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남매 주식담보대출 속사정

조양호 회장 자녀들 주식 담보로 맡기고 230억 대출…추가지분 확대용? 증여세 납부용?

취재/김현일 기자 | 기사입력 2013/12/20 [17:46]

대한항공 3남매 주식담보대출 속사정

조양호 회장 자녀들 주식 담보로 맡기고 230억 대출…추가지분 확대용? 증여세 납부용?

취재/김현일 기자 | 입력 : 2013/12/20 [17:46]
3세들의 추가 지분 확대 위한 자금 마련용일 수 있다는 분석
조양호 회장에게 물려받은 주식에 대한 증여세 내기 위해 대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3남매가 잇따라 보유 지분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한진그룹이 정직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비용 (증여세금)을 치르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11월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그룹 오너 2세인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과 조원태 부사장, 조현민 상무는 11월16일 자신들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중 일부를 우리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았다는 것.
대한항공이 물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분리된 이후 다시 증시에 상장된 날 바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대출 당시 조현아 부사장은 20만1033주, 조원태 부사장은 20만1727주, 조현민 상무는 19만9881주를 담보로 잡혔다. 대한항공 지분을 1.06%씩 동일하게 갖고 있는 조양호 회장의 3남매가 담보로 맡긴 주식은 현재 주가 수준으로 약 23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말에 당시 주가 기준으로 약 93억원에 달하는 대한항공 주식을 담보로 맡겼었는데 11개월여 만에 대한항공 주식 담보 규모를 2배 이상 늘렸다.
이들 3남매는 11월16일 대한항공과 분할돼 지주회사로 설립된 한진칼 지분도 각자 8%씩 대출을 위한 담보로 제공했다. 최근 한진칼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각자 4억원 정도의 주식이 담보로 잡히게 됐다.
조 회장 2세들이 이렇듯 많은 주식을 대출 담보로 잡히자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우선 3세들의 추가 지분 확대를 위한 자금 마련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이 보유한 지주회사인 한진칼이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주식은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실제 조현아 부사장과 조원태 부사장, 조현민 상무가 가진 한진칼과 대한항공 지분은 각각 1.06%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지난 5월10일 조양호 회장이 자녀들에게 대한항공 주식을 각각 70만4000주씩 증여했기 때문에 늘어난 수치다.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부사장, 조현민 상무가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계열사 유니컨버스가 지난 7월30일 사들인 대한항공 주식 3만3810주(0.05%)를 포함해 이들이 가진 주식 전부를 합해도 지분율이 5%를 넘지 못한다.
그런가 하면 재계 일각에서는 이들이 지난 5월10일 부친인 조양호 회장에게 증여받은 주식에 대한 증여세를 내기 위해 대출을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시 조 회장은 조원태?조현아 부사장, 조현민 상무에게 대한항공 보유주식을 각각 70만4000주씩 총 211만2000주를 증여했는데 현재 주가 수준으로는 약 750억원대이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3남매가 지불해야 할 증여세 규모가 수십 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3남매는 주식 담보대출에 앞서 지난 11월17일 관할 세무서에 세금을 장기간 나눠 내는 대신 담보를 제공하는 ‘연부연납담보’를 위해 추가로 30만7144주, 31만910주, 31만3025주의 주식을 담보로 맡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그간 업계 안팎에서는 조 회장이 자녀들의 증여세를 대납을 하거나 따로 마련한 자금으로 세금을 납부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결국 자녀들이 대출을 받아 증여세를 내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증권 전문가는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은 삼성 에버랜드라든지, 현대차 글로비스처럼 경영권 상속을 위한 고리가 없다”면서 “정직하게 경영권 승계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치르는 비용이라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사실, 한진그룹의 재무 사정은 그다지 좋지 않다. 재계 일각에서는 동양그룹 사태 이후 다음 타자 중의 하나로 한진그룹을 꼽았을 정도로 재무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한진그룹이 ‘제수씨 회사’인 한진해운에 1500억원의 긴급 지원자금을 대준 이후 유동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순환출자 해소 등 그룹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일부 주력 계열사의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그룹 3남매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주식시장의 의혹을 사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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