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성이 기술까지 책임지는 것 보여주고 싶었어요”
‘삼성 노벨상’ 장은주 펠로우가 말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이야기
김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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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01 [14:1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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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뮴 없는 퀀텀닷 독자개발…학계에서도 ‘원더풀’

삼성전자 대표하는 최고의 기술장인 ‘펠로우’로 임명

 

▲ 장은주 펠로우는 끈질긴 연구 끝에 마침내 2015년 학계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Cd-free 퀀텀닷 기술을 독자 개발해 SUHD TV를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사건의 내막=김혜연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임원 승진 명단에서 주목받은 인물이 있다. 세계 최초로 카드뮴 없는(Cd-Free) 퀀텀닷 기술을 개발한 종합기술원 Material 연구센터 장은주 펠로우(Fellow)가 주인공이다.

 

삼성이 2002년 도입한 ‘펠로우’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핵심 기술 인재에게 부여되는 직책으로, 삼성전자 안에서는 ‘삼성의 노벨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최고의 기술 구루(Guru, 장인)로는 장은주 펠로우가 올해 유일하게 임명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퀀텀닷의 무한한 가능성도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장은주 펠로우는 끈질긴 연구 끝에 마침내 2015년 학계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Cd-free 퀀텀닷 기술을 독자 개발해 SUHD TV를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삼성전자 뉴스룸 콘텐츠를 기반으로 ‘최초’의 역사를 새롭게 써온 장 펠로우의 이야기와 그가 들려주는 ‘퀀텀닷 개발 과정과 연구철학’, ‘미래 디스플레이에 대한 전망’을 소개한다.

    

카드뮴 없는 퀀텀닷 최초 개발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어요.”

 

장은주 펠로우는 1998년 포항공대 박사과정을 마치고 캐나다 오타와대학에서 촉매 연구를 했다. 그리고 200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입사해 당시 촉매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퀀텀닷에 흥미를 느끼고 홀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시작 당시 해외에서도 퀀텀닷을 연구하는 곳이 많지 않았고, 국내에서는 거의 없었지만 장 펠로우는 퀀텀닷이 차세대 유망 친환경 기술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당시 퀀텀닷이 반도체 나노 소재이다 보니, 나노 기술에 대한 관심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현재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니라 10년 뒤를 보고 원천기술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퀀텀닷은 거의 연구하고 있지 않았던 새로운 주제라서, 이런 연구가 유망한지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다.”

 

장 펠로우가 카드뮴 없는 퀀텀닷 기술은 당시 모험에 가까웠다고 회상하며 들려준 말이다.

 

퀀텀닷은 빛을 흡수하고 발광하는 특성이 좋아 광(光) 디바이스 응용에 활발히 연구되고 있었으나, 카드뮴 등 유해 중금속이 포함돼 기술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지 못했던 소재였다.

 

하지만 장 펠로우는 “삼성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서 제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부품과 소재에 관한 기술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뤄내고 싶었다”며 카드뮴 퀀텀닷 연구에 매달렸고 결국은 완성을 해냈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어려운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퀀텀닷 개발에 도전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수 년을 매달렸던 순수기술이 실제 제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에서 얻은 보람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퀀텀닷 기술이 실험실에서 시작해 플랜트를 설계하고, 대량으로 양산되는 단계까지 왔을 때는 장 펠로우 스스로도 감동했다.

 

“내가 만든 레시피가 실제 제품으로 생산되고, 2015년 세계 가전박람회(CES)에서 처음 전시됐을 때 너무나 자랑스러워 전시회장을 찾은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붙잡고 얘기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초기와 달리 다수의 사람이 연구에 참여하게 되어 뿌듯함도 느낀다고.

    

“순수 삼성의 기술로 이뤄낸 결과”

 

퀀텀닷 기술이 제품에 적용되고 3년이 지난 지금, 고휘도·로컬디밍·8K 등 구조적인 변화를 줘도 안정적이라는 장점 역시 증명됐다. 특히 독자적인 기술로 이뤄낸 성과라 의미가 깊다. 장은주 펠로우는 퀀텀닷 기술의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그 기반에 삼성전자의 기술혁신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고 말한다.

 

“삼성전자가 퀀텀닷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남들보다 빨리 시작했고, 연구소와 사업부가 진정한 협업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만들어야 의미 있을까 많이 고민했고, 퀀텀닷을 디스플레이에 쓰는 게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판단했다. 기초기술을 아웃소싱이나 협력에 의지하지 않고 순수 삼성 내부기술로 끌고 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자랑스럽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미래를 위해 이런 연구를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만들고 지지해준 경영진이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TV는 다음 단계에 어떤 신기술을 선보일까.

 

장은주 펠로우는 “현재 OLED TV라는 새로운 기술이 LCD TV와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두 가지 디스플레이 모두 강점도, 약점도 있지만, 현재의 OLED는 번인을 비롯해 휘도, 대면적 수율, 그레이 스케일 등 여러 약점이 있어 아직은 미완의 기술”이라고 털어놓았다.

 

장 펠로우는 “발광층을 무기물인 퀀텀닷으로 바꾸는 것이 디스플레이 한계를 극복하는데 필수적”이라면서 “그 이유는 발광층이 유기물이냐, 무기물이냐가 제품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펠로우는 OLED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진보한 디스플레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음 연구는 자발광 QLED. 그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기술, 그래서 조금 더 편해지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기술을 개발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서 ‘우먼파워’를 입증한 장은주 펠로우는 지난 2012년 마스터로 선임된 데 이어 2015년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수상했고, 지난 11월16일 ‘삼성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펠로우로 올라섰다. 이 과정은 모두 여성으로는 ‘최초’였다. 사내에선 ‘여성 최초’ 타이틀 제조기로 통하는 장 펠로우는 직장여성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말도 전했다.

 

“지금 하는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이 일을 계속할 만큼 보람이 있는지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여성들에게 일단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기대하고 믿어줬는지, 기회를 줬는지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내가 펠로우가 됐을 때 우리 가족을 비롯해 많은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의 믿음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초연구부터 상용화까지, 디스플레이 기술의 성공신화를 써낸 장은주 펠로우는 앞으로 QLED가 기존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세대 기술로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가 실현해나갈 미래의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올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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