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人인터뷰] 역적에서 역대급 장녹수 열연 ‘이하늬’

“장녹수 사활 걸고 연기 했어요”

이남경 기자 | 기사입력 2017/06/16 [13:30]

[연예人인터뷰] 역적에서 역대급 장녹수 열연 ‘이하늬’

“장녹수 사활 걸고 연기 했어요”

이남경 기자 | 입력 : 2017/06/16 [13:30]

“너무 좋아요. 아직 오락가락해요. 아직 계속 그런 타이밍인 것 같아요. 공통적인 건, ‘역적’을 같이 한 패밀리들이 너무 보고 싶어요.” 배우 이하늬가 최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에서 장녹수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지난 5월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하늬는 종영 후 후련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역적’에 대한 그리움을 함께 전했다. <편집자 주>

 


 

 

창기로서 후궁 된 숙용 장씨 열연…예인 장녹수 재조명

새로운 해석 하려던 부분 커…장녹수 내면 연기에 집중

한국적 문화 알리고 파…하이퀄리티 문화인 ‘한국의 美’

스크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 통해 대중들 만날 예정

 

▲ 배우 이하늬 <사진=김선아 기자>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이남경 기자(브레이크 뉴스)] “그 때를 회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수고했어’, 이런 얘기 하게 되고 ‘역적’은 특히 스태프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것 같아요. 현장에 흐르는 공기의 기운은 스태프들이 만들어 주는 거예요. 그걸 200% 느꼈고, 간이라도 꺼내주고 싶을 만큼 감사했어요.”

 

‘역적’ 스태프들을 가장 먼저 언급한 이하늬는 “종방연에서 포커스 맞추는 친구가 할 말이 있다는 거예요. ‘누나, 연기하시는 거 포커스 안 나가게 하려고 대본도 다 읽었어요’라고 이야기 하는데 고맙기도 하고, 배우가 혼자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역대급 장녹수

 

이하늬는 ‘역적’의 장녹수로 보여준 아름다움을 모두 스태프들의 공으로 돌렸다. 스태프들이 사력을 다해 받쳐준 덕분이라고. 이하늬는 “그 기운을 받아서 저도 200% 하게 되고, 마음이 오고 가는 게 서로 전달된 것 같아요. 많이 그리워요. 한동안 그리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이하늬는 장녹수 역을 맡게 된 데 대해 “장녹수 자체가 예인이고 기생 역할이다. 그동안 기생 역할을 언젠가 해보고 싶다 생각만 하다가, 저한테 소중한 패이기도 해서 쉽사리 도전을 못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대학교 국악과 출신으로서, 이하늬의 ‘소중한 패’라고 밝혔던 장녹수 역할이 부담되진 않았을까. 이에 “부담은 거의 없었고, 그 부담감보다 공화라고 시작하는 점이 다른 포인트여서 더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절대악의 매력도 있지만 악의 요소를 갖기까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절대권력을 갖게 되기까지 무수히 많은 일이 있었을 거고, 많은 선택을 했을 거예요. 그런 녹수를 이해하려 애쓰다 보니 오히려 신여성에 가깝고 진취적으로 개척하려고 하는 게 역으로 보일 수 있겠다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됐어요.”

 

이하늬는 ‘역적’에 대해 “장녹수라는 인물에 대해 남아있는 역사적 사료가 많지 않고, 연산군에 대한 이야기의 진위 여부를 따질 수 없이, 완전한 패륜아로 단정 짓기에는 억울한 면이 있다는 측면에서 시작된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해석을 하려는 부분이 컸어요”라며 “처음 미팅을 할 때 전 스태프가 조선왕조실록을 읽어보라고 하셔서, 대부분의 배우들이 읽은 걸로 알고 있어요. 정확한 역사관을 토대로 하길 바랬고, 저희도 역사 속에 만들어진 캐릭터에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는 게 흥미로운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또한 이하늬는 제작발표회에서 첫 촬영을 회상하며 “머리에 쓰는 가채 무게 때문에 사극을 안 하려고 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복합 감정”이라고 말한 이하늬는 “너무 행복한데 너무 힘들었어요. 감정선도 그렇고 육체적으로도 가슴을 완전히 동여매야 하고 어깨는 짓눌리고 가체 통증 때문에 요추까지 왔어요”라고 고백했다. 

 

그는 “진통제를 안 먹으면 잠이 안 올 정도로 극심해서 ‘사람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9, 20회 때는 너무 크게 고통이 와서 ‘이러다 못 끝내는 것 아닌가?’ 그런 두려움도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이하늬는 “눈이 쌓이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어요. 눈이 한 번에 무너지는 게 아니라 쌓이면서 나중에는 조금만 건드려도 무너지게 되잖아요, 그런 고통을 느꼈어요”라면서도 “그럼에도 ‘역적’은 행복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시간이 지나면 ‘(사극) 해볼 만한데?’할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이하늬는 ‘역적’을 통해 행복한 추억과 ‘역대급 장녹수’라는 호평을 함께 얻었다. 앞서 다양한 작품을 통해 희대의 요부 장녹수가 등장했던 바, 이하늬는 전대미문의 ‘예인’ 장녹수 역으로 시청자들에게도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에 대해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인 것 같아요. 그 캐릭터에 얼마나 몰두했는지. 작가님과 감독님들의 팀워크에서 나오는 케미로 온전한 작품의 장녹수를 보여드렸는데 이하늬가 ‘역적’의 장녹수를 열심히 했구나, 그렇게 알아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연기력 재발견

 

안방극장의 호평을 이끌어낸 이하늬는 ‘역적’에서 재해석된 장녹수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감독·작가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작가님을 드라마 전에 많이 뵌 건 처음인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기생이지만 예인의 모습을 조명을 해보자고 하셨어요.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어떤 춤이 잘 어울릴지, 어떤 춤을 제가 잘 출 수 있을지 협의를 정말 많이 했어요.”

 

이하늬는 “예인으로서 장녹수는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고 작가님은 어떤 배우가, 어떤 캐릭터가 신 별로 들어갈 수 있는 부분에서 극대화할 수 있는 것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주신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예인 장녹수에 대해 많은 고민을 거듭한 만큼, 시청자들에게도 그저 악녀가 아닌 예인 장녹수의 모습을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이하늬는 “이제는 깔 패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어떻게 보면 정말 잘해내고 싶기 때문에 아꼈던 부분이에요”라고 털어놨다. 

 

그는 “연기에 대한 생각이 변했기도 하고, 이번에는 진짜 사활을 걸 만하겠다고 생각하고 감독님을 뵈었는데 신뢰가 많이 갔어요. 이번에는 내가 ‘좋은 감독님 슬하에 잘할 수 있겠다’ 해서 하게 된 것 같아요. 파란만장한 삶의 장녹수로 살아보고 싶었고, 그런 점에 매력을 느꼈어요”라고 말했다.

 

“공화와 녹수는 정말 많이 달라요. 녹수로 극에 들어갔으면, 궁 안의 이야기로 들어갔다면 절대악녀가 됐을 텐데 작가님이 훌륭한 전사를 깔아주셨어요. 전 그캐릭터를 연구할 때 전사를 쭉 써요. 그 인물의 스토리를 쭉 쓰는 거죠. 그런 게 필요 없을 정도로 작가님이 전사를 많이 깔아 주셨어요.”

 

이하늬는 “캐릭터가 너무 점프되지 않게 했어야 하는데, ‘역적’은 공화라는 전사가 있어서 하나씩 밟고 가다보면 공화에서 녹수가 됐어요. 보시는 분들의 호불호가 갈릴지 언정 그 동안의 장녹수들과 다르다고 봐주신 건, 공화에서 녹수가 되는 과정이 있어서 다르게 봐주신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그는 장녹수 연기에 대해 “태어났을 때부터 나쁜 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저래서 쟤가 나쁜 년이 됐구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 많았어요. 충분히 녹수를 이해하고 슬픔을 가질 수 있게 배치해 주셔서 감사하게 연기했어요”라고 밝혔다.

    

美에 대한 고찰

 

‘역적’에서 첫 타이틀롤을 맡아 극을 이끌었던 배우 윤균상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길동이 자체가 너무 귀여워요, ‘누님’이라고 부르는 게. 길동이 역은 윤균상 배우의 특성이기도 한 것 같은데, 온전히 주면 온전히 받는 스타일이에요”라고 전했다.

 

“극중에서 저의 아픈 얘기를 길동에게 하는 장면이 있어요. 본인을 찍는 신도 아닌데 상대 역을 위해 눈물을 흘리더라구요. 너무 고맙기도 하고, 나중에는 길동이를 한참 못 보다가 죽기 전에 만나는 신이 있어요. ‘누님은 반드시 죽는다. 도망가라’고 할 때 얼굴을 보는데, 그 전의 길동이 얼굴과 바뀌어 있었어요.” 

 

“푸릇푸릇하고 사랑했던 길동의 얼굴은 없어지고 아모개의 잚은 시절 같은 어른이 돼 있었어요”라고 회상한 이하늬는 윤균상에 대해 “남자의 얼굴로 나타난 게 너무 놀라웠어요. 어른이 된 것 같다고 했더니 고생을 많이 해서 삭았다고 하는데 고생과 어려움, 좌절과 성취감이 반복된 게 얼굴로 나와서 신기했어요”라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이 한국 문화, 한국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조금 더 집중했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제가 ‘겟 잇 뷰티’를 하기 때문에 미(美)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하는 게 뭘까?’라는 궁금증이 있어요. 진짜 아름다움이란 뭘까 생각하게 돼요.”

 

‘역적’을 통해, 예인 장녹수의 모습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은 그다. 이하늬는 “그게 사실, 절대적인 미가 있다고도 하고 미의 기준이 변한다고도 하지만 ‘거죽’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하고 싶어요. 그 부분에 대해 많이 과잉돼 있지만, 지쳐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저한테는 그런 믿음이 있어요. 한국적인 미가 하이퀄리티의 문화라는 걸 알아요. 제가 대중문화를 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한국적인 것들을 해왔던 사람으로서 책임감이 있는 것 같아요. 한 사람의 자존감이 높아지면 그 뿌리가 튼튼해지는 것처럼 자국의 문화에 대한 자존감이 높을 수록 그 뿌리가 깊어지는 것 같아요.”

    

밝은 에너지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이하늬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밝은 에너지로 인터뷰를 이끌었다. 그는 “30대에는 달라져야 하는 것 같아요. 20대까지는 불마차처럼 달리는 것도 모르고 달릴 수 있는 것 같아요. 30대부터는 그 에너지가 고갈되고 신체적인 것도 너무 큰 것 같아요”라고 털어놨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한 이하늬는 자신을 “그만큼 우울도, 분노도 많다”고 소개했다.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어서 부러 그러는 것 같아요. 제 안에 있는 안 좋은 에너지를 얼마나 건강하게 전환시키느냐가 삶의 화두예요.”

 

좋은 사람이 되지 않고 좋은 배우가 되기는 힘든 것 같다는 소신을 밝힌 이하늬는 ‘좋은 사람’, ‘좋은 배우’ 두 가지는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나이 드는 게 나쁜 거라고 말하기 힘든 것 같아요. 가깝게 어떤 일을 하더라도 순리에 어긋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하늬는 “정제돼 있지만 자유로운 사람, 그 영역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열어두고 싶어요. 자유로움 안에서 열심히 뛰어다닐 생각이에요”라고 밝혔다. 스스로를 ‘삶의 일부를 나누는 사람’이라고 말한 이하늬는 함께 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선한 에너지를 채워나갈 예정이다.

 

“서로 숨을 나누는 이 순간들이 모이면 삶이 되는 거니까요. 저는 삶의 일부를 나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선한 역할이 아니라 악역을 맡아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감독님이 선물해 주신 책에서 ‘이 사람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와닿았어요. 연기라는 건 그게 핵심인데.”

    

다양한 작품 도전

 

그는 “그 슬픔을 내 슬픔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연기 생각이 났어요. 일부러 선물해주셨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마음이 오고 가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화는 비워내려고 하고 그 안에 좋은 걸 채우려고 해요. 계속 반복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영화 <브라더>와 <침묵>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하늬는 앞으로도 스크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들을 만날 예정이다. ‘역적’의 역대급 장녹수로 호연을 펼친 그가 어떤 연기로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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