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속내
안철수, 국감 기간 ‘지방선거 조기 준비’ 사연
정치인생 걸린 승부…“패배하면 끝장이다”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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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13 [15:0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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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정치권의 관심이 국회 국정감사에 쏠려있는 10월,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만은 다른 정치인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다. 국감장이 아닌 내년 지방선거에 쓰일 인재들에 옥석을 가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안철수 대표 자체가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감의 영향력을 미치기 어려우나, 반 년이 넘게 남은 지방선거를 벌써부터 준비하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이르지 않냐는 지적도 있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가 안 대표와 국민의당 정치 생명에 중요한 일정이라고 볼 수 있어, 그의 ‘조기 준비’가 납득되는 상황이다.

 


 

국회 배지 없는 안철수…국감 보다는 원외활동에 올인

지방선거 조기 준비 개시…바른정당과 선거연대 고려?

인재 영입 사활 걸었지만…낮은 지지율에 안철수 등판?

선거 참패시 영향력 급격히 축소…당 와해 가능성 높아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방선거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국회가 10월12일부터 국정감사에 돌입했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원외대표의 이점을 적극 살려,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의 체질 변화와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원외대표 활동

 

안 대표는 최장 10일간의 추석 연휴 기간에도 바쁜 시간을 보냈다. 안 대표 측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민심을 청취하고 당의 제2창당을 위한 혁신 작업,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

 

안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국정감사 시즌에도 이어진다. 안 대표는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대표이기에 굳이 국회 업무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는 인재 영입을 위해 다각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직군의 추천도 받고 있다”면서 “사람이 혁신의 척도인 탓에 인재영입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감 기간 국회는 국회대로 바쁘게 돌아갈 것이지만 안 대표는 이 기간 내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의 변화를 가시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2창당위원회와 함께 당의 혁신과 쇄신을 위해 어떻게 하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체계로 잘 바꿀 수 것인지를 준비해왔고 하나씩 가시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안 대표는 국감 기간에는 최고위원회의, 제2창당위원회 등의 일부 일정만 소화하고 별다른 공개 일정은 잡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되도록 물밑에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의 체질 개선과 인재 영입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게다가 국감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견제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이는 까닭에 굳이 나서서 국민들의 시선을 분산시킬 필요가 없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처럼 안 대표가 국감 기간을 맞아 지방선거 준비에 나선 것은 어쩔 수 없는 궁여지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원외대표의 이점도 있지만 한계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즉 국민들의 관심사가 국감장에 몰릴 수밖에 없기에 국감 기간에는 특별히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지방선거 준비 외에는 딱히 없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이에 안 대표는 점차 정부에 대한 각을 세우면서 국민의당의 존재감 부각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 이후 한동안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를 자제했지만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이처럼 국감정국에서 ‘원외 대표’ 역할에 올인한 안철수 대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당대표 취임 이후 국민의당을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사실상 협치 제1파트너로 끌어올리며 연일 존재감을 높이려 하고 있다.

 

안 대표는 당초 5·9대선에서 3위에 그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았었다. 특히 보수정권 탄핵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중도보수를 표방하던 안 대표가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에게도 밀린 데다, 당 기반이었던 호남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더블스코어로 패한 데 대한 충격파가 거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안 대표의 정계은퇴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 패배 후 86일만에 8·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정면돌파를 선택한 안 대표는 과반 득표로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로는 일정 부분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 부결로 국민의당의 캐스팅보터 위력을 확실히 보여줬고,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표결 직전엔 국민의당에 강공 기조를 이어왔던 추미애 민주당 대표로부터 유감 표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때문에 정치권에선 국민의당이 대선 패배 이후 여의도에서 최고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아울러 전당대회 출마 전 보였던 내홍 양상과 달리, 당 내부에선 아직까진 안 대표 체제에 대해 뚜렷하게 반기를 드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상돈 의원 등 일부가 공개적으로 안 대표 비난에 나서곤 있지만, 집단적인 반안 기류로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안철수호 국민의당은 일단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 국정감사 기간을 맞이했지만, 원외인사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감에 참여 할 수 없다. 이에 외부 활동에 올인 중이다. <사진=KBS 뉴스 캡처> 

 

연대의 셈법

 

그러나 이같은 순항 양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국회 내에서 당분간은 캐스팅보터로서 존재감 행사는 가능하겠지만, 불과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당 존립이 어려울 거라는 시각은 여전하다.

 

특히 여의도에서의 캐스팅보터로서의 존재감이 대외적인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당장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9월26~28일 전국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당 전국지지도는 5%로, 45%를 기록한 민주당은 물론 자유한국당(13%), 바른정당(9%), 정의당(6%)에도 뒤처져 여야 5당 중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같은 조사에서 창당 기반이었던 호남 지역 지지도도 9%로 한자리에 그친 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www.nesdc.go.kr)

 

안 대표는 일단 국감정국에서 본격적으로 태세를 갖춰 지방선거 대비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안 대표 본인이 원외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 다른 당이 원내에 당력을 집중하는 국정감사 기간 동안 지방을 직접 돌며 당 지지세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뚜렷한 지지율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바닥 민심 잡기가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지방선거 전까지 지지세를 회복하기 위해선 결정적 계기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특히 그간 꾸준히 거론돼온 바른정당과의 선거연대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외연 확장이라는 말에 모든 것이 담겨 있을 것”이라며 “올해 안에는 (당내가) 크게 충돌할 것”이라고 했다. 바른정당과의 선거연대 착수와 이를 위한 공론화 작업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바른정당과의 선거연대를 두고 당내에서 격론이 벌어지면 이에 대한 조율 책임은 고스란히 안 대표가 질 수밖에 없다.

 

이 뿐만이 아니라 최근 당 안팎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안 대표는 고민의 빠졌다.

 

안 대표는 우선 ‘양당체제 타파’라는 창당정신을 내세우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 민주당과 연대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민의당 일부 중진의원들은 지난 10월10일 안 대표와의 만찬 자리에서 민주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민주당과 연대해 국정운영의 주체가 돼야한다는 주장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 역시 10월12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해 “어렵지만 고민스럽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전 대표는 “국회의장은 제1당이 갖는 관습이 있는데, 만약 국회의장을 자유한국당이 갖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2개의 복병에 처하는 것”이라며 “모든 것은 문재인 대통령한테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줄곧 여소야대 한계에 부딪혀온 민주당도 연일 국민의당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안철수 대표는 취임 후 지속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우며 민주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강력 부인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엔 바른정당과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민주당과의 연대보다는 ‘중도 연대’에 관심을 보이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의 통합가능성에 대해 “그것은 옛날 이념정당 중심의 사고방식”이라고 일축했다.

 

결국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고 연대를 통한 시너지를 이끌어낼 경우 지방선거에서 승산이 있지만, 논의의 흐름이 내홍으로 귀결될 경우 지방선거 필패는 물론 당 자체가 존폐 기로에 서게 된다. 결국 지방선거 성패와 이로 인한 당의 존망이 안 대표의 리더십에 달려 있는 것이다.

    

▲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대표가 부산시장에 나가야 한다며, ‘안철수 등폰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지방선거 승부수?

 

무엇보다 지방선거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과 당의 운명까지 걸려있는 안철수 대표로서는 다양한 카드를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로인해 광역자치단체장을 노릴 인물이 여의치 않을때는 본인이 직접 등판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거물급 인사들의 전면배치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지난 10월10일 한 인터뷰에서 사실상 전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안철수, 손학규,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이런 당 대표급 인사들이 이번에는 전면에서 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다른 인터뷰를 통해서는 안철수 대표는 부산시장, 손학규 전 대표는 서울시장, 천정배 전 공동대표는 경기지사, 정동영 의원은 전북지사에 도전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출마 대상자들을 거론하기도 했다.

특히, ‘안 대표와 손 전 대표에게 승산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승산 여부를 떠나서 (거물급들이 나서줘야) 우리가 해 볼 만한 게임이 된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거물급 인사들을 대상으로 차출론이 제기되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국민의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성적표에 존폐가 달렸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만약 국민의당이 유의미한 성적을 얻지 못할 경우 지방선거 이후에 있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지역 기반이 그대로 남아있겠느냐는 관측이다. 당이 지방선거 이후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향후 총선 등에서 지난해 총선 이상의 결과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당은 내년 지방선거에 당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반드시 거물급 인사들이 나서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국민의당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8개월가량 앞둔 현재 지지율이 좀처럼 뜨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인지도가 높은 당내 인사들이 당을 위해 나서줘야 한다는 당내 여론도 있다.

 

또한 안철수 대표가 발 벗고 나서고 있지만 참신하고 명망이 있으며 경쟁력까지 갖춘 외부 인사 영입이 쉽지는 않다. 상징성이 있는 지역의 광역단체장 선거에 후보들을 내야 하는 국민의당 입장에선 당내 거물급 인사들의 차출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차출론이 외면받을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 일단 차출대상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출마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불투명하다. 당의 지지율이 좀처럼 뜨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거물급 인사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선거에 나설지도 의문이다.

    

안철수의 운명은?

 

결국 내년 6월 지방선거 성적표는 안 대표 본인의 정치적 운명도 가름할 전망이다. 특히 안 대표가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 출마를 강행한 명분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꼽은 데다 스스로 책임정치를 표방해온 만큼, 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정계은퇴까지 거론되는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해 보인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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