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막후
치과에 갈 때마다 속는 것 같은 사람들을 위한 치과 사용 설명서
“치아 하나의 가치 3400만원…이래도 방치할 건가?”
김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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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28 [12:0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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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외과적·내과적 진료와 달리 치과 진료는 ‘치과공포증(Dental Phobia)’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렵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이가 썩어도, 치통을 느껴도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진료를 미루다 충치, 치주질환, 치아 손실 등의 위험성을 키울 대로 키워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감기에 걸리면 바로 병원을 찾으면서 유독 치과 진료를 앞두고는 인내심을 발휘하거나 병원 선택에 고심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치과에 대한 명백한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치과 진료는 고통스럽다”, “치과 진료는 비싸다”, “치과 진료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치과 치료는 엄청나게 아프고, 비싸고 불편하기만 할까? 이런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치과의사 강혁권의 ‘치과 사용 설명서’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치과 치료는 엄청나게 아프고 비싸고 불편하기만 할까?

몇만 원이면 해결될 일을 키워서 수십만 원씩 들여 치료

치아 치료 무서운 사람 위한 수면치료 등 프로토콜 다양

 

▲ 정말 치과 치료는 엄청나게 아프고, 비싸고 불편하기만 할까? <사진출처=Pixabay>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창피해서 입을 못 열겠다는 젊은 여성 환자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어금니 몇 개는 빠져 있고 남은 어금니는 덜렁거리는 상태인데다 앞니까지 충치가 심했다. 이 환자는 치과 공포가 너무 심해서 처음에는 한쪽 어금니만 안 좋았는데 그냥 두고 반대편 치아로만 씹었단다. 그렇게 한쪽만 쓰다 보니 무리가 왔고, 참고 참다가 이제는 앞니까지 썩어서 병원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며 무엇보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소통과 신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치과의사 강혁권의 말이다.

 

강혁권 의사의 설명에 따르면 5명 중 4명은 보통 초기 증상이 생기면 거의 바로 치과에 내원한다는 것. 그런데 1명은 일단 참거나 그 부위를 피해서 식사를 한다. 사실 그러다 보면 괜찮아지는 것 같다. 그래서 ‘어랏? 이것 봐라. 시간이 지나니까 괜찮아지네?’ 이러면서 그냥 잊는다. 그러나 치과 질환을 감기처럼 생각하면 위험하다. 그러다가 반대쪽이 아파오면 일전에 극복한 경험이 있어서 또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씹어먹으며 두 번의 위기를 자체적으로 극복한다.

 

이 정도 되면 일종의 자기 확신이 생기게 되는데, 통증이 와도 참고 견디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결국 흔들림이 심해지고 통증이 더 심해지면 이건 아니다 싶어 치과를 찾게 된다.

 

2008년 미국의 리서치 기관인 ‘더 내셔널브로’에서 발표하기를 치아 하나의 가치가 3만 달러라고 했다. 우리 돈으로 3400만 원쯤 되겠다. 치아 하나가 중형차 한 대 값이다. 산출 근거는 치아 상실로 야기되는 저작 장애, 그리고 그 저작 장애로 발생하는 위장관 장애와 대인관계 악화 및 치아 상실로 인한 조기 치매 유발률 등을 고려했다고 한다. 보통 정상 성인의 치아 개수가 28개이니 이 미국식 산출법으로 계산하면 전체 치아의 가치는 대략 9억5000만 원 정도 된다.

 

미국은 한국에 비해 GDP도 높고 의료수가도 높으니 동일 선상에 놓을 수는 없고, 우리 식대로 간단히 계산해보면 치아를 상실했을 때 들어가는 치료비와 치아가 없는 동안 발생하는 부가적인 위장장애 및 대인관계 실축, 잔존 치아들의 피로 축적, 치료기간이 길어짐으로써 수명이 단축되고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 등을 고려했을 때 대략 9000만 원의 손실이 나온다. 이렇게 계산해도 절대 적지 않은 금액이다.

    

“치과 치료는 타이밍”

 

“앞서 소개한 환자의 경우 치과에서 장비 돌아가는 소리만 들어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서 수면치료를 진행했고, 짧은 기간에 끝나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와 주어서 무사히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초기에 간단히 치료할 수 있었던 것을 본인 스스로 문제를 키워서 경제적·정신적·시간적 손실까지 초래했다. 치과의사로서 여전히 5명 중의 1명은 그런 환자라는 게 너무 안타깝다.”

 

강혁권 의사는 “치과 치료는 타이밍”이라면서 “조금이라도 안 좋다 싶으면 단골 치과를 찾아 꼭 검진을 받아보라”고 권유한다. 수년째 수많은 환자를 진료한 그는 치과 진료를 앞두고 고심하는 환자들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 책까지 펴내기에 이르렀다. “왜 A치과와 B치과는 진료 내용이 다른가요?”, “왜 치과마다 치료 비용이 다른가요?”, “왜 치료를 했는데도 치통이 계속되나요? 치료가 잘못된 거 아닌가요?” 등 환자들이 치과 진료에 관한 불쾌한 의혹으로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환절기에 감기에 걸려서 기침이 심해지면 내과에 간다. 운동하다가 손목이 삐끗하면 정형외과를 찾는다. 이렇게 신체 다른 곳이 아플 때는 쉽게 근처 병원을 찾지만, 유독 치아가 아프면 일단 참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치아 상태에 따라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별다른 통증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다가 괜찮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증상이 더 심해져서야 어쩔 수 없이 치과에 간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본인만 아는 민간요법으로 아픈 것만 대충 해결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질병이든 직접 병원에 가야만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치료도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스스로 내린 섣부른 판단은 자칫 병을 키우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럼에도 정보만 믿고 치과로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고 치료받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치아의 가장 대표적 기능은 씹는 것이지만, 원활히 발음하는데도 필수적이며, 요즘에 이르러서는 미인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밝은 미소가 요구되니 외모에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내과보다 치과를 잘 찾지 않는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은 도대체 왜 벌어지는 걸까? 단순히 치과 치료가 아프기 때문일까? 치아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좋은 치과의사 한 명쯤 확보를”

 

강혁권 의사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치아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좋은 치과의사를 만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치과의사와 소통해서 최고의 진료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아 치료 전에는 ‘진단’이 필요한데, 진단을 통해 치료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건강상태, 전신질환 이력, 구강관리 습관, 식습관, 스트레스 정도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귀띔한다. 이런 이해 없이 기계적으로 진료만 하면 환자는 반드시 불편한 상황을 만날 수밖에 없다는 것. 유독 치과 진료에 따른 환자와 의사 간의 다툼이나 불신이 큰 이유는 이러한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란다.

 

강혁권 의사는 “똑같은 증상이라도 여러 치료방법이 있고, 각기 장단점이 있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은 의사와 환자의 소통을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면서 “그런데 대부분 이 조절에 실패해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어떤 치료법이든 최선의 치료법은 될 수 있어도, 최고의 치료법은 아닐 수 있다. 너무 바빠서 시간을 빼기 힘들다면 짧은 시간에 치료하는 방법을,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면 저렴한 치료방법을 치과의사와 상의해서 찾을 수 있다. 강혁권 의사는 “특히 통증 때문에 치아 치료가 무서운 사람들을 위한 수면치료 등 다양한 프로토콜이 준비되어 있으므로 ‘아프지 않게 치료해주세요’라는 단 한마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그러면서 심각한 충치, 치주질환, 부정합, 턱질환 등으로 자신의 진료실을 찾은 수많은 사람의 사례도 소개한다. 강혁권 의사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치과 치료를 어렵고 무섭게만 생각해서 치아관리에 소홀했던 점이 허탈하게 느껴질 만큼 치과공포증을 털어내는 방법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만족스러운 치과 치료 후를 생각해보라. 깨끗해진 입안만큼 마음도 가벼워질 것이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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