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진실
대형 화재 참사 부르는 부끄러운 ‘시민의식’
“우리의 외면이 참사 부메랑으로 다가옵니다”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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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05 [13:4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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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보다 빨리 춥고 건조해진 이번 겨울은 유난히 화제 사고가 잦은 느낌이다. 특히 29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는 전국민의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9년 전인 2008년 40명이 화마로 숨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고 이후 가장 큰 참사였던 이 화제로 인해, 소방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대두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열악한 소방사정은 물론이거니와 성숙되지 않은 시민의식으로 인해, 우리의 화재 안전은 여전히 빨간불이 켜져있는 상황이다.

 


 

수십여 명 사상자 발생한 각종 화재서 지적되는 불법주차

새해 경포 해돋이 현장 소방서 막기 주차…처벌법안 약해

구조대원 폭행피해도 심각…매년 200여 건 꼴로 폭행당해

열악한 환경…심각한 장비부족에 인원충원 미비 심각상황

 

▲ 제천 스포츠 센터 화재 현장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소방관들. 이들은 불법주차와 장비·인력 부족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출동해 구조 및 진화 작업을 펼쳤으나, 인명피해를 막지 못했다. <사진=YTN 뉴스 캡처>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수십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와 충남 천안 다가구주택 참사로 필로티구조 건축물의 화재 취약성이 드러난 가운데 불법주차 등의 시민의식 결여와 소방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화재에서 보듯 불법주차로 인해 소방차와 소방관의 현장 진입이 늦어지고 현장 소방인력부족으로 원활한 진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화재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불법주차 문제

 

지난해 12월21일 제천의 필로티 구조건축물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는 등 50여 명이 사상했다. 당시 사고현장에 출동한 소방차는 화재 발생 신고 7분 만에 현장 근처에 도달했다. 그러나 불법 주차 차량에 의해 500m를 우회하는 바람에 10여 분이나 늦게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11일에는 천안의 필로티 구조 건축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10여 명이 사상했다. 당시 출동했던 소방차도 근처의 불법 주차된 차량 수대로 인해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불법 주정차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한다. 한 소방관계자는 “지역 사회뿐만 아니라 불법주정차로 인한 문제는 전국에서 일어나는 문제다. 소방청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훈련을 하지만 구조적으로 개선이 안 되는 곳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새해 첫날 강원 강릉소방서 경포119안전센터 앞마당을 점령한 해맞이 차량의 막무가내 주차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생각 없고 개념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안전 불감증을 꼬집었다. 시민의식의 변화를 더 이상 앉아서 기다릴 수 없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차량을 부숴도 문제 되지 않게 법을 고쳐야 한다”며 강도 높은 대책을 촉구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소방차량의 출동 도로 확보를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 등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 국가는 해당 공간에 불법 주정차한 차량이 발견되면 높은 범칙금을 물게 하는 등 엄한 제재를 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미국 보스턴의 한 주택에 불이 났다. 소방차가 현장에 출동했다. 화재 현장 근처 소화전 앞에 BMW 승용차 한 대가 서 있었다. 소방호스를 연결할 수 없었다. 소방관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지체 없이 앞좌석 양쪽 유리창을 박살냈다. 그리고 소화전에 호스를 연결해 화재를 진압했다. 소방호스가 승용차를 관통한 사진 한 장은 미국에서도 화제였다. 소방관들이 비싼 차량의 유리창을 깨뜨려서가 아니다. 소화전 앞에 차량을 주차하는 경우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서다. BMW 운전자는 수리비를 받기는커녕 엄청난 불법 주차 벌금을 물었다.

 

미국 대다수 주에서는 소화전에서 최소 15피트(약 4.6m), 소방서 출입구에서 최소 20피트(약 6.1m) 떨어진 곳에 주차해야 한다고 관련법에 명시했다. 운전자가 미처 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소화전이 있는 커브길 주변에 ‘주차금지 소방도로(NO PARKING FIRE LANE)’라고 적힌 노란 선도 그려놓았다. 규정을 어기면 화재 발생과 상관없이 바로 견인된다. 모든 비용은 차주가 부담한다. 주별로 50∼100달러 수준의 벌금도 부과한다.

 

영국은 미국보다 더 엄격하다. 1991년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주거지 내 노상 주차를 전면 금지했다. 위험 요소를 아예 차단한 것이다. 불법 주차 과태료는 최소 60파운드(약 8만6000원)이고, 48시간 이상 불법 주차 후 견인당할 경우 최소 167파운드(약 24만1000원)를 내야 한다. 일본은 소화전 등 소방설비 주변 5m 이내에 차량을 세울 수 없다. 화재경보기는 1m 이내다. 잠깐이라도 정차했다가 적발되면 범칙금이 1만8000∼2만5000엔(약 17만∼22만 원)이다. 하지만 이를 어기는 운전자가 거의 없다.

 

이 나라들의 공통점은 불법 주차를 차량 소통보다 안전 차원에서 다룬다는 것이다. 단속 기준과 방식이 예외 없이 일정하다. 어쩌다 한번 ‘운 나쁘면’ 단속되는 한국과 다르다.

 

우리나라는 ‘소방차의 통행이나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되는 주정차 차량이나 물건을 제거하거나 옮길 수 있다’고 소방기본법 제25조에 명시돼 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섣불리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 소방관이 화재진압과정에서 주차차량 제거나 이동이 불가피했음을 직접 입증해야만 보상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행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한 처벌 근거는 있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소방차 등 긴급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면 20만 원, 소화전 주변 5m 이내 주차 때 4만∼5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가볍다. 이마저 현장에서 무시된다. 1월1일 경포119안전센터 앞에 주차한 운전자들은 법대로 하면 20만 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계도 및 주의만 받고 끝났다.

 

더 큰 문제는 주차 차량 처리다. 소방기본법에는 소방차를 가로막은 주차 차량을 소방관들이 옮길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동 방식이나 파손 때 처리 여부 등 명확한 기준이 없다. 특히 차량에 작은 흠집이라도 나서 주인이 수리비를 요구하면 해당 소방관이 보상해야 한다. 소방관들이 눈앞에 불을 보고도 주차 차량 앞에서 습관적으로 멈칫거리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소방기본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형사 책임만 면제됐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를 계기로 참사를 부르는 불법 주차에 대한 무관용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22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소방관의 완전한 면책을 촉구하는 청원이 등록됐다. 1월2일 기준 4만여 명이 동참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소방기본법 개정안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다시 법 개정에 나설 것이다. 위급 상황 때 소방관이 불법 주차 차량을 부득이하게 파손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에서는 지난 3월 소방차 통행을 방해할 수 있는 곳을 ‘주정차 특별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불법 주정차 차량에 범칙금과 과태료 2배를 부과하자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수개월째 계류 중이다.

    

▲ 지난 1월1일, 강원 강릉소방서 경포119안전센터 앞마당을 점령한 해맞이 차량의 막무가내 주차 차량들. <사진제공=강릉소방서> 

 

소방관 폭행문제

 

이같은 불법주차 등으로 지적되는 시민의식에 문제는 소방관들에 대한 폭행으로도 명백히 드러난다.

 

소방관들이 구조나 구급 활동 도중 폭행을 당하는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술에 취한 이들에게 폭행을 당하지만 소방관들은 대다수 그냥 참고 넘기며 알리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실정이다. 소방관에 대한 시민의식 개선과 함께 관련 규정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8일 국회 바른정당 소속 홍철호 의원이 소방청에 요구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구조·구급 활동을 하던 소방관이 폭행·폭언을 당한 건수는 2012년 93건(폭행 93건)에서 지난해 200건으로 4년새 2.2배 늘었다. 연도별 폭행 건수는 2013년 149건(폭행 149건), 2014년 132건(폭행 130건, 폭언 2건), 2015년 198건(폭행 194건, 폭언 4건) 등 최근 5년7개월간 총 870건에 달했다.

 

소방관을 폭행하는 이들 중 대다수는 ‘주취자’들이다. 지난해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창원시청 7급 공무원 C씨는 지난해 5월8일 밤 10시5분쯤 창원시 의창구 한 도로에서 자신을 태우려는 구급대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폭행했다. 지난해 7월23일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에서는 두통을 호소하며 119에 신고한 D씨가 불편한 곳을 묻는 여성 구급대원의 머리를 휴대폰으로 때리기도 했다.

 

알려지지 않은 채 소방관들이 넘기는 폭행 사례는 더 많다. 일선 소방서의 한 소방관은 “최근 한 여성 구급대원이 119에 상습 신고를 하던 알콜중독자에게 다짜고짜 뺨을 맞았다”며 “그런데 적반하장 격으로 ‘구급대원도 때렸다’고 거짓말도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금요일에 욕먹고 한두대씩 맞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넘어가는 것이 태반”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학 전문가는 “대부분 소방관들이 폭행을 당해도 ‘위급한 환자 가족이니 그럴 수 있다’며 매정하게 처벌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폭행·폭언으로 인한 소방관들의 심적 고통도 크다. 소방서에 근무하는 또 다른 소방관은 “한번 폭행 당하면 충격에 쉬기도 한다”며 “정말 가족처럼 생각하고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으로 옮기면서 살려주는데 그래도 욕을 듣고 맞을 때는 ‘괜히 소방관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방관 폭행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 소방기본법에 따라 소방관을 폭행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구급대원 폭행사범 10명 중 5명(622명 중 314건, 50.5%)은 벌금형 이하의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은 30.7%인 191건이다.

 

전문가들은 소방관들이 적극적으로 폭행에 대처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 교수는 “소방청에서 정기적으로 구급차 블랙박스를 확인해 폭행 당한 사실이 있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소방관들이 폭행 당한 사실을 숨겼을 경우 문책하는 등 적극 대처토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방재학 전문가는 “소방관들을 잘 보호해야 이들도 국민들을 잘 보호할 수 있다"며 "소방관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도록 전반적인 사회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구조대원에 대한 폭행 사건은 매년 200건 씩 발생하지만, 처벌은 미약하다. <사진=KBS 뉴스 캡처>

 

인력·장비 부족

 

이처럼 속출하는 화재 사상사고 속 불법주정차 문제와 소방관들을 위협하는 일부 몰상식한 시민의식과 함께 긴급출동하는 현장 소방 인력과 장비의 부족 실태도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제천 스포츠 센터 화재사건도 지방 소방예산이 충분치 않아 소방공무원과 소방 장비가 모두 부족했던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많은 지방 소도시는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공무원 외에도 의용소방대도 필요로 하고 있다. 필수장비도 턱없이 부족하다.

 

제천시의 경우 인구 13만 6000여명 도시에 고가사다리차는 고작 1대뿐이었고, 이마저 고장이 잦았다고 한다.

 

충북도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제천소방서가 보유한 고가사다리차와 굴절차는 각각 1대뿐이다. 고가사다리차는 40m, 굴절차는 25m까지 올라갈 수 있다. 고층건물 화재 진압의 핵심 장비들이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구가 제천의 두배에 가깝고 고층아파트도 더 많은 충주소방서 역시 고가사다리차는 1대, 굴절차는 2대만 있다. 청주시는 인구가 85만명에 이르지만 고가사다리차와 굴절차가 각각 2대뿐이다. 제천소방서 관계자는 “이런 장비가 더 있었어도 이렇게까지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는 지자체들이 소방 장비를 사는 데 느슨한 기준에 맞춰 생색만 내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11층 이상 아파트가 20동 이상 있거나 11층 이상 건물이 20개 넘게 있는 경우에 고가사다리차를 1대 이상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제천소방서는 화재 진압요원 30명이 3교대로 근무한다. 대형화재 발생 시 쉬는 직원까지 불러 출동해야 해 초동 대처가 늦어지는 일이 적잖다. 구조요원도 12명밖에 안 돼 4명씩 3교대 한다. 이번 화재 때도 근무 구조요원 4명이 고드름 제거 작업을 하러 갔다가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왔지만 최초 신고 20분이 지나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군 지역 사정은 더 열악하다. 인구가 3만여명인 단양소방서는 화재진압차 8대, 물탱크차 1대만 운용한다. 인력도 부족해 4명이 타는 펌프차에 2명만 올라 출동하기 일쑤고 소방차를 다 못 끌고 가 마당에 방치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소방서가 아예 없는 곳도 있다. 자치단체 226곳 가운데 32곳이다. 전남 8, 강원 2, 전북 5, 경북 6곳 등 농어촌이 많지만 대도시도 서울 1, 부산 5, 대구 1, 인천 2, 대전 1, 울산 1곳에 이른다.

 

인원이 열악하다 보니 관리 부실로 작동 불량일 때도 잦다. 이번 화재 때 고가사다리차 밸브에서 물이 새 진화작업에 차질을 빚었다. 이런 현상은 단체장의 의지만 있어도 해결할 수 있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단체장 입장에서는 소방장비 구입보다 경로당 하나 더 짓는 게 선거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며 “이 때문에 단체장들이 지방비로 소방예산을 확보하는 것에 소극적이다”라고 말했다.

 

김충식 소방청 대변인은 “단체장이 밀어붙이면 얼마든지 장비 확충과 인력 충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장비가 있어도 낡은 게 많다”며 “인력 충원과 장비 현대화를 위한 예산 확보를 더 미루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열악한 환경

 

소방관들의 열악한 환경은 최근들어 많이 부각되고 있는데, 특히 화재 진압이후 구석에서 컵라면을 먹고있던 소방관의 모습이 공개되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 소방관들은 이웃 선진국인 일본, 홍콩이나 영어권 선진국인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에 비해 아주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한다. 아직 개도국 단계인 중국 공안부 소속 소방구조부대도 심지어 이보다는 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인력부족 및 안전장비의 부재는 높은 확률의 사망 및 부상으로 이어진다. 대부분의 소방공무원 사망사고는 사고현장에서 추가 피해자 수색 중에 일어난다. 현장에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하나의 생명이 안에 있을지도 모를 가능성에 자신의 목숨을 거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모든 공무원 중에서 업무 중 사망 확률이 가장 높다.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찰 및 군인보다도 월등히 높다.

 

뿐 만 아니라 은퇴한 이후에도 각종 분야 직군과 비교해서 평균수명이 압도적으로 짧다. 과거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사건 발생시 몇십 초 이내 출동해야 하기 때문에 심장이나 정신적 피로감이 극도화되어 있기 때문이란 설이 유력하다. 아무리 오래 근무했어도 출동 사이렌이 울리는 그 순간의 공포감은 정말 극복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 또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일종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소방 업무를 하던 사람은 작은 소리에도 벌떡 깨어나는 습관이 들어있기 때문에 근무 시간 외에도 잠을 거의 못 잔다고 한다. 이와 같은 엄청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최근 5년간 순직한 소방공무원들의 수보다 자살한 소방공무원들의 수가 많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2014년 까지의 수치를 살펴보면 순직 33명, 자살 35명이었다.

 

지난 2014년 공무원연금공단의 ‘연도별 퇴직연금 수급자 직종별 평균 사망연령’ 자료에 의하면 소방공무원의 평균 수명은 58세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공무원 정년은 55~60세이다. 어디까지나 평균이지만 평균수명이 정년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여러모로가 아니라 모든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일반 국민의 평균수명 80세인데 비해 소방공무원의 평균수명은 58세로 순직자도 매년 수십여명에 달하고, 직무상 스트레스로 늘어나는 자살자, 직업 만족도는 최하위 임용 5년 내 이직율이 20%에 달한다.

 

결국 묵묵히 일하는 소방공무원들의 헌신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 한국 소방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소방직을 중앙정부 산하의 공무원인 ‘국가공무원’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고, 현 문재인 대통령도 국가직 전환을 천명한 바 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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