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불쑥 찾아오는 ‘대상포진’

초기 감기증세 비슷…“72시간 골든타임 지켜라”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2/02 [14:05]

겨울철 불쑥 찾아오는 ‘대상포진’

초기 감기증세 비슷…“72시간 골든타임 지켜라”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2/02 [14:05]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철, 대상포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피부에 번지는 붉은 수포(물집)와 극심한 통증이 주요 증상이다. 단순 피부질환으로 오인해 병원을 찾지 않고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알아차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장인 A씨는 한 달 전 회사에서 넘어지면서 어깨를 다쳐, 인근 병원에서 x-레이 촬영 및 약물치료를 받았다. 어깨를 다친 이후 등 쪽에도 통증이 생겨 지속적으로 물리치료 및 주사 약물 요법을 받았다. 하지만 등의 통증이 점점 심해져 살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느끼게 됐다. 그러던 중 겨드랑이 부위에 발진까지 생겨 병원에서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았으나,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지속적인 심해지는 통증과 발진으로 고통 받던 중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주로 노년층에서 발병하나 젊은층도 안심 할 수 없어

과도한 업무, 수면부족, 스트레스 증가로 발병율 높아

초기부터 적극적 치료해야 각종 치료 휴 부작용 줄어

항상 몸과 주위를 청결이 유지하는 것 예방에 중요해

 

▲ 대상포진으로 고통받는 환자. <사진출처=KBS 뉴스 캡처>     © 사건의내막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보통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 속에 잠복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보통은 수일 사이에 피부에 발진과 특징적인 물집 형태의 병적인 증상이 나타나고 해당 부위에 통증이 동반된다.

    

대상포진이란?

 

대상포진이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띠 모양의 발진’이라는 뜻으로 피부분절을 따라서 신체에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를 만드는 데서 유래했다. 이 질환은 예전에 본인도 모르게 수두에 걸린 적이 있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에게서 주로 발병한다.

 

대상포진은 생각보다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대상포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69만1399명에 이른다. 2012년 대비 20% 가까이 늘었다. 원인은 2~10세 때 수두를 일으키는 ‘바리셀라조스터 바이러스’. 때문에 보통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에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수두를 앓게 되어 증상이 나타나거나 혹은 무증상으로 지나치게 된다. 이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이러한 첫 번째 감염 이후 우리 몸의 신경 세포의 어딘가에 남아 있게 되는데, 대부분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수두 바이러스를 신경 세포의 내부에 남아 있고 활동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고 있는 상태가 유지된다.

 

대상포진은 면역 기능이 저하된 50대 이상에서 발병하는 게 보통이다. 물론 젊은 환자도 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환자나 항암치료 중인 사람, 또 과로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일시적으로 면역력이 크게 떨어질 때도 나타나곤 한다. 대부분 증상은 피부에 국한되지만,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환자는 염증이 전신에 퍼지기도 한다.

 

결국 수년 혹은 수십 년이 흘러 나이가 들게 되거나, 에이즈 앓거나 혹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약물이나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예: 항암제 투여 등)에는 이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 체계의 감시를 피하여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되어 대상포진을 유발하는 것이다.

    

발병의 원인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다. 크기는 약 150∼200nm(나노 미터)이며 이중 나선의 DNA를 가진 정 20면체 모양의 바이러스다.

 

수두 바이러스가 대상포진의 원인이기 하나, 어렸을 때 수두를 앓지 않았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한 신경과 전문의는 “수두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 직접 수두를 앓지 않았더라도 감염됐을 확률이 높다”며 “전체 인구의 90%는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어 대상포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대상포진은 주로 60대 이상에서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의 발병도 늘고 있는 추세다. 전문의들은 과도한 업무와 수면부족, 스트레스의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피부 발진은 항바이러스제제를 복용해 가라앉히며 이와 함께 발병 부위에 가는 관을 삽입해 약물을 주입하는 신경치료가 함께 쓰인다. 하지만 발진이 나은 뒤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한 대형병원의 의사는 “과거에는 대상포진을 단순히 피부병으로 생각해 치료했는데 이 때문에 후유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초기부터 신경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통증과 발병 기간을 줄이고 후유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발진은 치료를 하지 않아도 보통 2~3주면 가라앉지만 문제는 후유증이다.

 

대상포진은 신경이 존재하는 신체 부위 어디든 발병이 가능하다. 보통 가슴과 등허리에 나타나지만 눈, 코, 입, 귀, 사타구니, 항문 등에도 발생한다. 발병 부위에 따라 여러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눈 주변과 이마에 발생했다면 두통과 바이러스 안구 침범으로 인한 결막염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뺨이나 귀에 생기면 안면신경마비가 올 수 있다.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가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뇌졸중이나 치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나와 있다.

    

▲ 겨울철에 급증하는 대상포진은 초기 감기 증세와 비슷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사진출처=KBS 뉴스 캡처>

 

증상 및 진단

 

대상포진은 보통 수일 사이 피부에 발진과 특징적인 물집 형태로 나타난다. 발병 부위는 허리를 비롯해 얼굴이나 가슴, 다리 등 다양하다. 우리의 온몸에 뻗어 있는 신경분지를 따라 발병하는 것. 보통은 특정 부위에 한정해 나타나지만, 90세 이상 고령자나 특수 면역계 질환자의 경우 몸의 여러 신경분지에서 한꺼번에 발병하기도 한다.

 

초기의 주 증상으로는 감각 이상을 들 수 있다. 특정 부위의 감각을 상실하거나 반대로 옷깃만 스쳐도 매우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환자 중 일부는 살점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느끼기도 한다고. 여타 피부 질환과는 구분되는 점이다. 이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서야 눈에 띄는 붉은 물집이 잡힌다. 물집이 잡히기 전의 증상만으로 얼핏 정형외과 계통의 질환으로 오인하는 환자들도 있다고. 통증 양상을 잘 관찰해 곧바로 피부과를 찾는 게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한 처음 나타나는 증상은 몸살이나 근육통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감기나 근육통 치료를 해보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이러한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심해진다. 가려움증이나 얼얼한 느낌부터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과 피부가 타는 것 같은 느낌까지 통증의 양상은 다양하다. 피부에 의복이 닿을 때에도 통증을 느끼고 강도는 점점 세져 진통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통증으로 인한 우울감이나 수면장애, 식욕저하, 변비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다.

 

신경세포를 공격하던 바이러스가 피부까지 진출하면 피부에 발진을 일으킨다. 발진은 통증이 시작된 후 4~5일 뒤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체를 좌우로 나눠 어느 한쪽에만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며 가슴과 등, 옆구리, 복부에 흔하다. 드물게 이마나 목, 허리, 다리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붉은 반점이 여러 개 나타난 후 그 위에 물집이 생기고, 며칠 지나면 물집에 고름이 차며 탁해졌다가 딱지가 진다.

 

대상포진은 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단순 피부병과는 차원이 다르다. 포진 후 동통(疼痛) 외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한 대학의 피부과 교수는 “얼굴에 발병하면 안면마비는 물론이고 눈의 시신경을 건드려 실명할 위험도 있고 허리 아래 발병하면 배뇨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민감한 부위에 발병한 환자의 경우 나이가 젊다 하더라도 입원 치료가 필수다. 또한 “대상포진은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도 동반한다. 통증이 심하고 포진 등으로 대외활동이 어렵다 보니 우울증이나 자살충동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

 

한편, 대상포진은 일반 피부질환과 마찬가지로 물집에 직접적으로 닿으면 전염이 되기도 한다. 병증이 심각한 경우 호흡기로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어린 자녀 등 가족들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형적인 대상포진은 쉽게 진단할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은 경우에 대상포진의 가능성이 크다. ▲발진이 몸의 한쪽에만 발생하는 경우 ▲발진이 신경 세포의 주행을 따라 척추를 중심으로 띠 모양(피부분절)으로 나는 경우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경우에 진단을 확진하게 된다. ▲환자가 날카롭고 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수두를 앓은 적이 있는 경우. ▲수두처럼 보이는 물집이 있는 경우. ▲노인인 경우이다.

 

어떤 환자는 타는 듯한 통증과 간혹 간지러운 느낌이 몸의 한쪽에서만 생겼지만, 발진은 없이 병원을 방문하는 때도 있다. 발진이 없는 경우 대상포진을 진단하기란 어려우며 통증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어렵다. 발진이 없는 경우 의료진은 혈액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만약 발진은 있으나 대상포진에 의한 발진인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는 발진 부위의 조직검사 후 피부조직에서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치료 및 예방

 

대상포진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물집이 생긴 지 3일, 즉 72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 투여나 신경치료 등 조치를 받아야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대상포진 후 만성 신경통 등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도 줄어든다. 기간이 지나면 치료 소요 시간이 대폭 늘어난다.

 

항바이러스제(바이러스를 죽이거나 증식을 억제시키는 항생제의 일종)를 이용한 치료는 신경 손상의 정도를 약하게 하고 치유를 빠르게 하므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상포진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첫 번째 발진이 나타난 후 72시간이 지나기 전에 의사를 만나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의사는 진단을 확인한 후 먹는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할 것이며 또한 통증이 심한 경우 진통제를 함께 투여하기도 한다.

 

장기간의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앓는 환자들을 위해서는 특별한 진통제와 삼환계 항우울제(우울증에 사용되는 약물의 일종으로서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통증을 경감시킬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와 같은 약물이 투여된다. 일부 항간질제도 이러한 심각한 신경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 후 만성적인 통증이 있는 있을 때에는 온찜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는 대상포진의 증상을 감소시켜 주지만, 완전하게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항바이러스제는 활동을 시작한 바이러스를 약화시켜 그 효과를 경감시키는 것으로 이러한 치료에도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계속 약화된다면 대상포진은 다시 악화되거나 재발할 수도 있다.

 

항상 몸을 깨끗이 유지하고 주위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 즉, 매일 목욕하는 것 등이 대상포진으로 상처가 난 피부를 통한 이차적인 세균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특히 간지럽다고 손톱으로 긁게 되면 이차적인 세균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손톱을 깨끗하고 짧게 유지하는 것이 이차적 세균 감염에 대한 좋은 예방법이다.

 

이미 수두에 걸린 적이 있으나 아직 대상포진이 발병하지 않은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개발되어 있다. 이 예방접종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북돋우는 효과가 있어서 장기적으로 노인들에게서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해 줄 수 있다.

 

수두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수두의 예방률은 약 70∼90%이며, 수두에 걸리는 경우에도 증상이 가볍게 지나간다. 이미 많은 어린이와 성인들이 수두 예방접종을 받은 바 있다. 수두 예방접종은 장기적으로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수두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이 늘어날수록 장기적으로 수두에 걸리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며, 수두에 걸리는 사람이 줄어들수록 나이가 들어도 대상포진에 걸리는 노인들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수두 예방접종은 미래에 대상포진이 매우 드문 질환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피부과 전문의는 “수포가 생기지 않았더라도 의심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서둘러 내원하는 게 중요하다. 단순 피부질환으로 여겨 방치하다가는 통증만 심해질 뿐이다. 60대 이후에는 수두 발병 여부와 관계없이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맞는 것을 권한다. 예방접종 후에도 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건강관리를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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