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피곤한 당신, 혹시 ‘만성 피로증후군?’

“풀리지 않는 피로, 방치 말고 치료하세요”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3/04 [15:09]

늘 피곤한 당신, 혹시 ‘만성 피로증후군?’

“풀리지 않는 피로, 방치 말고 치료하세요”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3/04 [15:09]

추웠던 날씨가 풀리고 낮의 길이가 늘어나면 피곤함, 졸림, 식욕부진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일명 춘곤증이다. 춘곤증은 우리 몸이 계절 변화에 적응해가면서 나타나는 생리적 불균형에 의해 발생한다. 문제는 나른하고 피곤한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증상이 춘곤증과 비슷하지만 뭔가 숨어 있는 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6개월 이상 피로가 지속되면 정밀진단 필히 받아야

스트레스·우울증·과도한 다이어트도 원인될 수 있어

푹 쉬면 나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방치한다면 심화돼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지속적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

 

▲ 만성피로는 일종의 질환이다. <사진출처=PIXABAY> 

 

일반적으로 피로의 사전적 의미는 과로로 인해 정신이나 몸이 지쳐 힘든 상태를 말한다. 과도한 업무나 스트레스, 수면부족, 지나친 음주 등으로 인해 신체 리듬이 깨지면 피곤함을 쉽게 느끼게 된다. 대부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피곤함이 덜어지는데 휴식을 취해도 1개월 이상 피로가 계속되면 지속성 피로,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피로로 분류된다.

    

만성피로 증후군?

 

피로는 매우 주관적인 증상이라서 사람들마다 표현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고 간단하게 설명하기가 어렵지만 “무슨 일을 힘들여 할 수가 없는 상태가 계속되는 권태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피로를 생리학적으로 정의하면 인체 내에 쌓인 노폐물이 피로 물질이 되어 피로를 유발시키는 것이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몸의 신경과 근육은 계속적인 자극을 받으면 피로 현상을 보여 자극을 주어도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우리 인체의 근육에는 수축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으로 글리코겐이 저장되어 있는데 계속적으로 근육을 사용하면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이 감소되고 대신 대사 작용으로 생긴 젖산과 같은 부산물과 노폐물이 축적된다. 이것이 바로 피로 물질로 피로 증상을 나타나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평소 우리가 느끼는 피로 증상은 이렇게 간단히 생리적인 현상으로만 설명할 수가 없고 정신적, 사회적, 생물학적인 요인들이 서로 혼합되어 나타나는 매우 복잡한 증상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단순히 노폐물의 축적으로 나타나는 근육 피로와 같은 생리적인 현상으로는 사람들이 느끼는 피로 증상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피로 증상은 지속되는 기간에 따라서 분류할 수 있다. 1개월 이상 지속되는 피로 증상을 ‘지속성 피로’라고 부르고 그 중에서도 원인에 관계없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피로 증상을 ‘만성 피로’라고 부른다. 하지만 ‘만성 피로 증후군’은 만성 피로 증상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원인들 중 한 가지 원인 질환을 가리킨다. 만성 피로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만성 피로와 비슷하기 때문에 만성 피로 그 자체가 만성 피로 증후군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 많은 대중 매체에서 제공하는 건강 정보에서 만성 피로와 만성 피로 증후군을 같은 것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큰 오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만성 피로는 피로 증상 그 자체를 가리키지만 만성 피로 증후군은 만성 피로를 유발하는 원인 질환 중 한 가지를 가리키는 용어이고 엄격한 진단 기준을 만족시켜야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다. 단순히 만성 피로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만성 피로 증후군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만성 피로 증후군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질환이지만 비교적 젊은 여성에게서 더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아직 국내에서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미국 등 구미의 경우 전 인구의 0.2~0.6%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에 점점 증가하는 경향이다. 한국에서는 일부 병원을 중심으로 한 조사에서 0.3% 정도의 유병률이 보고된 적이 있는데 병원 방문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실제보다 조금 높게 나온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외국에서 조사된 조사에 의하면 아시아인들에서는 유럽인들에 비해 만성 피로 증후군의 발생확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성피로 하면 그저 간단하게 ‘몸이 늘 피곤한 상태’를 떠올리며 감기 몸살처럼 푹 쉬면 될 거라 믿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질환은 발병 원인에 따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매우 심각한 병이 된다. 6개월 이상 이 증세가 지속되며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칠 정도가 된다면 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우울감 등은 물론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이미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의사의 상담이 필요하다.

    

원인과 증상

 

사실 피로, 만성 피로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질병이 아닌 반복되는 과로, 스트레스에 의한 피로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는 정신적인 질환인 우울증, 불안증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에서 피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대부분 심한 다이어트, 불규칙한 식사로 인한 비타민 및 미네랄 결핍 등과 같은 영양상태의 불균형이나 출산 후 육아 활동 등으로 인한 수면 장애 등이 원인이다.

 

사실 피로를 유발하지 않는 질환은 없겠지만 피로를 주 증상으로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특히 흔한 질환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혈액 질환으로는 빈혈이 있고, 내분비계 질환으로는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이 있으며, 신장 질환으로는 만성 신부전증, 만성 신장염 등을 들 수 있다. 또 감염성 질환으로는 결핵, 급성 및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등이 있고, 심혈관계 질환으로는 고혈압, 각종 심장 질환 등이 있습니다. 그밖에도 각종 악성 종양 및 류마치스성 질환, 발열성 질환, 영양 결핍, 비만 등이 피로의 흔한 병적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병적인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환자가 호소하는 피로 이외의 증상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발열, 기침, 호흡 곤란, 체중 감소, 두통 등의 여러 가지 증상들을 잘 살피고 신체 진찰 및 적절한 검사를 시행함으로써 어렵지 않게 피로의 원인에 대한 진단이 가능하다. 따라서 단순한 피로라 해도 운동을 하고 난 뒤나 심리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반드시 병적인 원인을 찾아보아야 한다.

 

우리가 일상적인 생활에서 무심코 사용하게 되는 많은 약물이나 또 의사의 처방에 의한 약물도 피로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일부 항고혈압제(이뇨제, 베타차단제 포함), 대개의 신경안정제(항불안제, 항우울제 포함), 소염진통제(마약성 진통제 포함), 대부분의 항경련제,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제, 감기약(항히스타민제 포함), 경구 피임약, 니코틴(담배) 등이 그 부작용으로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요즘에는 약물 남용 환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알코올 중독을 포함한 여러 가지 약물 남용도 항상 피로의 원인으로 고려 대상이 된다.

 

사실 만성 피로 증후군은 아직도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서 이러한 증후군이 분명히 하나의 질환인지 조차도 확실하지 않다. 또 그 원인도 단순히 우울증이나 불안증의 신체적 증상인지, 어떤 특정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인지에 대해서 결론이 나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에는 전문가들 중에 만성적인 바이러스 감염,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비롯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면역 기능 장애, 뇌기능 장애가 촉발되어 만성 피로 증후군이 나타난다는 견해가 많지만 결론이 내려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들에서 특징적인 증상으로 초기에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고, 특히 매우 열성적이고 활동적으로 생활하던 환자가 하루아침에 누워 꼼짝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만성 피로 증후군의 원인이 감염성 질환이라는 주장을 하는 전문가들도 존재한다.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6개월 이상 지속되며, 휴식으로 회복되지 않는, 일상생활에 심하게 장애를 줄 정도의 피로감. ▲운동 후 심한 피로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수면장애 ▲두통, 근육통, 관절통 ▲위장 장애 ▲독감유사 증상, 전신 통증, 무력감 등 ▲수족냉증 ▲광선기피증 ▲어지럼증, 식은 땀 ▲이 외에도 복통, 흉통, 식욕부진, 오심, 호흡곤란, 체중감소, 우울, 불안 등의 매우 다양한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 만성피로는 단순 춘곤증이라고 방심하면 안된다. <사진출처=KBS 영상 캡처> 

 

만성피로의 치료

 

만성 피로 증후군은 아직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확실한 치료요법은 아직은 없고 전문가마다 주장하는 치료법도 조금씩 다른 상태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많은 치료법들이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인 공통적인 치료법은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만성 피로 증후군의 치료는 자연히 증상을 호전시키는 대증 치료가 치료의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만성 피로 증후군의 치료에는 항우울제의 투여, 정신적인 안정, 다각적인 통증 치료 등이 포함될 수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소염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환자의 증상 특성에 따라서 주치의가 치료를 달리 선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두통이나 근육통을 줄이기 위한 치료를 하기도 하고, 불면증을 줄이기 위한 치료, 면역 기능 강화를 위한 치료, 항우울제의 투여, 고농도의 항산화제 비타민 투여, 행동 인지 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 방법들이 복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물론 항산화제의 투여, 고단위 비타민 요법, 항불안제, 면역글로불린 주사, 행동 인지 치료, 바이오피드백, 아미노산 투여, 항생제 및 항바이러스제 투여, 인터페론 요법, 혈압 상승제, 갑상선 호르몬 투여, 항히스타민제, 운동요법, 한방 요법에 이르기까지 많은 치료법이 소개되어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인 뾰족한 치료법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잊지 않아야 할 내용은 만성 피로 증후군은 장기간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 경험이 풍부한 주치의와 상의하면서 본인에게 효과적인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흔히 증상이 나타난 첫 해에 증상이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많은 경우 2년 내에는 증상이 호전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스트레스의 해소나 규칙적인 운동도 증상의 호전에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만성적인 피로를 느끼는 환자가 섣부르게 만성 피로 증후군으로 자가 진단을 하고 자가 치료를 하는 것은 금물이고 반드시 가능한 다른 원인에 대한 정확한 감별 진단을 먼저 받아야 한다.

    

만성피로의 예방

 

예전에는 만성 피로 증후군에서 운동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생각하여 운동을 권유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점진적으로 유산소성 운동량을 늘려나가는 운동 요법이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들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포함한 점진적인 유산소성 운동이 유연성 운동, 스트레칭, 그리고 이완 요법만을 시행한 경우에 비해서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를 위한 운동 처방은 환자들에게 주 5일간 최소 12주간 운동을 하도록 하고 매번 5∼15분 정도 운동을 지속하게 한다. 그리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매주 1∼2분씩 운동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 최대 30분이 될 때까지 운동량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지만 운동 강도는 최대 산소 소비량의 60% 정도로 제한하고, 처방된 한계 이상으로 지나치게 운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일 어느 특정 단계에서 피로가 더 심하게 유발되면 피로 증상이 줄어들 때까지 그 이전 단계의 운동 강도로 돌아가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제공한 ‘피로 예방을 위한 10계명’을 소개한다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평소 가능하면 음주를 피한다 ▲평소 카페인(커피 등) 섭취를 줄인다. ▲평소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평소 6~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평소 영양학적으로 균형잡힌 식사를 한다 ▲평소 업무량 조절과 효율적인 시간계획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평소 긍정적인 스트레스 대처법을 배운다 ▲평소 습관성 약물의 사용을 피한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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