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차출의 속내

“TK 아성 깨고, 자한당 문닫게 하려나?”

김기목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02/13 [12:00]

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차출의 속내

“TK 아성 깨고, 자한당 문닫게 하려나?”

김기목 칼럼니스트 | 입력 : 2018/02/13 [12:00]

지난 20대 총선 때, 여간해선 보수당 후보 외에는 표를 줄 것 같지 않았던 대구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민주당 간판을 들고 나온 ‘김부겸’에게 대구시 국회의원 명함을 달아준 것이다. 특히, 상대당의 후보가 대권주자 중 하나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큰 표차로 꺾으면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텃밭인 대구가 흔들린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이같은 ‘대구 아성’을 깬 김부겸 의원은 문재인 출범 후 ‘행전안전부 장관’까지 역임하며 정치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그에 대해 일각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제안하고 있다. 바로 ‘대구시장’ 자리다.

 


 

김부겸 거론되며 지방선거 최대 관심지 떠오른 대구

‘차기 대권후보’로의 부상 기회…본인은 출마설 부인

 

▲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상문 기자>   

 

선거 때마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특정지역이 있다. 주로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에서 여야 거물급 정치인이 맞붙은 경우의 예다. 그렇지만 지방선거에서도 국민관심이 모아지는 경우가 가끔씩은 나타난다. 다가오는 6.13지방선거에서는 통상적으로 격전지가 됐던 서울시장 선거보다는 아무래도 대구시장을 놓고 여야의 한판 승부가 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보수의 심장

 

지금까지 대구시장 선거에서 보수 후보가 승리했다. 단 한번도 진보성향 후보에게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데 그만큼 대구가 보수의 심장이요, 본거지로서 철옹성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자유한국당 지도부에서도 안심이 안 되는 모양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6.13지방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선거전략을 짜고, 또 전국을 다니면서 인재를 영입하고 있는 중이다. 또 자신의 책임으로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핵심 전략지역을 대구로 생각하고, 정치적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지역구 당협위원장 자리를 대구로 옮겨왔다. 이것만 보더라도 6.13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자리를 수성하려는 자구책의 고민이 엿보이게 한다.

 

홍 대표는 대구북구을 지역을 자신의 정치연고로 결정지으면서 직접 총선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라기보다 대구시장 자리를 민주당에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다. 지난 1월22일 개최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된 발언을 했던바, “서울시장은 내줘도 회복할 기회가 있지만, 대구시장을 내주면 한국당은 문 닫아야 합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구시장 후보 결정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그만큼 김 장관의 대구에서의 입지가 굳건해졌다는 것을 간접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가 어떤 곳인가. 보수의 심장이 아닌가. 선거에서 보수의 막대기만 꼽아놓아도 거뜬히 당선된다는 특이한 곳이다. 그곳에서 김부겸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19대 국회의원에 도전해 첫 실패를 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시장에 출마해 현역시장과 맞붙었다.

 

비록 낙선했지만 당시 새누리당 소속 권영진 시장이 득표한 56%에 비해 김부겸 장관은 40.3%로 16만284표 차이는 보수의 아이콘인 대구의 특성으로 봤을 때 승리나 다름없는 선전이었다.

 

그랬으니 홍준표 대표가 6.13선거에서 대구시장 자리 고수에 얼마나 공을 들이면서 노심초사하겠는가. 한국당에서 권영진 시장을 비롯해 몇몇 인사들이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지만 홍 대표는 민주당의 대구시장 후보가 결정된 후에 자당의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을 밝힌바 있다. 이것은 아무래도 김부겸 장관의 대구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대처라 할 수 있을 것이지만 김 장관은 대구시장 출마를 묻는 기자 질문에서도 수차례에 걸쳐 ‘불출마’ 의사를 밝혀왔다.

 

하지만 대구의 지역언론들이 민주당과 김 장관을 흔들어대고 있다. 정초에 발표된 복수 기관의 여론조사결과 김 장관이 대구시장으로 나설 경우 한국당에서 권영진 현 시장을 비롯해 누가 후보로 나오더라도 너끈히 승리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어느 여론조사에서는 권 시장을 더블 스코어로 능가하는 것으로 나왔으니 김 장관의 출마를 예상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설령 당사자는 불출마를 확고히 정하고 언론에 말하고 있지만 보수의 심장을 한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을 민주당 지도부가 모를 리 없는 것이다.

 

지난 1월23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오찬하는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를 봐도 예견되는 바다. 대구시장과 관련해 잘못되면 한국당이 문 닫는다는 홍준표 대표의 발언이 화제로 나왔을 때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우리도 대구시장 후보를 잘 내서 한국당을 문 닫게 해보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말은 김 장관이 대구시장 출마에 전혀 생각이 없지만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과 여권 수뇌부가 대구시장의 전략적 가치를 판단하고, 김 장관을 전략적으로 차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6.13지방선거에서 공직자 사퇴 시한인 3월25일 이전에는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

 

김부겸 장관이 여러 차례 대구시장 불출마를 주변에 공표했다 하더라도 집권여당의 비중 있는 정치인으로서 6.13 지방선거 결과가 문재인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성공 여부가 가리는 것이라면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막판 ‘동원령’을 내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게 된다면 김 장관도 집권여당의 성공을 위해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시장직에 나서야하는데, 그것은 향후 개인적인 정치 지향점으로서도 플러스 요인과 마이너스 요인으로 동시에 작용될 수가 있다.  

 

‘바람 불 때 연 날려라’는 말이 있다. 조건과 환경이 좋을 때 결행해야한다는 것인즉, 김 장관한테는 딱 들어맞는 말이다. 김 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행정안전부는 치안, 재난 등을 관장하는 중앙부처로 바람 잘날 없고, 책임이 많은 자리다. 언제 어떤 상황이 불어 닥칠지 전혀 모른다. 각종 사고 등으로 인해 책임을 지고 장관직을 물러선 사례가 한 두건이 아니다. 과거정부에서 서정화 장관, 김두관 장관이 치안과 미군부대 한총련 사건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경우가 있고, 노태우 대통령 등은 내무부장관 재직을 짧게 하면서 후일에 권력을 잡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장관으로서 큰 과오 없이 어려운 자리를 지켜냈으니 본연의 정치권으로 돌아와서 미래의 더 큰 지도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변곡점이 6.13지방선거다. 민주당에서 소속 의원이 전남도지사 출마를 만류하는 지경임에도 대구시장 후보로 김부겸 장관을 염두에 두는 것은 민주당의 일거양득의 선거전략일 수도 있다.

 

한국당의 본거지나 다름없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를 내어 한국당을 단번에 제압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2년차를 성공리에 진행할 수 있다는 복안이 깔려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정치판을 누리고 있는 김 장관이 어떻게 대처할지는 본인의 정치적 능력과 몫이다.

 

▲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부겸 장관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가볍게 꺾고 당선됐다. <사진=YTN 뉴스 캡처> 

 

대권후보 격상?

 

김부겸 장관의 대구시장 출마는 분명 명분이 있다. 하지만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기 때문에 현재의 여론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다면 그 승패에 따라 김 장관의 정치적 행보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보수텃밭에서 성공을 거둔바 있는 그가 다시 대구시장에 오른다면 차기 대권후보로도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다가오는 6.13지방선거에서 김 장관이 더 큰 정치인으로서 길을 걸을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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