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vs 정윤회 그림자 권력 암투설 막후

정윤회 미행지시 사실일까? 대통령도 알고 있었을까?

취재/이상호 기자 | 기사입력 2014/03/31 [11:35]

박지만 vs 정윤회 그림자 권력 암투설 막후

정윤회 미행지시 사실일까? 대통령도 알고 있었을까?

취재/이상호 기자 | 입력 : 2014/03/31 [11:35]
박지만 EG 회장 한 달 이상 미행당했다는 의혹 제기돼 파문
미행 지시자 정윤회 지목하자 ‘그림자 실세’ 권력암투설 솔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한 달 이상 미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한 달 이상 미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미행을 사주한 사람이 박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진 정윤회씨로 지목돼 파장이 예상된다. 정씨는 박 대통령과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진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다. 정씨의 부인은 최 목사의 딸 최순실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 주변에서는 박지만·정윤회라는 그림자 실세들이 권력 암투를 벌였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박지만 회장은 정말로 미행을 당했다는 것일까, 미행을 당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 당사자는 도대체 왜 박 대통령 동생의 뒤를 캐려고 했을까. 미궁 속으로 빠진 사건의 내막을 따라가봤다.


취재/이상호 기자
최근 <시사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은 지난해 11월 수상한 오토바이 한 대가 자신의 승용차를 미행하고 있다는 낌새를 알아차렸다고 한다. 그로부터 한 달 후인 2013년 12월 어느 날, 박 회장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승용차로 퇴근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도 수상한 오토바이가 자신을 따라붙었다. 한 달 전쯤부터 자신을 미행했던 동일한 오토바이였다.
이에 박 회장은 자신의 자택으로 접어드는 골목길에 차를 세운 채 서둘러 운전기사를 퇴근시켰다. 아니나 다를까. 오토바이가 그 골목길로 들어왔다. 박 회장은 오토바이 운전기사를 그 자리에서 붙잡았다. 그리고 ‘왜 나를 미행하느냐’고 추궁했다.
박 회장은 이 오토바이 기사로부터 자술서 여러 장을 받아냈다고 한다. 그래서 누구의 지시로, 언제부터 자신을 미행했는지 등이 자술서에 자세히 적혔다고. 오토바이 기사는 자술서에 ‘정윤회씨의 지시로 미행하게 됐다’고 실토했다.
박 회장은 이후 자신의 지인들과의 사석에서 당시 사건을 전하며 상당히 분노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석에서 박 회장은 자신을 미행했던 오토바이 기사를 ‘정윤회의 사주를 받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 회장은 정윤회씨에게는 직접 항의를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김 실장은 ‘그럴 리가 없다’고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인 정윤회씨는 박 대통령이 1998년 보궐선거로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비서실장으로 불렸고 2002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을 때도 총재 비서실장을 맡았다. 그러다 박 대통령이 2004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복당한 이후에는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때부터 여권 내에서는 ‘베일에 가려진 실세’로 불려왔다. 정씨는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미행 사건’에 대해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으로 대통령 친인척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시사저널>은 정씨가 무슨 명분과 권한으로 대통령 동생에 대한 미행을 사주했는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여권의 한 인사는 “지난해 현 정부가 출범할 당시 박 회장과 가까운 사람들이 청와대 직원으로 임명되는 것을 비서진 3인방이 막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이유 등으로 박 회장뿐 아니라 박 회장과 가까운 사람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박 회장 쪽과 정윤회씨를 비롯한 비서진 3인방 쪽의 갈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고.
재미교포 언론 <선데이저널> 최신호는 이와 관련, “이 인사가 말한 갈등의 핵심은 바로 정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진 3인방’(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실장, 안봉근 제2부속실장)과 박지만씨를 등에 업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조웅천씨의 갈등을 말한다. 조 비서관은 채동욱 혼외자 파문으로 민정수석이 경질될 때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 인물이다”라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미행은 누가, 왜 시켰을까?
아울러 <선데이저널>은 ‘권력암투’의 또 다른 증거는 조웅천 비서관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사를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내사를 담당했던 행정관이 인사조치 됐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조웅천 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박지만 미행 사건’의 내사를 진행했던 행정관이 지난 1월 돌연 경찰로의 원대복귀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청와대 파견 경찰은 매년 초 경찰의 정기 인사와 맞물려 일부가 교체된다. 승진자는 청와대에서 경찰로 복귀하고, 새 경찰이 파견되는 식. 그런데 올해는 승진자도 아닌 2명이 복귀 명단에 포함됐다는 것.
두 사람 모두 미행사건과 관련해 내사를 했던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민정수석실 내 경찰이 이를 조 비서관에게 보고했고, 그가 강하게 항의하자 두 명 중 한 명만 원대복귀 명령을 받은 것이다.
정윤회씨와 박지만씨의 갈등의 연원은 육영재단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이 깊었던 최태민 목사와 다섯 번째 부인 사이에 낳은 최순실씨가 ‘육영재단’에 깊이 관여했는데,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와 최순실씨 사이에서 재단운영과 관련해 갈등이 있었던 것이다.
박근령·박지만씨는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진정코 저희 언니(박근혜)는 최태민씨에게 철저히 속은 죄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속고 있는 언니가 너무도 불쌍합니다. 대통령의 유족이라는 신분 때문에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고 또 함부로 구원을 청할 곳도 없었습니다”라는 탄원서를 보냈고, 결국 당시 박 대통령은 육영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세간에는 박 대통령이 가장 믿는 사람이 정윤회씨와 이상렬 EG 회장이라고 알려져 있다. 정윤회씨는 박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었고, 이상렬 회장은 박정희 대통령 수행과장 출신으로 마약 복용 혐의로 보호감호 치료를 받던 박지만씨를 국내 300위대 부자 EG 회장으로 만들어준 인물.
최태민·정윤회, 이상렬·박지만 라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인물들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면가서 권력 암투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선데이저널>은 지난해 보도에서 2013년 11월 정윤회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순방까지 쫓아가 막후 정치를 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당시 이 매체는 정씨가 “청와대 내 실세 비서관 3명과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 후 정윤회씨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으나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 <선데이저널> 측의 주장이다. 당시 이 시점에서 지만씨에 대한 미행이 이뤄졌던 것으로 보면, 당시 두 사람 간의 갈등이 극에 달했던 기간이 바로 이때였을 것이라고 <선데이저널>은 분석하고 있다.
현재 정씨와 지만씨 측은 사건과 관련해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정씨의 미행과 관련 박 대통령의 재가가 있었느냐 하는 것. 일각에서는 ‘정씨가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고 해도 대통령 동생의 미행을 직접적으로 할 수 있었겠느냐’며 미행 지시설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면서 ‘권력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재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반면 ‘과거 지만씨의 행적을 못미더워 했던 박 대통령이 측근 관리를 전담하는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을 제쳐두고 비선라인을 동원, 친·인척을 관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 동생의 미행을) 누가 지시할 수 있겠느냐. 친인척 관리는 (민정수석실에서) 철저하게 되고 있다”면서 미행 사건 전체를 부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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