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진실
욜로족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
[2017년 사회조사] 역동성 떨어진 대한민국 사회..부자될 자신이 없다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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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10 [13:5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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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가 ‘팍팍해지고’ 있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생활필수 지출 이외의 비용을 줄이다보니 기부 등이 줄어드는 것이다. 또한 노후준비 같은 ‘미래의 대한 투자’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고,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1위가 ‘공무원’이 되어버리는 현실을 맞이했다. 게다가 과거보다 상류 계층으로 올라가는 것에 대해 포기하는 인구마저 증가하면서, 대한민국 사회의 역동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어려워진 가계상황…소득에 대한 기대수준 크게 떨어져

소비심리 크게 위축…기부 등 필수 외 지출부터 하락해

노후준비 포기자 급격히 증가…과반이상 국민연금 기대

장래희망 ‘공무원’ 된 꿈 잃은 청년…실종된 ‘도전정신’

 

▲ 가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삶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사진=PIXABAY>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통계청은 지난 11월7일 ‘2017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통계청이 전국 2만5704 표본가구 내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약 3만9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6월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어려워진 가계

 

우리 사회 전반적인 생활여건을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국민의 41.1%는 ‘좋아졌다’고 응답했고, ‘변화없음’ 45.8%, ‘나빠짐’ 13% 등이었다. ‘좋아졌다’는 응답비율은 2015년(38.8%) 대비 2.3%포인트(p) 상승했다.

 

실제로 19세 이상 인구 중 46.0%가 자신의 소득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13.2%가 ‘매우 불만족’하다고 응답했고, 32.8%는 ‘약간 불만족’하다고 답했다. 이 밖에 40.7%는 자신의 소득 수준에 대해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3.3%에 그쳤다. ‘약간 만족’이 11.5%로 나타났고, ‘매우 만족’은 1.8%였다.

열명 중 1~2명만 소득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과거보다는 만족도가 개선된 모습이다.

 

2015년 조사와 비교하면 ‘만족’ 응답 비율은 1.9%포인트(11.4%→13.3%) 올랐고, ‘불만족’ 응답 비율은 0.3%포인트(46.3%→46.0%) 하락했다. 다만, ‘보통’ 응답 비율이 1.6%포인트(42.3%→40.7%) 낮아졌고, ‘매우 불만족’ 응답률은 0.6%포인트(12.6%→13.2%) 높아졌다.

 

연령별 비교를 보면, 고령자들의 경우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은 ‘만족’ 응답 비율이 9.2%로 전체 평균을 4.1%나 밑돌았다. 소득 수준에 만족을 느끼는 비율이 열에 한 명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절반을 넘는 52.7%는 ‘불만족’이라고 응답했고,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은 38.2%에 그쳤다. 연령대 중 가장 만족 수준이 높은 것은 40대로 만족이 16.8%, 보통이 42.0%, 불만족이 41.2%로 집계됐다.

 

더불어 내년 가구의 재정상태와 관련해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6.5%로 2년 전에 비해 3.7%포인트 높아졌다.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4.0%로 2.6%포인트 낮아졌고,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6.1%로 1.2%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몇 년 전과는 달리 가정을 중시하는 사회풍토는 견고해졌다. “일과 가정 중 무엇을 우선시하나”라는 질문에 “일을 우선시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3.1%였다. 2년 전 조사 때의 53.7%보다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결과다.

 

지난 2011년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후 50% 아래로 내려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일과 가정이 비슷하게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2.9%로 2년 전보다 8.5%포인트 상승했다. “가정을 우선시한다”는 답변 비율도 11.9%에서 13.9%로 높아졌다.

 

장기간의 경제 침체로 인해 소득수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낮아지자 일보다는 가정을 생각하는 인구가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유행하는 ‘욜로’(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는 신조어)도 이 흐름 속에서 발전해 왔다.

    

소비심리 위축

 

이 때문에 본인과 가정에 꼭 필요한 지출 이외, 기부·사회적 노동 등에 대한 지불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년간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거나 앞으로 기부할 의향이 있는 사람의 비중이 매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월평균 소득이 500만∼600만 원일 때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중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지난 1년간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6.7%로 전년보다 3.2%p 하락했다. 기부 경험자 비율은 2011년 36.4%, 2013년 34.6%, 2015년 29.9% 등으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앞으로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 비율은 41.2%로 역시 2년전보다 4.0%p 떨어졌다. 기부할 의향이 있는 사람 비중도 2013년 48.4%를 기록한 이후 감소 추세다.

 

기부하지 않은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가 57.3%로 가장 많았고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23.2%)가 뒤를 이었다.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 기부를 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2015년 15.2%에서 올해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 1년간 자원봉사활동 참여 경험자는 17.8%로 2015년(18.2%)보다 소폭 감소했고 향후 1년 이내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37.3%에서 37.0%로 하락했다.

 

평균 참여횟수는 8.3회, 평균참여시간은 25.6시간으로 같은 기간 각각 0.5회, 1.2시간 늘었다.

 

자신의 소득·직업·교육·재산 등을 고려한 사회적 경제 지위에 대한 의식은 ‘상’이 2.7%, ‘중’이 57.6%, ‘하’가 39.7%로 나타났다.

 

자신이 속한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높아질수록 ‘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으며 500만∼600만 원 구간일 때 ‘중’이라고 답한 비율이 79.5%로 가장 높았다.

 

일생 노력을 한다면 본인 세대에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2.7%로 2년 전보다 1.2%p 상승했다.

 

반면 자식 세대의 계층이동 상승 가능성에 대해 ‘높다’라고 답한 비율은 29.5%로 같은 기간 0.5%p 감소했다.

여가는 주중과 주말 모두 TV 시청, 휴식, 게임·인터넷 검색 등 순으로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의 여가 활용에 대해 만족·불만족 한 사람 비율은 각각 27.2%, 26.2%로 2년 전보다 1.2%p, 1.1%p 증가했다. 여가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경제적 부담(54.2%)과 시간 부족(24.4%) 때문이었다.

 

지난 1년간 관광을 목적으로 한 국내 여행 경험자는 70.6%, 해외여행 경험자는 26.5%였다. 국내여행·해외여행 경험자는 2년 전과 비교해 각각 3.9%p, 6.8%p 상승한 결과다.

 

신문을 읽는 사람의 비율은 70.0%로 일반신문(34.5%)보다 인터넷 신문(89.5%)을 더 많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동안 독서 인구 비율은 54.9%로 2년 전보다 1.3%p 하락했다. 1인당 독서량은 17.3권으로 2년 전(16.5권)보다 0.8권 늘어났다.

    

▲ 청년은 꿈을 잃어가고 있고, 노인은 여전히 삶이 힘들다. <사진=PIXABAY>  

 

힘든 노후준비

 

이같은 체감적인 경제상황의 어려움으로 인해, 가장 먼저 줄어드는 비용은 ‘미래에 대한 투자’ 즉, 노후 준비다.

 

실제로 19세 이상 성인 인구 중 3분의1 가량은 아무런 노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더라도 국민연금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60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7명은 본인 및 배우자가 생활비를 직접 마련했고, 현재 자녀와 따로 살고 있으면서 향후에도 따로 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세 이상 인구 중 노후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는 이는 전체의 34.6%였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 이유는 ‘준비할 능력 없음’이 39.1%였고, ‘앞으로 준비할 계획’(33.3%), ‘아직 생각 안함’(17.8%) 등의 순이었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 중 53.3%는 국민연금을 주된 방법이라고 밝혔다. 노후를 위한 사회적 관심사는 소득지원(38.9%), 요양보호 서비스(28.5%), 취업지원(22.3%) 등으로 나타났다.

 

노후를 보내고 싶은 방법으로는 절반이 넘는 58.6%가 취미활동을 꼽았고, 소득창출 활동(17.3%), 학습 및 자아개발활동(9.5%) 등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생활비 마련 방법은 본인과 배우자 부담이 69.9%에 달했고, 자녀 또는 친척 지원(20.2%), 정부 및 사회단체(9.9%) 등의 순이었다.

 

본인과 배우자나 정부와 사회단체가 지원하는 경우는 늘어나고 있지만 자녀나 친척이 지원하는 경우는 감소하고 있다.

 

본인과 배우자가 생활비를 마련하는 경우 일해서 버는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54.2%)으로 충당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고령자 69.4%는 현재 자녀와 따로 살고 있었고, 77.8%는 향후에도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선호하는 장례방법은 화장 후 봉안(납골당, 납골묘)이 44.2%였고, 화장 후 자연장(수목장, 잔디장 등)이 43.6%, 매장(묘지)이 10.9%였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관계망은 좁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 지역이 농어촌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 관계망 비율이 높고, 성별로는 여자가 남자보다 사회적 관계망 비율이 높았다. 우리 국민 중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3.6%(3.1명)이었고,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할 경우’ 78.4%(2.4명), ‘갑자기 많은 돈이 필요할 때’ 51.9%(2.3명)이었다.

    

꿈 잃은 청년

 

힘들어진 사회분위기에 청년층의 역동성 및 도전정신의 하락도 심각하다. 한국사회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만 13∼29세 청년층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공무원, 공기업 직원이 꼽혔다. 벤처기업에 들어가거나 창업을 꿈꾸는 이는 드물었다. 수입과 적성을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안정을 추구할 뿐이었다.

바늘구멍을 뚫고 취업을 해도 10명 중 6명은 실직이나 이직 불안감에 시달린다. 불안이 희망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조사결과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수입(39.1%)이었다. 이어 안정성(27.1%), 적성·흥미(17.1%) 순이었다. 다만 중·고등학생은 수입보다 적성과 흥미를 우선순위에 뒀다. 통계청은 매년 사회조사를 하면서 5개 분야를 선정하는데 올해는 복지, 사회참여, 문화·여가, 소득·소비, 노동(직업 인식) 분야가 대상이었다.

 

원하는 직장과 직업 인식은 큰 괴리를 보였다. 청년층이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첫 손에 꼽은 곳은 국가기관(25.4%)이다. 2위는 공기업(19.9%)이다. 적성과 흥미를 중요 기준으로 내세운 중·고등학생의 경우 정작 일하고 싶은 곳으로 국가기관을 지목한 답변이 가장 많았다. 대학교 이상 재학자는 국가기관(23.7%)보다 공기업(24.9%)을 더 선호했다. 수입은 공무원보다 많으면서, 직업의 안정성은 공무원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회 대비 위험이 큰 벤처기업(2.9%)이나 중소기업(3.7%)을 바라는 청년들은 적었다. 중·고등학생과 대학교 이상 재학자 모두 창업을 선호하는 비율은 7∼8%대에 불과했다.

 

또한 취업에 성공해도 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을 잃거나 이직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고 응답한 취업자가 60.4%에 달했다. 남성이 느끼는 불안감이 여성보다 더 컸다. 연령별로는 30∼40대의 불안감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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