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죽어서도 따라다니게 만드는 ‘웹하드 카르텔’

“유포에서 삭제까지…웹하드는 음란물 세계 지배자였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11/14 [12:46]

몰카, 죽어서도 따라다니게 만드는 ‘웹하드 카르텔’

“유포에서 삭제까지…웹하드는 음란물 세계 지배자였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11/14 [12:46]

온갖 엽기적인 직원 학대를 자행했던 양진호 회장에게 이전부터 지적되어온 법죄의혹이 있었다. 바로 ‘웹하드 음란물 카르텔’이다. 이는 웹하드에 불법 음란 영상을 올리는 ‘헤비 업로더’를 지원하고, 뒤에서는 이를 돈 받고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의사’까지 운영하는 방식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웹하드업체에서 유통되는 리벤지 포르노 영상을 본 피해자가 이를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의사’를 찾아 수백만원의 돈을 내고 삭제 요청을 해도, 애초에 이 회사는 최초 영상을 유통한 회사 소유의 경우 삭제가 어렵고 막상 삭제가 돼도 다시 영상은 유통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사실상 피해자 입장에서는 ‘죽음의 연결고리’ 안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셈이다.

 


 

양진호 회장 엽기행각 ‘웹하드 카르텔’ 의혹 기폭제로 변모
헤비업로더·필터링·디지털장의사 모두 관리…‘카르텔’의 정점


‘야동 팔이’ 수익 최대 80%…포기 못 하는 불법음란물 판매
몰카 피해 여성들의 피눈물과 절규 담긴 영상이 돈벌이 전락

 

▲ 몰카 및 리벤지 포르노 피해 여성들은 웹하드 등에 떠도는 자신의 동영상에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를 없애려 ‘디지털 장의사’ 등에게 의뢰하지만, 이들도 사실상 웹하드 업체와 한 몸이었다.     <사진출처=Pixabay>    

 

폭행과 엽기행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불법촬영 영상을 포함한 각종 영상물을 웹하드를 통해 유통하고, 이를 돈 받고 삭제해주는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의 정점에 있었다는 사실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양 회장이 국내 웹하드 업체 1·2위 격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를 운영하면서 1000억원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이처럼 왜곡된 카르텔 구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르텔의 정점


웹하드 카르텔이란 각종 영상물 등 자료 유통 플랫폼인 웹하드 업체와 방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헤비 업로더, 불법자료를 거르고 삭제하는 필터링 업체와 디지털장의업체(온라인상 개인정보 삭제 업무) 등이 한통속이 돼 음란물을 비롯한 불법 영상자료를 조직적으로 담합해 유통하고 삭제하는 것을 일컫는다.


양 회장이 이런 웹하드 카르텔 구조의 정점에 서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웹하드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상품은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음란물을 포함한 불법영상물 등이다.


양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는 웹하드에서 활발하게 유통되는 불법영상물을 다량으로 올리는 헤비 업로더 다수를 지속해서 관리했다.
헤비 업로더는 일반 회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방대한 자료를 올리고 그 대가로 현금화 할 수 있는 포인트를 받아 챙겼다. 사실상 돈을 받고 불법음란물을 올린 것이나 다름없다.

 

▲ 양진호 회장은 웹하드 업체로 번 돈으로 수억에 달하는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호화생활을 누렸다.   <사진출처=박상규 기자 페이스북>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는 업로딩 업체 4곳과도 계약을 맺고 영상물을 대거 공급받으면서 세를 불렸다.
위디스크 등 두 업체가 영상물과 관련해서는 ‘없는 게 없는’ 국내 최대 규모 웹하드 업체가 된 배경이다.
무분별하게 영상물을 유통하다 보면 저작권법을 위반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에 양 회장은 이런 영상물을 여과하는 역할을 맡는 필터링 업체도 뒀다.
과거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양 회장이 다시 같은 법으로 처벌받지 않기 위해 검열 체계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양 회장이 실제 운영자인 이 필터링 업체는 디지털장의업체까지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장의업체는 몰카 등 불법영상물 피해자들의 의뢰를 받아 영상이나 사진을 삭제·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피해가 확산하는 것을 그나마 막아줄 ‘고마운 존재’로 여긴다.


경찰은 양 회장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를 통해 음란물을 포함한 불법 영상물 등을 광범위하게 유통하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 돈을 내면 디지털장의업체를 이용해 삭제해주는 것을 조직적으로 주도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실제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필터링 업체는 양 전 회장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 필터링 업체는 위디스크 뿐 아니라 상당수의 웹하드 업체들이 이용하고 있는 필터링 업체다. 디지털 장의사 업체 역시 양 전 회장 지분 투자를 한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아울러 의혹만 무성했던 웹하드 카르텔의 실체가 상당 부분 드러났다고 보고 관련자를 불러다 조사 중이다.
경찰의 판단이 맞는다면 결국 양 회장은 영상물 유포와 필터링, 삭제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불법영상물 피해자들에게 ‘병과 약’을 동시에 주는 불법음란물 세계의 지배자로 군림한 셈이다.


실제로 ‘웹하드 카르텔’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온 더불어민주당의 권미혁 의원도 양 회장이 웹하드 업체는 물론 불법 동영상을 걸러내는 필터링 업체와 이를 삭제해주는 디지털장의사 업체까지 다 같이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지난 11월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웹하드 업체 실소유주인 양진호 회장이 필터링 업체의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며 “필터링 업체 지분을 양진호 회장이 갖고 있고 자회사가 디지털 장의사 업체다. 이 세 업체. 위디스크, 필터링 업체, 디지털 장의사 업체 3개가 한 주소지에 사무실이 있는 걸 제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벌어들이는 수익을 지금 양진호 회장이 한국미래기술이라는 로봇 회사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거다. 경찰이 여기까지 압수수색을 해서 핵심적인 범죄 증거가 나오면 ‘야동’으로 만들어진 수익이 4차 산업 선두 주자로 탈바꿈되는 현장이 발각되는 것”이라며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하면 정부에 등록한 웹하드 업체는 의무적으로 필터링 조치를 하도록 되어 있다. 만일 이를 안 하면 징역 2년에 벌금 1억 원에 처해진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3년간 양진호 회장이 소유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총 매출액을 합치면 1100억 원에 이른다는 얘기가 있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영업 이익률이 60%나 된다는 보도가 있다. 저작권료가 필요 없는 성인물이나 불법 동영상을 틀어줬기 때문에 막대한 이익을 창출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며 “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취재했을 때 불법 음란물을 올리는 업로더와 이런 웹하드 업체가 수익을 3:7로 나눈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웹하드 업체가 헤비 업로더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직접 직원으로 고용해 자체적으로 업로드하고 수익을 챙기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특정 웹하드 업체 같은 경우는 성범죄 동영상을 아예 자기네가 제작해서 유통시키는 것 같다는 제보도 받았다”면서 “위디스크에서 중국 여성의 피해 촬영물에 일본어 자막을 달고 유통되고 있는 것을 수십 건 채증했다. 자막을 달고 유통이 되고 있다는 것 자체는 이미 판매될 곳이 있다는 거다. 그러니까 이렇게 되면 위디스크는 불법 촬영물 유통에 대해서 정범 혹은 최소한 종범이 되지 않을까”라며 이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거미줄처럼 얽혀


이 같은 음란물 유포의 주요 창구인 ‘웹하드카르텔’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웹하드 업체와 다량의 자료를 올리는 ‘헤비업로더’를 축으로 거미줄처럼 얽혀 범죄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 됐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달 현재까지 음란물을 비롯한 불법영상이 유통되고 있는 20개 웹하드 업체를 압수수색해 6개 업체 대표를 검거했다. 해당 웹하드에 불법촬영물 등을 대량으로 올린 헤비업로더 136명도 적발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업계에서 소문만 무성했던 웹하드카르텔의 실체를 확인했다. 수사 결과와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웹하드카르텔을 형성하는 큰 두 개의 축은 웹하드 업체와 헤비업로더다. 헤비업로더는 업체 측과 일종의 계약을 맺고 자료를 올린다. 웹하드 업체는 헤비업로더의 자료가 판매되면서 발생한 수익을 통상 7(업체) 대 3(업로더) 내지 5대 5로 분배한다. 음란물이 많이 팔릴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이 과정에서 헤비업로더 유치를 위해 웹하드 업체 간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 불법음란물은 웹하드 업체 수익에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진출처=Pixabay>    


헤비업로더는 단독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지 않는다. 수만 건의 자료를 올리는 만큼 자동 업로드 프로그램 제작사로부터 해당 프로그램을 임대해 사용한다. 아이디 차단 또는 수사당국의 추적에 대비해 헤비업로더는 여러 계정을 이용하는데, 여기에는 인터넷상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아이핀’ 판매자가 붙는다. 불법으로 수집된 타인 명의의 아이핀을 통해 업로드용 아이디를 생성하는 것이다.


웹하드 업체 또한 수사당국의 추적을 따돌리고자 검색사이트에서 검색되지 않도록 필터링 업체와 제휴를 맺거나, 돈 대신 ‘포인트’로 거래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실상 이 포인트는 웹하드 업체와 제휴를 맺은 포인트 중개업체를 통해 손쉽게 현금화가 가능하다. 헤비업로더가 음란물을 판매해 얻은 포인트는 중개업체를 통해 현금으로 바뀌어 지급됐다.


이 같은 웹하드 카르텔을 바탕으로 웹하드 업체와 헤비업로더는 막대한 범죄수익을 창출했다. 이번에 적발된 사건 가운데에는 헤비업로더 단 1명이 웹하드 5곳에 음란물 7만6000여 건을 유포해 5200여만 원을 챙긴 사례도 있었다. 또 웹하드 한곳에 3만7000여 건의 음란물을 유포한 헤비업로더 3명과 업로드 프로그램 개발자 1명이 거둔 불법수익금은 1억4000여만 원에 달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음란물 유포를 통해 발생한 9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파악하고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 등 환수에 나섰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은 범죄수익은 최소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절규하는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들


이처럼 일부 웹하드 업체는 이런 불법음란물이 유통 되는 것을 방치 또는 관리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들의 피눈물과 절규가 담긴 영상이 돈벌이가 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 여성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으나, 영상 제목 앞에 ‘유작’이 붙혀지며 다시 유통됐다. 극심한 고통을 견디다 못해 숨진 여성은 누군가의 모니터 앞에서 여전히 성관계를 하는 셈이다.


실제로 피해를 입은 여성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어는 순간 XX녀 였다며, 제 얼굴과 몸매, 성관계까지 품평하는 글이 가득했다”며 “사람들이 제 영상을 몇백 원에 사고 팔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하지만 영상 속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더 비싼 값에 팔린다”며 “피해자는 내가 보는 이 영상 하나 때문에 지금 손목을 긋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이 여성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가 공개한 웹하드 업체 직원 A 씨의 증언에 따르면 불법 촬영(몰카), 리벤지 포르노 영상은 다운로드 수가 많아 일본 성인물(AV)보다 수익이 13∼15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웹하드 업체는 몰카 등 불법 영상을 올리는 이른바 ‘헤비 업로더’를 관리하기도 한다. A씨는 “웹하드 업체가 헤비 업로더들에게 콘텐츠를 더 빠르게 올릴 수 있는 전용 서버와 아이디를 주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지난 11월2일 종합일간지 <한겨레>를 통해 ‘리벤지 포르노 영상 운영 과정’을 폭로한 위디스크 운영업체 (주)이지원인터넷서비스 직원 B 씨 역시 비슷한 증언을 했다. 그는 “(직원들이) 헤비업로더들이랑 같이 이야기도 하고 미팅도 하고 그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한 자료나 이런저런 자료들을 대량으로 올려주는 사람들(헤비업로더) 덕분에 우리가 수수료를 얻는 것도 많았다”며 “가끔 헤비업로더들이 사무실도 오고, ‘웹하드에 자료 올려서 돈 많이 벌었다’며 운영팀에 피자를 배달시켜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위디스크’는 리벤지 포르노가 유통될 때 삭제가 아니라 오히려 독려하고 관리를 한 셈이다. 사실상 전 직원이 나서 리벤지 포르노로 돈벌이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리벤지 포르노 영상을 이용해 버는 돈은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위디스크’ 전직 직원 C 씨는 “근무하던 당시 결제 금액의 총 몇 퍼센트가 어떤 콘텐츠로 다운되는지 분석해 본 적이 있다”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평균적으로 40%에서 60%정도 매출이 음란물로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C씨는 “많은 경우 80%까지도 차지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운로드 수에서도 음란물은 압도적이라고 C 씨는 설명했다. 그는 “최신 마블 영화가 개봉했는데 이게(파일이) 만약 한 50건에서 70건 정도가 다운로드 된다고 한다면 음란물은 거의 1만에서 2만 건 정도 다운로드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음란물에 대해서는 “몰래카메라에 의해 도촬된 영상물도 있고, 개인 PC나 핸드폰, 디카 메모리카드에서 유출(해킹 등)된 영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란물의 “90% 이상”은 이같은 불법 영상이며 “나머지 10%는 일본에서 수입된 영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위디스크’에서 일을 그만둔 것에 대해 “제 딸아이가 올해 8살이 됐는데 딸한테 ‘아빠는 야동 팔아서 돈 벌었어’ 이런 얘기를 못 하겠더라. 고향에 내려가서 농사 짓고 있다.”고 밝혔다.


양 회장에게 폭행을 당한 위디스크 전 직원도 ‘웹하드 카르텔’에 대해 언급했다. ‘양진호 폭행 영상’ 속 피해자인 그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양 회장이 발표한 사과문을 언급하며 “진정으로 사과를 하고 싶으면 현재 혐의들이 많이 있는데 불법 카르텔이라든지 리벤지 포르노물 피해자들, 더 큰 피해자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분들을 위한 사과문이었어야 된다고 보는데 너무 짜여진 틀에만 쓴 사과문이었다고 여실히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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