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의 최대 가해자 ‘친부모’

“아이에 드는 매, 다시 생각해 보세요”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1/05 [13:48]

아동학대의 최대 가해자 ‘친부모’

“아이에 드는 매, 다시 생각해 보세요”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1/05 [13:48]

숨진 채 발견된 고준희(5) 양이 과거 친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한민국이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 정부의 각종 대책마련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자녀 폭행사건에 ‘아동학대’에 대한 이슈가 또다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미취학아동 소재 파악·처벌강화 등 각종 실효적 방안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훈육이라는 미명아래 자녀에게 행하는 아동학대는 방지책 없이는 충격적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체적인 부모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로 귀결 ‘고준희 양 사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학대…부모에 의한 범행 대다수

미비했던 아동학대 인식…‘영훈이 남매’ 사례로 커져

훈육 위한 체벌은 감정배제하고 확실한 원칙 세워야 

 

▲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동반되어 사망한 것이 밝혀진 고준희 양.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다섯 살 아이의 죽음을 감추려는 허위 실종신고로 출발한 ‘고준희 양 사건’은 친부가 가담한 시신 암매장과 점차 드러나는 거짓말로 세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비정한 친부와 내연녀는 준희 양의 죽음을 이용해 실종 사기극을 벌인 것도 모자라 사망 추정 이틀 뒤 가족여행을 떠나거나 태연히 SNS에 장난감 자랑글을 올려 공분을 사고 있다.

    

인면수심 범죄

 

준희 양을 땅에 묻은 이들은 죽음의 진실마저 묻어둔 채 오직 자신들의 안위만을 위한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친부와 내연녀, 그리고 내연녀의 어머니 등 사건에 연루된 세 명이 벌이는 거짓말은 서서히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2월8일 전북 전주 아중지구대를 찾은 준희 양의 친부 고모(37) 씨와 내연녀 이모(36) 씨는 “21일 전인 지난해 11월18일 부부싸움을 한 뒤 아이가 사라졌다”고 실종신고를 했다. 당시 고 씨가 “내 딸을 찾아내라”며 고성을 지르다 쓰러지는 등 실신 연기를 한 탓에 119구급대가 지구대로 출동하기도 했다.

 

사건의 단초가 된 첫 번째 거짓말은 ‘죽음의 은폐’를 위한 것이었다. 사건 초기 미심쩍다고 판단한 경찰은 수색과 수사를 병행했다. 실종 수색은 고 씨가 준희 양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자백한 지난해 12월28일까지 연인원 3000여 명이 동원돼 20일 넘게 계속돼야 했다.

 

실종 신고를 한 날 고 씨와 이 씨는 둘 간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둘 사이에 남은 ‘숨진 준희 양’ 문제를 청산하는 방법으로 거짓 실종신고를 택한 것이다. 준희 양을 제외한 모두가 무사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준희 없는 준희 생일파티’, 고 씨가 이 씨 모친에게 매달 60~70만 원씩 보낸 양육비 명목의 용돈 등은 모두 ‘완전범죄’를 위한 포석으로 확인됐다.

 

고 씨의 자백으로 시신을 유기한 사실이 드러난 뒤 전면에 등장한 인물은 내연녀 이 씨의 모친 김모(61) 씨다.

 

고 씨는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자백하면서 “딸이 지난해 4월 26일 오후 11시쯤 전주시 인후동 김 씨의 집에서 토사물에 기도가 막혀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 씨와 공모해 이튿날(27일) 새벽 2시께 군산시 내초동의 야산에 시신을 묻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체유기 혐의로 고 씨와 김 씨를 구속했지만 이들은 유독 "이 씨만큼은 범행에 개입한 적 없다"며 감쌌다.

 

거짓말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이들은 경찰 추궁 끝에 “준희 양이 지난해 4월26일 새벽 고 씨와 이 씨가 사는 완주군 봉동 아파트에서 숨졌다”고 실토했다.

 

경찰이 지난해 12월 31일 시체유기 혐의로 이 씨도 구속하면서 딸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김 씨의 거짓말 역시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내연녀 이 씨는 경찰 수사에서 가장 많은 거짓말을 하면서 혐의 입증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고 씨와 김 씨의 시신유기 사실이 드러났을 때에도 이 씨는 “준희가 죽은 지 이틀 뒤 경남 하동으로 간 가족여행에서 준희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버텼다. 그러나 고 씨가 조사에서 “준희가 숨지자 이 씨가 ‘경찰에 신고하지 마라’고 요구했다”고 털어놓는 등 자신을 향한 포위망이 좁혀오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 씨는 경찰조사에서 “준희 양이 숨진 사실을 사체 유기 전에 알고 있었다”며 “사체를 유기하기로 공모한 것도 사실이다”고 실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아직까지도 “준희 양을 때리거나 학대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 씨는 “딸이 완주 봉동 아파트 복도에서 이 씨에게 맞고 있는 모습을 봤다”며 “내가 딸을 때리면 이 씨가 그만둘 것 같아서 나도 때렸다”고 반박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혐의는 아동학대에서 시체유기로 확대됐다. 준희 양이 주검으로 돌아온 뒤부터는 폭행치사나 학대치사 혹은 그 이상으로 번져갈 조짐이다.

 

고 씨는 “준희 양이 발목을 삔 뒤 대상포진이 겹쳐 앓다 숨졌지만 아동학대범으로 몰릴까 두려워 병원에 데려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웃에 대한 법최면검사를 벌인 끝에 “준희 양이 사망 전 날인 지난해 4월25일 두 발로 걸어다녔다”는 증언을 확보하면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 아동학대는 부모 등 가해자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 측면도 강하게 작용한다. <사진=KBS 뉴스 캡처>

 

빈번한 아동학대

 

이처럼 고준희 양이 아동학대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동학대란 어린이에게 상습적으로 정신적, 물리적 위해를 가하는 행위이다. 우리나라 아동복지법에서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이 규정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대 초까지만 해도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매우 미비했다. 전통적으로 아동에 대한 부모의 권리를 폭넓게 인정하고 아동의 권리는 생각하지 않았던 한국에서는 아동학대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도 한국의 형사소송법에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형사소송법 제224조)라는 조항마저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1998년 4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방영된 ‘영훈이 남매’ 사례는 전국민에게 아동학대가 얼마나 엄청난 범죄인가를 일깨운 계기가 되었으며 유명무실했던 아동보호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당시 영훈군은 6세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고 등에는 다리미로 지진 화상 자국이 남아있었다. 또한 발등은 쇠젓가락으로 찔려 퉁퉁 부어있었으며 위에는 위액이 남아있지 않았다. 영훈군을 진찰한 의사는 약 2주일 정도 굶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불행하게도 영훈군의 누나는 부모에게 학대당하다가 사망해 마당에 암매장됐으며 사인은 아사, 즉 굶어죽은 것이었다. ‘영훈이 남매’ 사건은 부모가 아동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학대 사례이지만 동시에 왜 국가가 적극적으로 아동의 복지와 안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일깨워 주는 사건이기도 했다.

 

이같은 아동학대 사건의 사례는 요즘 더욱 많아지고 악랄해졌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5년 말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던 ‘인천 11세 여야 학대 사건’으로서, 장기결석 아동 전수조사의 시발점이 된 사건으로 유명하다.

이 사건은 지난 2015년 12월12일 인천광역시 연수구에서 11살 소녀가 친아버지와 동거녀의 아동 학대를 피해 인근 상점으로 가다가 상점 주인이 소녀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피해 소녀는 무려 2년 동안 학대를 당하며 지옥 같은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발견 당시에 키도 120cm밖에 안 되었고, 몸무게도 4살 평균인 16kg밖에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몸무게만 봐도 유추할 수 있듯이, 뼈하고 살가죽밖에 없을 정도로 말랐다고 한다. 더군다나 발견 당시에는 늑골이 부러지고 온몸에 멍과 함께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결국 이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장기결석 아동 전수조사’의 시발점이 되어 이후 발생한 더 끔찍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견됐다. ‘부천 초등학생 토막 살인 사건’ ‘부천 여중생 백골 시신 사건’ ‘경남 고성 초등학생 암매장 살인 사건’ ‘평택 아동 암매장 살인 사건’ ‘청주 아동 암매장 살인 사건’ ‘포천 6세 입양딸 살인 사건’ 등 수많은 아동학대 범죄들이 드러난 것이다. 여기에 고준희 양 사건에도 폭행이 동반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가족의 의한 아동학대는 끝없이 이어지는 중이다.

 

결국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일어났고 아동인권의식이 조금더 선진화되면서 권위주의적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다소 소극적이었던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 현재 부모교육 의무는 아동학대 행위자에게만 주어지는 실정이다. <사진=KBS 뉴스 캡처>

 

아동학대의 이유

 

위에 사례에서도 보듯이 가해자는 부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서 부모는 친부모 및 계부모 모두 해당된다. 특히 계부모는 친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학대하기도 한다.

 

드물게 친지나 주위 사람, 베이비시터, 동네 지인, 심한 경우 부모 친구 같은 부류도 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유치원-유아원의 선생의 폭력도 부각되고 있다. 그나마 이 경우는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저지르는 학대이기 때문에 발견되면 쉽게 해결되는 편이다.

 

이처럼 밝견되기도 힘들고,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자주 발견되는 ‘가정에서 아동학대’가 빈번히 일어나는 이유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대표적으로 요즘에는 많이 줄었지만 ‘잘못된 훈육’으로 인해 학대가 많이 발생하곤 한다. 우리나라에는 ‘예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린다’라는 말이 있다. 외국에도 ‘Spare the rod, Spoil the child’(매를 아끼면 자식을 버린다)라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훈육을 위한 체벌은 어디까지나 명확한 규칙을 정하여 사적감정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같은 잘못을 저지른 경우에도 부모의 기분에 따라 체벌강도가 달라지거나 체벌하지 않기도 한다. 이렇게 된다면 아이는 잘못한 행위를 되풀이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보다는 부모의 기분을 살피는데 급급해진다. SBS에서 방영하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례다.

 

교육열이 지나쳐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며 괄시하거나 구타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가해자의 스트레스 해소 측면도 강하다.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성 학대를 훈육을 위한 체벌이라고 변명하는 경우도 있다. 훈육을 위한 체벌은 잘못된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으며, 한국에서도 학교에서의 교육을 위한 체벌을 금지하는 추세다.

 

‘미국에서 재미교포 부모가 아이에게 체벌을 가하다가 아동학대로 잡혀갔다’는 소문같은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물론 이 경우는 일단 아동학대로 보고 자녀를 임시 입양 가정에 보낸 뒤 부모를 조사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라 진짜 친권을 박탈당하는 일은 드물다. 그나마 ‘잘못된 훈육’에 대한 자각이 없거나 ‘잘못된 교육법’에 대한 소신을 갖고 있는 경우엔 차라리 나은 편이다. 이 경우는 부모 교육과 교정을 통해서 문제 행동을 근절시킬 가능성이 약간이라도 있기 때문이다.

 

충격적이게도 ‘스트레스 해소’ 형식으로 자녀를 학대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이들 부모는 육아 스트레스나 우울증에 대한 스트레스의 근원이 자녀에게 있다고 보고 화풀이를 하는 것이다. 이들는 주로 ‘내가 키운 내 건데 어떻게 취급하든 내 권리이고 내 마음이다’라고 주장하는 경우다. 본인들은 아이가 똑바로 된 길을 걷기 위해 혼내주는 거라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실제로 따져보면 이를 빌미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최근 많이 발생하는 ‘어린이집·유치원 교사 폭행사건’ 중 일부도 “아이가 나쁜 길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폭력을 행사한 사례가 있다.

 

극단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지만 부모가 정신질환자인 경우도 제법 빈번히 존재한다. 치매나 정신분열증 같은 고위험의 정신이상이 아닌 사례도 충분히 위험하다. 예를 들어 성격장애, 망상증, 지나친 자기합리 등 겉보기에는 멀쩡해보이는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자녀가 클수록 증오하는 배우자의 생김새를 닮았다며 매질을 일삼거나 성(性)적으로 학대하거나 몸이 약한 자녀의 면역력을 높인다며 대소변을 받아 억지로 먹이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한다. 그리고 그것이 부모로서 정당한 권리라고 굳게 믿는 상황인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로는 아동학대 가해자가 종교적인 맹신으로 아동학대를 가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아동학대 가해자가 사이비 종교를 믿거나 사이비 종교가 아니지만 믿음이 지나쳐 맹신 수준까지 가는 경우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

 

실제로 부모가 소아암에 걸린 자신의 딸을 종교로 치료할수 있다는 종교적 맹신으로 방치하는 사건인 이른바 ‘신애 사건’이 SBS의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알려진 사례가 있다. 방송 이후 여러기관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았는데도 부모의 계속된 비협조적인 태도와 후속치료 포기로 결국 재발해 사망했다고 한다.

 

또한 어린 시절 학대당했던 경험과 앙금이 그대로 전파되어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대물림하는 ‘악순환적 현상’도 일어난다. 자신의 입장에서는 부모 앞에서 뭐라고 하지 못했던 것을 마음에 품고 자기보다 아래에 있는 자식에게 “나도 과거에 이렇게 당했으니 너도 나처럼 이렇게 당해봐라”라는 심리를 갖고있다. 이 대물림 학대는 가족 중 어느 세대가 스스로를 깨닫고 청산하거나 개인적 원한이나 감정 등에 치우치지 않은 이상은 쉽게 풀어내기가 어렵다. 집안의 내력이나 전통적 가족력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방지책은 없나?

 

이같은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 아동폭력에 대해 정부가 각종 아동학대 예방 정책을 내놓았지만, 고준희 양의 죽음을 막진 못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취학예정인 아동이 입학하지 않거나 재학 중인 학생이 이틀 이상 무단결석 시, 학교장은 보호자에게 경고를 하고 결석이 계속될 경우 읍·면·동사무소나 교육청에 신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준희 양과 같은 미취학아동은 이같은 규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6년 정부는 미취학아동의 소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아동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이틀 이상 결석할 경우 교직원이 가정을 방문하고 소재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방문해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하도록 권장하는 ‘유치원·어린이집 아동학대 조기발견 및 관리 대응 매뉴얼’을 마련했다.

 

그러나 해당 매뉴얼은 강제력이 없는데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지 않는 아동에겐 적용될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로 준희 양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어린이집을 나가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준희 양의 실종을 알지 못했다.

 

일각에선 미비한 정책에 대한 지적과 함께 아동학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에서는 아동학대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청원이 1100여 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그러나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처벌 규정은 실제로 계속 강화돼 왔다. 지난 2016년 9월부터 시행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아동학대치사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의 대다수가 친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사후 대책보다 부모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예방적 조치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서울시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이 확인한 아동학대 사건 총 1179건 가운데 친부모가 가해자인 경우는 80.7%(951건)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부모교육의 의무는 아동학대 행위자에게만 주어지고 있다. 아동학대 행위자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후 법원으로부터 교육 수강명령을 받거나, 아동학대 사건이 아동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으로 넘겨질 경우에만 교육의 기회가 강제적으로 주어진다. 아동학대 신고 단계에서 아동보호기관이 아동학대 부모들에게 부모교육을 권유할 수 있지만 강제성이 없는 실정이다.

 

부모 교육 강화와 함께 주변인의 신고 의식이 제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동학대 특례법에 따라 의사 등 일부 주변인들의 신고 의무가 생겼지만 여전히 신고 의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아동보호기관의 한 직원은 이어 “그나마 지난 몇 년간 사회문제가 됨에 따라 묻힐 뻔한 아동학대 문제가 적극적으로 발굴되고 아동학대에 대한 의식과 현황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 내 아동학대는 적발이 잘 안되고 증거를 잡기 어려워서 문제지 일단 걸리면 어느 나라건 사람이기를 포기해야 하는 최악의 범죄”라며 “유괴살인범이나 아동성범죄자 뿐만 아니라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는 인간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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