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보수후보 첫 데뷔전 ‘서울시장’

주적은 문재인?…‘우파 변신 프로젝트’ 스타트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2/27 [15:13]

안철수, 보수후보 첫 데뷔전 ‘서울시장’

주적은 문재인?…‘우파 변신 프로젝트’ 스타트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2/27 [15:13]

평창 동계 올림픽이 마무리되면서 시선은 다시금 정치권으로 쏠리고 있다. 6·13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으면서, 각 당이 경선레이스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몇 달간 이합집산으로 바빴던 보수 야권도 어느정도 재편되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라는 ‘양당 체제’가 되며 어느때보다 수많은 경선을 볼 수 있게 됐다. 이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인물은 단연 안철수 전 대표다. 국민의당을 바른정당과 통합시키며 ‘2선 후퇴’를 선택했지만, 지방선거에서 당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지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안 전 대표의 당 통합 이유가 사실상 차기대권을 잡기위해 ‘호남 진보’에서 ‘영남 보수’로 세탁했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기 때문에, 본인의 영향력을 보이는 데 ‘선거’ 만큼 좋은 기회도 없다. 이에 7년전 본인이 ‘시민운동가 박원순’에게 스스로 양보했던 서울시장 직을 도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쏟아진다.

 


 

서울시장 출마설 쏟아지는 안철수…바른미래당도 기대

남경필과 만난 安…자유한국당과 ‘묵시적 연대’도 거론

송파을 재보선 거론…‘홍준표 맞대결’ 기대하는 시각도

文 고공지지 자신감 민주당…“안철수 끝장내 버리겠다”

 

▲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다. <김상문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백의종군’의 약속대로 바른미래당 창당과 함께 대표직을 내려놓은 가운데 '6·13 지방선거' 국면에서 그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안 전 대표는 이제 평당원의 신분이지만 그동안 ‘당이 원하는 역할을 마다치 않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피력한 만큼 그가 서울시장 등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나설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서울시장 도전?

 

바른미래당 창당 후 첫 전국 단위 선거인 이번 지방선거의 성적표에 당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안 전 대표는 선거를 이끄는 ‘감독’과 선거에 직접 출마해 뛰는 ‘플레이어’의 역할을 동시에 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단 안 전 대표는 지방선거에 대비해 당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 전체를 지휘하고 선거 흥행을 도모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내달 초 당을 선대위 체제로 조기 전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안 전 대표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당의 ‘선거사령탑’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당내에서는 ‘자산 1호’라 할 수 있는 안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직접 맡아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있고, 안 전 대표도 이에 부정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최근 안 전 대표에게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면서 “(안 전 대표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안 전 대표의 직접 출마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박주선 공동대표가 최근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50%를 넘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유 공동대표 역시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면 당 차원에서 적극 도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은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민주당과의 2파전 구도를 형성함으로써 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지방선거판 자체를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공식적으로 ‘당이 요구하면 무슨 역할이든 하겠다’라는 원론적인 자세를 유지하지만 실제로는 출마 여부를 심각히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은 일종의 휴식기”라며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라고만 밝혔다. 다른 측근은 “서울시장 출마를 심각히 고민하는 것은 맞다”면서 “당선 가능성, 선거 이후 거취 등에 대해 수읽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인의 정치적 역정에 큰 변화가 올수 있는 만큼 안 전 대표의 수읽기가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선거 전체에서 바른미래당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과 특정 지역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사활을 걸어야 할 만큼 선거 결과에 커다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지방선거의 성공으로 이어져야 향후 정국에서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과 이념에 비교적 얽매이지 않는 서울 지역 선거 결과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바른미래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보궐로 나온 노원병·송파을 중에서 몇개를 가져갈 수 있느냐가 당이 다음 총선까지 지속 가능한 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생정당 바른미래당의 운명이라는 맥락에서 안 전 대표의 이번 선택은 큰 부담으로 다가올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 등으로 인해 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어야 하는 도박을 감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안대표 스스로 결심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은근히 바라고 있는 모양새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당에서 아직 결정한 바는 없지만 본인의 생각과 잘 맞아떨어져야 하지 않겠나 보고 있다"면서도 "제 개인적으로는 나가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바른미래당 관계자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서울시장 후보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보수 측에서도 지지 받을 수 있는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으로 출마한다면 서울 내 보수표가 결집되는 효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당의 또 다른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안 전대표의 출마가 국민들에게 당을 위한 희생보다는 대선만을 꿈꾸는 정치인으로 비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서울시장에 여권 주자들이 유력한 상황에서 지방선거에서 또 패배해 ‘낙선 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다시 재기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안 전 대표가 통합 과정을 이끌어온 만큼 서울시장 출마 혹은 선거대책위원장 등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엇이 됐든 분명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바른미래당의 경우 유승민 공동대표가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최강 카드’는 안철수 전 대표 말고는 없는 상황이다. <김상문 기자> 

 

보수 연대 시작

 

이같은 서울시장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전 대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바른미래당의 지방선거가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런 측면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철수 서울시장’ 연대설이 정치권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당사자들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경기도지사·서울시장 선거구도와 맞물려 정치권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연대설’은 바른미래당 창당 전에 안 전 국민의당 대표와 남 지사가 두 차례 만난 것을 계기로 터져나왔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지난 2월20일 뒤늦게 이런 사실을 공개했고, 이는 두 사람, 더 나아가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보수연합 연대설로 확산됐다. 특히 박 의원은 이안 전 대표가 남 지사를 만나 바른미래당의 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거론했다고 주장하며 논란은 커졌다.

 

‘연대설’의 요지는 서울시장의 경우 한국당이 암묵적으로 후보를 내지 않아 안 전 대표를 지원하고, 경기도지사는 바른미래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남 지사를 사실상의 야권 단일후보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경기도지사의 경우 범 진보세력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후보가 여러 명이 나오는데 비해 범 보수 세력은 남 지사로 힘을 모을 수 있게 된다. 경기도지사 선거가 크게 요동칠 수 있는 구도다.

 

남 지사 측은 이와관련, “안 전 대표가 남 지사의 바른정당 잔류를 요청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며 연대설에 선을 그었다. 바른미래당 역시 지난 2월21일 박 의원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보수연대에 나섰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연대설에 불을 지핀 박 의원은 “우리가 우려하는 보수대통합의 길로 접어든다면 우리도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민병두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아마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서울 안철수, 경기 남경필로 수도권 선거를 치르고 나머지 지역은 각개약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기도지사 후보군들 역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지난 2월22일 기자회견을 통해 “남경필 경기도지사·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라는 야권연대가 물밑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마디로 ‘적폐연대’”라며 비판했다.

 

한국당 박종희 전 의원은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나눠먹기”라고 비난했다. 박종희 전 의원은 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다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당장 “선거 연대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묵시적 지방선거 연대) 생각도 안해봤다”고 부인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야권연대설에 대해 “미니 정당과의 연대는 없다”며 여러 차례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보수 진영 참패를 막으려면 두 정당이 어떤 식으로든 연대를 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민주당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연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은 지난 2월18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실을 고려해 야권이 결과적으로 묵시적 연대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여당과 보수야권 후보의) 사실상 1 대 1 구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보선 출격?

 

이같은 연대설 뿐만아니라 안철수 전 대표는 서울시장과 더불어 송파을 출마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며 ‘스타성’을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송파을 카드는 안 전 대표가 지난해 대선 때 스스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했고, 또 원래 지역구인 노원병이 아니어서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와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노원병을 버리고 송파을에 출마하는 방안은 명분이 부족해 보인다”면서 “하지만 꾸준히 돌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송파을 출마설이 사실이 될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며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여러 카드를 놓고 고심 중인 안 전 대표가 조만간 출마 결심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월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숨을 돌리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또 선대위원장직 수락 여부에 대해서도 “일단은 물러나서 생각을 정리하겠다”고 말해 여지를 뒀다.

 

일정 시간 휴식을 취하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는 취지다. 또 다른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규모도 가장 크고 상징성이 있는 서울시장에 안 전 대표가 출마해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생각을 정리한 뒤 조만간 결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하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봉주 전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를 ‘끝내버리겠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오히려 부추겼다. <김상문 기자> 

 

민주당의 상황

 

이처럼 지방선거에서의 안철수 전 대표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시장직을 수성해야하는 민주당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여러모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현역 박원순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현역 의원들이 대거 출마하며 후보 층도 두텁다. 여러모로 야권보다 크게 앞서 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서울의 관전 포인트는 안 전 대표의 출마보다도 민주당 내 경선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역프리미엄으로 박원순 시장이 다소 앞서있긴 하나 추격세도 매섭다. 당내에선 박영선 의원(4선·서울구로을), 민병두 의원(3선·서울동대문을), 우상호 의원(3선·서울서대문갑), 전현희 의원(재선·서울강남을)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정봉주 전 의원도 레이스에 참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모두 전원이 비교적 높은 인지도와 ‘한 수‘를 지닌, 소위 ’스타성이 있는‘ 정치인들이다.

 

비록 상대들도 만만치 않고 경쟁률은 높지만, 민주당내 도전자 입장에선 어떻게든 경선만 돌파하면 해볼 만한 본선이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경선은 누가 이길지 모른다”면서 “서울시를 포함해 수도권의 분위기는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선 경선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박 시장을 포함,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들 모두가 자신이 ‘친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체적으로도 고공 행진 중이지만 여권 지지층 내에선 더욱 압도적”이라며 “친문마케팅은 당내 표심을 향한 일종의 구애 작전인 셈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안철수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상당수의 민주당 후보들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봉주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하며 “안철수 전 의원이 서울시장에 나설 모양이다. 잘 됐다. 구태정치, 한풀이 정치 지긋지긋하다. 끝내버리겠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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