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평창올림픽 ‘한반도기’ 비판 내막

끝없이 이어지는 보수의 ‘빨갱이 공세·안보 장사’

이계홍 주필 | 기사입력 2018/01/19 [13:42]

홍준표, 평창올림픽 ‘한반도기’ 비판 내막

끝없이 이어지는 보수의 ‘빨갱이 공세·안보 장사’

이계홍 주필 | 입력 : 2018/01/19 [13:42]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동계올림픽이 대한민국 평창과 강릉 일대에서 개최되면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올해들어 김정은의 신년사 이후 남북평화무드가 무르익는 가운데,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하며 기대감이 커지는 것이다. 다만 국내외를 불문하고 이를 방해하고 시기하는 세력은 언제나 존재한다. ‘왜곡된 사실전달’과 ‘빨갱이 공세’로 남북한의 축제를 망쳐놓으려 하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단순 오보라기에는 묘한 시기에 발생한 ‘미사일 발사’ 보도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국내 반발세력에 집요한 ‘정치 공세’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김상문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남북선수단과 응원단이 내려온다고 하니 별 요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하와이에 이어 일본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오보 사고를 낸 것. 우연 치고는 너무 일치한다. 왜 그럴까.

    

쏟아진 오보들

 

일본 NHK방송은 지난 1월16일 퇴근시간대인 오후 6시55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듯”이라고 보도했다. NHK는 또 일본 정부가 전국 순간경보 시스템인 ‘J 얼러트’를 발령했다며, 정부가 “건물 안이나 지하로 피난을(요청했다)”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방송은 5분쯤 지나서 “보도가 잘못됐다. J얼러트도 발령되지 않았다. 큰 실례를 범했다”며 정정보도하고 사과했다. 정정보도를 했다 해도 일단 통신과 전파를 타면 그 파급효과는 급속도로 퍼진다. 재난사고 보도는 국민 안위와 직결되기 때문에 충격이 일파만파가 된다. 수습하기엔 너무 멀리 나가버리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앞서 지난 1월13일에는 미국 하와이에서 북한 미사일이 하와이를 향해 발사됐다는 긴급경보가 나왔다. 하와이주 비상관리국이 “즉시 피난처를 찾으시오. 이것은 훈련이 아닙니다”라는 경보를 다급하게 내보냈으나, 알고 보니 실수로 내보낸 잘못된 경보였다. 하필이면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린 직후 나온 오보소동이다. 이게 단순한 실수일까?

 

하와이주 비상관리국은 경보가 잘못 나갔다는 정정 문자메시지를 첫 경보 문자 발송 뒤 38분 뒤 발송했다지만 주워담기에는 주민들의 심리적 압박은 컸을 것이다. 미국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북한 핵실험에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특히 한반도와 가까운 괌과 하와이는 북한핵실험에 대비한 비상훈련을 가져왔다.

 

이 소동을 보고 필자는 단순한 오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이런 소동이 났을까. 상상력을 동원하면 평창올림픽을 어떻게든지 흠집내고, 파토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는 세력들의 장난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대화와 평화올림픽 방해세력이다. 평화가 오면 그동안 대결과 긴장과 배제로 먹고 살아온 국가나 집단이 멘붕에 빠질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의도적 실수를 저지른 것이 아닐까. 연거푸 일어나니 그런 생각이 든다.

 

 

▲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공동참가가 결정됐다. <사진=SBS 뉴스 캡처>   

 

 

국내 방해세력

 

국내에서도 까탈스러운 세력이 있다. 남북회담을 흡집잡고 조롱하려 든다. 신선들의 회의에도 오류가 없겠는가. 그런데도 유독 부정적으로 비튼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움직임을 보면 그런 것들이 보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평창올림픽 티켓을 기업이 사면 제3자 뇌물수수”라고 은근히 겁을 주었다. 기업이 사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아니면 김영란법을 지키라는 것인지 무시하라는 것인지, 헷갈린다. 그러나 무언의 압력임은 부인할 수 없다. 

 

홍 대표는 지난 1월16일 강원도 춘천 스카이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평창 올림픽 티켓이 다 안팔린다. 정부에서 아무리 마케팅을 해도 기업에서 사면 박근혜처럼 5년 뒤 제3자 뇌물수수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요청을 해도 범죄가 된다”며 “자기들이 그렇게 만들어놨다. (그래서)기업들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권익위는 평창 입장권 선물이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 저촉되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업이나 지자체, 교육청 등이 입장권을 대량 구매해 일반 시민이나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문제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지자체나 교육청이 8만원 이하의 경기장 입장권과 교통편, 음식 등을 주민들에게 제공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대표는 티켓 판매 부진과 ‘김영란법 제정’을 가지고 어깃장을 놓는다. 평창올림픽을 돕는 건지 훼방놓는 건지 알 수 없다.

 

평창올림픽은 자유한국당 정권이 천신만고 끝에 유치한 행사다. 그런데도 당 분위기는 대체로 이런 식이다. 평창올림픽은 긴장된 한반도에서 평화를 알리는 제전이다.

 

강원도의 내 친구들은 평창이 단순한 평창이 아니라 평화를 세계만방에 번창시킨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것이라며, 이곳에서 냉전과 대결이 사라지는 시작점이 될 것을 바라고, 그래서 자긍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남이 하면 배가 아파서 호박에 말뚝박기 식의 심술을 부리는 것이 아닌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홍대표는 또 지난주 예방 온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데 태극기를 안드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한 바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1월16일 평창동계올림픽때 남북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보수야당 대표들이 한 목소리로 ‘냉전 공조’를 펴는 양상이다. 그러나 한반도기 입장은 역대 정권 때 9차례나 있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작년 장춘에서 열렸던 국제대회까지 (남북이)공동입장하면서 반도기를 들고 들어갔던 게 9번이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주최한 2002부산아시안게임 때 공동입장하면서 한반도기를 들었고,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때도 공동입장하면서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다고 말했다.

    

▲ ‘북한 미사일 발사’ 오보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진=KBS 뉴스 캡처>  

 

빨갱이 타령

 

전후 맥락없이 공격하고 보자는 것은 보수 언론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10년전 직접 보도해놓고도 이런 식이다.

 

왜 그럴까. 모든 사물을 미래와 가치로 보는 것이 아니라 반공보수와 안보장사의 눈으로 보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이 그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 아닐까. 미국과 일본도 남북이 평화공존하면 그들에게 이익이 될 게 없다고 보는지 모르겠다.

 

남한의 대결세력이 반공장사로 한 세상 주물러왔다면 북도 똑같이 그런 틀을 짜 이익을 보았을 것이다. 외세나 남이나 북이나 증오를 키워서 이익을 본 세력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제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돌아보아야 한다. 증오가 아니고 평화로도 그 이상의 이익이 담보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대화론자들의 자세가 중요하다. 도처에 덫이 깔려있다. 경험을 통해 우파독재가 잔혹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라는 비판의 목소리에 “너 이새끼, 빨갱이지?” 이 한마디면 모든 승부가 결판났던 때가 바로 엊그제 일이다. 불법과 반칙과 부정을 저지르지 말라고 소리지르면 종북이라고 몰아붙이는 오만과 광기를 부렸지 않은가.

 

그들은 천신만고 끝에 정권교체를 이룬 김대중 노무현에게도 좌파정권(정작 맞지도 않는 말이지만)이라며 사사건건 공격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우려한대로 김·노 정권이 빨갱이세상이었는가. 그런데 지금도 좌파 빨갱이타령이다.

 

김·노는 한나라당과 보수신문들이 조롱하고 야유하고, 눈에 쌍불을 켜고 공격해서 서툴게 가느다랗게 숨쉬다가 정권을 내주었다. 그 반동이 이명박근혜 9년 동안 여실히 드러났다.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종북 좌파 프레임으로 문재인 정권을 위협하고 있다. 그들이 저지른 적폐를 차단하기 위한 몸부림의 또다른 표현일 것이다. 이념의 시대가 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깃발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유치한 평창올림픽도 남북대화를 빌미삼아 색깔론으로 몰아붙인다.

 

두 번 다시 김대중 노무현이 범한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수구세력들이 그동안 행해온 ‘귀찮은 책임은 사회에 돌리고, 달콤한 이익은 자기화하는 세상’을 더이상 용납해선 안된다.

 

내외로 방해세력이 많지만 안보장사로 먹고 살아온 고리를 끊어야 한다. 북의 위협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평창올림픽은 대단히 중요하다. 전쟁의 고리를 어떻게든 끊어내는 단초의 출발선이 평창올림픽이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신동엽 시인이 절규한대로 ‘가짜’들을 가려내 가차없이 몰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늘 말하지만 디테일에 능해야 한다. 거대담론은 누구나 알고 있다.

    

khlee05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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