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문을 통해 엿본 치사찬란 사건 속 남과 여

남편 그녀 아파트에 “이 여자는 불륜녀” 유인물 쫙~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8/11/28 [09:52]

법원 판결문을 통해 엿본 치사찬란 사건 속 남과 여

남편 그녀 아파트에 “이 여자는 불륜녀” 유인물 쫙~

송경 기자 | 입력 : 2018/11/28 [09:52]

지난해 입건된 데이트 폭력 피의자들을 혐의별로 살펴보면 폭행·상해가 73.3%(7552명)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감금·협박 등이 11.5%(1189명), 스토킹, 주거 침입, 명예훼손 등을 포함한 경범 등 기타 혐의가 1.3%(138명), 성폭력 0.5%(50명)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17명(0.17%)이었고 살인 미수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50명(0.5%)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데이트 폭력과 이별 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사법당국은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으로 협박을 하는 등 악질 데이트 폭력범에 대해선 가중해서 처벌할 수 있는 ‘삼진 아웃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인이나 부부 간의 사랑에 금이 가거나 첨예한 갈등으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부지기수다. 법원 판결문에도 남녀 간의 사랑으로 생긴 온갖 어지러운 정에 의해 벌어진 치정극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지난주 판결문에 비친 남녀 간의 사랑과 전쟁 5건의 이면을 들춰본다.

 


 

30대 여성, 아파트 주차장에 ‘불륜녀’ 사진+비방글 뿌려 벌금형
남편 그녀 직장에 ‘상간녀 축생일’ 케이크 보낸 여성도 ‘모욕죄’
내연녀 속옷 사진 인터넷 올린 30대 남성 “아내 알면 재앙 발생”

 

▲ 최근 재판부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한 여성을 불륜녀라고 비방하는 내용의 유인물 300장을 뿌려 기소된 30대 여성에게 3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사진출처=Pixabay>    

 

1. 전처 ‘디스 유인물’ 뿌린 사내


“이 여자는 내 가정을 깬 불륜녀….”
아파트 주차장에서 한 여성을 불륜녀라고 비방하는 내용의 유인물 300장을 뿌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단독 재판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33)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1월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오전 3시20분께 남편의 내연녀 B씨가 거주하는 인천 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에 주차된 자동차 300대에 그녀를 비방하는  A4용지 300장 분량의 유인물을 붙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유인물에는 사진과 함께 “이 여자는 ×동 ×호에 사는 불륜녀입니다. 이 여자는 한 가정의 남자와 2년 정도 바람을 피워 가정을 깨지게 했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시 약물을 복용하고 음주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러나 A씨의 행위는 한순간에 저지를 수 있는 범행이 아니라 많은 시간과 계획이 필요한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 아파트에 찾아갈 때 음주 상태임을 인식하고 대리운전을 이용한 점으로 미뤄 의사 결정 능력상태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해당 뉴스를 본 누리꾼들은 “간통법도 폐지된 마당에 저렇게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하다”고 A씨를 감싸면서 “300만 원에 속풀이도 하고 싸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2. ‘상간녀 축생일’ 케이크 유죄


이 사례와 닮은꼴의 사건과 판결은 지난 9월에도 있었다. 한 여성이 남편의 내연녀 직장에 ‘상간녀 축생일’ 케이크를 보냈다가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위자료 100만 원을 물어주게 생긴 것.


법원은 남편의 내연녀 직장에 ‘상간녀 축생일’이라고 적은 케이크를 보낸 아내의 행위를 두고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2007년 5월 남편 D씨와 혼인신고를 마치고 슬하에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C씨는 남편이 E(여)씨와 부정행위를 한 사실을 알게 되자, 2017년 12월6일 E씨의 직장에 E씨 앞으로 “상간녀 E 축 생일, 선물은 나중에 보낼게, 오늘은 케이크 먼저 보낸다. 추신: 사진제목-사이판에서 행복한 우리 가족♥”이라는 문구가 담긴 케이크를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투명창 케이스에 담아 배달시켰다.


이에 앞서 E씨는 2015년 6월경 C씨의 남편 D씨를 만나 연인관계로 발전했고, 5개월 후인 11월경 D씨로부터 결혼을 해서 배우자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연락을 취하면서 만나고 성관계를 갖는 등의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케이크를 보내기 20일 전인 2017년 11월16일 E씨의 휴대폰으로 “당신이 내 딸 앞에까지 얼굴 내밀지만 않았어도 소송까지 하진 않았을 거야. 감히 내 딸 앞에서 엄마 행세를 하고 우리 딸이랑 셋이 한 호텔방에서 자지만 않았어도 말이지. 내 딸이 받은 상처 그대로, 아니 그 이상 되갚아 줄게. 당신 딸, 그리고 사리 분별 못하고 함께한 당신 부모. 그 이외에도 내가 어떻게 하는지 기대해. 내 인생 걸고 최고의 미친년이 되어 줄게”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케이크를 보낸 9일 만인 12월15일 “너, 나를 계속 우습게 보는구나. 계속 만나면 어찌 되는지 알려줬을 텐데…나는 충분히 기회를 주고 있는데도 계속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어쩔 수가 없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결국 C씨는 남편의 여인이 된 E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E씨도 C씨에 맞서며 소송을 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해 “아내 C씨는 공연히 E씨를 모욕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판시, “C씨는 E씨에게 위자료 1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재판부는 “E씨의 2015년 11월경 이후 행위는 C씨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지적하며 “C씨에게 위자료 8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도 함께 내렸다. 비록 C씨의 행위가 모욕에 해당하지만 유부남과 불륜 행각을 벌인 E씨에게 더 엄한 책임을 물은 것.


재판부는 “제3자도 타인의 부부 공동생활에 개입하여 부부 공동생활의 파탄을 초래하는 등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 공동생활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지적하며 “E씨의 2015년 11월 이후 행위는 C씨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그로 인해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3. 내연녀 속옷사진 올린 30대


내연녀의 속옷 차림 사진을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가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벌금형에 처해졌다. 이 남성은 “아내가 알면 재앙이 발생한다”며 신상정보 공개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으나 법원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연녀의 속옷 차림 사진을 촬영 재판에 넘겨진 그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신상정 보 공개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인천지방검찰청은 형사13단독 재판부는 최근 열린 결심공판에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 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F(37)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앞서 F씨는 지난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한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내연녀 G씨의 속옷만 입은 신체 사진을 올린 바 있다.


이날 재판에 소환된 F씨는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며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이어 그는 “범행 당시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고 피해자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며 “제발 신상정보만은 공개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내연녀의 사진을 무단으로 인터넷에 뿌린 그가 신상정보 공개를 막아달라고 요청한 이유는 모순적이게도 ‘가족’ 때문이었다.


해당 범행으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F씨는 법정에서 “아내와 아직 미성년자인 자녀들이 알게 된다면 (가정에)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며 “아내의 친척들이 대부분 공무원이고, 법원에 근무하는 친척도 있어 신상정보가 등록된다면 가족에게 범행 사실이 알려져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F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더불어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의 2년간 취업제한도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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