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속내
문재인 케어, ‘건보료 폭탄’ 전면 부정한 이유
강공 드라이브 예고?…“재원확보 자신있다”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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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11 [13:5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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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과정에서 공약했던 ‘보편적 의료보장’에 대한 정책이 실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의료보험 강화’를 주요 골자로 하는 ‘문재인 케어’를 발표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강화 대책은 국민 의료비 부담의 주범으로 꼽히는 비급여 진료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수십 조 예산이 드는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재원확보의 자신감을 보이며 강공 드라이브를 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정책 실현에 전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편적 의료보장 공약 실현 구체화…전 생애 건강 케어

‘문재인 케어’ 본격시동 걸려…‘모든 치료 건보로 보장’

복지부 “국고지원 준수, 예년 수준 인상이면 문제없어”

직접 나서 ‘건보료 폭탄’ 논란 차단 文…‘문 케어’ 설득

 

▲ 문재인 대통령이 ‘보편적 의료보장’ 공약을 지키기 위해 의료보험 강화를 골자로 한 ‘문재인 케어’를 발표했다. <사진제공=청와대>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의료보험 확대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모든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건강위험에서 벗어나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사회보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던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하는 현실을 바로잡고 사회 구성원의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국민통합을 이룰 복지국가 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보편적 의료

 

이에 인수위 역할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7월 의료의 공공성과 보편적 의료보장 체제를 강화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누구나 이용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고자 2022년까지 의료 취약지에 300병상 이상의 거점 종합병원을 확충하기로 한 것이다.

 

또 2019년에 공중보건장학제도 시범사업을 시행하는 등 의료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의 의료인프라를 강화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의료기관 간 역할을 재정립해 동네의원 등 1차 의료기관은 만성질환 중심으로 진료하고, 대형병원은 중증질환과 입원진료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건강보험 수가 구조를 개편하기로 했다.

 

재난적 의료비로 가계가 파산하는 일을 막고자 저소득층의 소득수준에 맞춰 건강보험 본인 부담상한액을 재설계하고, 특히 올해부터 15세 이하 아동의 경우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률을 5%로 낮추기로 했다.

 

40대 이상 성인에게는 건강진단 바우처를 지급하는 등 건강검진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초중고교생 독감 예방접종 때 국가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선택진료를 폐지하고, 상급병실료를 단계적으로 급여화하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이른바 3대 비급여를 지속해서 줄이고, 선별급여 적용 진료항목을 넓히는 등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2018년 7월부터 퇴직 후에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현행 최대 2년에서 최대 3년간 유지해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게 개선하기로 했다.

 

치매 국가책임제를 시행해 올해부터 전국에 252개의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병원을 확충하고, 2018년부터는 중증치매 환자의 본인 부담률을 낮추기로 했다.

    

문재인 케어

 

문재인 대통령은 이같은 ‘보편적 의료’ 계획을 구체화한 ‘문재인 케어’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문재인 케어의 골자는 지금까지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했던 3800여개 비급여 치료가 앞으로 모두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 미용과 성형 목적 치료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치료가 건강보험의 틀 안에 들어온다.

 

지난 1989년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가 도입 된 이후 근 30년 만의 대수술이다. 국민들이 의료비 걱정에서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9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해 환자들과 환담을 나눈 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직접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의료비로 연간 50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국민이 46만명에 달하는 등 의료비가 가정 파탄의 원인”이라며 “아픈 데도 돈이 없어서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건강보험 하나로 큰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며 ▲의료 목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저소득층 본인부담 상한액 인하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질환)에 한정된 의료비 지원 대상 확대 등 세부방안을 내놓았다.

 

치료용 비급여 3800여개 항목은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급여화된다. 효과는 있지만 가격이 높아 비급여로 분류됐던 MRI, 초음파 등은 2020년까지 우선 급여화하고, 비용·효과성이 떨어지는 항목은 ‘예비급여’로 본인부담률을 30~90%로 차등해 관리한다.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는 아예 없애거나 줄인다. 일정 경력 이상의 선택진료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경우 최대 50% 진료비를 더 부담하는 선택진료제는 내년부터 완전 폐지된다. 4인실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돼 부담이 컸던 2, 3인실 병실입원료는 내년부터 건강보험 적용된다. 전문 인력이 입원 환자의 간병까지 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 병상은 2022년까지 10만 병상으로 늘린다.

 

노인, 아동, 여성 등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도 완화된다. 중증치매환자는 올해 10월부터 산정특례를 적용해 본인부담률이 20~60%에서 10%로 대폭 인하된다. 65세 이상 노인의 틀니, 임플란트에 대한 본인부담률은 현재 50%에서 30%로 낮춘다.

 

아동·청소년 입원 진료비는 6세 미만 아동에 대해 본인부담을 10%로 적용하던 것을 15세 이하 5%로 대상은 넓히고 부담은 줄였다.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 난임시술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저소득층의 본인부담 상한액은 낮춘다. 소득하위 50% 가구의 상한액은 올해 122만~205만원에서 내년에는 80만~150만원으로 줄어든다. 또 4대 중증질환에 한해서만 한시적으로 시행되던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를 소득 하위 50%에게 모든 질환이 적용되도록 했다. 의료비가 소득의 일정액을 넘는 경우 연간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63% 수준에서 정체된 건강보험 보장율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2022년까지 30조6,0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되는 데 일각에선 건강보험 재정 악화, 건강보험료 인상의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강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보험료는 10년간 평균 인상률인 3% 수준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8월9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문재인 케어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청와대>     © 사건의내막

 

보험료 인상?

 

하지만 향후 5년간 31조원이 투입되는 등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향후 건강보험료 대폭 인상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만만찮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 건강보험 흑자 누적분이 20조원이 넘고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이 법에서 정한대로 투여된다면 예년 수준의 건보료 인상으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달 건보료를 15만원 가량 내는 김 모씨(42)는 “환자들의 병원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에 찬성한다”면서도 “막대한 예산이 투여돼야 실현가능할텐데, 병원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입장에서 건보료만 크게 오를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실손보험에도 가입돼 있어 한 달에 약 25만원을 내고 있어 보험료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그의 우려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 등에서도 마찬가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20조원에 이르는 건강보험 누적재정의 절반 가량을 보장성 확대에 쓰고 건강보험 국고지원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건보료 폭탄’은 지나친 우려라는 입장이다. 또 최근에는 노인 의료비 증가율이 과거에 견줘 크게 둔화됐기 때문에 건강보험 지출 속도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우선 건강보험 누적 흑자분은 지난해 연말 20조원이었지만 지난 3월 기준 21조원으로 증가했으며, 복지부는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에 투입할 예정이다.

 

국고지원의 경우 현재 건강보험법 등에서 예상 건보료 수입액의 20%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지키면 앞으로 한해 1조5000억원을 더 투입할 수 있어 5년 동안 거의 8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는 2007~2016년 10년 동안 예상 수입액의 15~17%정도만 지원해 약 14조7000억원을 덜 지원했다.

 

나머지는 건보료 인상과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줄이는 정책에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보료는 최근 10년 동안 평균 인상율인 3.2%를 넘지 않는 선에서 올릴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들어가는 예산에 대해 누적 흑자분을 활용하고 국고지원을 더 받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건보료는 최근 10년 동안의 인상율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복지부는 과도한 의료이용 등을 줄이고 조기발견 및 조기치료를 통한 의료비 절감 등 합리적인 의료이용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2000년대와는 달리 최근 들어 노인진료비 증가폭이 둔화된 점도 과다한 건보료 인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보면 노인 1인당 진료비 증가율은 2004~2007년 13.7%로 비노인의 9.2%보다 크게 높았지만, 2012~2015년의 경우 노인과 비노인 진료비 증가율이 각각 4.5%와 3.8%로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노인 진료비는 2015년 기준 전체의 37.8%를 차지할 정도 큰 비중”이라며 “최근 들어 노인 진료비 증가폭이 둔화돼 건강보험 재정 지출 증가 속도 역시 2000년대처럼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건보료를 인상해 실손보험에 이중으로 가입하는 고통을 덜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지난 8월9일 논평을 내어 “보장 비율이 80%가 될 수 있도록 건보료를 인상하면 한달 28만원 이르는 실손보험료를 낼 필요가 없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은 더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 ‘문재인 케어’에 대해 야권이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강하게 반발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재원확보에 자신감을 보이는 발언을 했다. <사진제공=청와대>     © 사건의내막

 

강공 드라이브

 

이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보험 강화 정책인 ‘문재인케어’를 두고, 야권에서 ‘세금폭탄’ ‘보험료폭탄’ 등 우려를 제기하며 공세를 펴자 직접 논란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권은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두고는 우려와 지적이 제기했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현 정권 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지라도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냐는 것이다. 당장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은 ‘문재인케어’의 방향성엔 공감한다면서도 재원마련 방안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케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 및 재난적의료비지원법 제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처럼 야권이 일제히 반대할 경우 여소야대 국회에서 법안처리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8월1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직접 대응에 나섰다.

 

그는 “새 정부의 복지확대 정책에 대해 세금폭탄이나 건보료 폭탄 또는 막대한 재정적자 없이 가능할 것인가 궁금해하는 국민도 많다”며 “반대로 한편에선 복지확대의 속도가 늦다는 비판도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기획재정부와 충분히 협의해 재원대책을 꼼꼼하게 검토했고, 또 올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하도록 설계해 현실적으로 건전 재정을 유지하면서 감당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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