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사연
매출 하락세 돌파구 찾는 ‘편의점’
포화상태 직면…“수익 다양화가 살길이다”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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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13 [15:0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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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던 편의점 업계가 하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다. 점포당 매출이 감소하며 점포당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 주원인이다. 실제로 여전히 출점은 계속되고 있고, 역으로 점포당 매출은 올해 들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에 접어든 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구당 편의점 수는 ‘편의점 왕국’ 일본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에 업계에서는 돌파구를 찾는 데 고심하는 상황이다.

 


 

총 점포 수 4만개 육박…인구대비 일본보다 많아

수익모델 다양화…‘자동화·차별화’ 활로 찾아나서

 

▲ 편의점 출점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 하락세가 완연한 상황이다. <사진=KBS 뉴스 캡처>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 성장세 둔화는 실적으로 확인된다. 한화투자증권이 발표한 ‘8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편의점은 지난 8월에 더욱 부진한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1% 상승했는데, 이는 7월 11.1%, 6월 10.9%에 비해 낮아진 성장률이다.

    

둔화되는 성장

 

특히 점포수가 많아지면서 점포당 효율성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8월 편의점 업계 전반의 매출신장에도 불구하고 점포당 매출액은 전년동월에 비해 -5.2%를 기록했다. 1분기 -1.1%, 2분기 -3%보다 감소폭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상위 업체의 3분기 순증이 400개 가량 수준이라는 점에서 점포당 간섭효과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편의점 점포수는 3만5000개 가량으로, 인구 1450여명 당 하나 꼴이다. 일본이 2200여명 당 한곳의 편의점을 두고 있는 데 비하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편의점 업체마다 자사 점포 간에 최소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는 규정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브랜드 편의점이 기존 편의점 근처에 입점하는 걸 막을 방법은 없다. 근접 출점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6월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편의점을 포함한 프랜차이즈 점포를 열 때 기존 매장 1㎞ 이내에는 출점할 수 없도록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시간당 6470원인 최저임금이 2018년 7530원으로 오르면 편의점 점주들 수익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설상가상 외적인 여건도 나쁘게 돌아가고 있다. 우선 최저임금 인상 이슈가 걸림돌로 작용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 가맹점주 순수입은 올해보다 14%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큰 중소기업 등에는 그 부담을 보전해 준다고 했지만 편의점 가맹점주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외엔 직접적인 혜택은 없다.

 

주요 판매품목인 담배 매출의 급감도 악재다. 담뱃갑 경고그림이 도입되면서 소비자들이 금연하거나 담배소비량을 줄이면서 편의점 전체 매출까지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 ~2014년까지 편의점 담배 매출 비중은 39%대를 기록하다 담뱃값이 인상된 2015년에 45.9%로 확대됐다.

 

한때 50%에 달했던 편의점의 담배 매출 비중은 올해 들어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40% 초반대로 급감했다. 점포수가 공격적으로 늘면서 점포당 담배 매출은 더 줄어들고 있다. 사실상 ‘담배가게’ 역할을 하던 편의점 업계에서 담배매출의 비중까지 줄어들면서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는 더욱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 편의점 점주는 “올해 초부터 담배 판매가 꾸준히 줄어 눈에 띄게 벌이가 안된다”며 “대신 도시락과 신선식품이 잘 팔려 매출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담배 매출 감소분을 겨우 메우는 상황”이라고 했다.

    

▲ 인건비 절감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무인편의점’ <사진제공=이마트>

 

수익모델 다양화

 

이에 업게에서는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대표적으로 편의점 본사에서도 점포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점포의 크기를 키워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편의점협회에 따르면 한국 편의점 평균 면적은 72㎡(약 22평), 일본은 132㎡(약 40평)로 한국 편의점 크기는 일본 편의점의 절반 수준이다. 좁은 면적에서 다양한 물건을 진열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한 대학의 경영학 교수는 “이미 적정 편의점 점포 수를 훌쩍 넘어선 상황에서 업체들이 양적인 성장 정책을 고수한다면 개별 가맹점주들은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편의점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일본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매장 크기를 키우는 등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처럼 출점 경쟁을 펼치던 편의점 업계는 차후 경쟁구도가 양이 아닌 ‘질’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3년간 1만2000개 이상의 편의점이 새로 생기는 등 업계가 ‘출점 경쟁’을 펼친 것은 사실”이라며 “주요 업체들이 1만개 안팎의 점포를 확보해 ‘규모의 경제’성을 확보한 현 상황에서 업계의 관심사는 단순한 점포 개수가 아닌 수익률 제고”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편의점 선진국 일본도 비슷하다. 일본의 편의점 이용자 수는 올해 4월에 전년동월대비 0.5% 줄어 14개월 연속 역신장을 기록했다. 2013년 연간 6%대 수준이던 점포수 증가율은 꾸준히 하락해 올해 들어 2%대로 추락한 상황이다. 코트라 도쿄무역관 관계자는 “일본 전문가들 사이에선 ‘편의점 성공신화가 끝났다’는 진단도 나온다”고 전했다.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일본 편의점 업계는 일찌감치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본에서는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셀프 계산대를 도입하는 편의점이 늘고있다. 숨겨진 소비자층을 찾아내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본 세븐일레븐은 상품을 자택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현재 150개 점포에서 2019년까지 3000여개 점포로 확장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등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노인 인구가 많은 농촌지역에 트럭을 파견해 ‘이동식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무인화 편의점

 

우리나라 편의점들은 IT 선진국의 장점을 살린 무인화를 시도하고 있다. 롯데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8월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정맥결제, 자동스캐너 등을 적용한 국내 최초의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열었다. 한국 세븐일레븐은 정맥결제 시스템 ‘핸드페이’를 서울 소공·잠실 인근 점포를 중심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마트24는 서울 코엑스 점포에 셀프계산대를 도입했다. 또 최근 사명을 바꾸면서 앞으로 문을 여는 모든 매장을 단순한 담배, 수입맥주 판매점이 아닌 ‘프리미엄 편의점’으로 출점하겠다 밝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점포 수를 늘리는 단순 경쟁의 틀을 깨고 질적 경쟁의 구도로 바꾸겠다는 의미”라며 “널찍한 테이블을 둔 점포,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점포, 스터디카페 점포 등을 운영한 결과 이들 편의점 매출이 기존 점포 대비 두 배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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