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속내
‘문재인 민주당’ 앞에 놓인 정권의 무덤 ‘지방선거’
‘文의 남자들’ 출격대기…“지선 ‘배수의 진’ 쳤다”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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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26 [15:1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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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당과 언론들의 파상공세로 지지율 하락세에 빠진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의 국정동력 하락은 물론이거니와, 5개월도 남지 않는 지방선거에서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는 기존 압승을 기대하던 상황에서 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인 것이다. 다만 여전히 ‘적폐청산’이 가동되는 상황에서 야권이 상승기류를 타기에는 어렵기도 하거니와, 후보군 중에 ‘문재인 프리미엄’이 여전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문재인 정부의 첫 시험대인 지방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권 참패 징크스’ 지방선거…산적한 임기 초 변수

文의 남자들 강세…박수현 등 靑참모 대거 대기 중

주춤하는 고공 지지율…압승 분위기 흔들리기 시작

변수 최소화 하려는 민주당…기호 1번 지키기 사활

 

▲ 문재인 정부의 첫 시험대가 될 지방선거가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제공=청와대> 

 

6·13 지방선거가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 여당이 ‘지방선거=여당의 무덤’이라는 공식을 깰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역대 지방선거가 새로운 정권 출범 이후 실시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던 만큼 집권 여당은 정권을 견제하려는 표심에 참패를 면치 못했다.

 

이번 지방선거도 문재인 정부 5년 중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다만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50% 안팎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집권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 징크스’가 깨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권 참패 징크스

 

지난 1995년 1회 지방선거가 열린 이래 지금까지 6차례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5번 완패를 당했다. 여당이 승리한 선거는 김대중 정부 출범 넉 달 만에 치러진 1998년 지방선거가 유일하다. 당시 김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높은 편이었고, 이 지지율이 지방선거 승리로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집권 3~5년 차에 치러진 나머지 5번의 지방선거는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동했다. 김영삼 정부 3년 차에 실시된 1995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은 15곳 광역단체장 가운데 5곳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2002년과 2006년에 치른 지방선거에서도 여당은 광역단체장의 경우 각각 4곳과 1곳을 이길 만큼 무참히 패했다.

 

이명박 정부 중반기였던 2010년 지방선거에선 무상급식 논란이 점화되면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6곳을 챙긴 반면 야당은 10곳을 차지했다.

 

가장 최근 치러진 6회 지방선거는 박근혜 정부 2년 차에 실시되는 선거였던 만큼 ‘여당 프리미엄’이 작용할 것으로 보였지만 세월호 사고 발생으로 여당이 또다시 패배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8곳을 차지했으나 제1야당이던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을 거머쥐며 승리했다.

 

과거 지방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대통령의 임기 초반 여당이 우세하지만, 정권 말에는 상대적으로 야당이 강세를 보임을 알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만큼 여당 프리미엄이 작용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여권이 지지율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경선 승리가 본선 승리’라는 분위기 속에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의원도 늘고 있다. 야당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재 여당에서는 복기왕 아산시장이 전날 양승조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하는 등 예비후보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충남도지사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제공=청와대>

 

文의 남자들 강세

 

실제로 ‘문재인 파워’는 대통령의 참모진의 지지율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지방선거 ‘하마평’에 오른 청와대 참모진들이 여론조사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에 관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1월24일 인터넷 언론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충청남도 거주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충남도지사 선거에서 다음의 후보들이 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14.3%가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꼽았다. 박 대변인은 7명의 후보 중 오차범위 내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양승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은 13.6%의 지지율을 보였다.

 

박 대변인은 지난 1월10일 “충남도지사 후보 경선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며 “청와대 비서관 인력운영 계획에 따라 대변인 사퇴 여부 시점이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의 사표는 다음 달 초쯤 수리될 예정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차기 경기 성남시장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음의 인물들이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20.4%가 윤 수석을 택했다. 1위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22.7%)과는 2.3%p 차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쳤다. 다만 윤 수석은 확실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유행열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은 차기 충북 청주시장 여권 주자 중 1위를 기록했다. ‘민주당 인물 중 청주시장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가운데 25.3%가 유 행정관을 꼽았다. 한범덕 전 청주시장 21.1%, 정정순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8.5%, 연철흠 충북도의원 5.9%, 이광희 충북도의원 5.5% 순이었다. 

 

광역시의 구청장 후보 출마설이 나오는 청와대 행정관들도 여론조사에 선두를 달렸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누가 다음번 남동구청장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39.4%가 김기홍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을 택했다. 정의당 소속 배진교 전 남동구청장이 18.8%, 자유한국당(한국당) 박종효 인천시장 비서실장 15.1%였다. 

 

김병내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차기 광주광역시 남구청장 민주당 후보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뽑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30.3%가 김 행정관을 지지했다. 2위와의 격차도 컸다. 성현출 전 광주 남구의원 8.4%, 김점기 광주 남구의원 5.2%, 정재수 광주도시철도공사 경영본부장 5.1%, 조성철 전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장 4.7%, 임형진 전 광주시의원 4.5%, 김용집 광주시의원 4.3%로 집계됐다.

 

청와대 행정관의 약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지낸 지역구에서도 이어졌다. 강성권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부산 사상구에서 송숙희 현 구청장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음의 인물들이 다음번 구청장 선거에 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4.1%가 ‘강 행정관’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한국당) 소속으로 3선에 도전하는 송 구청장은 39.1%의 지지를 얻었다.

 

이외에도 문대림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실 제도개선비서관은 제주도지사에, 오중기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경북도지사에 도전한다. 전북 지역 출마를 고려 중인 황태규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은 지난달 이미 사표를 제출했다. 

 

지방선거 출마자의 공직자 사퇴 시한은 오는 3월15일까지다. 예비후보 등록은 다음달과 오는 3월2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달 말과 다음 달 출마를 준비 중인 청와대 참모진들이 잇따라 사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도는 위기감

 

하지만 최근 지지율이 다소 하락하면서 압승할 것이라는 분위기에서는 후퇴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맞물려 지방선거 압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 당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자도 넘쳐난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논란, 평창올림픽 단일팀 등 주요 정책에 대한 보수여당과 언론들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면서 지방선거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심상치 않다.

 

현재 민주당으로서는 일단 원내 상황에 집중하며 국정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야권의 지방선거 심판론에 대응해 입법적 성과를 통해 국정을 떠받쳐야 한다는 인식이 크다.

 

민주당은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후속 대책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법 등을 집중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월24일 청와대 참모진에게 여야 원내대표 회동 추진을 지시했고 전날 민주당 원내지도부와의 오찬 자리에서 “(야당과) 협력을 잘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일이 있으면 내가 해야 하는 역할도 하겠다”고 말한 것도 현 정부의 정책 성공을 위해서는 결국 국회, 특히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등 야권 정계개편이 한창 이뤄지고 있어 여당이 주도적으로 협치의 틀을 짜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한숨도 들린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는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와 지방선거를 포함해 적극적으로 연대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걸었다. <김상문 기자> 

 

기호 1번 지키기

 

이처럼 쉽지않은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승리를 위한 고심에 빠졌다. 자그마한 변수도 크게 작용할 수 있는 지방선거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상징성이 큰 ‘기호 1번’ 사수를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광역단체장 자리를 노리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많은 의원이 배지를 떼고 출마할 경우 자칫 현재 3석 차이(1월26일 기준)인 자유한국당에 원내 1당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다수의 현역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지방선거와 별개로 하반기 원구성 협상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민주당으로서는 고민이 더욱 깊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자천타천으로 현역의원 출마설에 이름을 올린 의원 수만 해도 20명가량 된다.

 

물론 당내 경선 통과 등의 과정에서 실제 선거에 출마하는 의원 수는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당의 높은 지지율 등에 힘입어 출마를 선언했거나 타진하는 의원 수가 야당보다는 훨씬 많은 편이다.

 

의원 출마에 따른 의석수 감소는 민주당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현재 민주당(121석)과 한국당(118석)의 의석수는 불과 3석 차이다.

 

금품수수 사건으로 재판 중인 한국당 배덕광 의원이 제출한 의원직 사퇴서가 수리된다 해도 4석 차이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무소속 이정현 의원과 대한애국당 대표인 조원진 의원이 한국당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만큼 만약 이들이 한국당에 합류한다면 의석 차이는 1석으로 줄어들 수 있다.

 

지방선거 본선에 나서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원 수에 따라 1당 위치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정당과 후보자별 기호는 후보자 등록이 끝나는 5월25일에 결정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후보자 등록일이 5월 24~25일인데, 5월25일 오후 6시 후보자 등록이 끝나는 시점에서 다수 의석 등의 기준을 적용해 기호가 배정된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5월 말까지 의석수 관리가 중요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지방선거 의원 차출 자제를 얘기하는 의원들이 일부 있으나 당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며 “현재 후보군으로 거론된 의원들이 실질적으로 나가는지 안 나가는지, 당내 경선에 나가더라도 후보가 될지 안 될지, 결국 현역의원들이 나가는 지역이 몇 개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월24일 지방선거기획단 회의에서 현역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기초단체장에 출마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방침을 정한 것도 ‘1당 사수’를 위한 고육책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런 가운데 박범계 의원이 대전시장 불출마를 선언하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민주당에 복당함으로써 현역의원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출마 압박’이 다소 누그러진 점은 '의석수 지키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역시 현역의원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선 ‘대구시장 출마는 가혹하다’는 여론도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 사수에 더해 국회의장 선출 등 하반기 원구성의 협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민주당은 1당 지키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당 일각에서 국민의당 통합반대파 중심의 ‘민주평화당’(가칭)을 우호세력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당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물리적으로 1당 지위가 무너지면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흐름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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