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업계 ‘여름 누들 전쟁’ 뜨거워지는 내막

신제품 쏟아지는 계절 “비빔면·냉면? 뭐 먹을까 고민되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7/06/16 [13:17]

라면 업계 ‘여름 누들 전쟁’ 뜨거워지는 내막

신제품 쏟아지는 계절 “비빔면·냉면? 뭐 먹을까 고민되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7/06/16 [13:17]

비빔면 마니아들에게 올 여름은 행복한 여름이 될 듯 싶다.  라면 제조사들이 여름철 ‘터줏대감’인 비빔면을 새롭게 바꾸고, 신제품을 낸 것이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시원한 국물과 함께 하는 라면 등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입맛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각 사를 자신들이 이 ‘여름면 전쟁’에서의 승리를 자신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편집자 주>

 


 

여름시즌 맞아 비빔면 신제품 내놓는 라면업계 강자들

대세로 떠오른 ‘국물 없는 라면’…올해 초 매출 이끌어

냉면 전쟁도 시작…집에서 해먹는 ‘가성비’ 중점 홍보

카레 라면 시장도 확대…나날이 경쟁 치열해지는 업계

 

▲ 팔도의 신제품 ‘초계비빔면’과 오뚜기 신제품 ‘함흥비빔면’     © 사건의내막

 

[사건읜 내막=김범준 기자] 여름철 대표 제품으로 손꼽히는 ‘비빔면’이 올해는 색다른 맛을 앞세운 신제품들의 출시로 여름면 강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그동안 비빔면 시장은 ‘팔도 비빔면’이 오랫동안 강자로 올라서 있었지만 올해는 각 경쟁사들이 다양한 ‘비빔면’ 제품뿐만 아니라 콩국수, 메밀 냉소바 등 여러 가지 맛의 제품을 출시해 여름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여름하면 비빔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빔면 시장은 800억원으로 전년 보다 약 14.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빔면의 전통적인 성수기는 여름 시즌인 6~8월이지만 지난해에는 이른 무더위와 재작년부터 이어진 국물 없는 라면 열풍의 인기에 힘입어 일찍부터 비빔면을 찾는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역시 비빔면의 인기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매출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성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라면업체들은 비빔면 시장 선점을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며 발 빠르게 나섰다. 특히 비빔면 시장 1위인 팔도를 견제하기 위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경쟁사들은 새로운 맛을 앞세운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2월 ‘쿨불닭비빔면’을, 오뚜기는 지난 3월 ‘함흥비빔면’을, 농심은 같은 달 고추장 대신 드레싱소스로 맛을 낸 ‘드레싱누들 프렌치머스타드’를 출시했다.

 

특히 오뚜기가 지난 3월 내놓은 ‘함흥비빔면’은 국내 라면 중 가장 얇은 굵기인 1㎜ 세면을 사용해 찰지고 탄력 있는 함흥냉면의 식감을 재현하고, 일반 비빔면과 달리 고추장이 아닌 고춧가루 다대기로 양념 맛을 내면서 냉면 애호가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약 750만개가 판매될 정도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한정판으로 내놔 관심을 모았던 ‘쿨불닭볶음면’을 차갑게 먹을 수 있도록 개선한 ‘쿨불닭비빔면’을 선보였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쿨불닭볶음면보다 보다 약간 덜 맵게 바꾼 것이 여름철 입맛에 맞아떨어지면서, 비빔면 제품이 볶음면보다 2배 이상 더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팔도는 팔도는 여름철 전통의 히트작 ‘팔도비빔면’을 새 단장해 내놓았다. 지난 3월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중량만 20% 늘린 ‘팔도비빔면 1.2’와 식초의 새콤한 맛에다 겨자의 톡 쏘는 맛을 강조한 초계비빔면을 출시한 것.

 

팔도 관계자는 “이른 더위가 찾아온 5월 말부터 ‘팔도비빔면’ 번들(5개입) 구매 고객에게 비빔면 액상스프 ‘팔도 만능비빔장’을 증정하는 판촉 행사도 곁들이면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며 “연간 1억개 판매가 목표”라고 자신했다.

 

이같은 업계의 비빔면 전쟁은 올해 초 ‘한정판’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뜨거워 졌다. 팔도는 ‘팔도비빔면 1.2’를 한정판으로 재출시해 인기를 끌은 바 있다. ‘팔도비빔면 1.2’는 면과 액상수프의 양이 각각 20% 추가된 제품으로 중량은 130g에서 156g으로 늘었다. 1개는 아쉽고 2개는 많은 소비자들을 위한 보너스 상품 같은 것으로 가격은 기존 팔도비빔면과 같은 860원을 유지했다.

 

팔도는 지난해도 팔도비빔면 누적 판매 10억개 돌파를 기념해 양을 20% 늘린 팔도비빔면 스페셜 한정판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팔도는 1차로 출시한 1000만개가 50일 만에 완판되자 1000만개를 추가 생산했다. 한정판 인기에 힘입은 팔도비빔면은 지난해만 9000만개가 팔려 46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27.9% 신장한 것이다.

 

팔도 마케팅 담당자는 “앞으로도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비빔면 제품과 색다른 프로모션을 통해 비빔면 시장을 계속 선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삼양식품은 ‘국내 최고의 매운 라면’ 핵불닭볶음면 생산을 4월말로 종료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1월 정유년 붉은 닭의 해를 맞아 불닭볶음면을 능가하는 극도의 매운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핵불닭볶음면’을 선보인 바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핵불닭볶음면은 출시 직후부터 유튜브 등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두달 만에 800만개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며 “한정판의 콘셉트에 맞춰 4월까지만 생산하게 됐다”고 했다.

 

반응이 좋은 한정판 제품은 정식상품으로 출시되기도 한다. 삼양식품은 지난 2월 작년 시즌한정으로 선보였던 ‘쿨불닭볶음면’의 정식 상품 ‘쿨불닭비빔면’을 선보였다. ‘쿨불닭비빔면’의 스코빌 지수(매운 정도)는 1350으로, 기존 불닭볶음면의 3분의1인 일반 비빔면 수준이다. 삼양식품은 이번 제품을 통해 전체 라면시장의 10%를 차지하는 비빔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정판과 신제품 출시는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구매욕을 자극하고 업체는 성수기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대세는 無국물?

 

이같은 비빔면 열풍 속에 국내 라면업계가 올 들어 ‘국물없는 라면’ 신제품을 크게 늘리며 새 트렌드 만들기에 나섰다.

 

라면업계에 따르면 올해 ▲농심 4개(볶음너구리·드레싱누들 프렌치머스타드소스맛·짜왕매운맛·참치마요 큰사발) ▲오뚜기 1개(함흥비빔면) ▲삼양식품 2개(쿨불닭비빔면·핵불닭볶음면) ▲팔도 3개(볼케이노꼬꼬볶음면·팔도비빔면1.2·팔도초계비빔면) 등 신제품 10개를 출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비국물 라면 신제품이 2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라면업계에선 봄, 여름이 시작되는 상반기엔 비국물 라면을, 하반기엔 국물 라면을 주로 출시하는데 올초 비국물 라면의 신제품 출시가 많았다.

 

농심은 지난해 1~4월 드레싱누들 오리엔탈소스맛 1개만을 출시했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에 4배 많은 신제품을 선보였고, 오뚜기는 지난해 이맘때 내놓지 않았던 비국물 라면 신제품을 출시했다. 삼양은 불닭볶음면 라인업을 늘렸고, 팔도는 비빔면 1.2 한정판을 재출시하고 여름 한정판인 팔도초계비빔면 등을 추가했다.

 

최근 라면 트렌드의 주기가 6개월가량으로 짧아진 상황에서 주요 라면회사들은 국물없는 라면 시장에 주목했다. 국물없는 라면 시장은 2013년 4011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5009억원으로 고속 성장해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20%에서 25%로 높아졌다.

 

신제품에 대한 반응은 좋다. 농심이 지난 2월27일 출시한 볶음너구리는 출시 한 달 만에 1000만개 팔렸다. 팔도비빔면 1.2 한정판을 포함한 팔도비빔면은 지난 3~4월 전년 동기 대비 11% 이상 늘어난 2200만개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팔도비빔면의 연간 판매량 9000만개의 24.4%에 해당한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기 위한 업계의 노력으로 국물없는 라면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며 “하지만 한때의 유행으로 그칠지 아니면 인기가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삼양의 ‘쿨불닭비빔면’과 팔도의 ‘비빔면 소스’     © 사건의내막

 

냉면 전쟁 시작

 

또 올해는 무더위가 더 일찍 찾아온 데다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것이라는 기상청의 전망까지 이어지면서 비빔면뿐만 아니라 냉면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실제로 농심의 대표 냉면 제품인 ‘둥지냉면’의 매출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5개월여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80% 가량 증가했다. 국내 냉면시장 역시 매년 10% 가량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약 6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실제로 국내 냉면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지난해 냉장냉면을 비롯한 국내 가정용 냉면 시장은 약 600억원 규모로 매년 10% 가량 성장하고 있다.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식품업체들의 냉면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업체인 CJ제일제당은 여름면 시장을 겨냥해 올해 맛·품질을 대폭 개선한 냉면 제품 6종을 리뉴얼 출시했다. 특히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특성이 다른 만큼 기본적으로 쫄깃함을 살리면서도 각 특성에 맞춘 면을 개발,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제품 디자인도 변경해 ‘동치미 물냉면’, ‘함흥 비빔냉면’, ‘제일제면소’ 등 여름 계절면 제품 라인업의 디자인을 통일했다.

 

풀무원은 지난달 ‘자연은맛있다’를 통해 ‘메밀 막국수’와 ‘가쓰오 메밀 냉소바’ 등 여름면 2종을 새롭게 리뉴얼해 선보였다. 이 제품들은 시중 메밀라면 중 메밀함량이 최고 수준인 10%의 메밀을 함유해 메밀 특유의 깊은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또 면을 튀기지 않아 칼로리가 385kcal 수준으로 다이어트 계절인 여름에 먹기에도 알맞다.

 

오뚜기는 지난달 말 여름철 대표 음식인 ‘콩국수’의 식감을 재현한 ‘콩국수 라면’을 출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쫄깃한 면발과 진하고 고소한 콩 국물이 특징으로, 매운 비빔면 일색인 다른 여름철 라면들과 차별화한 것이 인기 비결로 분석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여름철에는 비빔면을 줄 곧 찾았지만 올해는 여름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라면들이 출시돼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된다”며 “최근 먹어 본 오뚜기 ‘콩국수 라면’은 콩국수 국물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서 좋았고 풀무원 ‘가쓰오 메밀 냉소바’도 시중에서 먹는 메밀 냉소바와 맛에서 큰 차이가 없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혼밥 트렌드의 대중화로 가정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해 각 업체들이 다양한 맛의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중화요리풍 라면 열풍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여름면 제품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가고 있어 관련 제품들의 매출은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카레 라면 경쟁?

 

이밖에 다른쪽에서는 카레라면 전쟁도 한창이다. 삼양식품은 ‘커리불닭볶음면’을 최근 출시했다. 커리불닭볶음면은 지난해 12월 수출 전용으로 만들어 해외 소비자에게만 선보인 제품으로, 불닭볶음면 특유의 매운 맛에 커리를 더한 제품이다.

 

커리의 풍미가 느껴지는 액상 소스에 오리지널 불닭볶음면의 참깨, 감자, 당근, 소고기 플레이크를 넣어 씹는 식감을 살렸다. 기존 불닭볶음면보다는 덜 맵다고 삼양식품은 설명했다.

 

이로써 오뚜기 ‘카레라면’과 농심 ‘카레라이스 쌀면’에 이어 삼양식품까지 카레라면을 출시하면서 라면업계가 ‘카레 경쟁’을 벌이게 됐다. 비빔면과 콩국수, 카레라면까지 소비자 선택의 몫은 늘었지만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2조원 가량이다. 2012년 1조9800억원에서 2013년 2조100억원으로 성장하고 2014년 1조9700억원으로 내려앉았으나 2015년부터 프리미엄 짜장라면과 짬뽕라면 열풍으로 지난해까지 2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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