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진실
문재인 정부, 초고강도 ‘8.2 부동산 대책’ 속내
투기세력과 전쟁선포…“다주택자는 집 내 놓아라”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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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11 [14:4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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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가도했던 부동산 투기수요 억제를 위해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후 전방위 규제 완비를 위한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처음 내놓은 6.19부동산대책은 시장에서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서 재빠른 후속조치로 투기세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내놓은 두번째 8·2대책에는 집값 과열의 진원지로 꼽은 ‘다주택자’를 직접적으로 겨냥해 투기를 잡기 위한 강력한 옥죄기 행보에 돌입한 상황이다.

 


 

세금·대출·청약 등 부동산 총망라돼…정책강도 역대급 수준

강한 의지 표명 문재인 정부…“부동산은 임기내에 잡겠다”

규제 강도 높아졌지만 눈치 보는 투기자본…힘겨루기 양상

매매 해야 부과하는 ‘양도세’ 외 ‘보유세’ 강화 필요성 제기

 

▲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자본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사진=YTN 뉴스 캡처>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치솟고 있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위해 정부가 역대급 초강도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지난 8월2일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위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초강력 대책

 

무엇보다 이번 8.2 부동산 대책은 세금과 대출, 재건축, 재개발, 청약 등을 망라한 초강도 종합대책이라는 점에서 조정대상지역 도입과 청약시장 중심의 대책이었던 지난 11.3 대책이나 6.19 대책에 비해 규제 강도나 범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특정지역에 과도하게 몰리는 투기세력과 다주택자의 단기투자를 철저하게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대표적인 조치가 지난 2011년 11월 모두 해제됐던 투기과열지구의 부활로 서울전역과 과천, 세종시가 지정돼 당장 8월3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또, 분양권 전매가 대폭 제한되고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되는가 하면 아파트 청약 가점제도 크게 강화된다.

청약 가점제가 강화되면 1순위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져 청약 수요 감소가 예상돼 가점이 높은 실수요자들의 청약 환경은 좋아질 전망이다.

 

이와함께, 최근 부동산 상승의 주범으로 여겨진 재건축을 비롯한 정비사업 투기수요 억제를 위해 재건축 뿐 아니라 재개발 정비사업 입주권 및 재당첨 제한 방안도 포함됐다. 이는 대책 이후 발생할 지 모를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번 대책에서는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함께 양도소득세 강화 방안도 눈에 띈다. 양도소득세 강화는 실수요 중심의 주택수요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우선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하는 것은 물론, ‘갭투자’ 방지를 위해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도 거주요건을 추가했다.

 

양도세 부담이 가중될 경우 '갭투자' 등 소액투자를 통해 다주택자가 됐던 투자수요들은 양도세 중과로 인해 적극적인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대출규제도 대폭 강화돼 투기과열지역과 투기지역의 경우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강화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건수를 차주당 1건에서 세대당 1건으로 제한했다.

 

이에따라,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목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은 더욱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밖에,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요건 역시 오는 9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정요건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더불어 국토부가 오는 9월 발표할 ‘주거복지 로드맵’은 이번 8·2 대책에서 구체화하지 못한 일부 내용을 보완하는 한편, 향후 5년간 서민 주거지원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할 전망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8월2일 대책 발표 브리핑에서 “새로운 주거복지의 패러다임과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마련하겠다”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적임대주택 연 17만가구 공급과 관련한 세부 계획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매년 공공임대주택 13만가구, 공공지원주택 4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신혼부부를 위한 분양형 공공주택인 ‘신혼희망타운’ 연 1만가구 공급 계획과 관련해 구체적인 공급대상과 주택유형, 시범사업 입지 등을 확정해 발표한다.

 

다주택자의 자발적인 임대주택 등록도 양성화한다. 이를 위해 임대주택 세제 혜택을 늘리고 리모델링비 등 기금 지원을 확대하는 인센티브 방안이 관계부처 협의 후 주거복지 로드맵에 담을 예정이다.

 

이처럼, 이번 8.2 대책은 각종 부동산 규제 가운데 최고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보유세 강화와 당초 도입여부가 주목됐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초강도 대책이 적용된 역대급 부동산 종합대책인 것이다.

    

강한 의지 표명

 

이처럼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발표에 대해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확고한 정책의지를 밝혔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지난 8월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책의 일관성이란 점에서 최소한 이 5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새로운 구조로 안착시키는데 대해서 확고하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진행할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의 이런 발언은 전날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것이 일시적인 조치가 아니라 현 정부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수석은 이어 “부동산 정책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이 정부는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번 대책에 대해 참여정부 정책의 ‘재탕’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 대신 단기적으로는 시장 위축,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수석은 “참여정부가 전통적인 수요억제와 공급확대라는 패러다임에서 유동성 확대국면을 이해하지 못해 (부동산 규제) 강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것은 분명히 인정한다”면서도 “2006년부터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통해 유동성 규제에 나서서 2007년 1월부터 부동산 가격 안정이 시작됐다”며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론을 부분적으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 진정 속 이명박·박근혜 두 정부를 거쳤지만 두 정부는 참여정부가 만들어 놓았던 부동산 시장 질서를 완화하는 쪽으로 부동산 정책을 펼쳐왔다”며 “박근혜 정부도 지난해 11월 강남재건축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10.13대책’을 시행했고 정상적이어서 박근혜 정부가 임기중이었다면 (지금) 규제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 수석은 특히 “도대체 새 정부가 두 달 동안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무슨 조치를 해서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올랐나”라고 반문하며 “새 정부의 (부동산) 가격 급등 원인은 지난 3~4년동안 초이노믹스와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이전 정부의 메세지와 정책적 부추김이 있었다는 것을 (야당은)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마치 새 정부가 갑자기 규제를 갖고 온 듯 보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일성에서부터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예고해 왔다. <사진=KBS 뉴스 캡처>     © 사건의내막

 

힘 겨루기 시작

 

이처럼 8·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과 세종시를 중심으로 과열양상을 보이던 주택가격 상승률이 대책이후 일단 둔화되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은 재건축 위주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세종은 가계약금을 포기하면서까지 거래를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투기우려지역으로 꼽힌 곳에서는 단기적인 정책효과가 엿보인다. 시세차익을 보기 위해 유입됐던 갭투자와 분양권 거래 수요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대출규제로 당분간 숨을 고를 것으로 보이지만 자금력을 가지고 들어온 투자자들은 아직까진 관망세다. 정부와 힘겨루기에 돌입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대책의 주요 타깃은 주택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강남을 비롯한 ‘재건축 단지’와 ‘다주택 보유자’들이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직격탄을 맞아 망연자실한 상태다.

 

지난 8월3일 이후 조합설립 인가를 받거나 이미 설립 인가를 받은 경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돼 사실상 거래가 끊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모두 10만8000 가구로 이 가운데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단지는 절반 정도인 5만5655가구다.

 

이들 단지의 경우 조합원 지위를 팔수는 있어도 매수자는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없고 현금 청산 대상이 되기 때문에 조합원 지위를 살 이유가 없다.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구 개포 주공 1~4단지와 서초구 반포 주공 1단지 등이 대표적으로 이들 재건축 아파트를 전문으로 취급해 온 주변 중개업자들은 아예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시행될 예정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처럼, 이번 8.2 대책은 재건축 단지의 과열을 잡는데는 확실한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재건축 단지와는 달리 또 다른 타깃인 다주택 보유자들의 경우엔 효과가 어느 정도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을 향해 양도소득세 중과세 방침을 천명하고, 내년 4월 이전까지 유예기간을 줘 주택처분을 유도하기로 했다. 만약 이 기간 내에 집을 팔지 않을 경우 3주택자 이상은 내년 4월 이후 양도소득세가 최대 60%까지 적용될 수 있어 다주택자들이 매도에 나설 것이란 판단이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정부의 노림수와는 다른 방향이 감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이 ‘매도’보다는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분위기다.

 

물론, 대책이 적용된 지 얼마 안 돼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려는 관망세가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이고, 또 내년 4월까지는 시간이 꽤 남아있어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주택자들 가운데 무리한 대출이 없는 투자자나 여러 채 주택을 보유할 정도로 자금 능력이 있는 이른바 ‘큰 손’들의 경우 양도소득세 중과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한다.

 

양도소득세는 거래가 발생해야만 과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강화된다고 해도 집을 팔지 않으면 세금 낼 일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의 경우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으로 멸실되는 주택이 많아지는 반면,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버티다 보면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다주택자들 사이의 분위기다.

 

실제로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집값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기 때문에 양도세가 강화돼도 팔지만 않으면 손해는 없을 것”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버티기 돌입?

 

그야말로, 문재인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어떻게든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8.2 대책을 통해 확실히 했지만, 다주택자들 사이에선 버티겠다는 분위기가 만만찮은 상태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다주택자를 제재하려면 매매를 해야 부과하는 양도세 말고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소득이 없어도 상시적으로 부과하는 보유세는 자칫 강력한 조세저항을 야기할 수 있어 쉽사리 도입하기 어려워 정부와 시장의 힘겨루기는 더욱 팽팽해질 전망이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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