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속내
보수통합, ‘유승민vs홍준표vs친박’의 ‘갈등 삼국지’
극한 대립의 보수 빅3…통합파-자강파-친박계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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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13 [14:45]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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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야당 진영의 재편 움직임이 혼돈을 겪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의 ‘당 대 당’ 통합이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바른정당 자강파 의원들의 완강한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무성 의원이 대표 하는 통합파 의원들이 끝내 자강파 설득에 실패할 경우 집단 탈당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바른정당 통합파가 내세운 명분인 ‘친박 청산’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당 내 반발로 해내기 어렵다는 점 또한 통합의 혼란을 부추기는 요소로 떠오른 상태다. 결국 보수 정당들이 ‘자강파·통합파·친박’ 간 서로 물고 물리는 복잡한 고리를 어떻게 풀지가 ‘보수 통합’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주도 ‘자유한국당·바른정당’ 통합파 간 ‘통추위’ 구성

유승민 중심의 자강파 절대 반대…설득 통하지 않는 김무성

통합의 필수 조건 ‘박근혜 청산’…친박계 집단 반발 부담돼

최대 걸림돌은 ‘벌어진 관계’…물고물린 유승민·홍준표·친박

 

▲ 보수 통합에 관해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에서 키를 쥔 유승민 의원과 홍준표 대표 간의 의견이 완전히 갈리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지난 10월12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에 따르면 양당은 보수대통합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할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구성해 통합을 추진하는 동시에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당과 통합파만이 손을 잡는 시나리오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통합의 계산식

 

통합파 측에서는 이를 ‘부분통합’이라고 부른다. 양당은 일단 통추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합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당 이철우 최고위원은 10월13일 당 지도부에 통추위 명단을 보고했다. 한국당은 이날 중 홍문표 사무총장 주도로 대략적인 통추위 명단을 작성했다.

 

바른정당 김영우 최고위원은 이미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최고위원에게 통추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늦어도 다음 주에는 통추위 구성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바른정당 내에서 통합을 놓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당론이 모이지 않을 경우 통합파 의원들이 독자적으로 통추위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추위는 한국당 3명, 바른정당 3명, 외부인사 3명 등 9명으로 구성하고, 외부 인사로는 이재오 전 의원이 주도하는 늘푸른한국당 인사와 보수 진영 시민단체의 인사를 포함시킨다는 구상 하에 현재 관련 인사들과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으로는 박관용·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보수 진영의 정치 원로를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당은 조만간 윤리위원회를 열어 박 전 대통령과 친박근혜(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윤리위는 정주택 한성대 총장을 위원장으로, 외부인사 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 9월13일 당 혁신위원회의 권고안대로 ‘자진탈당’을 권유할 가능성이 크다.

 

윤리위 결정이 이뤄지면 곧바로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대규모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른정당 통합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조치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움직여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한국당에서 우리가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통합 방식은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한 바른정당의 자강파 의원들이 완강히 버티고 있는 만큼 통합파 의원 10여 명이 탈당한 뒤 단체로 한국당에 합류하는 '부분 통합'의 방식을 띌 것으로 보인다.

 

보수 야당 재편작업은 이르면 이달 말까지 마무리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 조치가 마무리되면 이르면 10월 중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늦어도 10월 중에는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친박계 인적청산 작업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통합이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윤리위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를 미루거나, 친박계가 결사 항전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조건없는 통합을 주장하는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 등이 1차 탈당을 하고,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이 2차 탈당을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통합 시점도 다소 지연돼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일정 기간 무소속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전에는 통합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다음 달 초반에는 통합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 바른정당 의원은 “현재 최우선 순위는 통합”이라며 “이후에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보수 외연을 확장하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 바른정당 내 대표적인 통합파인 김무성 의원은 탈당 의사까지 밝히면서 까지 통합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홍준표vs유승민

 

이같은 보수 통합 논의가 깊어져 가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다시금 막말을 쏟아내며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홍 대표와 유 의원은 보수야권 구도 재편의 열쇠를 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 사이에 쌓인 해묵은 앙금은 보수대통합 국면에서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 대표는 지난 10월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11월13일로 예정된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전까지 통합하자고 공식 제안하면서 “자신들의 입지 때문에 통합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한국 보수우파 전체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보수통합에 반기를 들고 있는 유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에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영감님(홍준표)은 한국당 지지도나 신경 쓰시라고 말하고 싶다”며 “늘 막말이나 하고 국민에게 실망이나 주는 저런 사람들부터 정신 차려야 한다”고 되받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이 홍 대표를 대신해 막말을 퍼부었다. 그는 논평에서 유 의원을 ‘대통령병 환자’, ‘보수의 X맨’이라고 비꼬았다. 홍 대표와 유 의원의 질긴 악연은 지난 2011년 한나라당 시절부터 시작됐다.

 

각각 ‘모래시계 검사’와 경제학자로 명성을 떨치며 서로 다른 궤적을 그려온 홍 대표와 유 의원은 그해 4·27 재보선 패배로 ‘안상수 대표체제’가 무너지며 치러진 7·4 전당대회에 각각 후보로 나섰다.

 

결과는 홍 대표의 압승이었다. 유 의원은 홍 대표에 1만표 가까운 차이로 무릎을 꿇고 2위에 머물러,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당시 홍 대표와 유 의원은 당시 당 쇄신안 문제로 늘 각을 세웠다. 유 의원은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최구식 의원 비서관의 디도스 파문 등으로 당이 흔들릴 때 남경필·원희룡 당시 최고위원과 동반 사퇴해 사실상 홍 대표체제를 무너뜨렸다.

 

쌓일 대로 쌓인 두 사람의 감정적 앙금은 지난 5월 대선 당시 TV 토론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 대표는 바른정당 후보인 유 의원에게 “덕이 없다”고 공격하는가 하면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이 저런 사람하고 정치를 못 하겠기에 나왔다고 하더라”는 등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바른정당 내 자강파와 중도파, 일부 통합파들은 당장의 보수통합을 꺼리는 이유로 한국당의 미진한 인적청산을 내걸지만, 일각에서는 홍 대표의 리더십이나 자질 등을 이유로 거론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한 자강파 의원은 “홍 대표는 통합을 이끌 상대편 리더인데 도저히 신뢰감이 들질 않는다는 평가가 다수”라며 “한국당이 통합을 얘기하려면 일단 홍 대표부터 출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vs유승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대표주자들끼리의 관계 문제를 벗어나더라도, 사실상 ‘흡수통합’ 운명에 놓이게 될 바른정당 내부의 분위기는 크게 악화되고 있다. 특히 통합파의 수장격인 김무성 의원과 자강파의 수장격 유승민 의원의 사이는 점점 더 틀어지는 상황이다.

 

이는 11월13 새 대표 선출을 앞두고 김무성 의원 등 일부의 탈당 가능성이 예견되면서다. 자강파의 중심인 유승민 의원은 김 의원을 직접 만나 설득했지만 뜻을 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에 따르면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유 의원은 지난 10월9일 김 의원과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초대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을 만나 2시간 30분가량 만찬 회동을 했다. 바른정당은 김영우·이종구·황영철 의원 등 3선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3선 의원들과 ‘보수우파통합추진위원회’ 결성을 준비하는 등 통합파의 반기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들은 10월11일 오전 국회에서 2차 모임을 예고했다.

 

유 의원은 만찬 회동에서 특히 통합파의 구심인 김 의원에게 “지난해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탈당하고 올해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내세운 명분을 생각해보라”며 “그때와 상황이 달라진 것이 있느냐”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의원은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 시키면 통합의 명분은 충분하다”며 “더구나 지금은 안보 위기로 보수가 뭉쳐야 할 때”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만이 아니라 유 의원은 추석 연휴 기간 통합파로 알려진 의원들도 잇따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뜻이 강경해 설득에 역부족인 의원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안팎에서는 전대 전 강경 통합파인 7명 안팎의 의원들이 탈당해 한국당에 입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을 비롯해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정양석 황영철 홍철호 의원 등이 통합파로 꼽힌다. 자강파인 한 의원은 “탈당을 감행한다면 보수의 2차 분열이라는 비난을 뒤집어 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5·9 대선 직전 김성태·김학용·장제원 의원 등 의원 13명이 한국당에 복당했을 때도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김무성 의원은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보수가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인 안보가 위중한 때이니 뭉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 외에 친박 핵심의 청산을 병행하지 않을 경우엔 통합파 내에서도 명분이 부족하다는 이견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일부 의원들이 실제 탈당한다면, 바른정당 전대는 자강파만의 경선으로 치러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출마 선언을 한 유승민 의원에 이어 이날은 박인숙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박 의원은 “보수 통합의 첫걸음은 바로 바른정당이 더욱 강해져 보수의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 바른정당 내 통합파들 마저도 친박 세력 청산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그 중심에 최경환 의원(좌)과 서청원 의원(우)가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홍준표vs친박

 

이처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도 상당수는 ‘통합의 명분’을 원하고 있다. 그 명분은 박근혜 대통령 탈당과 함께, ‘친박 청산’이 꼽히는데, ‘완전한 청산’ 결정은 쉽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 9월 중순 한국당 혁신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핵심 친박계 인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탈당 권고안을 내면서 촉발된 양측의 갈등이 일단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나 최근 ‘보수 통합’ 국면에서 다시 폭발할 기미가 보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추석 연휴 이후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의 탈당 논의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잠재한 양측의 갈등이 일시에 폭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무엇보다 12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가 친홍준표계와 옛 친박계의 대결전의 장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9월13일 한국당 혁신위가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 탈당 권고안을 내면서 당사자인 최 의원은 물론 친박계인 김태흠 최고위원까지 가세해 조직적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30명 집단 탈당설까지 제기됐다.

 

더욱이 지난 10월15일 대구에서 한국당이 개최한 '전술핵 배치 대구·경북 국민보고대회'에 최 의원 지지자들이 다수 몰려와 홍 대표에게 “물러가라”고 극렬하게 반발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19일 현재 양측이 이렇다할 대결 양상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친박계 한 초선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속으로 부글 부글 하는 게 있지만 여론의 흐름도 그렇고 지금 나설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할수록 역풍이 불수 있어 때를 보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박 전 대통령 1심 선고 이후 홍 대표가 핵심 친박계의 탈당 요구를 본격화하면 양측이 충돌이 격화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현역 의원인 서·최 의원은 탈당 신고서를 자진 제출하지 않으면 제명 절차를 밟게 되는데 이때 소속 의원 3분의2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친박계가 이 과정에서 표로서 거센 항의를 표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분수령은 또 있다. 오는 12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 친박계가 출마, 홍 대표 체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친박 중진 홍문종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파 궤멸 위기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당 내 중심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친박계가 일치단결할 경우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에 더해 홍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것도 변수라는 견해가 있다. 친박계에서 말하는 ‘때’라는 것이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일각의 풀이도 나온다.

 

나아가 양측은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도 한바탕 힘겨루기를 벌일 소지가 있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 대비 차원에서 지난 7~8월에만 7~8만명의 당원을 받는 등 세(勢) 불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홍 대표가 친박계와의 일전을 앞두고 조직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혼돈의 통합

 

결국 이같은 다양한 변수들로 볼 때 보수 통합의 과정은 큰 혼란 속에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의 키를 쥔 유승민을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 자강파와 홍준표 등 자유한국당 내 통합파, 그리고 자유한국당 내 친박계가 모두 서로간의 관계나 나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분당했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 쌓인 앙금이 많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양당 모두 홍준표·유승민 등 대선주자급 얼굴마담들이 당을 장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통합이냐 자강이냐의 의견조율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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