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구속 수사’ 임박한 사연

100억 향해 달려가는 뇌물…“혐의가 넘친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3/08 [16:21]

이명박, ‘구속 수사’ 임박한 사연

100억 향해 달려가는 뇌물…“혐의가 넘친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3/08 [16:21]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및 구속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고 다스 주변 인물 조사가 상당 부분 마무리되면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임박한 것이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횡령 등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범죄 혐의가 방대한 만큼 구속영장 청구도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할 때마다 더해지는 혐의…‘매관매직’까지 드러나

늘어나는 뇌물…특활비·다스·인사청탁 등 100억 육박

혐의 완강히 부인하는 MB…‘구속영장’ 고민하는 검찰

구속 여론 압도적으로 높아…TK지역에서만 박빙 조사

 

▲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가 시간이 지나갈수록 쌓여가는 상황이다. <김상문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 사건 수사에 검찰이 속도를 내면서 이 전 대통령이 소명해야 할 범죄 혐의가 시간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뇌물 100억 돌파?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받는 첫 번째 범죄 의혹은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다. 현재 검찰이 공소장을 통해 범죄 혐의가 있다고 결론 낸 유일한 혐의이기도 하다.

 

서울중앙지검은 앞서 지난 2월5일 4억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혐의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구속기소 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김 전 기획관을 ‘방조범(종범)’으로 규정했다. 이 전 대통령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개입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안은 계속 늘고 있다. 우선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은 금품거래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검찰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 김진모 전 민정1비서관,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이 각각 1억원 상당의 미화, 5000만원, 10억원의 특활비를 받은 의혹을 수사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장 전 기획관이 국정원에서 받은 자금 등으로 18·19대 총선 당시 청와대가 불법 여론조사를 했다는 의혹을 조사한 검찰이 '대통령이 연루됐다'고 판단한다면 이 전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다스의 ‘BBK 투자금’ 회수 과정을 둘러싼 여러 의혹 사건도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가 미국에서 진행한 ‘BBK 투자금 140억원 반환 소송’ 과정에 LA 총영사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있다. 의혹을 뒷받침할 근거가 충분하다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투자금 반환 경위를 수사하던 검찰은 삼성전자가 다스의 미국 소송비 37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45억원)를 대납한 단서를 확보하기도 했다. 검찰은 삼성의 소송비 대납이 뇌물거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인사청탁과 함께 이 전 대통령 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8억원을, 이 전 대통령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에게 14억여원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새로 드러났다. 여기에 대보그룹이 관급공사 수주에 편의를 봐달라며 수억원을 이 전 대통령 측근 인사에게 건넸다는 의혹까지 추가됐다.

 

수사결과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자금수수 관여 정황이 드러난다면 이 전 대통령이 받는 뇌물혐의액은 20억∼30억 원 정도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다스가 입주해 있는 영포빌딩의 지하창고에서 이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문건이 다량 발견된 것과 관련해 검찰은 이미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주요 관련자들을 입건했다. 이 부분 역시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이 지배한 회사라는 심증을 굳혀가는 검찰은 다스와 관계사들의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각종 경영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 전 대통령의 연관성을 따져보고 있다.

 

검찰은 기존에 다스에서 발생한 120억원대 횡령 사건 외에도 다스가 회사 차원에서 조성한 별도의 비자금이 발견됐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 지목된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이영배 금강 대표 등이 홍은프레닝, 금강 등 다스 관계사에서 횡령한 것으로 의심되는 비자금도 최소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다스 및 관계사들이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의 회사인 다온에 무담보로 대출해 배임 혐의를 의심받는 자금도 123억원에 달한다.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최종 결론 난다면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치러진 17대 대선 때 후보자 재산을 허위 신고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이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되지만 공소시효가 6개월이어서 처벌은 어렵다.

 

대통령 재임 기간에 재산 등록을 허위로 했다고 볼 경우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은 형사처분 없이 2000만원 미만의 과태료만 부과하는 데다 공소시효 역시 지났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이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와 조카 김동혁씨 등 명의로 가평 별장과 부천시 공장 부지 등 전국에 상당한 차명 재산을 갖고 있다는 의혹도 검찰이 사실관계를 따져보는 사안이다. 사실로 확인되면 이 전 대통령에게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혐의가 계속 추가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액수가 100억원을 돌파할 기세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이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뇌물수수 혐의 액수를 정리해보면 현재까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5억원) ▲다스 소송비 대납(60억원 이상) ▲이팔종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인사청탁(14억 5000만원) ▲대보그룹 수주 청탁금(수억원대) 등 90억원에 달한다.

    

▲ 보수층이 상당수인 TK·60대 마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찬반여론이 비등하다. <김상문 기자> 

 

구속영장 꺼내드나

 

이달 중순께로 예상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직접 조사를 앞두고 검찰은 구체적인 조사 시점과 방식 등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하게 될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1일∼22일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지 약 1년 만에 전직 최고통치권자가 다시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검찰에 소환된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대통령이 4번째로 기록된다.

 

1995년 ‘12·12 및 5·18 사건’ 수사를 받게 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검찰 소환에 불응해 ‘골목길 성명’을 발표하고 고향 합천으로 내려갔다가 체포됐다. 구속된 전 전 대통령은 수감 상태에서 출장 조사를 받은 뒤 기소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이미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에 나선 만큼 전 전 대통령의 사례처럼 수사를 전면 거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현재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강훈 전 법무비서관 등 옛 법률참모를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변호인단은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 입주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주변 측근들에게 “다스는 형(이상은 다스 회장)의 것”이라고 말하는 등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만큼 소환을 피하거나 방문조사를 요구하기보다는 검찰청에 직접 나와 결백을 주장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조사 과정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할 경우 검찰이 신병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는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 관련자들의 신병 처리 수위에 비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 청구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도 있다.

 

검찰이 국정원 특활비 사건의 ‘방조범’으로 본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을 지난 2월5일 구속기소 한 만큼 ‘주범’이라고 판단한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찰이 수사 중인 불법 금품거래 의혹 사건의 액수가 줄잡아 90억원대의 거액이라는 점도 이 전 대통령의 신병 확보에 나설 거라는 관측과 맥락이 닿는다.

 

물론 검찰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을 고려할 때 도주 우려 등이 적다고 판단하고 불구속 기소를 택할 가능성 역시 있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될 경우 선거철을 앞두고 자칫 정치권을 중심으로 ‘후폭풍’이 일 수 있는 점도 신중히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핵심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영장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법과 상식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례에 비춰볼 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거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문무일 검찰총장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수사팀의 신병처리 의견을 담은 보고를 받은 김수남 검찰총장은 장고를 거듭하다 영장 청구를 결정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마친 뒤 5일만인 지난해 3월2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박 전 대통령은 같은 달 31일 새벽 구속됐다.

    

구속 여론 높아

 

한편, 국민 10명 중 7명은 검찰이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는 데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3월1일 나왔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 tbs 의뢰를 받아 전국 성인남녀 502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에 신뢰 수준 ±4.4% 포인트)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7.5%, '반대한다'는 의견이 26.8%로 각각 집계됐다. 나머지 5.7%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리얼미터는 “대구·경북(TK)을 제외한 모든 지역, 모든 연령,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 지지층과 무당층, 진보층·중도층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거나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리얼미터는 “한국당과 보수층에서는 반대 여론이 대다수이거나 우세했고, TK와 바른미래당 지지층은 반대여론이 다소 우세한 양상이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지역별로는 광주·전라(찬성 86.4% vs 반대 12.1%)에서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서울(73.7% vs 18.0%), 경기·인천(70.0% vs 25.9%), 부산·경남·울산(63.5% vs 34.9%) 등의 순이었다. 대구·경북(40.0% vs 44.3%)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반대 여론이 높았다.

 

또 연령별로 30대(78.8% vs 19.8%)와 20대(78.7% vs 17.7%), 40대(74.9% vs 18.0%)에서 찬성 여론이 70%대를 기록했다. 60대 이상(45.5% vs 41.7%)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찬성이 더 많았다.

 

지지정당별로 민주당(93.6% vs 2.7%)과 정의당(92.3% vs 7.7%), 민주평화당(83.4% vs 16.6%) 지지층에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23.7% vs 73.1%)에서는 반대 여론이 대다수였고, 바른미래당 지지층(42.2% vs 45.3%)에서는 오차범위에 있었다.

 

더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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