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소녀의 잔혹한 일탈 ‘동춘동 여아 살인’

살인의 심취한 두 소녀…“얘 손가락 예뻐?”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7/06/23 [11:12]

두 소녀의 잔혹한 일탈 ‘동춘동 여아 살인’

살인의 심취한 두 소녀…“얘 손가락 예뻐?”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7/06/23 [11:12]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3월의 봄, 아파트 단지와 단지 내 학교들만으로 이루어진 조용한 주택가. 주변에 위험한 환경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어느 곳보다 안전하다고 여겨져 온 이곳에서 하교하던 초등학생이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산 이유는 8세 여아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유기한 피의자가 고작 17세 밖에 되지 않은 같은 동네 여자 아이였기 때문이다.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가 살해한 뒤 집안을 말끔히 청소하고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범행에 소요된 시간은 단 두 시간.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기엔, 평범한 체구의 17세 여자 아이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편집자 주>

 


 

 

뚜렷한 이유, 원한도 없이 어린생명을 앗아간 10대 소녀

인터넷 커뮤니티 친구와 시체 나눠가지는 인면수심 행위

정신병 및 우발적 범행?…치밀한 범행 볼 때 가능성 없어

공범 집안의 재력…부장검사 출신 등 12명 변호인단 꾸려

 

▲ 인천 동춘동 여야 살인사건의 주범과 공범으로 재판을 받는 김양과 박양. 그녀들은 ‘인터넷 캐릭터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이다. <사진=SBS 갈무리>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지난 2017년 3월29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동춘동에서 고등학교를 자퇴한 만 16세 김모 양이 만 8살인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하 A양)을 유괴 살인한 사건이 발생했다.

    

끔찍한 살인

 

범인 김 양(만 16세)과 공범으로 지목된 박 양(만 18세)은 사건 발생일로부터 2달 전 SNS를 통해 만난 사이였다.

 

사건 전날부터 당일 새벽까지 4차례에 걸쳐 총 2시간 10분 동안 통화를 했으며, 사건 당일인 3월29일 오전 10시 50분 김 양은 엄마 옷과 선글라스로 변장한 셀카 사진을 박 양에게 보낸 뒤 “사냥하러 나간다”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또한 박 양은 통화도중 “시신 일부를 나에게 줘”라고 요구하였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양의 컴퓨터에서는 범행 이전에 ‘살인’과 ‘엽기’라는 단어를 검색한 기록이 확인됐다. 경찰관계자는 “김양이 살인이나 엽기와 관련한 매체에 심취해 있어서, 그런 걸 실현하기 위해 범행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김 양이 본 드라마나 소설에는 시신을 훼손하거나 현장을 치우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민증언에 의하면 가해자 김 양은 전부터 근처 공원에 앉아 매일같이 아이들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3월29일 오후, 가해자 김양은 놀이터 공원에서 스마트폰으로 초등학교 하교 시간과 주간 학습 안내서를 검색하였으며, 오후 1시경 마침 주변에 있던 초등학교 2학년 여아 A양은 친구 2명과 놀던 도중 부모님께 전화를 걸기 위해 김 양에게 스마트폰을 빌려달라고 요구했고, 김양은 A양에게 지금 배터리가 없으니 집 전화를 쓰라며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김양은 스마트폰에 배터리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배터리가 없다는 주장은 집으로 유인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덧붙여 이 때 A양의 친구 2명은 종교인들에게 이끌려 잠시 다른 곳에 왔다가 다시 공원으로 왔다고 한다.

 

김양은 본래 자신의 집은 15층에 있으나, CCTV를 의식해서인지 13층에서 내린 뒤 계단으로 2층을 걸어올라갔다. 3시경, 자신의 방에서 A양이 고양이와 놀고있던 사이 김양은 A양을 PC 충전용 케이블로 목졸라 1차적으로 살해하였다. 또한 김양은 범행 도중에도 박양과 “잡아왔다”, “살아있어 여자애야”, “목에 전선 감아놨어”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양 역시 김 양에게 “CCTV 확인 했어?”등의 범행과 관련된 조언들을 하였다. 또한 박양은 김양에게 A양의 “손가락 예뻐?”등의 메시지를 주었고, 김양 역시 손가락이 예쁘다고 답했다. 김양의 진술에 따르면, 이후 김양은 다시 박양과 통화를 했을때 박양은 “침착해라, 그리고 알아서 처리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양은 A양의 시체를 화장실로 끌고 가 집안에 있는 식칼로 해부한 이후 머리 외 토막, 난도질했다. 이후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한 다음, 김양은 살인 후 A양의 시체를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넣고, A양의 장기는 따로 빼서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한다.

 

이후 자신이 아파트로 들어올때와는 전혀 다른 복장으로 위장해 CCTV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치밀함까지 보여주었다. 이어 자신의 집 아파트 옥상 물탱크 위에 2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A양의 시신을 유기했다.

 

루미놀 혈흔 검출 실험을 통해 확인해보니 화장실 전체가 피칠갑이 돼 있었고, 화장실에서 피 묻은 흉기가 나왔다고 한다. 이 모든 일이 3시간 만에 이루어졌으며 증거상으로 단독범행이라고 한다. 경찰 발표 결과 당시 김양의 집에는 부모님이 있지 않았다고 한다.

 

김양은 A양의 시신중 손가락 등의 일부를 절단한 뒤 봉투에 넣었고, 오후 4시 9분쯤 집에서 빠져나와 4시 30분쯤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향했고, 5시 44분쯤 박양과 만나 시신이 들어있는 봉투를 건네주었다.

 

박양은 8시 30분에 헤어질 때까지 3시간 가량 사체를 들고 식사를 하거나 돌아다니는 등, 태연한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양은 여전히 봉투 든 뒤 전철을 타 9시 47분쯤 집 근처 전철역으로 돌아왔다. 현재 박양은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심지어 김양은 태연하게 범행 후 모야 우리동네에서 애가 없어졌대라는 트윗을 쓰거나 경찰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는 당분간 자리를 비울거라는 트윗을 마지막으로 작성했다.

 

당일 오후 4시경 A양의 부모가 경찰에 실종신고하였다. 경찰이 탐문수사를 하여 근처 아파트에 사는 김양이 A양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고 올라간 CCTV 영상을 확보하고 해당 아파트를 수색, 아파트 옥상에서 숨진 A양의 시체를 발견하고 김양을 긴급체포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 A양은 교살당했음이 밝혀졌고, 김양도 “태블릿 PC 충전용 케이블로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4월10일에는 공범으로 지목된 박양을 범행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하였다.

 

그리고 4월11일, 공범인 박양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되었다. 박양은 훼손된 시신 일부를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김양이 범행 후 행적을 추가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양의 혐의를 확인했다. 박양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은 김양과의 통화내역, CCTV 분석 등을 통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경찰은 박양이 범행 현장엔 없었지만, 지시나 방조 등 범행 가담 여부를 수사했다.

    

▲ 아이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하는 살인범 김양. <사진=KBS 뉴스 갈무리>     © 사건의내막

 

두 소녀의 잔혹한 일탈

 

이처럼 끔찍한 살인 행위가 벌어진 것에 대해 주목할 만한 것은 범행 직후 김양의 기이한 행적이다. 김양은 매우 빠른 시간 동안 범행을 끝낸 뒤 옷을 갈아입고 서울에서 친구 박양을 만나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건네줬다. 김양의 진술에 의하면, 박 양은 피해자의 시신 일부가 든 종이 가방을 건네받은 뒤 실제 내용물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한 둘은 이후에도 이 종이 가방을 들고 다니며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 질환 때문에 우발적으로 살인을 했다는 사람이 범행 직후 이러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한 범죄심리 전문가는 “모든 시신의 일부를 다 똑같은 장소에다 은닉을 해야 합리적인 선택인데 그 중에 일부를 꺼내 굳이 공범한테까지 갖다 준 데는 공범이 사실은 (시신의 일부를) 받을 준비가 돼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건네받았다는 이 공범은 범행에 얼마나 관여하고 있던 것일지 주목된다.

 

그러나 박양은 이 모든 것이 장난인 줄 알았다고 주장한다. 나이도, 사는 곳도 다른 두 친구는 올해 2월경, 캐릭터를 통해 역할극을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처음 만나 함께 역할극을 해 왔다고 한다. 실제로 몇 번 만난 적도 있지만 살인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모두 역할극의 일부인 줄 알았다는 것이 박양의 주장이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두 친구. 과연 거짓말을 하는 이는 누구일까. 박양은 정말 이 범행이 진짜인 줄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함께 준비하거나 혹은 지시했는지 관심이 증폭되는 것이다.

 

일단 범인 김양은 조현병 혹은 아스퍼거 증후군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사이코패스일 가능성도 높다. 본인은 심신미약과 다중인격을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최종수사 결과 김양이 계획적으로 A양을 살해했다고 결론을 짓고 검찰로 송치했다.

 

경찰은 “김 양이 우울증과 조현병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있으나 범행 동기로는 보기 어렵다”며 해당 사례가 일반적 조현병 환자가 저지르는 충동적 망상범죄와는 다른 계획범죄란 결론을 내린 게 경찰의 판단이다. 사건을 인계받은 검찰 역시 “참고인으로 참여한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닌 채로 살인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감정유치를 의뢰했다. 결론적으로는 김양은 살해당시 조현병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한편 김양의 학교 동창이 과거를 밝히기도 했는데 이 범인은 여러 정황상 학창시절 때부터 이미 예고된 살인자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초등학교때도 자기 팔을 손으로 긁어서 자해했고, 그걸 본 담임 교사가 왜 이러냐 묻자 그녀는 “애들한테 짜증나는데 그걸 애들한테 풀면 안되니까 저한테 푸는 거예요”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 외에도 고양이 목졸라 죽인적 있다고 하며 참새도 해부하고 다녔다고 한다. 참고로 어릴 때 애완동물을 고의로 죽이는 것은 사이코패스 환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중학교 땐 죽을 생각도 없으면서 학교 난간에 매달려있어서 교사가 뜯어말린 적이 있다고 한다. 고등학교 재학중 위클래스(교내 학생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으며, 정신병원에 다녔다는 얘기도 있다.

 

공범으로 지목된 박양은 김양보다 2살 많은 언니로 사건 발생일로부터 2개월 전에 트위터 자캐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알게된 사이라고 한다. 해당 커뮤니티 자체가 살인 등 퇴폐적인 내용을 주로 다뤘던 것으로 밝혀졌다.

 

범인 박양은 김양과 나눈 통화와 메시지에 대해서 ‘그저 장난인줄 알았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자신이 받은 봉투 역시 진짜 시신이 들어있는 줄 몰랐는데 집에가서 열어보고 난 뒤 깜짝놀라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발표에 따르면 본인이 먼저 시신을 달라고 요구하고, 나중에는 선물이 예쁘다라고 답신한 점을 보아 이와같은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특히나 봉투를 3시간 동안이나 들고다녔는데, 그 와중에 한번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중 하나, 또한 시신이란걸 알고 버렸다는 점 부터가 시신유기죄에 해당한다.

 

덧붙여 박양의 집안은 상당한 재력가 집안인것으로 추정된다. 수사기관에서 유독 박양에 대한 집안 정보만 기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고, 박양은 무려 12명의 변호사를 선임한데다 그 중 4명은 부장검사 출신이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1명을 선임하는 비용이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달하는 것을 볼 때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돈을 쓴 것이다.

    

▲ 살인범 김양은 과거 고양이를 해부하는 등의 잔혹함을 보여왔다. <사진=채널A 갈무리>     © 사건의내막

 

피해 부모 호소

 

한편, 유괴·살해 피해자의 어머니는 지난 6월19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 탄원 동의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가해자들에게 보다 더 엄격한 법의 처벌이 내려지기를 바란다”며 “탄원 동의를 받아 재판에 제출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직접 작성한 호소문을 사진으로 찍어 함께 첨부했다. 어머니는 이 호소문을 통해 “가해자들은 12명이나 되는 변호인단을 꾸려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들은 8세밖에 되지 않은 꽃 같은 아이를 ‘사냥하자’는 말로 공모해 사건을 계획했다”며 “이를 어찌 우발적 범행이라 변론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가해자는 여러 가지 정신과적 소견으로 형량을 줄이려 한다”며 “형량이 줄어 사회에 복귀하면 20대 중반밖에 되지 않는데 충분히 죗값을 치르고 본인들의 잘못을 반성하게 하려면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 어떠한 처벌을 받더라도 아이는 돌아오지 못하지만 엄중한 처벌만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경고”라며 “재판부가 가해자들에게 엄벌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탄원 동참을 호소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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