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문 통해서 엿본 치사찬란 사건 속 남과 여

불륜아내 성적 모욕에 격분한 남편 “에잇~”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8/12/12 [09:31]

법원 판결문 통해서 엿본 치사찬란 사건 속 남과 여

불륜아내 성적 모욕에 격분한 남편 “에잇~”

송경 기자 | 입력 : 2018/12/12 [09:31]

지난해 입건된 데이트 폭력 피의자들을 혐의별로 살펴보면 폭행·상해가 73.3%(7552명)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감금·협박 등이 11.5%(1189명), 스토킹, 주거 침입, 명예훼손 등을 포함한 경범 등 기타 혐의가 1.3%(138명), 성폭력 0.5%(50명)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17명(0.17%)이었고 살인 미수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50명(0.5%)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데이트 폭력과 이별 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사법당국은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으로 협박을 하는 등 악질 데이트 폭력범에 대해선 가중해서 처벌할 수 있는 ‘삼진 아웃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인이나 부부 간의 사랑에 금이 가거나 첨예한 갈등으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부지기수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 멀어진다’는 흘러간 유행가 가사처럼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 법정에서 진실을 다투기도 한다. 그래서 법원 판결문에는 남녀 간의 사랑으로 생긴 온갖 어지러운 정에 의해 벌어진 치정극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지난주 판결문에 비친 남녀 간의 사랑과 전쟁 3건의 이면을 들춰본다.

 


 

30대 남편, 불륜 문제로 언쟁 벌이다 흉기로 찔러 아내 살해
깨진 술병으로 아내 찌른 남성, 항소심에서 6년→3년 감형 왜?
내연남녀 ‘남편 니코틴 살해’에 재판부 “재산 노린 반인륜 범행”

 

▲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 멀어진다'는 흘러간 유행가 가사처럼 한집에 살던 부부가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 법정에서 진실을 다투는 사연은 가지가지다.

 

1. 불륜 아내 죽인 남편 중형


불륜을 저지른 아내가 용서를 빌기는커녕 성적 비하 발언을 하자 격분해 아내를 살해한 30대 남편에게 재판부가 연이어 중형을 선고했다. 


A(39)씨는 아내의 불륜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흉기로 아내를 살해하고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30대 남편이 2심에서도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는 12월5일 살인, 현주건조물방화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편의 2심 재판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 5월2일 낮 12시쯤 울산 동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 B(38)씨와 불륜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이후 자살할 생각으로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질렀지만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불이 꺼져 실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가장 존엄한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침해한 것은 죄가 무겁지만 피해자의 불륜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피해자로부터 성적인 비하 발언을 듣고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보여 일부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다”면서 “피고인이 범행 후 자살을 시도하는 등 심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듯한 행동을 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하며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A씨는 양형부당의 이유로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원심에 비해 달라진 양형조건이 없고, 전반적인 사항을 종합적으로 볼 때 원심의 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2. 깨진 술병으로 아내 목 찌른 남편


술에 크게 취해 아내를 술병으로 때리고, 깨진 유리병으로 목을 찌른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남성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징역 6년형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절반을 깎아 3년형을 선고한 것.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는 살인미수 및 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C(24)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C씨는 올해 4월 경기도 오산시의 한 노래방에서 아내가 남자 종업원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테이블 위의 맥주병으로 여러 차례 머리를 내리치고 깨진 병으로 목을 찌르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를 말리려는 종업원과 다른 손님들을 때려 상해를 가한 혐의 등도 받았다.


깨진 술병은 위험한 물건이나 흉기에 해당했기 때문에 C씨는 특수폭행 혐의와 아내와 목을 찔렀기 때문에 고의 살인, 즉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C씨 측은 1심 재판 과정에서 “폭행 당시 아내를 살해할 고의가 없었고, 술에 취해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다”면서 일부 상해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쓰러질 정도로 구타한 뒤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깨진 병으로 찔러 살해하려 한 것으로, 범행이 잔인하고 피해자가 흉터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C씨에게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피고 측의 심신미약과 상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전부 유죄로 인정한 것.


C씨 측은 1심 판결 이후 “범행을 모두 인정하되 1심의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했다. 항소심에서는 재판 전략을 바꾸어 범행 사실을 자백하고 그간의 무죄 주장을 철회한 것.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C씨가 깊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들과도 합의도 했다”면서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이 남성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3. 남편 니코틴 살해 아내 무기징역


남편에게 수면제와 니코틴 원액을 투여해 살해한 부인과 이를 공모한 내연남에게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는 최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D(49)씨와 내연남 E(48)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D씨는 E씨와 짜고 2016년 4월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집 작은방에서 잠이 든 남편 F씨에게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D씨는 E씨는 남편 F씨가 사망한 직후 망자의 명의로 된 아파트 두 채 등 8억 원 상당의 재산을 빼돌리고 별다른 장례절차 없이 서둘러 F씨의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니코틴 중독에 의하여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되고, D씨의 범행 이외에 다른 원인에 의한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배제할 수 있으며, 피고인들은 내연관계로서 피해자를 살해할 만한 충분한 범행 동기를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혼인신고, 니코틴 원액 구입 등의 범행 준비 정황, 범행 당일과 범행 이후의 정황 등 피고인들의 공모관계와 범행을 추단할 수 있는 적극적 사정들이 존재한다"며 유죄를 인정하고, D씨와 F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2심 재판부는 또한 아내 D씨에 대해 “이혼 후 두 딸과 함께 피해자 집에 들어가 같이 살면서 경제적으로 남편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도 E씨와 공모해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내연남 E씨에 대해서도 “D씨와 공모해 불륜을 지속하고 피해자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범행했다”면서 “그런데도 반성은커녕 범행을 부인하고 지속해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일말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D씨와 E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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