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의존증, 이혼감 될까?

법원 판결문 통해서 엿본 치사찬란 송사 속 남과 여, 셋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1/23 [09:45]

알코올의존증, 이혼감 될까?

법원 판결문 통해서 엿본 치사찬란 송사 속 남과 여, 셋

송경 기자 | 입력 : 2019/01/23 [09:45]

2017년 입건된 데이트 폭력 피의자들을 혐의별로 살펴보면 폭행·상해가 73.3%(7552명)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감금·협박 등이 11.5%(1189명), 스토킹, 주거 침입, 명예훼손 등을 포함한 경범 등 기타 혐의가 1.3%(138명), 성폭력 0.5%(50명)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17명(0.17%)이었고 살인 미수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50명(0.5%)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데이트 폭력과 이별 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사법당국은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으로 협박을 하는 등 악질 데이트 폭력범에 대해선 가중해서 처벌할 수 있는 ‘삼진 아웃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인이나 부부 간의 사랑에 금이 가거나 첨예한 갈등으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부지기수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 멀어진다’는 흘러간 유행가 가사처럼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 법정에서 진실을 다투기도 한다. 그래서 이혼(離婚)의 또 다른 이름은 ‘치부(恥部)’라는 사람도 있다. 법원 판결문에도 남녀 간의 사랑으로 생긴 온갖 어지러운 정에 의해 벌어진 치정극이 전쟁처럼 얽혀 있다. 법원 판결문에 비친 남녀 간의 사랑과 전쟁의 이면을 들춰본다.

 


 

▲ 연인이나 부부 간의 사랑에 금이 가거나 첨예한 갈등으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부지기수다.   <사진출처=Pixabay>   

 

남성이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만난 여성과 교제하기 전 알코올의존증 등으로 수십 차례 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다. 남성이 여성과 혼인신고를 한 직후부터 별거하기 전까지 약 2개월 동안 알코올의존증으로 여러 차례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았다. 게다가 그 남성이 음주로 인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혼인취소’ 사유가 될 수 있을까.


A씨(여성·원고)와 B씨(남성·피고)는 2017년 12월 중순경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만났다. 여성과 남성은 2018년 1월 말경동거를 시작했고, 2018년 2월 혼인신고도 했다. 그러나 남성은 2018년 2월 중순경부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과음을 자주 했다. B씨는 알코올의존증으로 2018년 2월28일부터 4월18일까지 50일 사이에 3차례나 입원 치료를 받고, 여러 차례 통원 치료를 받았다. B씨는 2016년 9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알코올의존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혼인신고 전인 2017년 12월4일까지 수십 차례 알코올의존증, 우울증으로 통원치료를 받았다.


A씨는 혼인신고 이후에 비로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결국 결혼 두 달 만인 2018년 4월13일부터 친정에서 생활하면서 남성을 상대로 가정법원에 혼인취소와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법원은 여성의 혼인취소 청구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재판부는 남성이 여성와 교제하기 직전인 2017년 12월4일까지 알코올의존증 등으로 수십 차례 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남성이 여성와 혼인신고한 직후부터 별거하기 전까지 약 2개월 동안 알코올의존증으로 여러 차례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은 점, 남성이 음주로 인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 남성의 혼인관계가 2개월 만에 파탄된 점 등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여성(원고)이 남성(피고)의 알코올의존증과 그 증상의 정도, 치료 전력을 알았더라면 남성과 혼인하지 않았을 것이며, 남성의 알코올의존증으로 인해 부부생활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인정된다”면서 “이는 민법 제816조 제2호에서 정한 혼인취소의 사유에 해당하므로, 여성의 혼인취소 청구는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한 “남성의 알코올의존증 등이 주된 이유가 되어 혼인을 취소하며, 혼인취소로 인해 여성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분명하므로, 남성은 여성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면서 “남성이 여성에게 지급할 위자료의 액수는, 당사자들의 의사, 혼인과정과 기간, 혼인취소의 사유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500만 원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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