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속내
안철수 바라보는 호남민심 복잡한 내막
‘극중주의·탈 호남’ 거론 불편…“호남이 봉이냐?”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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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11 [14:1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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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했으나 결국 전면에 나선다. 국민의당의 창업주이자, 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당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것이다. ‘국민의당 대선조작 게이트’로 당 지지율이 폭락하고, ‘안철수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정면돌파를 선언한 꼴이다. 안철수 의원은 출마 이유에 대해 “당을 살리기 위해 나왔다”는 이유를 댓지만, 정계 대다수의 의견은 ‘정치 생명 연장’으로 모아져, 그의 ‘새정치’의 대한 진심이 의심받는 상황이다. 이같은 ‘안철수식 정치’가 성공할 수 있을까? 국민의당 전당대회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 살리기’ 강조하며 ‘전당대회’ 출마

안철수 호남서 ‘찬밥’?…시·도 의원과 대화 분위기 ‘썰렁’

탈 호남으로 해석되어 비판받는 ‘극중주의’…적극적 대응

분란 격화된 당…反안철수 연대 ‘정동영·천정배’ 단일화?

 

▲ 안철수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내 분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국민의당 당 대표 선출을 위한 8.27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안철수 의원이 지난 8월10일 일부 당원들의 반대에도 가장 먼저 후보자 등록을 마친 가운데, 정동영 의원 역시 이날 등록을 마쳤다. 천정배 의원도 마감일인 지난 8월11일 후보로 등록했다.

 

당권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던 김한길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안 의원과 어떤 형태로든 연대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 부활 목표?

 

안철수 의원은 지난 8월10일 출마의 변으로 “당을 살리고 당을 개혁하고 많은 인재들을 영입해 내년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당 대표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광주를 찾아 광주시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당원 간담회와 광주지역 시·구의원들 간담회를 열고 지지를 호소했다.

 

안 의원은 “지금 당이 정말 위기상황이다”며 “무엇보다 내년 지방선거가 걱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당 대표로 지방선거를 지휘한 경험이 있다”며 “지방선거는 지차제의 장을 뽑는 선거다 보니 주민들이 능력과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을 당선시켰다. 아무리 짧아도 1년 이상 보통 4년 내내 힘들게 노력해야 당선이 되는 선거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 10개월도 남지 않았고, 정당대회를 마치고 나면 불과 9개월 뒤로 다가온다”며 “당의 지지율이 5%도 안되는 상태로 한두달 지속된다면 그 결과는 해보나 마나다. 참담한 결과를 얻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은 “그 위기감이 저를 불러냈다”며 “제 앞으로 정치계획을 세운다면 지금 나서지 않는게 훨씬 좋은 안전한 선택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없어진다면 제 개인 계획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개인의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당을 책임지기 위해 나왔다”고 강조했다.

 

또 “당을 살리고 당을 개혁하고, 많은 인재들을 영입해 내년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나왔다”며 “그래야 당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주장한 안 의원은 ▲작지만 강한 정당 ▲승리하는 정당을 목표로 4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젊은정당 ▲분권정당 ▲당원정당 ▲민생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최소 30%는 정치신인에게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것.

 

그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한다”며 “17개 시도당의 실력을 제대로 키우는 게 시급하다. 그런 역량을 키우는데 중앙당 재정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나온 이상 어떻게 당을 바꿀 것인지 소통하는 기회로 삼겠다”며 “그 노력은 나중에 당선된 이후에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안철수 의원이 ‘중도 노선’을 지향하면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정동영, 천정배 의원과 노선 갈등을 예고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당은 합리적 중도개혁정당이다. 노선에 대해 이번 기회에 당내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마 선언 때 내놓은 ‘극중(極中)주의’를 내세우면서, 진보적 성향으로 꼽히는 정동영·천정배 후보와 차이를 둔 것이다.

 

안 의원은 ‘진보 개혁 노선에서 이탈하는 데 대한 호남 민심의 우려’를 묻자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IMF를 극복했던 게 중도 노선”이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대선 때 제 정책이 가장 실현 가능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도 제가 주장했던 정책들로 선회하는 것이 꽤 많이 눈에 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쟁 후보들은 안 의원의 이런 주장을 “기회주의”라고 비판했다. 천정배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맞불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철수 후보의 극중주의는 확실하게 보수로 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안 후보의 본심은 호남 없는 국민의당”이라고 공격했다. 천 의원은 “안 후보가 신뢰의 위기를 불러일으킨 방화범인데 이제 와서 자신이 불을 끄겠다고 나온다”고도 했다.

 

정동영 의원은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국회에서 강연회를 열어 “어정쩡한 중간은 기회주의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국민의당을 어중간한 중간 야당에서 선명한 개혁야당으로 탈바꿈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철수 의원은 “집에 불이났는데 한 사람이라도 불끄는 데 힘을 보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맞받아쳤다.

    

▲ ‘극중주의’를 주장하는 안철수 의원은 최근 당 내 최대 기반인 호남에서 ‘탈 호남 움직임 아니냐’는 비판을 듣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사건의내막

 

싸늘한 호남 민심

 

하지만 출마 반대 여론에도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강행하면서 안철수 의원은 광주에서 지방의원과 당직자 등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실제로 당원 간담회에는 10여명의 당원만 참석해 썰렁했고, 시·구의원 간담회는 33명의 의원 중 절반에 못 미치는 15명이 참석해 싸늘한 민심을 반영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안 의원이 광주를 한 번 방문할 때면 지지자와 당직자, 지방의원 등이 대거 동행한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찬밥 신세’ 수준이다.

 

광주와 전남지역에서는 안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에 반대하는 여론이 많았다. 특히 지난 8월3일 안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광주와 전남지역 국회의원과 시·구의원 등은 출마에 강하게 반발했었다.

 

또 광주지역 시민단체는 “안 의원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대선 기간 내내 호남 민심과 다른 행보를 보인 점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면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취소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당권 라이벌인 천정배 의원도 안 의원의 출마에 대해 “당원들은 우리 국민의당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안철수 의원에게 더 많은 자숙과 성찰을 요구하고 있지만 안 의원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며 “민심을 거스르는 정치인에게 미래가 없다는 교훈을 똑똑히 새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 않은 분위기에도 안 의원이 출마를 강행하면서 당원들은 물론 지역 의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반대 의견을 표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참석자들도 안 의원이 참석하기 전 “생각보다 많이 안왔다” 등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또 시·구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지역의원들은 “지지율 상승을 위한 정책이 있느냐”, “대선 패배 후 당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이니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등의 날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안 의원은 “당이 일사불란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첫째로는 리더십 허약할 때, 두번째로는 전략담당 부서가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라며 “전략 담당을 제대로 셋업하고 고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호남에서 안철수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당권도전이 ‘성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른바 ‘극중주의’까지 내세웠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좌우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중도’에 극도의 신념을 갖고 행동으로 옮기는 ‘극중 주의’의 중심에 국민의당이 있다. 함께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다”며 ‘극중주의’를 선언했다.

 

그의 발언을 두고 안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탈 호남 행보를 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호남 민심은 들끓었다. 국민의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중도개혁’ 성향의 정당에서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다.

 

독자노선을 우선시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향후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호남의 반감은 더욱 높아졌다. 일각에선 지난해 4·13 총선에서 안철수의 새 정치를 믿고 국민의당에 지지를 보낸 호남에 대한 배신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탈 호남 공방전

 

이같은 ‘탈 호남’ 논란이 커지자 안 의원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호남은 국민의당 당원 24만 명 중 12만 명이 몰려 있는 최대 표밭이자, 지지기반으로 평가된다. 안 전 대표 역시 당 대표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 최대 지역기반인 호남 표심확보가 필수조건이다.

 

지난 5·9 대통령 선거 때도 호남은 안 의원에게 적지 않은 지지를 보냈다. 당시 광주는 문재인 후보에게 61.14%, 안철수 후보에게 30.08%를 투표했다. 전남은 문 후보에게 59.87%, 안 후보에게 30.68%로 절반이상의 지지를 나타냈다. ‘호남’이라는 지역이 가진 비중과 상징성이 당과 안 의원 모두에게 적지 않다는 의미다.

 

또한 당권 경쟁자인 천정배·정동영 의원이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만큼, 안 의원 입장에서 호남 민심 확보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안 의원은 지난 8월9일 자신이 ‘탈호남’을 하려 한다는 비판에 대해 “분열을 원하는 사람의 책동”이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은 이날 저녁 영등포의 한 영화관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후 기자들과 만나 “그것이야말로 왜곡”이라며 “우리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 때 호남에서 세워줬다. 든든한 바탕을 근간으로 전국으로 뻗어나가라, 전국 정당이 되라는 그 뜻을 실어준 것이다. 전 그 숙제를 받들고 염원을 실현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원들을 뵈러 광주에 간다. 그래서 후보 등록을 하고 가장 먼저 광주를 찾게 된다”며 “지난 5·18 기념식에 참석하고 석 달 조금 못 돼 재방문한다. 그곳에서 많은 당원들 시민들을 만나 제 생각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지난 8월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호남은 우리 국민의당의 모태”라며 “전당대회에서 호남과 비호남을 구분하려는 시도는 당 분열 의도가 아닌가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호남 지역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의원 당 대표 출마를 놓고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보조작 사건에 안 의원이 연루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오자마자 당권 도전을 한 것처럼 보여지기 때문”이라며 “특히 당 대표에 함께 출마한 정동영, 천정배 의원을 향한 호남의 지지도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특히 안 의원이 중도를 강조한 출마 선언문으로 인해 당원 숫자도 많고 조직기반도 탄탄한 호남에선 조금 거부감이 있는 상황이다”라며 “차라리 당 대표에 출마하며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것이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도와줬다면 안 의원의 정계복귀가 더욱 모양새가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아쉬움을 표명했다.

    

▲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의원이 反안철수 단일화를 할지도 전당대회 관전 포인트다. <사진=김상문 기자>     © 사건의내막

 

당 내 분란 격화

 

이처럼 안철수 의원의 당 대표 선거 출마가 크게 환영 받지 못하는 가운데, 당 내홍 마저 격화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반대파) 의원들이 집단으로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 전 대표 측은 “당원과 국민의 판단”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안 의원의 출마 반대 성명을 냈던 이상돈 의원은 지난 8월1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 전 대표의 리더십은 이미 상실됐다”며 “만약 당 대표가 된다 하더라도 원내 다수 의원들, 특히 무게감 있는 의원들이 다 안 의원에 대해 비판적이고 회의적이기 때문에 당을 정상적으로 끌고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안 의원과 중진 의원들이) 끝까지 가기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도 했다. 분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사실 분당이라는 것은 정당법에 없다”며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이탈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송기석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치인의 정치적 결단에 정답이 하나뿐이겠느냐”며 “생각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더 꾸준히 노력하고 당 (전당대회) 룰의 틀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해서 당원과 국민의 심판을 받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안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쪽은 ‘우리 당의 위기에 큰 책임이 있는 안 의원은 출마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근본적으로 물론 (안 의원의) 책임은 있지만 당의 위기는 정말 심각해서 국민의당이 소멸할 수도 있고, (정동영·천정배) 두 분 중 한 분이 당 대표가 된 것 만으로는 (위기를) 실제로 극복하기는 너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적어도 국민의당의 소멸 자체는 막아야 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안 의원이 정치적으로 큰 위기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출마선언을 한 것으로 본다”고 안 의원의 입장을 대변했다.

    

反 안철수 단일화?

 

이처럼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후보 및 세력 간 본격적인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 결과 예측이 쉽지 않아졌다.

 

먼저 안 의원의 출마를 반대해왔던 ‘반안철수계’의 반발이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할 주요 당직자들이 줄사퇴를 해버리면서 당 내분이 점점 심화되고 있어 추후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안 의원에 대항하는 후보단일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8월8일 천정배 의원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생각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해야겠지 않겠느냐”며 여지를 남겼다.

 

특히 ‘반안철수계’ 의원들 가운데 단일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결선투표제 도입이 확정되면서 두 후보의 단일화 명분이 더욱 커졌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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