관계자는 “1시간에 1만 원이 넘는 기존 노래방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많다. 요즘 코인노래방이 너무 많이 생겨 경쟁도 심하다”고 했다.

 

가격이 싼 먹을거리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커피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1000원 정도인 편의점 커피를 많이 찾는다. 편의점업체 씨유(CU)에 따르면 즉석 원두커피의 전년 대비 매출은 2014년 32%, 2015년 41%, 2016년 67%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도시락 매출도 전년 대비 2015년 65.8%, 2016년 168.3% 증가했다.

 

디저트 카페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케이크를 구매할 수 있는 마트도 가난한 취향을 즐기기에 부담 없다. 이마트에 따르면 약 1만6000원인 치즈케이크는 지난해 매출이 24.6% 올랐다.

 

무엇보다 불황형 상품의 대표주자는 로또다. ‘인생 한 방’을 위해 로또복권을 사들인 횟수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16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로또복권 판매는 액수 기준 3조5500여억원, 판매량 기준 35억5천여게임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보다 9%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이며, 판매액 기준으로도 역대 2위에 해당한다. 2003년 로또복권 판매액이 3조831억원으로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았지만, 당시 로또는 한 게임에 2000원이었던 터라 판매량은 19억15만5000게임이었다. 따라서 로또가 한 게임당 1000원으로 내린 이후로 보면 작년 판매액이 사상 최대다.

 

기재부는 복권통합수탁사업자인 나눔로또로부터 받은 자료 중 오류 등을 정정하고 결산을 완료해 조만간 정확한 통계를 공개할 예정이다.

 

로또복권 판매실적은 사행성 등을 이유로 2003년 2월 당첨금 이월 횟수를 5회에서 2회로 줄이고 2004년 8월에는 한 게임당 가격을 1000원으로 내리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004년 3조2803억원으로 감소한 로또 판매실적은 2005년 2조원대(2조7천520억원)로 주저앉았다. 이후 2013년까지 2조원대 판매액을 유지하던 로또복권은 2014년 3조489억원으로 다시 3조원대를 회복했고 2015년에는 3조2571억원으로 늘었다.

 

작년 로또 판매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100만명을 넘은 실업자 수 등 불경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복권은 경기가 나쁠수록 소비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로또복권 판매 증가 요인을 ‘불황’이 아닌 로또 판매점 증가에서 찾고 있다. 정부는 2003년 처음으로 로또복권 판매점을 지정한 이후 그동안 신규 모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폐점이나 신도시 조성 등으로 구매 편의성이 떨어지자 2015년부터 장애인·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우선 대상으로 판매점을 모집했다.

 

이에 따라 2014년 말 6015곳이었던 로또 판매점은 작년 6월 기준으로 6834곳까지 늘었다. 정부는 올해 로또 판매점 신규 개설이 마무리되는 만큼 내년부터는 로또복권 판매 증가 폭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불황으로 로또 판매가 늘어난다는 상관관계는 규명된 바 없다”며 “내년부터 로또복권 판매 증가는 경제성장률 정도로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난한 취향

 

크게 필요 없을 것 같은 자질구레한 상품으로 소소한 사치를 즐기는 ‘탕진잼’(탕진과 재미를 결합한 단어)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한 직장인은 “1만 원밖에 없어도 1000원짜리 수첩이나 볼펜은 몇 개씩 구매할 수 있다. 정해진 한도 내에서라도 마음껏 구매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가난한 취향의 유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문화평론가는 “경제난은 물론이고 사회적 분위기까지 밑바닥으로 가라앉은 요즘 1만 원 이하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홀로 즐길 수 있는 가난한 취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자기 만족감과 소비 기준을 계속 낮춰야만 하는 세태가 씁쓸하다”고 밝혔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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