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사연
혁신 아이콘 정용진, 그의 새로운 ‘신세계’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혁신이다”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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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14 [13:3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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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의 역점사업인 복합쇼핑몰 개발을 전담하며 기업규모를 키우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 코엑스몰 오픈에 이어 8월 스타필드 고양 개장을 추진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복합쇼핑몰 운영도 안정적으로 이뤄지면서 그룹의 미래 먹을거리를 성공적으로 발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재계의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정 부회장의 다음 도전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편집자 주>

 


  

독자 럭셔리 호텔 도전시작…‘스타필드+호텔’ 결합도 추진

위드미의 변화…노브랜드·피코크 전용매대 ‘이마트 축소판’

오락하고 맥주먹고…‘정용진 놀이터’ 야심작 일렉트로마트

혁신의 이유는 생존…“시행착오 생기더라도 변신해야한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각종 혁신행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유통 분야에서 잇달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룹계열사 각 분야에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호텔의 혁신

 

일단 호텔 사업에서 혁신에 나선다. ‘웨스틴’이란 브랜드와 결별하고 독자적인 최고급 호텔 브랜드를 구축하는 동시에 쇼핑몰과 호텔 간 결합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펼치기 시작했다. 특히 호텔사업 강화는 소비자들의 일상을 점유하는 정용진 부회장의 ‘라이프 셰어(Life Share)’ 전략의 완성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공룡’ 신세계가 본격적으로 호텔 사업을 키우게 되면 호텔업계의 판도 변화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서울 소공동과 부산에서 운영중인 웨스틴조선호텔에 새로운 독자 브랜드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재 조선호텔은 세계적인 호텔 체인기업인 스타우드의 '웨스틴'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 브랜드 이용 계약이 내년에 종료된다.

 

이에따라 신세계는 롯데, 신라 등 다른 호텔 브랜드처럼 독자적인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조선호텔은 정 부회장의 지시로 현재 새로운 브랜드와 로고에 대해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호텔 브랜드를 사용하면 해외 고객 유치 측면에서 유리하기도 하지만 수수료를 내고 경영적인 측면에서 제한을 받아야 되는 단점이 있다”며 “조선호텔은 이미 충분한 노하우와 브랜드 파워를 갖췄다고 판단해 독자적으로 최고급 호텔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의 리모델링도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 시그니엘 부산, 힐튼 부산의 신규오픈, 파라다이스호텔의 리모델링 등으로 부산 지역이 호텔업계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가운데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모델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웨스틴조선호텔은 지난 2005년 리모델링을 단행했던 바 있다.

 

조선호텔 측은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의 입지 자체가 워낙 좋아 리모델링이 적시에 이뤄질 경우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리모델링 방식은 시간을 두고 결정한다는 게 내부 방침이다. 호텔 문을 닫고 전면 리모델링에 들어갈지, 호텔 영업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할지는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한 뒤 결정할다는 것이다.

 

또한 조선호텔은 롯데, 신라호텔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진 비즈니스호텔 사업에도 보다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조선호텔은 비즈니스 호텔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속도가 보다 더딘 것이 현실”이라며 “시장을 면밀하게 검토해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쇼핑 테마파크’로 불리는 정용진의 야심작 ‘스타필드’와 호텔의 결합도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8월 문을 여는 스타필드 고양점에는 호텔과의 결합이 어렵지만, 오는 2020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스타필드 청라점에는 쇼핑몰과 호텔의 결합히 현실화될 전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청라는 인천국제공항과도 인접해있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에 손색이 없다”며 “교외형 쇼핑몰과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호텔을 한자리에 모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지방에 신설되는 스타필드에도 호텔은 핵심 콘텐츠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는 또 향후 스타필드 하남에 남아있는 공터에 컨벤션 시설 등을 갖춘 호텔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가 이처럼 호텔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는 배경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깔려있다. 정 부회장의 '라이프 셰어' 전략에 따라 신세계는 이마트타운, 스타필드 등을 잇따라 선보였고, 세간의 호평도 이어졌다. 호텔 사업은 이같은 전략을 완성할 수 있는 ‘마침표’가 될 수 있다.

 

유통업계 ‘최대 라이벌’인 롯데에 비해 호텔사업이 지속적으로 열세를 보이는 측면도 고려됐다. 롯데, 신라가 독자적인 호텔 브랜드를 바탕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브랜드 육성을 위한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신세계 관계자는 “호텔롯데, 호텔신라처럼 독자적인 능력으로 호텔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난관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호텔 사업이 다른 오프라인 유통매장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최근 편의점 위드미에 이마트 노브랜드 상품을 다량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     © 사건의내막

 

위드미의 변신

 

이와 더불어 그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편의점 위드미에 대한 정용진 부회장의 경쟁력 제고 방안이 물밑에서 하나 둘 실행되고 있다. 큰 틀에서의 변화는 ‘이마트 색깔 입히기’다.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점포수를 늘리고 이를 도약대 삼아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가장 먼저 ‘메스’가 가해진 건 매장 인테리어다. 기존 하늘색과 노란색 대신 이마트의 상징색인 회색에 노란색으로 실내 공간을 꾸미고 있다. 위드미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직영점과 신규 점포를 중심으로 매장 인테리어를 달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24일에는 위드미 통합 가정간편식(HMR) PB(Private Brand·자체 상표) ‘eYOLI(이요리)’도 출시했다. 그동안 ‘견뎌바’ ‘속풀라면’ ‘셰프가 만든 도시락’ 등 위드미가 선보인 PB 상품은 있었지만 편의점의 핵심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HMR 통합 브랜드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는 현재 위드미의 상호 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 24’, ‘e24’ 등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이달 초 ‘e24’로 상표 출원했다. 위드미에선 이마트 초저가 PB인 ‘노브랜드’, ‘피코크’ 상품도 판매한다. 이렇게 되면 편의점 상호에 제품까지 ‘이마트’를 곳곳에 끼워 넣게 되는 셈이다. 이마트 매장과 흡사한 분위기에 이마트 혹은 위드미 PB 상품으로 가득 채워진 매장 내부는 흡사 이마트의 축소판 같은 느낌을 준다.

 

올해 들어 부쩍 늘어난 직영점도 정 부회장이 언급한 ‘변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가 위드미를 인수하고 편의점 사업에 나선 첫해인 2014년 4개, 2015년 7개, 2016년 27개에 불과하던 직영점이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83개로 늘었다. 불과 반년 만에 56개가 늘어난 셈이다.

 

전체 매장수 대비 직영점 비율로 보면 편의점업계 1, 2위로 전국에 1만1400여개 매장을 보유한 CU, GS25를 능가한다. CU는 5월 말 기준 110개, GS25는 133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위드미는 2014년 501개, 2015년 1058개, 2016년 1765개, 올해 6월 기준 2123개로 꾸준히 점포수를 늘리고 있지만 편의점 업계에서 매장수 비중은 5~6%에 그칠 만큼 존재감이 미미하다.

 

상위 5개사 가운데 미니스톱과 함께 최약체로 분류되는데, 전체 규모에 비해선 직영점 비율이 상당히 높은 셈이다. 또 직영점의 상당수가 매장 규모가 132~165㎡(40~50평) 이상으로 큰 중대형 점포로, 테마가 있는 ‘콘셉트 스토어’ 형식으로 운영되는 특징을 보인다.

 

최근 직영으로 개점한 위드미 충무로점이 대표적이다. 4층 루프탑까지 건물 전체를 카페형 매장으로 꾸몄다. 이마트 PB인 노브랜드·피코크 별도 매대에 위드미 PB 제품이 ‘골든존’에 진열됐다. 봉지 라면을 구매하며 500원을 추가로 내면 즉석에서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는 기계도 들여놨다.

 

같은 PB 상품이지만 가격은 대형마트와 다르다. 노브랜드 대표 상품을 예로 들면 이마트에선 ‘감자칩 오리지널’이 890원에 판매되지만, 위드미에선 1100원이다. 물티슈는 800원에서 1000원으로 편의점 판매가가 25% 높게 책정됐다.

 

업계에선 정용진 부회장이 언급한 ‘획기적인 변화’가 ‘직영점 확대’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직영점을 확대하게 되면 공격적으로 점포수를 늘릴 수 있고 동시에 경영효율화를 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올해 공항철도 편의점(12개),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편의점(7개) 등 굵직한 입찰 건을 따냈고 스타필드 코엑스(3개)까지 직영점이 큰 폭으로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직영점으로 매장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인위적으로 직영 점포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와 더불어 상호와 자체 상품명 모두에 ‘24’를 넣은 것과 관련 위드미가 여타 편의점처럼 24시간 운영 체제로 전환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위드미는 다른 편의점과 달리 전체 점포의 60% 이상이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 위드미를 운영하고 있는 한 가맹점주는 “지난달 점포 문을 열었는데 매장 인테리어가 달라졌을뿐 아직까지 상호 변경 등과 관련해 본사 측으로부터 연락받은 것이 전혀 없다”며 “상호는 이마트 계열이라는 점이 부각된다면 영업에도 긍정적이겠지만 로열티·위약금·24시간 영업이 없는 ‘3무 정책’ 변경은 가맹본부가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고 본다. 현재 이마트 상품인 노브랜드 전문매대 설치 등도 가맹점주의 선택에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 일렉트로 마트 <사진제공=이마트>     © 사건의내막

 

일렉트로 마트

 

이처럼 호텔과 편의점에 집중하는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그의 혁신의 산물인 ‘남자들의 놀이터’를 표방하며 만들어진 일렉트로마트가 2주년을 맞았다.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이자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일렉트로마트는 체험형 매장이라는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2년 만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을 받는다.

 

일렉트로마트는 상품을 단순히 진열하는 기존 매장의 형태를 넘어 가전제품을 체험하고 드론과 RC카를 시연하는가 하면 쇼핑 중 맥주나 음료를 즐기고 오락도 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구현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그동안 쇼핑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던 남성과 온라인쇼핑을 선호하는 20~30대 젊은층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해 일렉트로마트를 이용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남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32.7%로 기존 이마트의27.8%보다 무려 5%포인트가량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 비중도 20~30대가 전체의 48%로 절반에 가까워 이마트 평균인 35%를 크게 상회했다.

 

이처럼 남성과 젊은 고객들을 매장으로 불러낸 일렉트로마트는 매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실제 이마트 죽전점 가전매장은 지난해 8월 가전매장을 일렉트로마트로 리뉴얼한 후 가전 매출이 56.6% 신장세로 돌아섰고, 전체 매출도 1.4% 오르는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1~5월 누계)에도 죽전점 가전 매출은 61.2% 신장했으며, 일렉트로마트로 유입된 고객들의 타 매장 구매가 이어지면서 점포 전체 매출도 11.3% 늘었다.

 

이마트는 현재 11개인 일렉트로마트를 올해 7개를 추가하는 등 출점을 가속화하는 한편 초기 ‘가전전문점’에서 ‘종합 라이프스타일 전문점’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이다.

 

일렉트로마트 죽전점의 경우에는 비가전 MD가 매장의 40%에 달할 정도로 가전제품 이외에도 남성패션, 화장품, 캠핑용품 등 라이프스타일 용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초기 일렉트로마트는 일렉트로맨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한 역동적인 가전매장에 드론과, 피규어, RC카 등 키덜트족을 겨냥한 체험형 매장을 구성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이후 부산 센텀점에 수제맥주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일렉트로 바’를 선보였고, 죽전점과 판교점을 열면서 남성 패션과 화장품을 비롯하여 의류, 화장품, 캠핑, 여행, 자전거, 안경점, 바버샵 등을 가전매장에 접목시키는 실험을 시도했다. 새로운 매장에 대한 일렉트로마트의 고민은 계속돼 죽전점에는 스크린야구와 오락실까지 등장했고, 23일에는 주류전문점인 ‘와인앤모어’가 판교점에 문을 열었다.

 

일렉트로마트 관계자는 “일렉트로마트를 선보인 이후 남성과 젊은 고객들이 유입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등 이마트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아 가는 중”이라며 “앞으로도 신규 MD와 체험형 매장 확대 등 새로운 실험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혁신의 필요성

 

이처럼 기업혁신을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이마트 임직원들에게 큰 위기의식과 함께 적극적인 도전정신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지난 6월 서울 성동구 뚝섬로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이마트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다.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특강을 한 정 부회장은 “최근 유통규제 강화와 인구 구조의 변화 등으로 대형마트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한 뒤 “이런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온라인몰과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등 신사업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강연에는 이마트 본사 팀장급과 매장 점장 등 임직원 3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마트의 기업가 정신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이마트가 멋진 이유는 항상 새로운 것을 먼저 시도하고, 가장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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