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방선거 전략 골머리 앓는 까닭

인물난에 개헌압박까지…“돌파구는 어디있노?”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1/12 [16:05]

홍준표, 지방선거 전략 골머리 앓는 까닭

인물난에 개헌압박까지…“돌파구는 어디있노?”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1/12 [16:05]

평소 그 어떤 정치인들보다도 자신감이 넘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고심에 빠졌다. 반전을 호언장담하고 있는 6·13지방선거 준비가 생각보다도 더딘 것이다. ‘격파 대상’이자 자신이 ‘강도’라고 까지 부르는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과 본인들의 지지율 순풍을 타고 ‘인물 호황’에 빠진 상황과 반대로, ‘인물난’에 허덕이며 선수 영입에도 쉽지 않은 모양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을 밀어붙일 준비를 하면서, ‘지방선거 개헌 절대 불가’를 외치는 자유한국당 자체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결국 홍준표 대표는 사실상 자신의 정치생명이 달린 6·13지방선거 해법을 찾는데 고심할 수 밖에 없게 됐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홍준표 대선득표율 못 미친 당 지지율…지방선거 전략 고충

가중되는 인물난…거론된 인재들 대부분 거절에 ‘사면초가’

강세 예상 지역엔 출마 풍년…불균형 심화에 전략공천 고려

문재인 ‘지선·개헌 동시투표’ 대립…反 개헌 세력 역풍 우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낮은지지율로 찾아온 ‘지방선거 딜레마’로 인한 고충에 빠졌다. <사진=김상문 기자>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가 올 초부터 지방선거 모드로 일찍이 전환했지만,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낮은지지율로 인한 각종딜레마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현자 자유한국당은 쉽사리 올라가지 않는 당 지지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월8~10일 전국 성인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15.3%다. 이는 홍 대표의 대선 득표율이었던 24%에도 미치지 못한다.

 

당 지지율 정체가 해소되지 못할 경우 홍 대표가 분투하고 있는 인재영입 작업에도 제동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홍 대표는 지난 1월11일 “한국당은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고, 상대방(여권)은 내려갈 일만 남았다”며 “한국당의 상승곡선과 여권의 하향곡선이 마주치는 시점은 5월쯤”이라고 낙관했다.

    

지방선거 인물난

 

하지만 홍 대표에 이같은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일찍이 지방선거 모드에 돌입했지만 인재영입에 어려움이 겪으며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비교적 당세가 강한 대구경북(TK) 등 지역에서는 이미 지방선거 후보에 출마가 풍년인 반면 다른 지역은 고사의 뜻을 밝히거나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 6개 광역지자체를 지키지 못하면 ‘집에 가겠다’며 ‘배수의 진’을 치면서 인재영입위원장을 직접 맡는 등 내년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인재영입에 관한 설익은 카드가 섣불리 공개된 데다, 당 지지율이 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선뜻 나서려는 인물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 등 영입 후보군에 오르내리던 인사들이 잇따라 불출마 의사를 밝히거나 소극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홍정욱 전 의원(헤럴드 회장)과 부산시장 후보 하마평에 오른 장제국 동서대 총장, 부산시장과 경남지사에 고루 언급된 안대희 전 대법관 등 홍 대표의 영입 대상으로 점쳐졌던 인사들이 잇달아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결국 영입 대상을 섣불리 공개하는 전략적 실수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다.

 

홍 대표는 지난해 12월29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잇단 불출마 선언에 대해 “당 관계자 실수로 카드를 너무 일찍 오픈했다”며 “홍정욱 회장 쪽에 네거티브가 집중됐는데 그걸 못 견뎠다. 장 총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홍 대표를 비롯한 당 핵심 관계자들은 ‘카드가 많이 남아있다’며 여유를 보이고 있지만 실상 속내는 타들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홍 대표가 남경필 경기도 지사와 김세연 의원의 복당을 수용키로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라는 분석이다. 홍 대표는 전날 “한국당에 들어오려는 분을 배척하지 않는다”며 “잘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남 지사에 대해 “이번엔 한 번 쉬고 중앙 정치권에 자연스럽게 돌아와야 한다”며 복당하더라도 지방선거 공천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현역으로서 재선에 도전하는 남 지사는 이재명 성남시장, 전해철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설 유력한 카드다. 김 의원도 부산시장 잠재 후보 중 한 명이다. 현역인 서병수 시장이 한국당 소속이지만 홍 대표는 새 인물을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결국 인재난으로 인해 계획이 바뀐 것이다.

 

이같은 인재영입 문제는 지난 1월3일부터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접수 중인 당협위원장 공개모집 현황에서도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당은 지난 당무감사에서 물갈이 대상이 됐거나 기존 사고당협인 경우 등 74개 선거구의 당협위원장을 공개모집하고 있다. 모집 중인 4일 조강특위는 2차 비공개 회의를 열어 모집현황을 중간점검하고 오는 1월 말쯤 선임 결과를 확정짓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조강특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공개모집 이틀째인 4일까지 70여명이 지원했으나, 호남 지역인 광주나 전남 지역 등에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울과 경기 지역의 일부 ‘격오지’로 분류되는 지역에도 지원자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협위원장 모집에서도 인재영입의 ‘빈익빈 부익부’ 양상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당 관계자는 “이제 초반을 넘긴 상황에서 지역에 일부 적게 들어오고 많이 들어온 것을 편차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며 “고민하거나 눈치보고 있는 인물들도 많을 것”이라 말했다.

 

지방선거 역시 지역별 편차가 드러나고 있다. 한국당의 전통적 지지 텃밭인 TK 지역과 부산·울산(PK) 지역에서는 출마 선언이 벌써부터 풍년이다.

 

특히 경북지사에서 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3선의 이철우 의원을 비롯해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광림 의원, 행정자치부장관 등을 지낸 박명재 의원 등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부산시장의 경우는 영입을 시도한 장제국 동서대 총장 카드가 날아간 후 서병수 부산시장과 이종혁 전 최고위원, 4선의 조경태 의원, 3선의 이진복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서는 서 시장이 재선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이 전 최고위원도 최근 출마를 선언했다. 당무감사에서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한 박민식 전 의원도 부산시장 출마의 뜻을 밝혔다.

 

이에 지방선거기획위는 중앙당이 갖고 있는 인재풀과 각 지역의 평가를 거친 시도당의 인재풀을 비교해 대략적인 후보군 구성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당의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을 맡은 홍문표 사무총장은 “오는 1월20일에는 대략적인 지방선거 출마 인물들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홍 사무총장은 지방선거 출마를 고사한 인물들에 대해서도 "그분들이 당에 대해 모든 것을 끝낸 것은 아니다. 일방적으로 자기의 이름이 나가 당황스럽다는 정도였다"며 불출마 선언을 번복할 가능성도 남겼다.

결국 한국당은 경선과 전략공천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군이 넘쳐나는 TK 지역은 경선이 예상된다. 당초 ‘전략공천’을 염두했던 PK지역의 경우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1월3일 ‘민경욱의 파워토크’에 출연해 공천시기와 관련된 질문에 “조직이 안정된 지역은 2월 말까지는 하겠다”고 했다. “늦어도 3월 말까지는 공천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을 정비하고 선거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이 된다”고 밝혔다.

 

선거 필승전략에 대해선 “이기는 공천을 해야한다”며 “개인적으로 원한관계에 있는 사람도 당선가능성이 있다면, 전략공천을 하겠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경남지사로 재임할 당시 자신과 날을 세웠던 박완수 의원을 치켜 세웠다. 박 의원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경남지사 때 저와 극렬하게 대립했던 사람도 불러서 ‘당신이 (경남지사로)경쟁력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있다”며 “그 분이 경남지사로 경쟁력있다”고 에둘러 칭찬했다.

 

홍 대표는 1월8일부터 대구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시당 신년인사회 참석을 통해 인재영입을 위한 지역순회에 나서면서,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난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방선거 인재난이 가중되자 당초 “집에서 쉬라”라고 말했던 남경필 경기도지사(사진)에 대해 “모시겠다”라고 말을 바꿨다. <사진=김상문 기자>

 

개헌 사면초가

 

홍준표 대표의 지방선거 구상은 인물난 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개헌’ 이슈를 던지면서 ‘개헌 역풍’을 맞닥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여권과 한국당은 개헌 시기를 두고 대치 중이다. 여당은 6·13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투표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은 올해 안에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월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 개헌안이 3월 중에는 발의돼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부도 국민개헌안을 준비하겠다”며 한국당 압박에 가세했다. 이는 홍준표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6월 개헌’을 약속했으나 지방선거 이후에 하자고 공약을 포기한 것에 대해 ‘대통령 개헌 발의’로 응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의 주요 정치인들은 일제히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에 대한 본격적인 저지에 나섰다.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요구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헌법 개정을 한다고 그랬는데 이것은 좌파 사회주의 경제체제로 헌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지난 1월10일 천안에서 열린 충남도당·세종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국회 헌법개정자문위원회의 (개헌 보고서) 내용을 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아니라 좌파 사회주의 체제로 나라의 틀을 바꾼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문 대통령이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 의지를 밝힌 데 대해서도 ‘지방선거용 개헌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선거”라며 “(여권이) 방송, 신문, 포털을 장악하고 있다. 모든 선전선동 매체들을 다 장악했다. 그것을 무기로 (지방선거에서) 국민을 현혹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고위 당직자들도 지난 1월11일 국회에서 여야 3당 가운데 첫 번째로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위’ 자체회의를 소집해 “지방선거용 나쁜 주장”, “국회무시 처사”라며 규탄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지방선거와 별도의 개헌 국민투표를 하면 국민 세금을 더 써야 한다고 했다”며 “그러나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인 개헌을 돈으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투표에 들어가는 1200억 비용 때문에 나라의 기본틀을 바꾸는 개헌을 지방선거의 곁가지로 가져갈 수 없다”며 “한국당은 충분한 국회의 논의를 거쳐 올해 안에 국민개헌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나경원 개헌 및 정개특위 위원은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보인 개헌 의지는 사실상 지방선거를 위한 것이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훼손하는 나쁜 개헌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나 위원은 이어 “(개헌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이라며 “어제 대통령이 기본권 부분만이라도 개헌을 하자고 한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태 위원도 “여야가 국회에서 모여서 6월까지 특위 활동을 하기로 했는데 대통령이 개헌안을 2월까지 내라는 것은 국회 무시 처사”라며 “한국당만 항의할 게 아니라 정세균 국회의장도 함께 대통령께 항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파급력이 큰 사안인 만큼 한국당이 양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런가 하면, 이런 구도가 한국당에 자칫‘개헌 반대 세력’ 오명을 덧씌워 오히려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penfree1@hanmail.net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