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사연
국내 로봇 산업, 우려 커져가는 사연
“美日만 쫓아만가다 中한테 따라 잡히겠네”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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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26 [11:4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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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산업이라고 불리는 ‘4차 산업’은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그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소설·영화 등의 픽션 작품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로봇’들이 대표적이기도 하다. 이같은 ‘똑똑한 로봇’을 현실화 시키기위해 선진국들에서는 천문학전 금액을 투자해왔고 결실을 맺어, 상당한 수준의 로봇들이 개발·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후발주자로서 미국·일본 등을 뒤쫓아가던 우리 로봇산업에, 최근 거대 자본력으로 무장한 중국이 맹추격하고 있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편집자 주>

 


 

맹렬히 추격하는 중국…선진국 수준에는 아직 부족

정부 지원과 별개로 국내 로봇 태생적 한계 존재해

사업자 원하는 규제완화 어려워…위기 뒤에는 기회

 

▲ 컨베어벨트 작업을 시연하고 있는 로봇. <사진출처=KBS 뉴스 캡처>

 

최근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8은 그야말로 중국 독무대였다. 4000여 참가기업 중 중국 기업은 1379개에 달했다. 특히 CES 로봇 부스에서 중국의 물량공세는 더욱 돋보였다.

    

맹추격하는 중국

 

로봇관 중국 기업 부스는 20개로 전체 참가 기업 36개 반 이상이었다. 중국 로봇 제품들은 음악을 틀어주거나, 번거로운 조명 끄기, 교육 로봇, 관람객을 알아보고 말을 시키는 로봇 등 로봇이 일상이 될 미래를 현실화했다.

 

반면에 행사장 내 한국 기업은 3곳에 불과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일부 로봇업계 관계자들은 “곧 중국에게 로봇 사업마저 추월당하는 게 아니냐”며 위기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업계 관계자와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위기가 아닌 순간이 없던 사업이다”, “중국은 원천 기술을 가지기는 멀었다. 덩치만 큰 것이다”,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을 뿐 우리 로봇 기술력은 훌륭하다”등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 지난해 8월 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글로벌 로봇산업 현황·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로봇 기술은 로봇 강국 미국과 비교 시 4.2년 정도 차이가 났다. 반면에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7.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국내 로봇 시장에 꾸준한 투자와 관심을 쏟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해 12월  ‘제12회 대한민국 로봇대상 및 로봇인의 밤’ 행사에서 “서비스 로봇과 공항 등 공공부문에 로봇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해외 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고 확언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정부는 로봇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본격화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선 보다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로봇 업계 관계자는 “사실 로봇 사업에 대한 지원은 지난 2008년도부터 이뤄졌다. 예산도 매해 늘어났다”면서도 “하지만 이제는 가시적 성과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시장을 만들어주는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정부가 최근 발표한 스마트 공항 구축에 필요한 로봇을 국내 업체에 제작을 맡긴 뒤 이를 한꺼번에 투입해 성능 검증을 끝내고, 이 로봇들을 세계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로봇 시장은 태생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로봇 기술 개발 관계자는 “일본은 소프트뱅크 같은 대기업들은 로봇 산업에 전폭적 투자를 하며 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사업이 흩어졌다. 대기업처럼 역량을 한 곳에 모아 추진할 수 있는 여건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엄청난 영토·인구를 무기로 내수 시장을 갖췄다”며 “이에 반해 국내 시장은 애초에 적은 인구 탓에 내수 로봇 시장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국내 시장의 태생적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 카이스트에서 개발한 마이봇. <사진출처=KBS 뉴스 캡처> 

 

위기가 곧 기회

 

그러나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국 로봇 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국내 로봇 산업에 있어 중국 시장의 성장은 분명 위협적이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로봇산업은 태생적으로 위협을 안 받은 적이 없다. 국내 시장은 작고, 해외 수요 창출도 항상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러나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은 덩치가 클 뿐이다. 핵심 부품은 대부분 수입하거나 자국 내 외국기업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내 기술력은 일본과 독일 등과 비교해선 뒤쳐지나, 그럼에도 상급 이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위협 대상이 아닌 부품을 파는 등 폭발적 수요가 있는 시장으로 바라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과거 정부가 기업을 선도했다면 이제는 민간이 여러 비즈니스 모델 등을 창출해야 한다.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자해 기반을 만들어줬다면 로봇 업계도 공동으로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일본과 같은 대기업 투자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대기업이 시장성이 아직 부족한 국내 로봇 시장에  적극적 투자를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며 “그 대안으로 최근 CES 행사장에서 교육 로봇으로 화재가 된 SKT 로봇 알버트와 같이 대기업 SKT와 중소 로봇기업 로보메이션이 협업을 한 일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좋은 로봇을 만들고 대기업은 기존 인프라와 마케팅을 통해 세계 시장에 우리 로봇을 판매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상생하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SK텔레콤과 로봇 벤처회사 로보메이션이 공동 개발한 알버트는 전 연령을 대상으로 유아용 가정 교육이 가능한 로봇으로 최근 폐막한 CES 행사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물론, 파라과이에 1만대 수출까지 성사시켰다. 이와 더불어 중국·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지에 최근까지 8만 대 이상 판매한 상황이다.

    

규제와 현실

 

정부 주무부처는 로봇 사업에 꾸준히 지원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로봇 사업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지원 또는 규제 완화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과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로봇 산업에 1600억원을 지원했다”며 “최근 3년동안 1500억원에서 1600억원 사이로 예산을 계속 늘려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규제 완화와 관련해선 “정부 입장에선 안정성과 신뢰성을 꼼꼼하게 따질 수 밖에 없다. 업계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규제를 무턱대고 없애기도 어렵다”고 해명했다.

    

break98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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