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에서 한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토종 PC 게임’ <배틀 그라운드>의 기세가 대단하다. 배틀 그라운드는 북미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출시 5개월 만에 판매량 1200만 장을 넘기면서 메가 히트 반열에 올라섰다. 이 게임은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는 배틀로얄 방식을 적용, 기존 총싸움과 차별화를 뒀다. 보다 전략적이고 지능적인 움직임을 요한다. 지난 10월11일에는 또 하나의 신화를 썼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서 하루 최대 동시접속자수 200만 명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스팀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배틀 그라운드는 3만 원대라는 만만치 가격에도 불구하고 스팀 얼리액세스 사상 최대 판매량인 1600만장을 돌파했다. ‘게임 한류’ 배틀 그라운드의 신화가 어디까지 이어일 지 주목된다.
‘패키지 다운’ 방식 높은 완성도…인터넷 방송 홍보 ‘주효’
정식 출시 시작되면 1위 확정적…앞으로 흥행성적 기대돼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국내 게임 회사 ‘블루홀’의 <배틀 그라운드>가 국내 시장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년간 국내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와 격차를 좁히면서 돌풍을 예고했다.
▲ 게임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배틀그라운드’. <사진출처=블루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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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게임 등극
PC방 이용 집계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9월15일 기준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PC방 점유율은 21.89%로 1위인 리그오브레전드(25.44%)와 3%포인트대의 격차를 보였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수년째 국내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온라인 대전게임이다. 지난해 오버워치에 1위를 잠시 내어줬으나 탈환하고 40주째(16일 기준)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는 고립된 섬에 떨어진 100명의 이용자가 무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살아남는 게임이다. 올해 3월 해외 PC게임 판매플랫폼 ‘스팀’을 통해 유료 테스트 버전으로 출시된 후,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스팀 동시 접속자 수 200만명을 넘어서는 진기록을 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배틀그라운드가 아직까지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리그오브레전드의 아성을 흔들고 있는 만큼 배틀그라운드발 PC게임 업계 지각 변동에 주목하는 눈치다. 블루홀은 카카오와 함께 연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달 개최 예정인 ‘대한민국게임대상’ 유력 후보로도 거론된다. 대한민국게임대상은 최근 3년간 모바일 게임이 계속 대상을 수상해왔다. 만약 배틀그라운드가 대상에 선정된다면 4년 만에 PC온라인게임이 대상을 거머쥐게 되는 셈이다.
특히 이 게임은 국내에서 추석 연휴인 지난 8일부터 20%대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2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는 격차를 1%포인트대로 좁혔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안정적인 1위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루홀은 국내 시장 정식 출시를 위해 카카오게임즈와 퍼블리싱(배급) 계약을 맺고 서비스 계획을 오는 10월24일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잦은 서버 점검과 서버 장애 등에 대한 향후 운영대책과 PC방 이용방안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블루홀 관계자는 “게임성은 그대로 가되 신규 맵 추가와 서버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흥행의 비결
그렇다면 이러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 비결은 뭘까? 먼저 게임의 ‘완성도’를 꼽을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100인의 이용자가 고립된 섬에서 무기와 탈것을 이용해 최우의 1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배틀로얄 방식의 게임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제작 단계부터 배틀로얄 모드를 창시한 브랜드 그린을 영입해 철저하게 글로벌 이용자를 타깃으로 제작돼 완성도를 높였다.
일단 배틀그라운드는 한국 게임의 ‘성공 방정식’을 따르지 않고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해외에서 통할 만한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한 것이 통했다는 평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알토스벤처스의 김한준 대표는 “한국에서 개발한 게임은 해외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시원하게 깨뜨렸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블루홀은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를 통해 습득한 운영 경험을 토대로 이용자들의 요구 및 버그 사항을 빠르게 게임 내 반영했다. 주간 패치를 통해 매주 게임의 변화를 이끌었으며 새로운 아이템을 꾸준히 출시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또 게임의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료 아이템 판매 방식을 배제하고 유료 패키지 다운로드 방식으로 수익 모델을 설정한 부분도 글로벌 흥행 요소로 평가된다.
인터넷 방송을 통한 게임 홍보도 주효했다. 현재 배틀그라운드는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터넷 게임 방송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블루홀 측은 얼리엑세스 단계(유료 판매를 하나 정식 발매전인 상황)에 대규모 마케팅보다 1인 게임 방송을 통한 홍보에 집중했다. 이러한 1인 게임 방송을 통한 홍보는 유저들을 구매로 이끄는 선순환이 됐다. 현재 배틀그라운드는 스팀을 통해 얼리억세스 버전 출시 후 1300만장 판매고를 넘어섰다.
블루홀의 게임 개발 환경도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 다른 국내 게임사와 달리 개발자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게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결과라는 것이다. 블루홀 김창한 PD는 벤처 1세대인 장병규 대표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경력 17년 만에 첫 히트작을 낼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나 오버워치와 달리 우리 편의 실력으로 인해서, 혹은 내가 못해서 받는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라며 “아직 정식 출시된 게임이 아닌 상황에서 앞으로의 흥행 성적이 더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만간 블루홀은 PC방에서 나오는 수익과 점유율을 둘 다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배틀그라운드의 신규 이용자들이 PC방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 배틀그라운드는 각종 방송에서도 다루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SBS ‘게임쇼 유희낙락’ 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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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위한 개편
한편, 블루홀은 글로벌 게임으로 급성장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최근 조직을 개편했다.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블루홀지노게임즈의 사명을 펍지주식회사로 변경하고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주도한 김창한 총괄 프로듀서를 대표로 선임했다.
경영의 독립성과 효율성을 배가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게임 시장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펍지주식회사는 글로벌 확장의 일환으로 최근 미국 지사를 설립했다. 앞으로 유럽, 일본 지사 설립도 추진하면서 글로벌 게임 서비스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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