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입맛 사로잡은 농심 ‘신라면’

“지구를 중독 시키는 한국의 매운맛”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7/08/18 [14:48]

전 세계 입맛 사로잡은 농심 ‘신라면’

“지구를 중독 시키는 한국의 매운맛”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7/08/18 [14:48]

농심 신라면은 한국인의 매운맛을 콘셉트로 1986년 출시되어 현재 라면시장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시장 대표 브랜드이다. 현재 신라면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약 700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하며 한국의 맛을 알리는 식품외교관 역할을 다하고 있다. 1971년 미국 LA 지역에 처음 라면을 수출한 농심은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본격적인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농심은 신라면 이외에도 인기 브랜드인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육개장사발면 등을 현지 생산, 판매해 다양한 인종의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또한, 생생우동을 비롯해 메밀소바, 멸치칼국수 등 별미제품들은 수출을 통해 세계 각국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끈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이나 맛짬뽕, 볶음너구리 등 수출 신제품은 교포 및 화교시장에서의 입소문을 바탕으로 인기가 확산되는 추세다.

 


 

美 전역 4692개 월마트서 판매되는 최초 한국식품 신라면

국회 및 국방부 등 미국의 주요 정부기관에서도 판매 개시

해외 매출 비중 30% 넘긴 진정한 글로벌 식품기업 떠올라

공격적 해외 마케팅…거대시장 일본·인도네시아 등 집중해

 

▲ 농심 K-CON 야외프로모션 모습. <사진제공=농심>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농심 신라면이 세계 각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986년 출시 때만 해도 “너무 매운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었지만 지금은 국내는 물론 세계 라면 시장을 주름잡는 대표 라면으로 떠올랐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은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은 물론 태평양 폴리네시안 국가들부터 중동,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미 칠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팔린다.

    

아메리칸 辛세계

 

대표적인 판매국가는 바로 미국이다. 최근 농심 신라면이 한국 식품 최초로, 미국 전역 4692개의 월마트(Wal-Mart) 전 점포에 입점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농심은 미국 전체 유통시장을 아우르는 거대한 판매망을 갖추게 됐다. 코카콜라, 네슬레, 켈로그 등 세계적인 식품회사 중에서도 대표제품만이 월마트 전 점포 판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농심 신라면은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농심은 신라면을 앞세워 미국 심장부인 핵심 정부기관에까지 입점을 추진하는 등 미국시장 공략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신라면은 미 국방부(Pentagon), 국회의사당(US Capitol) 등에서 라면류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다.

 

농심은 올해 6월부로, 미국 전역에 있는 4692개의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 입점을 완료했다. 이로써 신라면은 “미국 월마트 전 매장에서 판매되는 최초의 한국 식품”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농심은 2013년 세계 최대 유통회사인 미국 월마트와 한국 식품업계 최초로 직거래 계약을 맺은 이후, 대도시 매장 중심으로 제품 공급을 늘려왔다. 4000여 개의 월마트 대형매장부터 시작해 최근 소도시 월마트 중소형 마켓까지 제품 입점을 모두 마쳤다.

 

농심은 월마트와의 1:1 직거래를 통해, 미국 현지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월마트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영업을 진행했으며, 매장 바이어와의 협업으로 신라면 진열과 판촉행사 등을 효과적으로 실시했다. 월마트 매출도 매년 약 30%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전 점포 입점이 완료된 올해부터는 매출이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이 입점된 것은 그만큼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가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월마트가 미국 전역에서 판매하는 식품은 코카콜라, 네슬레, 펩시, 켈로그, 하인즈 등 세계적인 식품 브랜드뿐이다. 신라면은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월마트 관계자는 “우리는 고객들로부터 신라면에 대한 큰 수요를 확인했다. 그래서 신라면을 지속적으로 매대에 진열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전역의 월마트를 판매 채널로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한국 식품 브랜드로는 놀라운 일”이라며, “4692이라는 숫자가 단지 매장 수를 뜻하는 게 아니라,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자체 판매망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농심은 월마트와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에 기반해, 중소형 마트나 편의점, 슈퍼마켓 등 다양한 유통채널로의 입점을 진행하고 있다. 월마트 성공사례를 활용해, 소규모 점포로까지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하반기 중 월마트에 납품하는 자체 물류체계를 개선해, 현재 평균 3일 정도 소요되는 배송기간을 1일로 단축시키는 ‘월마트 ON-TIME’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카코 인근에 있는 물류센터를 확장해 중부와 동부지역 물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농심아메리카 관계자는 “농심은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현지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농심 특설매대(현지명칭 Road Show)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과 마케팅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수년 내에 일본 브랜드를 따라 잡겠다”고 말했다.

 

현재 농심은 일본 동양수산과 일청식품에 이어 미국 라면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다.(2016 유로모니터 자료 기준)

    

▲ 케냐 홈쇼핑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 <사진제공=농심>     © 사건의내막

 

美 정부기관 공략

 

농심은 미국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국회의사당(US Capitol)과 국방부(Pentagon) 등 주요 정부기관에 신라면을 포함한 여러 라면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 주요 정부기관 내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라면 제품은 신라면이 최초이자 유일하다. 농심은 신라면 브랜드 파워와 미국 내 위상이 미국 정부의 높은 문턱을 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농심이 처음 미 국회의사당과 국방부의 문을 두드린 건 지난해 5월, 2만5000명이 근무하고 하루 방문자만 5000여 명에 달하는 국방부와 미국 정치의 상징인 국회의사당 입점은 매출을 떠나 미국 내 브랜드 위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또한, 라면종주국 일본의 라면 브랜드도 입점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농심은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웠다. 농심은 미국 진출 당시, 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일본업체와 달리 ‘고급화’ 전략을 구사했다. 소득수준이 높은 미국에서 라면을 저렴한 음식으로 포지셔닝하기 보다, 스파게티 등의 면 요리와 대등한 위치에서 고급화를 추구했던 것이다. 이러한 신라면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미 정부기관의 오피니언 리더십과 적절히 부합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농심은 미국 국회의사당과 국방부를 비롯해 국립보건원(NIH), 특허청(USPTO) 등 7개 정부기관에 신라면, 신라면블랙, 너구리, 김치사발면 등을 판매하고 있다.

 

농심아메리카 김병오 뉴욕지사장은 “스위스 융프라우, 칠레 푼타아레나스 등 세계 랜드마크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이 이제는 정부기관을 비롯해 미국의 관문 뉴욕JFK공항과 워싱턴 공항, 주요 대학인UCLA, 뉴욕대 등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한국의 맛을 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미국 백악관, 항공우주국(NASA), UN본부 등 또 다른 기관에도 신라면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치솟는 신라면 인기

 

이처럼 미국 공략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농심의 라면 해외 매출은 6억3500만달러(7230억원)였다. 올해 해외 라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7억8000만달러(8880억원)다. 이르면 내년에는 매출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농심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2.6%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3.9%포인트 높아졌다. 해외 매출 비중이 30%를 넘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농심 입장에서 고무적인 것은 해외 판매량이 매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라면 시장은 정체된 반면 해외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이라며 “해외 시장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은 197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라면을 첫 수출한 이후 40여년 간 해외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다.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것은 2015년부터다. 농심의 해외 매출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억달러 선에 머물다가 2015년 5억5000만달러에 이어 지난해 6억3500만달러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대표 라면인 신라면은 농심 해외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신라면 외에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 짜왕, 감자면, 김치찌개면 등도 인기 상품이다. 지난해 신라면의 해외 매출은 28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은 약 4500억원이었다. 농심은 수년 내 신라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한다.

 

신라면은 지난해말 기준 해외 누적 판매량이 98억개에 달한다. 면을 모두 풀었다고 가정(50m)했을 때 지구(둘레 4만km)를 1만2300번 이상 감을 수 있고, 지구와 태양 거리(1억4000만km)를 2번 왕복할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우리는 신라면을 ‘식품업계의 반도체’라고 부른다”면서 “올해는 ‘해가 지지 않는 신라면 월드’라는 컨셉으로 중국부터 동남아를 잇는 아시안 벨트를 강화하고 미국, 일본을 주시장으로 선정해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 스위스 융프라우 전망대에서 신라면 용기면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관광객들. <사진제공=농심>     © 사건의내막

 

해외 마케팅 강화

 

농심은 미국과 일본, 호주, 중국 등에 총 7개의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그외 동남아와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에는 국내 법인이 생산한 물량을 수출한다. 지난해 전체 수출 실적은 1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약 7% 증가했다.

 

‘라면 원조국’ 일본은 농심이 가장 주목하는 시장이다. 일본법인인 농심재팬은 지난해 농심의 해외법인 중 가장 성장한 곳이다. 2002년 설립된 농심재팬의 지난해 매출은 398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 성장했다.

 

농심은 일본에서 2013년부터 ‘신라면 키친카’를 운영하고 있다. 신라면 키친카는 신라면을 맛볼 수 있는 푸드트럭이다.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7개월간 주요 도시를 누비며 신라면 시식행사를 통해 한국의 매운맛을 알리고 있다. 그동안 신라면 키친카가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최북단 홋카이도까지 일본 전역을 다니며 펼친 시식행사는 150여회로 이동 거리가 10만km에 달한다.

 

일본에는 신라면의 날도 있다. 농심은 2010년부터 4월10일을 신라면의 날로 제정하고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일본어로 숫자 4와10의 소리를 합치면 맵다를 의미하는 ‘Hot’과 발음이 비슷하다는데 착안한 ‘데이 마케팅’이다. 올해도 농심재팬은 4월 10일 신라면의 날을 맞아 도쿄 인근(지바현)의 한 이온몰 쇼핑센터에서 유명 개그맨 7팀을 초청해 신라면 홍보 이벤트를 열었다. 농심은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윤식당’의 배경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권도 농심의 주 관심지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인도네시아 국민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60.3개로 우리나라(72.4개)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6000만명에 이르기 때문에 농심이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농심은 인도네시아 공략을 위해 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자카르타를 비롯해 수도권 대형마트 중심으로 농심 라면이 공급되고 있지만 올해 지방 중소도시 편의점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유통망이 덜 발달한 베트남, 필리핀 등에선 기존 대형 거래선 외에도 지방의 중소형 할인점, 개인 슈퍼, 전통시장을 일대일로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라면의 매운 맛에 대한 호감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호주법인은 매출이 140억원대로 크지 않지만, 뉴질랜드는 물론 파푸아 뉴기니, 피지 등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폴리네시안 국가를 공략하는 교두보다.

 

몽골의 경우 몽골 소비자들이 원해 신라면을 수출하게 된 사례다. 농심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해 일했던 몽골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뒤 신라면을 찾기 시작해 농심차이나가 몽골에 수출하게 됐다. 몽골 라면시장에서 농심의 점유율은 50%를 웃돌며, 유목민족 특성상 컵라면이 주로 팔리는 상황이다.

 

농심은 최근 들어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신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농심은 최근 국내 식품기업 중 처음으로 남아공 지역 대형 유통체인인 스파(Spar)에 신라면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카자흐스탄 내에선 최고급 유통매장으로 분류되는 매크로 센터(Makro Center), 도스틱 프라자(Dostyk Plaza)에 입점해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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